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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의 틈
  • [임지선의 틈]허니문은 곧 끝난다
    허니문은 곧 끝난다

    ‘세금폭탄 공화국’과 ‘재정파탄 정부’.전자는 노무현 정부를 향해, 후자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아든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의 ‘포탄’이었다. 어느 쪽이든 이재명 정부에도 조만간 닥칠 것이다. 지금은 ‘허니문’ 기간이라 조용하지만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준비하고 있을 테다. 혹여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전 국민 25만원 소비쿠폰’이라도 담는다면 이는 바로 ‘공격 개시’ 신호로 볼 수 있다. 공격을 피할 것인가. 정면으로 맞설 것인가. 선거 전엔 ‘전략 아닌 전략’으로 피해갈 수 있었다. 대통령이 된 다음 더 이상 ‘재원 마련 공격’을 피할 길은 없다.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일주일간 나온 경제 키워드는 ‘국가 재정’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국가 재정을 마중물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구성한 대통령실 경제 참모들도 모두 ‘재정’을 강조한 인사다. 경제성장수석을 맡은 하준경 한양대 교수와 재정기획보좌관을 맡은 류덕현 중앙대 교...

    2025.06.11 20:57

  • [임지선의 틈]역사의 진보를 만드는 길
    역사의 진보를 만드는 길

    정치의 계절이다. 6·3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선거란 본래 ‘네편 내편’ 편가르기 싸움이지만 이번처럼 명확하게 이분법이 지배하는 선거도 없다. ‘이재명 대 반이재명’ ‘계엄 찬성 대 계엄 반대’ 등이 그것이다. 이는 21대 대선의 의의이자 한계다. ‘안티테제’가 난무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그 ‘예고편’을 보여줬다. 한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에 이 싸움판의 방향키를 돌려야 한다. 어렵더라도 미래를 고민하고 질문하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최근 한국은행은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갈수록 내리막길이다. 이달 말 발표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을 비롯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7%까지 낮췄다. 사실상 성장이 멈췄다고 봐야 한다. 경기 위기가 닥치면 보통 정부 재정을 쓰고 금리를 낮춘다. 수...

    2025.05.07 20:24

  • [임지선의 틈]‘한국판 러스트벨트’ 언제 닥칠지 모른다
    ‘한국판 러스트벨트’ 언제 닥칠지 모른다

    ‘메이드 인 USA’ 원하는 미 관세정책 국내 일자리 감소와 직결되는데도 정부·정치권, 대안 없이 넋 놓고 있어 무너지는 건 대응력 없는 노동자들뿐공장이 없다. 숙련된 노동자도 없다. 어린이 장난감 하나 못 만든다. 중국에서 만들고 배로 날라야 하는데 물류가 멈췄다. 미국 공급망이 처한 현실을 담은 책 <공급망 붕괴의 시대>의 주된 내용이다. 이 책 말미엔 한국의 건설기계 부품업체 이야기가 한토막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건설장비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 업체 직원은 멕시코로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었다. 미국 건설장비 회사는 코로나19 시기 때 부품이 바다를 건너오지 못하자 미국 인근에서 부품을 조달받고자 했다. 한국의 부품 회사가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려는 이유였다. 이 직원은 “세계화는 끝났어요. 이제는 현지화예요”라고 했다. 무려 2022년 12월 말 일이다.‘관세’는 ‘텃세’다. 우리 ‘동네’ 와서 장사하고 싶으면 일단 돈을 더 ...

