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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 전체 기사 13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대전·충청 통합과 5극3특 메가시티
    대전·충청 통합과 5극3특 메가시티

    행정학이나 정책학에서 쓰는 개념 중에 ‘기회의 창’이 있다. 사회적 이슈가 문제로 인식되는 ‘문제 흐름’, 정책 대안들이 형성·발전되는 ‘정책 흐름’, 그리고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담론 환경인 ‘정치 흐름’ 세 가지가 따로 놀다가 한번에 마주치고 새로운 정책 실현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그때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말한다. 기회의 창이 열리는 가장 흔한 계기는 보통 대통령선거처럼 중대한 선거로 인한 변화, 6월항쟁 같은 시민들에 의한 격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국가 전 분야의 담론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여건을 꼽는다. 그리고 내란 사태, 탄핵과 파면, 정권교체 등으로 연속된 정치적 격변은 한국 사회에서도 기존까지 쉽게 돌파되지 않으리라 여겨졌던 개혁 정책 의제들이 순식간에 연속적으로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기존 관세협상, 인공지능 전환에 대한 막대한 투자 등과 같은 경제적 쟁점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2월은 지역균형발전 분야의 격변이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12월5일...

    2025.12.22 19:58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여성 고용과 지역 그리고 성평등
    여성 고용과 지역 그리고 성평등

    지방사립대에서 진로 지도를 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는데 ‘꿈’이 많은 여학생이다. 취업지도교수를 5년 이상 수행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학점 높고, 현장실습이나 해외 경험이 많은 여학생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은데, 지역사회에는 그들이 희망하는 일자리가 없다. 예컨대 문화예술계 마케팅 일자리를 찾긴 힘들다. 비수도권 광역대도시의 몇개 되지 않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경쟁이 치열하고, 임금은 수도권 대비 낮다. 차라리 경쟁이 치열하고 물가가 비싸도, 모수가 큰 서울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지방의 ‘청년 유출’ 메커니즘이다. 상경했지만 자리 잡지 못해 생애주기를 미루는 현실은 결국 ‘저출생·고령화’의 재생산 구조로 이어진다.얼마 전 국가데이터처는 ‘202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기혼 여성의 고용 현황’을 발표했다. 결혼, 임신·출산에 따른 경력단절로 가장 낮았던 30대의 고용률(73%)이 40대(66%)를 넘었다. 모 매체는 ...

    2025.11.24 19:53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 공정한 게임의 역설
    공정한 게임의 역설

    마라톤을 시작한 수년 전, 뛰는 사람 중 다수는 수십년 경력을 자랑하는 40~60대 ‘마라톤 클럽’ 회원들이었다. 칠순을 넘긴 러너를 보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대회 신청은 어렵지 않았고, 장년 러너들의 권유로 현장에서 등록해 뛰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마라톤 대회 풍경이 달라졌다. ‘스타일로서의 러닝’이 유행하면서 메이저 대회 풀코스 신청은 ‘광클’이 필요한 일이 됐다. ‘국민건강 체육’이던 마라톤은 이제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고 레슨을 받으면서 ‘정복할’ 대상이 됐다. 주요 대회 주로에는 청년들이 가득하다. 42.195㎞를 천천히 각자의 페이스로 뛰면서 즐기던 ‘노익장’을 주요 마라톤 대회에서 발견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 신청 방법이 선착순이거나 굿즈 패키지 구매 방식이기 때문이다. 12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야구장에서도 올드팬들의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미국 정책학자 데버라 스톤은 <정책의 역설>에서 “공정함이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공동체의 ...

    2025.10.27 19:59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서울대 10개 만들기와 다수의 사립대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다수의 사립대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2021년에 출간된 책이다. 저자는 9개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에 서울대에 비견할 수준의 투자를 해서 실질적으로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10개 만들자고 한다. 서울대가 10개 생겨나면 학생들의 대학 입시를 향한 극한적인 경쟁 압력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립대 체제를 벤치마킹해 거점국립대 간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학계의 대학개혁론 중 하나였던 ‘국립대학 네트워크’ 논의를 ‘서울대 10개’라는 선명한 구호로 엮어냈다.사립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새 정부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교육정책의 상징이 됐고, ‘5극 3특’이라는 초광역 메가시티에 기반을 둔 지역균형발전 정책과도 짝이 잘 맞았다. 권역의 혁신을 거점국립대가 이끌 것이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3월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거점국립대 2개-대학병원 1개-국책연구기관 1개-산업클...

