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선의 틈

10건의 관련기사

  • [임지선의 틈]이 와중에 하는 삼성 이야기

    이 와중에 하는 삼성 이야기

    ‘반도체 특별법 통과’ 주장 나오지만 주 52시간제 예외, 해법 될 수 없어 방사능 누출 사고는 축소에 급급 리더 잘못을 노동자에 전가 안 돼이 와중에 하는 이야기다. 현직 대통령의 체포를 목도하는 시대에 우리는 돌고 돌아 ‘산업역군’을 만들어낸 그 시절처럼 ‘삼성전자’ 지원 법안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정이지만 12·3 비상계엄이 아니었다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이 법안이 벌써 국회를 통과했을지 모른다. 한국 반도체 수출을 흔들 미국의 관세정책 파고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일정이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나면 곧 국회에선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질 테다. 모든 현안에서 삐거덕대는 여·야·정은 ‘반도체 특별법’ 앞에서 하나가 되기 직전이다.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쟁점 하나만 빼고는.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익히 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수출 증감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흔...
  • [임지선의 틈]이게 질서인가

    이게 질서인가

    ‘질서 있는 퇴진’이 만든 무질서 대통령·여당 탓 불확실성 증폭 금융시장·내수·투자…모두 위축 지금 필요한 건 ‘질서 있는 탄핵’오래전 정치부에서 국회를 담당하던 시절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차량에 몇몇 기자와 동승했다. 4월, 벚꽃축제 때였다. 국회 푸른 잔디밭에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김 전 원내대표는 “국회 잔디밭에 시민들이 평화롭게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느그들은 모르지?”라고 물었다. 20~30대 기자들은 말문이 막혔다. 차에서 내린 뒤 동료들과 ‘민주주의가 일상인 시대인데 정말 옛날 사람 같다’며 웃었던 기억이 있다. 2010년 일이다. 무려 14년이 지나서 대통령이 한밤중 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총 든 군인들이 쳐들어왔다. 시민들은 여의도로 달려갔고, 국회의원들은 ‘월담’을 했다. 국회는 2시간30분 만에 계엄 해제 결의를 이뤄냈다. 무너질 뻔한 민주주의 질서를 바로잡은 순간이다. 그날 월담은 ‘질서’였다. ...
  • [임지선의 틈]‘김건희’ 그 이후 경제가 살아날까

    ‘김건희’ 그 이후 경제가 살아날까

    얼마 전 치솟는 금값 취재차 찾은 서울 종로의 한 금은방 사장님에게서 호통을 들었다. “지금 금값이 문제가 아니에요. 민생이 문제예요. 정치인들은 경제가 어려운 거 안 보이나 봅니다.” ‘금값이 오르면 금은방 사장님들도 웃음이 가득하지 않을까’ 하는 지레짐작은 착각이었다. “김건희를 백날 외쳐본들 경제가 살아나냐고요.” 맞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문제는 그가 공식 라인에서 물러난다고 내수가 회복되지 않고, 고용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초점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가 어디로 향하느냐다. 윤 대통령의 지난 4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말의 상찬’이었다. 국무총리 대독이라는 형식은 둘째치고 내용만 보면 한국 경제는 ‘살아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선 ‘규제 혁파’ ‘국가 성장동력 되살리기’ ‘징벌적 과세 완화’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반도체·자동차 수출 최고치 경신’ ‘고용률 역대 최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 ‘국민들 ...
  • [임지선의 틈]유구한 선당후곰의 정신

    유구한 선당후곰의 정신

    부동산 불패신화 다른 이름 1가구 모집에 294만명 몰려‘로또’보다 더한 ‘로또’ 입증 무순위 청약제도 근본 개선을얼마 전 지인이 ‘청담 르엘’ 아파트 청약을 넣었느냐고 물었다. 그만한 돈도 없지만 위치가 고민된다고 답했다. 지인은 단칼에 말을 잘랐다. “선당후곰.” 먼저 당첨이나 되고 나중에 고민하라는 말이었다. 요새 아파트 청약은 ‘로또 청약’이다. 청약 당첨은 원래 어렵다. 최근에는 억 단위 시세차익까지 거론된다. ‘진짜’ 로또가 세금 떼면 실수령액이 3억원인 경우도 있으니 청약은 ‘로또’보다 더한 ‘로또’다. ‘선당후곰’이란 단어가 생겨날 법도 하다. ‘선당후곰’은 숫자로 증명된다. 지난 7월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는 1가구 모집에 294만4780명이 신청했다. 부동산원 청약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세운 역대 최다 기록(101만명)도 갈아치웠다. 올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청약 ...
  • [임지선의 틈]윤석열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는 있나

