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왜 거기에 있어?’해가 없다. 바람이 없다. 의자가 없다. 사람이 없다. 내 앞으로 살과 피가 뜯어 먹히고 뼈만 남겨진 짐승 같은 철 덩어리가 흐른다. 심장 없이, 발 없이, 온기 없이 태어난 철 덩어리에 매달려 나는 2시간째 흘러간다. 내가 인간임을 망각해버릴 것 같은 공포감이 심장을 조여오고, 방광이 터질 것 같다.‘내가 왜 여기에 있지?’심장을 빼앗기지 않으려, 온기를 빼앗기지 않으려, 손을 빼앗기지 않으려, 눈물을 빼앗기지 않으려,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흘러갔다. 사람으로 보이려, 사람으로 존재하려.사람이 사람을 본다. 사람이 사람을 존재하게 한다. 사람 사이에는 사람이 있다.조립 2공장(한국지엠 부평2공장). 흐르는 컨베이어 라인 위에서 15년이 흘렀다. 노동은 내가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게 해줬다.모든 인간에게는 선함이 있다고 믿는 나, 노동에 중독되지 않으려 잔업과 특근을 하지 않는 나, 노동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
2025.11.19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