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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의 틈
  • [임지선의 틈]‘에브리싱 랠리’가 ‘에브리원 랠리’로 이어지도록
    ‘에브리싱 랠리’가 ‘에브리원 랠리’로 이어지도록

    지난해 가장 많이 오른 자산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었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10만달러를 넘었다. 금값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올해 상반기엔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하반기 상승 기세를 이어받은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운 코스피 지수였다. 하루이틀 오르락내리락하지만 부동산·금융자산을 가릴 것 없이 ‘우상향’ 그래프가 그려지고 있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선 자산이 있는 사람만 웃을 수 있다. ‘에브리싱 랠리’가 ‘에브리원 랠리’는 아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세금이다.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이익엔 세금을 내지 않는다. 소소한 거래세만 낸다. 가상자산으로 수십억원을 벌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부동산에 붙는 세금 역시 미미하다. 세금만큼 원칙을 회피하다 보면 점점 꼬이는 문제도 없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스텝이 가장 꼬인 세금은 금융투자소득세다. 은행 예금으로 고작 1000원만 벌어도 이자소...

    2025.11.05 22:21

  • [임지선의 틈]‘노 딜’과 ‘배드 딜’ 사이
    ‘노 딜’과 ‘배드 딜’ 사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프랑스 요리 셰프(임윤아)가 조선시대로 흘러가 조선의 임금과 명나라 사신에게 마카롱을 선보이는 등 만화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 임금과 명나라 사신이 마카롱을 맛본다는 판타지는 유쾌하면서도 유쾌하지 않다. 조공을 두 배로 요구하는 명나라 사신을 보고 있자니 관세를 물지 않으려면 직접 투자를 하라는 미국이,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조선 임금에선 지금의 한국이 어른거리기 때문이다.끝날 때까지 끝낸 게 아니라고 했다.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평가받았던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3500억달러 투자 형식은 처음부터 의구심이 컸다. 직접 투자냐, 대출이냐, 보증이냐. 정부는 대부분 대출과 보증 형태라고 했다. 문서로 남겼느냐는 질문에 모호하게 남겨둬야 더 유리하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었다.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봤을 수 있다. 상대방 생각은 달랐다. 미국은 ‘3500억달러 직접 투자’를 명...

    2025.09.24 21:16

  • [임지선의 틈]오억원 원장의 의외의 장점과 치명적 단점
    오억원 원장의 의외의 장점과 치명적 단점

    몇년 전 상생금융을 준비하던 금융당국 인사가 전해준 일화다. 은행에 협조를 요청할 금액을 두고 고민했다고 한다. 회의 직전 숫자를 1.5배 올렸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협상 금액을 현장에서 고치듯이 말이다. 은행들은 초안의 숫자를 몰랐겠지만 ‘1.5배’ 올라간 금액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담당자는 ‘아차’ 싶었다고 했다. “2배로 올릴 걸 그랬습니다.” ‘관치금융’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금융감독원장에 이재명 대통령의 ‘절친’이 왔다. 이찬진 금감원장 선임은 지난 13일 갑자기 발표됐다. 발표 당일 금감원 회의 석상에선 “누구냐”며 술렁였다. 취임 일주일 지난 지금도 금융권 CEO들이 모인 자리에선 서로 묻기 바쁘다고 한다. “이찬진이 누구인가?” 자신이 아는 ‘이찬진’은 한글과컴퓨터 사장뿐이라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알려진 건 대통령에게 ‘5억원’을 빌려준 사람이라는 점뿐이다. 이렇다보니 ‘5억원 원장’이라는 별명마저 붙었다.그는 ...

