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미국 워싱턴주 커클랜드시의 시의회를 지켜본 적 있다. 커클랜드시에선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배달 로봇이 길거리를 돌아다니게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코스트코 PB 브랜드로 익숙한 ‘커클랜드’는 알고 보면 구글 등 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는 도시다. 혁신의 도시는 AI 배달 로봇을 바로 도입하지 않고 결정을 6개월 유예했다.당시 시의회 논쟁은 다층적이었다. “인도를 다니는 소형 로봇이 아이들과 부딪힌다면” “카메라가 달린 로봇으로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는데 대책은?” “로봇 안에 든 배달 물건이 도난당하면 누구의 책임인가?” 등 여러 가지 질문이 나왔다. 기술 자체보다도 기술이 빚어낼 책임과 질서를 먼저 따졌다. “사람도 주민세를 내듯이 로봇도 사회가 만들어놓은 인프라를 이용하니 도로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신선한 주장도 나왔다. 한국에서라면 혁신을 가로막는 ‘5적’ 리스트가 나올 법한 발언들이었다.이 질문들은 한국에서도 각기 다른 모양으로 점점 현실로 ...
2026.03.2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