    2025.04.02 21:34

  • [임지선의 틈]윤석열은 진심으로 죄송할까
    윤석열은 진심으로 죄송할까

    국가 경제 수치 급격한 널뛰기경제적 철학 방향성도 안 보여최후변론서 ‘간첩’만 25번 말해국민·기업 피해는 신경도 안 써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최후변론에서 여러 정치적 사항은 둘째 치고 계엄으로 벌어진 한국 경제 혼란에 한마디라도 사과할 줄 알았다. 그는 무슨 혼란인지, 무슨 불편인지 언급 없이 얼렁뚱땅 넘겼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그는 진심으로 죄송할까. 계엄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9%에서 1.5%까지 떨어졌다. 국내총생산(GDP)이 수조원 날아갔다. 1440원 선에서 그쳤을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도 커져 1470~1480원까지 터치했다. 소비심리는 급격히 위축됐고, 수출기업들은 계약이 미뤄졌다. 한 외국 기자는 윤 대통령에게 ‘GDP 킬러’라는 딱지를 붙였다. 국가 경제의 숫자가 한 달 사이에 급격히 널뛰었...

    2025.02.26 20:55

  • [임지선의 틈]이 와중에 하는 삼성 이야기
    이 와중에 하는 삼성 이야기

    ‘반도체 특별법 통과’ 주장 나오지만 주 52시간제 예외, 해법 될 수 없어 방사능 누출 사고는 축소에 급급 리더 잘못을 노동자에 전가 안 돼이 와중에 하는 이야기다. 현직 대통령의 체포를 목도하는 시대에 우리는 돌고 돌아 ‘산업역군’을 만들어낸 그 시절처럼 ‘삼성전자’ 지원 법안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정이지만 12·3 비상계엄이 아니었다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이 법안이 벌써 국회를 통과했을지 모른다. 한국 반도체 수출을 흔들 미국의 관세정책 파고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일정이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나면 곧 국회에선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질 테다. 모든 현안에서 삐거덕대는 여·야·정은 ‘반도체 특별법’ 앞에서 하나가 되기 직전이다.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쟁점 하나만 빼고는.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익히 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수출 증감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흔...

    2025.01.15 20:46

  • [임지선의 틈]이게 질서인가
    이게 질서인가

    ‘질서 있는 퇴진’이 만든 무질서 대통령·여당 탓 불확실성 증폭 금융시장·내수·투자…모두 위축 지금 필요한 건 ‘질서 있는 탄핵’오래전 정치부에서 국회를 담당하던 시절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차량에 몇몇 기자와 동승했다. 4월, 벚꽃축제 때였다. 국회 푸른 잔디밭에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김 전 원내대표는 “국회 잔디밭에 시민들이 평화롭게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느그들은 모르지?”라고 물었다. 20~30대 기자들은 말문이 막혔다. 차에서 내린 뒤 동료들과 ‘민주주의가 일상인 시대인데 정말 옛날 사람 같다’며 웃었던 기억이 있다. 2010년 일이다. 무려 14년이 지나서 대통령이 한밤중 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총 든 군인들이 쳐들어왔다. 시민들은 여의도로 달려갔고, 국회의원들은 ‘월담’을 했다. 국회는 2시간30분 만에 계엄 해제 결의를 이뤄냈다. 무너질 뻔한 민주주의 질서를 바로잡은 순간이다. 그날 월담은 ‘질서’였다. ...

    2024.12.11 20:42

  • [임지선의 틈]‘김건희’ 그 이후 경제가 살아날까
    ‘김건희’ 그 이후 경제가 살아날까

    얼마 전 치솟는 금값 취재차 찾은 서울 종로의 한 금은방 사장님에게서 호통을 들었다. “지금 금값이 문제가 아니에요. 민생이 문제예요. 정치인들은 경제가 어려운 거 안 보이나 봅니다.” ‘금값이 오르면 금은방 사장님들도 웃음이 가득하지 않을까’ 하는 지레짐작은 착각이었다. “김건희를 백날 외쳐본들 경제가 살아나냐고요.” 맞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문제는 그가 공식 라인에서 물러난다고 내수가 회복되지 않고, 고용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초점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가 어디로 향하느냐다. 윤 대통령의 지난 4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말의 상찬’이었다. 국무총리 대독이라는 형식은 둘째치고 내용만 보면 한국 경제는 ‘살아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선 ‘규제 혁파’ ‘국가 성장동력 되살리기’ ‘징벌적 과세 완화’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반도체·자동차 수출 최고치 경신’ ‘고용률 역대 최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 ‘국민들 ...