    윤석열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는 있나

    4월 꿈틀대는 집값 ‘굳이’ 제어 안 해스트레스 DSR은 ‘갑자기’ 두 달 연기가계부채를 ‘돌연’ 은행 탓으로 돌려 부동산·내수부진 엇박자만 더 커져시계열을 돌려보자. 윤석열 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은 침체됐다. 올해 1월 신생아 특례대출 상품이 출시됐다. 저출산 대응책이었다. 1% 저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상품이다. 출시 5개월 만에 6조원의 대출이 나갔다. 정책대출 상품은 인기였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작용했다. 변곡점은 올해 3월이다. 3월 서울 집값 하락세가 멈추기 시작했다. 송파구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곧 5개구가 이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다음 주에는 7개구가 올랐다. 4월 초 서울 아파트값은 전체적으로 상승 전환했다. 정부 안에선 반색하는 기운도 있었을 터다. 총선을 앞두고 있던 시기다. 집값 급등은 정권에 부담이지만 집값 급락도 정권을 위협한다. 선거를 앞둔 정부 입장에서 이제 막 꿈틀대는 집값을 ‘굳이’ 제어할 이유가 없다. ...
  • [임지선의 틈]모두가 병들었고, 모두가 아픈 청년들

    모두가 병들었고, 모두가 아픈 청년들

    청년층 취업자 줄고 실업자 늘어 학력·성별·지역 격차 ‘소외’ 낳아‘일자리 미스매치’ 문제 심화 전망 정부, 관련 부서 통해 해결 나서야20대 청년 태양의 ‘집’은 지하철 2호선이다. 노숙자가 아니다. 출근길 지하철 객차가 한창 서울 시내를 도는 시각, 그는 전동차에서 잠을 청한다. 차가운 의자 바닥은 침대가 되고 쇠기둥은 베개가 된다. 태양은 밤새 택배회사의 물류창고에서 박스를 내리고 올린다. 여자친구와 구루로 불리는 유튜버에게 사기를 당하고 잠잘 곳조차 없는 20대 청년에게 세상은 딱 ‘지하철 전동차’ 한 자리만 내어준다. 오전에는 ‘지하철 쪽잠’을 자고 오후에는 오토바이를 탄다. 그는 이 시대가 추켜세우는 긱 노동의 대명사 ‘배달 라이더’로 변신한다.동인 ‘월급사실주의’의 소설 모음집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 실린 주원규의 ‘카스트 에이지’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지하철 역사도 아닌 움직이는 전동차에서 매일 ‘아침 잠’을 자는 20대 청...
  • [임지선의 틈]선을 넘는 자, 누구인가

    선을 넘는 자, 누구인가

    법무부 소관의 배임죄 폐지 주장에사견까지 내며 ‘공매도 재개 욕심’이복현의 잇따른 ‘선을 넘는’ 발언부처 경계 넘나들며 혼선만 부추겨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이 상품선물거래위원장이던 시절 미국 출장길에 그와 마주친 적이 있다. 어느 행사장에 나와 로비에서 기다리던 기자들과 만났다. 예정된 간담회도 아니었다.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성심껏 답했다. 마지막에는 “질문이 더 없냐”고 물을 정도였다. 기자들의 질문을 꺼리는 국내 관료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당시 한 기자가 겐슬러에게 주가지수 전망을 물었다. 여타 질문에 친절하게 답하던 그는 표정을 바꾸었다. “가격 전망은 제 소관이 아닙니다.” 딱 잘라 말했다. 자신이 담당하지 않는 분야라면 언급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선을 긋는 느낌이었다.새삼 이 장면이 떠오른 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잇단 ‘선을 넘는’ 발언 때문이다. 지난 4월로 돌아가보자. 집권여...
  • [임지선의 틈]소란한 한은

