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페로 보는 시선]도시가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6/12/l_2025061301000325800036161.jpg)
“없는 사람 살기엔 서울이 제일이다.” 일이 있어 용산전자상가를 지나게 됐다. 다니는 사람도 없고 건물들은 다 닫혀 있었다. 스산한 느낌이 들어 잰걸음으로 걷다가 어릴 때 들었던 엄마의 말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서울이 최고라는.엄마는 10대 시절 충청도 산골 마을에서 상경해 곧 여든이 되는 지금까지 살고 있다. 공부 잘하는 큰오빠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자매가 손을 잡고 대처에 나와 공장에 취직한 것이다. 집안 기둥이라 믿었던 오빠의 등록금을 다 대고는 둘 다 서울 남자를 만나 서울에 정착했다. 돌아가신 이모도 그랬다. 어린 나에게 과자를 물려주며 사탕공장에서 사탕 껍질을 싸며 힘들었단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그래도 서울에서 살아 좋다고 말하곤 했다.서울이 좋아 고향에 잘 내려가지 않던 엄마 때문에,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지만 어릴 때 엄마나 이모가 서울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의 삶은 겉으로나 안으로나 별로였다. ...
10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