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10월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 중인 사실이 미국에 포착됐다.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집행위원회(엑스콤)를 조직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리도록 했다. 자칫 핵전쟁을 부를 수 있는 위기 속에서 미국 강경파들은 즉각적 공습과 전면적 침공을 주장했다. 케네디는 주변의 의견에 귀를 열었다.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속에 난상토론이 벌어지는 엑스콤 회의에서 그는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상정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두고 소모적일 만큼 상세하게 다뤘다. 케네디는 자신의 존재가 참모진의 솔직한 발언을 막고 예스맨을 만들 것을 우려해 종종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 참석자에게는 “무조건 내 의견에 반대하고 허점을 찾아내라”는 임무를 맡겼다.냉전기 세계 패권을 다투던 소련의 벼랑 끝 전술에 맞선 케네디는 군사 대응 요구를 뿌리쳤고, 소련의 미사일 철수와 미국의 쿠바 불침공 약속 등을 교환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
2026.03.25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