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의 문화유랑]작고 단단한 일상이 만드는 ‘완벽한 날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4/07/04/l_2024070501000165600016692.jpg)
새벽에 일어나 싱크대에서 세수하고, 화분에 물을 준다. 도쿄 시부야구의 화장실을 돌며 청소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한적한 신사에서 나무와 햇살을 보며 샌드위치를 먹는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동네 공중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아사쿠사역 근처 허름한 선술집에서 하이볼을 마신다. 작은 다다미방에서, 스탠드 불빛으로 윌리엄 포크너의 문고본을 읽다가 잠이 든다.이 정도면 완벽한 날들일까?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새로운 영화와 세계를 꿈꾸었던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였고, 현대인의 삭막한 마음을 위로하는 <파리 텍사스>와 <베를린 천사의 시>를 연출했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과 <피나>로 현대 예술의 지고한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담아냈던 빔 벤더스가 일본의 한 중년 남자의 일상을 그린 영화 <퍼펙트 데이즈>다.예고편을 보고 생각했다. 소박한 일상만으로 완벽한 날들이라고. 짐 자무시의 <패터슨>(201...
2024.07.04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