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컴퓨터 잡지를 즐겨봤다. 어느 날 반팔 티셔츠, 반바지에 ‘쓰레빠’를 꿰고 사방에 뭔가 덕지덕지 붙은 지저분해 보이는 사무실에 출근해 게임을 만드는 이들의 인터뷰를 발견했다. 문화 충격이었다. 그들은 나의 우상이 됐다. 고작해야 일하는 모습인데 왜 그리 가슴이 쿵쿵 뛰던지. 게임을 만들겠다고 밤새 한 줄 한 줄 명령어를 입력하던 시절이었기에, 언젠가 그 대열에 끼고 싶었다. 다큐멘터리 <세이브 더 게임>을 보니 그 옛날 우상들도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다. 게임 제작은 그들에게 일 이상의 무엇이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이원술 손노리 대표는 당시 폐결핵이 걸릴 정도로 밤낮없이 일했다고 했다. 채윤호 ‘리니지’ 초기 아트디렉터의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리니지’ 서비스 초기, 게임을 둘러보다 선착장 부근에 서 있는 한 유저를 발견했다. 1~2시간 뒤 다시 가 봤는데 그 유저는 아직도 거기 그대로 서 있었다. 궁금해서 말을 걸었더니 유저는 “배를 기...
2026.01.21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