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김민섭의 너에게 가는 길
  • [김민섭의 너에게 가는 길]한 어른을 기억하며
    한 어른을 기억하며

    10년 전에도 ‘미안합니다’ 사과좋은 어른이란 겸손한 사람이다헌재가 오늘 어떤 선고 낼지 궁금홍세화 선생님이 보고픈 날이다어떤 어른이 있었다. 나는 10년 전쯤 그에게 물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떠합니까, 하고. 대한민국이 참 시끄럽던 때였다. 언제 그렇지 않았겠냐마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한 촛불시위가 한창이었다. 그때 그는 답했다. “저는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저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잘 살아왔으면, 오늘처럼 젊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 일은 없었을 겁니다. 내가 그리고 나의 세대가 잘 살아오지 못해서 생긴 일이니 내가 사과를 해야지요. 미안합니다.” 30대였던 나와 나의 친구들은 그의 모습을 오래 바라보았다. 모두 자신이 옳고 상대방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할 때, 그는 젊은 우리에게 사과를 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아, 이런 사람을 어른이라고 하는 거구나. 그리고 이 사람은 좋은 어른이겠구나.그런 그...

    2025.04.03 21:02

  • [김민섭의 너에게 가는 길]J D 밴스에게 보낸 추천사
    J D 밴스에게 보낸 추천사

    추천 받는 일은 어렵지 않아 추천에 맞게 사는 삶이 어려워‘힐빌리의 노래’ 추천사 썼지만 내가 썼어라는 말이 안 나왔다책의 띠지나 뒤표지에는 주로 추천사가 적혀 있다. 이 책이 이만큼 좋으니 보셔야 합니다, 하는 누군가의 추천이 한두 문장, 많게는 한두 문단 들어간다. 그동안 나도 수십 권의 책에 추천사를 써왔다. 사실 이건 가장 가성비가 좋은 글쓰기 중 하나다. 추천사 비용은 대중이 없는데, 나는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까지 받았고, 누군가는 몇백만원을 받는다고도 한다. 돈을 받고 쓰는 것이니까 추천사가 아니라 주례사라고 부를 만큼 책의 좋은 점만 대개 나열하게 된다. 대부분 좋은 책들이지만 편집자나 작가와의 관계 때문에 거절할 수 없는 추천사도 많으니까 어떻게든 책의 좋은 점을 찾아야 한다. 생활기록부를 쓰는 담임교사의 심정이 이럴 듯하다.추천사를 쓴 책이 잘되면 나도 괜히 흐뭇하다. 내가 주례를 선 부부가 잘 살고 있다고 종종 감사라도 전해오면...

    2025.03.06 21:11

  • [김민섭의 너에게 가는 길]다정함이란 거래가 아닌 삶의 태도
    다정함이란 거래가 아닌 삶의 태도

    다정함으로 타인에 대한 기대 가져돌려받으려고 하면 거래를 한 것자신에게 중심 둬야 내 삶을 살아그런 다정함이 모여 세상 변화시켜‘다정함에 대하여’라는 주제의 강의를 많이 다니게 됐다. 얼마 전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라는 책을 쓰고서는 더 그렇다. 강의가 끝난 후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우리가 왜 다정하게 살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 손해 보게 된다, 오해를 사게 된다 등의 말도 함께다. 사실 그게 맞다. 다정하게 사는 건 끊임없이 소진되는 일이기도 하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좀 다정하게 살아볼까 다짐하지만 곧 포기하고 자신을 위해 살겠다고 마음먹는다. 다정은 쉽게 소진되고 상처받는다.그러나 요즘의 나는 다정함으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많이 줄었다. 언제부터인가 하면, 기대하지 않고부터다. 우리는 다정함을 행하며 타인에 대한 기대부터 시작한다. 내가 이렇게 해주었으니까 이만큼은 돌려주겠지, 내가 이렇게 희생하...

    2025.02.06 21:16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아니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구독 취소하기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보기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