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의 문화유랑]지구의 해피엔드](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5/08/l_2025050901000217200021902.jpg)
인류는 멸종할 것이다. 소행성 충돌, 바이러스, 핵전쟁… 무엇이든 간에 인류는 언젠가 사라진다. 지구 역사에서 인류의 존재는 아주 잠깐의 일이다. 인간이 없어도 지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환경 파괴를 하면서 문명을 확장해 온 인간이 사라지는 결말은, 지구의 관점에서 본다면 해피엔드가 아닐까? 행복과 불행을 가릴 필요도 없는, 자연의 순환 같은 것.그러나 목전의 종말을 기다리는 인간은 유쾌하지도, 평온하지도 않을 것이다. 지난 4월30일 개봉한 <해피엔드>는 근미래를 그린 영화다. ‘머지않아 일어날 것이라고 관측되는 난카이 트로프 지진이 한동안 일어나지 않은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네오 소라 감독은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에 끊임없이 노출되면서 점점 더 압박감만 커지는 사회.’근미래의 일본은 감시 사회다. 지진으로 벌어질 위험을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사회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한다. 검문이 강화되고, 일본인이 아니라면 반드...
2025.05.08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