안호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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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호기 칼럼] 청년에게 불평등만 물려줄 순 없다

    청년에게 불평등만 물려줄 순 없다

    만 19~34세만 가입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청 접수 사흘간 신청자가 24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연령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10%가량이 가입을 신청한 것으로 추산됐다. 매달 70만원씩 5년간 적금하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더해 최대 5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5부제로 신청할 수 있는데, 22일부터 제한이 없어져 가입 신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기성 높은 가상자산(코인)에만 열을 올리는 게 아니라 착실하게 자금을 모으겠다는 청년도 적지 않다. 언젠가부터 한국 청년에게는 ‘부모보다 못사는 첫 세대’가 될 거라는 우울한 전망이 꼬리표처럼 붙고 있다. 기성세대는 취업과 결혼, 출산, 내집 마련, 육아 등의 과정을 비교적 무난하게 거쳐왔다. 열심히 일하면 물질적으로 더욱 풍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이 됐다. 그러나 현재 청년들은 희망을 품기 어려운 현실에 처했다. 기성세대가 당연한 것처럼 여겼...
  • [안호기 칼럼] 한국 경제, 고성장 과거를 잊어야 산다

    한국 경제, 고성장 과거를 잊어야 산다

    한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내린 1.4%로 조정했다. 전망치를 1.1%까지 낮춘 기관도 있다. 대표적 경제지표인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건 경제 전체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기업 매출과 고용, 개인소득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째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각한 것은 경기순환 사이클의 한 국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 침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은 더 이상 한국 경제 버팀목이 아니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5월1~20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감소했다. 수출은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10대 수출품목 중 지난해보다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자동차뿐이다. 2000년 이후 줄곧 흑자였던 대중국 무역수지는 올 들어 4월까지 101억526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 [안호기 칼럼] 폭력적 성장에 감춰진 돌봄노동

    폭력적 성장에 감춰진 돌봄노동

    오래전 교통사고로 한동안 정형외과 병동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의료진의 노고를 실감한 계기가 됐다. 외래진료만 받을 때는 의사나 간호사가 하는 일을 잘 몰랐다. 먹고 자고 치료받느라 그들에게 24시간 온전히 나를 맡기면서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 것이다. 밤이 되면 병동에서는 온갖 사건이 벌어진다. 비교적 멀쩡한 것 같던 환자들은 밤마다 자기를 봐달라고 아우성친다. 간호사가 가장 먼저 달려오고, 쪽잠 자던 당직의사도 뒤통수에 까치집을 지은 채 불려나온다. 복합골절로 양팔과 한쪽 다리에 깁스를 했으니, 입원 초기에는 혼자 뒤척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발가락 움직임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감각이 둔해질 때가 간혹 있었다. 깜짝 놀라 내 발이 제대로 붙어 있는지 확인하고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봐야 했다.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에는 산소호흡기, 견디기 어려운 통증에는 진통제 신세를 수시로 져야 했다. 까탈스러운 요청에도 의료진은 인내심과 배려를 잃지 않고 돌봄을 제공했다.한쪽...
  • [안호기 칼럼] 성장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성장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놀랄 만한 뉴스가 없는 날이 없다. 주말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두려움을 주더니, 월요일부터는 국제유가 급등 소식이 다소 잦아들던 인플레이션 불씨를 살렸다. 앞서 글로벌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다른 회사에 넘어갔고, 도이체방크도 위기설이 증폭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그 여파는 한국에 고스란히 전해져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도처에 ‘시한폭탄’이 도사리고 있다. 신문 기사에는 폭탄과 같은 군사 용어 사용을 자제하려고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흔한 용어가 됐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4일 오후 ‘폭탄’으로 뉴스를 검색하니 1일간 올라온 관련 기사만 200건가량이었다. 세금·난방비·문자·분담금·할인·부동산 PF·역전세·공급·갭투자·범칙금·부실 등 폭탄 종류도 다양하다.서울 인왕산 인근 주민들은 지난 2일 발생한 산불에 대해 40여년 만에 처음이라며 놀랐다고 한다. 이날 전국에서 3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 [안호기 칼럼] 언제까지 성장의 노예로 살 것인가

    언제까지 성장의 노예로 살 것인가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으로, 1991년 4.5% 이후 32년 만의 최저 목표치라고 한다.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저성장을 걱정하고 있다. 비관적 전망이 잘 들어맞아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발간한 <초거대 위협(MegaThreats)>에서 글로벌 경제가 부채 위기와 금융 붕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성장률은 2.6%로 전년(4.1%)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최근 2년간 성장률 5.6%, 2.9%보다 낮다. 한국 성장률이 2년 연속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은 1992년 가입 후 처음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1.6%로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더 낮게 잡기도 한다. 3년 연속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저성장에...
  • [안호기 칼럼] 지하철 무임승차로 눈치보는 노인들