    2025.08.20 20:43

  • [임지선의 틈]강남 집값만 보지 말고, 집을 보자
    강남 집값만 보지 말고, 집을 보자

    오래전 교육 담당분야 취재를 마치면서 2년간 썼던 기사를 돌아보고 크게 반성했다. 수백개 기사 대부분이 입시에 관한 내용이었다. 입시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큰 이슈지만 실상은 상위 10%만의 치열한 경쟁일지도 모른다. 학교 안에 다양한 이야기들,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삶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최근 부동산, 정확히는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을 다루면서 그때를 떠올렸다. 사교육과 강남 아파트는 묘하게 닮았다. 너도나도 한마디를 거드는 국민적 관심사다. ‘1등’에게만 지대한 관심을 쏟는다. 욕망의 ‘끝판왕’이기도 하다.분명 ‘7세고시’로 불리는 대치동 사교육과 호가가 2억~3억원이 떨어졌다고 해도 30억원이 훌쩍 넘는 강남 아파트는 ‘그들만의 리그’다.강남에서 전국으로 퍼져나간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날의 문제를 다 못 풀면 집에 못 간다는 대치동의 한 수학 학원이 제주도까지 전국에 지점을 내듯이 강남의 집값 상승세도 시간이 걸릴지언정 마·용·성과 노·동·강에...

    2025.07.16 21:08

  • [임지선의 틈]허니문은 곧 끝난다
    허니문은 곧 끝난다

    ‘세금폭탄 공화국’과 ‘재정파탄 정부’.전자는 노무현 정부를 향해, 후자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아든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의 ‘포탄’이었다. 어느 쪽이든 이재명 정부에도 조만간 닥칠 것이다. 지금은 ‘허니문’ 기간이라 조용하지만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준비하고 있을 테다. 혹여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전 국민 25만원 소비쿠폰’이라도 담는다면 이는 바로 ‘공격 개시’ 신호로 볼 수 있다. 공격을 피할 것인가. 정면으로 맞설 것인가. 선거 전엔 ‘전략 아닌 전략’으로 피해갈 수 있었다. 대통령이 된 다음 더 이상 ‘재원 마련 공격’을 피할 길은 없다.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일주일간 나온 경제 키워드는 ‘국가 재정’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국가 재정을 마중물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구성한 대통령실 경제 참모들도 모두 ‘재정’을 강조한 인사다. 경제성장수석을 맡은 하준경 한양대 교수와 재정기획보좌관을 맡은 류덕현 중앙대 교...

    2025.06.11 20:57

  • [임지선의 틈]역사의 진보를 만드는 길
    역사의 진보를 만드는 길

    정치의 계절이다. 6·3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선거란 본래 ‘네편 내편’ 편가르기 싸움이지만 이번처럼 명확하게 이분법이 지배하는 선거도 없다. ‘이재명 대 반이재명’ ‘계엄 찬성 대 계엄 반대’ 등이 그것이다. 이는 21대 대선의 의의이자 한계다. ‘안티테제’가 난무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그 ‘예고편’을 보여줬다. 한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에 이 싸움판의 방향키를 돌려야 한다. 어렵더라도 미래를 고민하고 질문하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최근 한국은행은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갈수록 내리막길이다. 이달 말 발표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을 비롯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7%까지 낮췄다. 사실상 성장이 멈췄다고 봐야 한다. 경기 위기가 닥치면 보통 정부 재정을 쓰고 금리를 낮춘다. 수...

    2025.05.07 20:24

  • [임지선의 틈]‘한국판 러스트벨트’ 언제 닥칠지 모른다
    ‘한국판 러스트벨트’ 언제 닥칠지 모른다

    ‘메이드 인 USA’ 원하는 미 관세정책 국내 일자리 감소와 직결되는데도 정부·정치권, 대안 없이 넋 놓고 있어 무너지는 건 대응력 없는 노동자들뿐공장이 없다. 숙련된 노동자도 없다. 어린이 장난감 하나 못 만든다. 중국에서 만들고 배로 날라야 하는데 물류가 멈췄다. 미국 공급망이 처한 현실을 담은 책 <공급망 붕괴의 시대>의 주된 내용이다. 이 책 말미엔 한국의 건설기계 부품업체 이야기가 한토막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건설장비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 업체 직원은 멕시코로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었다. 미국 건설장비 회사는 코로나19 시기 때 부품이 바다를 건너오지 못하자 미국 인근에서 부품을 조달받고자 했다. 한국의 부품 회사가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려는 이유였다. 이 직원은 “세계화는 끝났어요. 이제는 현지화예요”라고 했다. 무려 2022년 12월 말 일이다.‘관세’는 ‘텃세’다. 우리 ‘동네’ 와서 장사하고 싶으면 일단 돈을 더 ...