    2025.09.22 21:03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주가 부양과 정책의 난제들
    주가 부양과 정책의 난제들

    새 정부의 주식시장 관련 정책이 지속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0’ 발언에 대한 비판이 여기저기서 일었다. 코스피를 기준으로 PBR은 1을 조금 넘는다. 주가가 기업들의 장부에 적힌 순자산 가격만큼만 반영한다. 미국의 대표 지수인 S&P500의 경우 PBR은 5배가 넘고, 중국과 일본 주요 지수의 PBR은 1.5배, 유럽 주요 증시는 2배 수준이다. PBR 발언은 이미 자본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익숙한 1400만 주식 투자자 관점에서 정책당국과의 넘을 수 없는 강을 확인하는 시점이었으리라.대통령 약속과 정책 불일치가 문제사실 ‘개미투자자’들이 화가 난 것은 ‘코스피 5000 시대’를 약속하며 부동산에 몰려 있는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고, 국민들이 배당을 통해서 생활자금을 마련하게 해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과 집권 후 정부와 여당이 보여주는 불일치 혹은 갈팡질팡 때문이다.주식양도세를 부과하는...

    2025.08.25 21:37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협상 카드가 된 조선업, 기회를 살리려면
    협상 카드가 된 조선업, 기회를 살리려면

    지난 10년간 조선업에 대해선 어려움과 문제점을 주로 말해온 것 같다. 내게 오는 질문도 보통 그랬다. 그런데 최근에는 강점과 기회에 대해서 질문을 받는다. 솔직히 어리둥절하다.외환위기로 나라가 뒤숭숭하던 시절에도 사람을 많이 뽑고 달러를 벌어오던 조선업은 10년 가까이 나라의 근심거리였다. 2015년 대우조선은 막대한 해양플랜트 건조 부실로, 자본잠식이 올 지경의 적자를 내서 공적자금을 20년 만에 투입해야 했다. 한두 해 지나 해양플랜트 공사가 완료되고 수주 절벽이 현실화하자, 20만명에 달하던 업계 노동자의 숫자는 8만명까지 곤두박질쳤고, 최근에야 겨우 11만명을 회복했다. 일손의 대다수를 담당하던 하청노동자들은 업체의 폐업이나 해고로 인해 일터를 잃거나, 스스로 떠나곤 했다. 조선업 메카 울산 동구와 거제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고용위기지역(고용노동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산업통상자원부)으로 지정됐다.2022년 1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불발됐고, 엎친 ...

    2025.08.04 20:56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상대평가 승리자의 불만, 불안한 외부자의 사회
    상대평가 승리자의 불만, 불안한 외부자의 사회

    한국인들은 평생 상대평가를 경험한다. 대입 수능의 경우 원점수를 백분위로 바꾸고 상대평가를 반영해 표준점수와 등급표를 만든다. 내신 성적 역시 4%, 11%, 23%… 등으로 끊어 1~9등급을 매긴다. 대학의 성적 평가 역시 상대평가 비중을 높여왔다. 대학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평가기관이 매긴 대학 순위는 대학가에 등수 플래카드를 붙이는 풍경을 만든다.‘내부자들’만의 서울 아파트 게임그런데 석차와 등급의 중앙값을 넘어가면 관심 밖이 된다. 8년 전 ‘6~25등 이야기’란 칼럼을 통해 다뤘지만, 한국 사회의 주류 담론은 60%를 점하는 4등급이 넘는 내신이나 수능 성적을 가진 학생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이 중등교육에서 졸업 후에도 필요한 학습 역량을 온전히 갖추는 일보다는 상위권의 공정한 입시 경쟁에 온 나라가 집중한다. 서울 대치동, 광주 봉선동, 대구 수성구 학원가의 상위권 대학 입시 컨설팅은 관심의 대상이지만, 동네 보습학원이 어떻게 초중등 ...