    지하철 무임승차로 눈치보는 노인들

    한국의 노인은 가난하다.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의 50% 미만 비율인 빈곤율은 2020년 38.9%였다. 노인 빈곤율은 2011년 이후 줄곧 40%대 초중반이었다. 그나마 개선돼 처음 40%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5%(2019년 기준)의 약 3배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급증하는 노인 셋 중 한 명은 빈곤이라는 절벽에 맞닥뜨리는 게 현실이다. ‘58년 개띠’가 올해부터 만 65세 이상인 노인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보통 1955~1963년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킨다. 출생인구가 급증해 100만명가량인 58년생은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적인 연령대다. 노인 인구는 내년에 1000만명을 넘어서고, 내후년에는 전체 인구의 20%를 돌파한다. 총인구는 2020년 5183만623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통계청 예측을 보면 2070년에는 1418만명(27.4%) 급감한 3765만58...
  • [안호기 칼럼] 한국 집값은 더 떨어지는 게 정상이다

    한국 집값은 더 떨어지는 게 정상이다

    집값 하락세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1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에 비해 0.67% 하락했다. 전전주(-0.74%)보다 덜 떨어진 것이다. 하락폭이 작아진 것은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을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39주 만이다. 조사 시점은 ‘1·3 부동산대책’보다 하루 앞섰지만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예고한 영향으로 매물 철회가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 집값은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데다 등락폭도 크다. 글로벌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넘베오(NUMBEO)’ 조사에서는 서울의 집값이 ㎡당 1906만원으로 홍콩(3838만원), 싱가포르(2499만원)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비쌌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6개국의 연간 집값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7.5%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앞서 2021년 3분기 기준 한국의...
  • [안호기 칼럼] 고령화 ‘회색 코뿔소’를 바라보기만 할 텐가

    고령화 ‘회색 코뿔소’를 바라보기만 할 텐가

    가깝게 지내던 선배들이 정년을 맞아 회사를 떠나고 있다. 필자가 다니는 회사는 ‘주민등록상 만 60세가 되는 달의 마지막 날’이 정년퇴직일이어서 매달 퇴직자가 나온다. “30년 넘게 다닌 직장에서 해방됐으니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지만 씁쓸하다. 변변한 소일거리조차 없는 백면서생 같은 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물려받은 재산이 넉넉하거나 꼼꼼하게 노후 대비를 한 일부는 다를 것이다. 곧 내 차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별다른 대비는 하지 않으니, 필자도 백면서생류가 분명하다. 커다란 덩치의 ‘회색 코뿔소’가 달려오는 걸 그저 보고만 있는 것 같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2021년 생명표’를 보면 60세 한국인은 남자 23.5년, 여자 28.4년 등 평균 26년을 더 산다고 한다. 보통 직장인이라면 30년 남짓 일하고 퇴직하는데, 퇴직 전 일한 기간만큼 더 산다는 뜻이다. 1970년 60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은 15.9년이었다. 50여년 사이에 기대여명이 10...
  • [안호기 칼럼] 선진국이라기엔 부끄러운 한국과 대통령의 품격

    선진국이라기엔 부끄러운 한국과 대통령의 품격

    선진국에 대한 기준은 명확지 않다. 보통은 경제력 강한 국가를 일컫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국내총생산(GDP) 1위 중국이나 1인당 국민소득(GNI)이 10만달러를 넘는 버뮤다, 군사대국 러시아 등을 선진국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경제가 중요한 기준이기는 하지만, 시민 삶의 질이 높고 글로벌 책임을 이행해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7개국(G7,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은 모두 선진국이지만 범위가 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과거 선진국 클럽으로 불렸으나 회원국을 늘리면서 개발도상국이 다수 참여해 지금은 달라졌다. 한국이 포함된 G20은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 대륙을 대표하는 국가들도 있어 순수한 선진국 모임이라고 하기 어렵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지난해 7월 한국을 선진국 그룹에 편입했다. UNCTAD는 회원국을 A(아시아·아프리카), B(선진국), C(중남미), D(러시아·동구) 등으로 ...
  • [안호기 칼럼] 최악의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자세

    최악의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자세

    정치인이 거짓말에 능한 직업군이기는 하지만 경기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발생한다면 매우 경미할 것”이라고 답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위기인 것은 맞다”면서도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경제학자와 금융 전문가, 국제기구, 언론 등은 한결같이 경기침체를 가리킨다. 실제 일부 국가는 침체에 빠져 외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글로벌 경제에서는 한 국가의 위기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경제난에 빠진 국가에 지원한 구제금융은 8월 말 기준 1400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IMF·세계은행(WB) 합동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던 이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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