    소란한 한은

    오래전 경제부처를 담당할 때마다 들었던 말이 있다. “한국은행은 그 수많은 보고서를 캐비닛에만 넣어두고 대체 뭐해요?” 각각 다른 부처 공무원에게 들은 말이다. 한은에는 ‘한은사’가 있다는 말도 있다. 특별히 시끌벅적한 일이 없고 조용한 절간 같다는 농담이 섞인 별명이다. 근저에는 ‘고급 인력’을 두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깔려 있다. ‘그랬던’ 한은이 요즘 달라졌다. 먼지 쌓인 수많은 보고서가 ‘빛’을 보고 있다. 요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화제가 된 보고서가 많다. ‘부족한 돌봄 도우미, 외국인 비자 허용하고 최저임금 차등적용’ ‘지역의 거점도시 위주로 성장 전략을 짜야 수도권 팽창 견제 가능’ ‘연봉보다 근무여건이 더 중요하고, 여성이 더 근무여건 중시’ 등 통화정책에 관한 내용을 넘어 한국사회 전체를 향하는 메시지가 담긴 보고서들이다. 보고서 이외에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사과 수입’을 제안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형식에도 힘을 쏟...
  • [임지선의 틈]수도권 집중과 ‘지역소멸’

    수도권 집중과 ‘지역소멸’

    ‘먹고살 거리’ 찾아 사람 계속 몰려 악순환에 서둘러 브레이크 걸어야 한동훈 ‘세종시 이전’을 서울서 발표 개발만 강조 ‘균형발전’ 고민은 적어얼마 전 부산 갈 일이 있어 부산 출신 친구에게 현지서 뭘 먹으면 좋을지 물었다. “서울에서 먹어. 부산에서 성공하면 다 서울로 가.” 웃자고 한 말이지만 여운이 길었다.한국만큼 수도권에 ‘다닥다닥’ 밀집해 사는 나라도 없다. 수도권 집중 문제는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데이터들은 ‘경각심’을 일깨운다.수도권 인구수가 나라 전체의 절반을 넘은 건 2019년이었다. 통계청 집계 기준,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주민등록을 한 인구는 2601만명이었다. 전체의 50.7%. 지난 한 해 동안 수도권으로 들어온 사람은 4만7000명이었다. 7년 내리 수도권에서 나간 사람보다 들어온 사람이 많았다. 2019년(8만3000명), 2020년(8만8000명)에는 한 해에만 8만...
  • [임지선의 틈]선대인을 탓하지 말자

    선대인을 탓하지 말자

    주변 친구들 중에 “선대인 때문에 그때 집을 못 샀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40대에 들어선 지금도 집값 이야기만 나오면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부동산을 키워드로 놓고 검색해도 ‘그때 선대인 때문에 집 못 샀다’며 ‘탓’하는 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어차피 개인 책임이지만 시계추를 12년 전으로 돌려서 따져보자. 선대인은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거품’이라며 집값의 대세 하락을 외친 대표 주자다. 부동산 전망 기사를 쓸 때 하락한다는 관점을 찾기 위해서는 그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등 여러 책에 담긴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소득이 오르지 않는데 아파트 가격만 오른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어든다. 공급이 늘어난 아파트를 감당할 인구가 없다. 가격은 떨어진다’는 논리였다. 핵심 키워드는 아파트 거품, 저출생과 인구 감소였다. 그때는 너도나도 그...
1
Today`s HOT
애들레이드 사이클링에 참가한 선수들과 우승한 다니엘 헨겔드 프랑스의 해안선 후퇴를 막는 산림청과 어린이들의 노력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상하이 EH216-S 헬리콥터 고베 대지진 30주년 된 일본, 희생자들을 기억하다.
모잠비크 다니엘 샤푸 대통령 취임식 100주년 파트너십 맺은 영국-우크라이나의 회담
산불 피해 학생들, 타 학교로 이동하다. 카불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휴정 기념회
주간 청중의 날, 서커스 공연을 보는 교황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진 겨울 산불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기념과 희생자 추모식 이란-타지키스탄 공화국 대통령의 만남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