    2025.06.30 21:10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제발, 제대로 된 민주주의 열어내길
    제발, 제대로 된 민주주의 열어내길

    12·3 내란 사태로 촉발된 광장의 시간을 지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으로 열리게 된 대선의 시간도 오늘로 끝이다. ‘대통령 궐위에 의한 선거’가 두 번째이지만, 이렇게 기진맥진 지켜보는 사람들의 진을 빼는 선거는 처음이다. 2017년 대선에서 ‘촛불혁명’이라는 대의가 사회를 어느 정도 감쌌다면, 2025년 대통령 선거에선 대선 토론 정치 분야의 첫 번째 토론 질문이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이라는 게 상징적이다.윤 정부서 고장 난 나라 고쳐내야선거에서 후보자와 관련된 다양한 신상 문제를 폭로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치인뿐만 아니라 강성 지지자, 유튜버, 온라인 커뮤니티가 전선을 긋고 반대편 정치인뿐만 아니라 지지층에 대한 금도를 넘어선 ‘원점 타격’을 전개하는 일이 일상적인 상태다. 우파 커뮤니티와 우파 유튜버들의 가짜뉴스와 망상에 기댄 부정선거론을 근거로 비상계엄을 저지른 윤석열이 파면당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정당, 정치인의 결속 방...

    2025.06.02 20:55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12명 대법관’의 숙고
    ‘12명 대법관’의 숙고

    15년 전 어쩌다 보게 된 영화는 <12명의 성난 사람들>이었다. 18세 소년이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 12명의 배심원은 평결을 위한 회의에 모인다. 배심원 12명 중 11명이 유죄 의견, 단 1명이 무죄 의견이다. 배심원들의 성향은 천차만별이다. 온순한 사람, 다혈질인 사람, 강직한 사람, 차분한 사람, 성질이 급한 사람, 우유부단한 사람, 생떼 쓰는 사람. 누군가는 빨리 야구 보러 가야 한다며 끝내자 보채기도 한다.한 명의 의지가 무죄 평결 이끌어내평결은 만장일치가 원칙. 12명이 동의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1명을 회유하면 쉽고 빠른 일이라고 생각이 드나, 인내심을 갖고 근거와 논리로 버티는 한 명은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회의실을 짓누르는 공기는 처음에는 비아냥과 냉소, 나중엔 격정과 긴장감, 그리고 결국엔 차분한 설득 속에서 온화함으로 변한다. 12명은 무죄로 평결을 내린다. 절대다수 배심원의 냉소를 깨고, 안달복달한 마음을 진정시...

    2025.05.05 20:12

  • [양승훈의 인터페이싱]대선 기간이 정치의 시간이 되려면
    대선 기간이 정치의 시간이 되려면

    윤석열이 파면됐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파면의 이익이 손실을 압도”한다며 2025년 4월4일 오전 11시22분에 윤석열을 권좌에서 쫓아내는 선고를 내렸다. 피와 땀으로 국민들이 만들어낸 민주주의를 총칼로 짓밟으려던 시도는 무위에 그쳤다. 헌법의 판단이 끝났고, 형법의 시간이 됐다. 내란 수괴 윤석열과 공범들은 수사와 재판을 거쳐 합당한 죗값을 받아야 한다. 밤잠을 설치고, 스트레스로 100일 넘는 시간을 보낸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는 일 또한 이어져야 한다.정치로 풀어야 할 과업 쌓이고 쌓여6월 초에 우리는 다시 선거로 대통령을 뽑아야 하고, 정치인들의 대선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비상계엄이라는 국가폭력의 가능성을 해체했고, 의회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가 진행되니, 정치의 시간 역시 오는 것일까.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의 정의를 따르자면 정치는 “사회 전체를 위한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이 70년이 넘은 정의에...

    2025.04.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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