    2024.11.06 20:09

  • [임지선의 틈]유구한 선당후곰의 정신
    유구한 선당후곰의 정신

    부동산 불패신화 다른 이름 1가구 모집에 294만명 몰려‘로또’보다 더한 ‘로또’ 입증 무순위 청약제도 근본 개선을얼마 전 지인이 ‘청담 르엘’ 아파트 청약을 넣었느냐고 물었다. 그만한 돈도 없지만 위치가 고민된다고 답했다. 지인은 단칼에 말을 잘랐다. “선당후곰.” 먼저 당첨이나 되고 나중에 고민하라는 말이었다. 요새 아파트 청약은 ‘로또 청약’이다. 청약 당첨은 원래 어렵다. 최근에는 억 단위 시세차익까지 거론된다. ‘진짜’ 로또가 세금 떼면 실수령액이 3억원인 경우도 있으니 청약은 ‘로또’보다 더한 ‘로또’다. ‘선당후곰’이란 단어가 생겨날 법도 하다. ‘선당후곰’은 숫자로 증명된다. 지난 7월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는 1가구 모집에 294만4780명이 신청했다. 부동산원 청약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세운 역대 최다 기록(101만명)도 갈아치웠다. 올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청약 ...

    2024.09.25 20:49

  • [임지선의 틈]윤석열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는 있나
    윤석열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는 있나

    4월 꿈틀대는 집값 ‘굳이’ 제어 안 해스트레스 DSR은 ‘갑자기’ 두 달 연기가계부채를 ‘돌연’ 은행 탓으로 돌려 부동산·내수부진 엇박자만 더 커져시계열을 돌려보자. 윤석열 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은 침체됐다. 올해 1월 신생아 특례대출 상품이 출시됐다. 저출산 대응책이었다. 1% 저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상품이다. 출시 5개월 만에 6조원의 대출이 나갔다. 정책대출 상품은 인기였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작용했다. 변곡점은 올해 3월이다. 3월 서울 집값 하락세가 멈추기 시작했다. 송파구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곧 5개구가 이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다음 주에는 7개구가 올랐다. 4월 초 서울 아파트값은 전체적으로 상승 전환했다. 정부 안에선 반색하는 기운도 있었을 터다. 총선을 앞두고 있던 시기다. 집값 급등은 정권에 부담이지만 집값 급락도 정권을 위협한다. 선거를 앞둔 정부 입장에서 이제 막 꿈틀대는 집값을 ‘굳이’ 제어할 이유가 없다. ...

    2024.08.28 20:43

  • [임지선의 틈]모두가 병들었고, 모두가 아픈 청년들
    모두가 병들었고, 모두가 아픈 청년들

    청년층 취업자 줄고 실업자 늘어 학력·성별·지역 격차 ‘소외’ 낳아‘일자리 미스매치’ 문제 심화 전망 정부, 관련 부서 통해 해결 나서야20대 청년 태양의 ‘집’은 지하철 2호선이다. 노숙자가 아니다. 출근길 지하철 객차가 한창 서울 시내를 도는 시각, 그는 전동차에서 잠을 청한다. 차가운 의자 바닥은 침대가 되고 쇠기둥은 베개가 된다. 태양은 밤새 택배회사의 물류창고에서 박스를 내리고 올린다. 여자친구와 구루로 불리는 유튜버에게 사기를 당하고 잠잘 곳조차 없는 20대 청년에게 세상은 딱 ‘지하철 전동차’ 한 자리만 내어준다. 오전에는 ‘지하철 쪽잠’을 자고 오후에는 오토바이를 탄다. 그는 이 시대가 추켜세우는 긱 노동의 대명사 ‘배달 라이더’로 변신한다.동인 ‘월급사실주의’의 소설 모음집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 실린 주원규의 ‘카스트 에이지’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지하철 역사도 아닌 움직이는 전동차에서 매일 ‘아침 잠’을 자는 20대 청...

    2024.07.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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