    2025.04.02 21:34

  • [임지선의 틈]윤석열은 진심으로 죄송할까
    윤석열은 진심으로 죄송할까

    국가 경제 수치 급격한 널뛰기경제적 철학 방향성도 안 보여최후변론서 ‘간첩’만 25번 말해국민·기업 피해는 신경도 안 써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최후변론에서 여러 정치적 사항은 둘째 치고 계엄으로 벌어진 한국 경제 혼란에 한마디라도 사과할 줄 알았다. 그는 무슨 혼란인지, 무슨 불편인지 언급 없이 얼렁뚱땅 넘겼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그는 진심으로 죄송할까. 계엄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9%에서 1.5%까지 떨어졌다. 국내총생산(GDP)이 수조원 날아갔다. 1440원 선에서 그쳤을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도 커져 1470~1480원까지 터치했다. 소비심리는 급격히 위축됐고, 수출기업들은 계약이 미뤄졌다. 한 외국 기자는 윤 대통령에게 ‘GDP 킬러’라는 딱지를 붙였다. 국가 경제의 숫자가 한 달 사이에 급격히 널뛰었...

    2025.02.26 20:55

  • [임지선의 틈]이 와중에 하는 삼성 이야기
    이 와중에 하는 삼성 이야기

    ‘반도체 특별법 통과’ 주장 나오지만 주 52시간제 예외, 해법 될 수 없어 방사능 누출 사고는 축소에 급급 리더 잘못을 노동자에 전가 안 돼이 와중에 하는 이야기다. 현직 대통령의 체포를 목도하는 시대에 우리는 돌고 돌아 ‘산업역군’을 만들어낸 그 시절처럼 ‘삼성전자’ 지원 법안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정이지만 12·3 비상계엄이 아니었다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이 법안이 벌써 국회를 통과했을지 모른다. 한국 반도체 수출을 흔들 미국의 관세정책 파고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일정이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나면 곧 국회에선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질 테다. 모든 현안에서 삐거덕대는 여·야·정은 ‘반도체 특별법’ 앞에서 하나가 되기 직전이다.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쟁점 하나만 빼고는.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익히 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수출 증감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흔...

    2025.01.15 20:46

  • [임지선의 틈]이게 질서인가
    이게 질서인가

    ‘질서 있는 퇴진’이 만든 무질서 대통령·여당 탓 불확실성 증폭 금융시장·내수·투자…모두 위축 지금 필요한 건 ‘질서 있는 탄핵’오래전 정치부에서 국회를 담당하던 시절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차량에 몇몇 기자와 동승했다. 4월, 벚꽃축제 때였다. 국회 푸른 잔디밭에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김 전 원내대표는 “국회 잔디밭에 시민들이 평화롭게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느그들은 모르지?”라고 물었다. 20~30대 기자들은 말문이 막혔다. 차에서 내린 뒤 동료들과 ‘민주주의가 일상인 시대인데 정말 옛날 사람 같다’며 웃었던 기억이 있다. 2010년 일이다. 무려 14년이 지나서 대통령이 한밤중 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총 든 군인들이 쳐들어왔다. 시민들은 여의도로 달려갔고, 국회의원들은 ‘월담’을 했다. 국회는 2시간30분 만에 계엄 해제 결의를 이뤄냈다. 무너질 뻔한 민주주의 질서를 바로잡은 순간이다. 그날 월담은 ‘질서’였다. ...

    2024.12.1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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