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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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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물이 마른 자리, 데이터센터만 남는다면
    물이 마른 자리, 데이터센터만 남는다면

    아랄해(Aral Sea)는 카자흐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걸쳐 있는 소금물 호수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염수호였다. 수량이 풍부하고 물고기도 많이 살아서 인근 주민들은 대대로 고기잡이를 했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이 아랄해가 급속도로 말라붙기 시작했다. 당시 우즈베키스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정부가 목화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아랄해로 들어가는 여러 강의 흐름을 바꿔 물을 끌어다 쓰면서부터다.1959년 취임한 우즈베키스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첫 공산당 서기장 샤로프 라시도프(Sharof Rashidov)는 경제성장을 추구했다. 라시도프가 초점을 맞춘 건 목화였다. 그의 재임 기간에 우즈베키스탄은 소련에서 면화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가 됐다. 면화 생산을 위해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란 땅은 전부 목화밭으로 바꿨다.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면화는 ‘하얀 황금’이었다. 실제로 라시도프 재임 기간에 우즈베키스탄은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했으며 이런 ...

    2026.08.04 20:15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장기투쟁의 영웅들
    장기투쟁의 영웅들

    택시지부 고영기 동지 고공농성이 100일을 맞이했다. 지혜복 선생님 복직투쟁은 900일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부산 서면시장번영지회 해고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은 2021년 5월에 시작해 좀 있으면 무려 1900일이다.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사무장은 3월29일에 인천 남동구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앞 통신탑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택시업종 간주근로제 제외와 법인택시 기사 100% 월급제 시행을 쟁취하기 위해서다. 택시처럼 노동자가 사업장 바깥에서 일하는 경우 사용자와 노동자대표가 합의하여 일정 시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자고 정하는 것이 간주근로제다. 고영기 사무장에 따르면 이 간주근로제 때문에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10~12시간 일해도 회사에서 4시간 이하만 일한 것으로 ‘간주’당한다. 실제 일한 시간을 싸그리 무시당하는 데다 사납금의 압박이 더해지면 법인택시 기사들은 언제나 조급하고 초조하게 운행할 수밖에 없다.간주근로제는 구시대의 유산이다. 지금은 각종 ...

    2026.07.07 20:00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도망치지 않는다
    도망치지 않는다

    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이 구치소 안에서 단식 중이다. 이 글을 쓰는 6월9일 현재 19일째다. 6월5일에 구속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있었다. 이 공판에서 판사는 연대 시민들의 방청을 막기 위해 4명까지만 방청권을 배부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옳지 않다. 형사재판은 공개방청이 원칙이다. 그래서 고진수 지부장과 법률대리인 측은 재판을 거부했다.구속 사건의 개요는 이러하다. (경향신문 5월28일자 기사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다.) 고진수 지부장은 A학교 성폭력 사태의 공익제보자 지혜복 선생님이 복직하기 위해 투쟁하는 서울교육청 농성장에 연대하러 갔다. 4월15일 지혜복 선생님은 서울교육청 건물 옥상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나섰다. 고공농성 4시간 만에 경찰이 와서 지혜복 선생님과 연대동지들을 연행했다. 고진수 지부장도 이때 연행되었다. 그리고 왠지 구속되었다.‘왠지’라고 쓴 이유는 이전에 고진수 지부장이 세종호텔 로비 농성을 하다가 연행되었을 때는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기...

    2026.06.09 20:08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고유하고 다양하게 행복할 권리
    고유하고 다양하게 행복할 권리

    4월에 폴란드에 다녀왔다. 오랜 가톨릭 국가이며 현재도 보수정권이 우세인 폴란드는 지금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25년 11월 유럽연합(EU) 사법재판소가 EU 회원국들은 EU 안에서 맺어진 동성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즉 폴란드처럼 동성혼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국가도 유럽연합 안의 다른 나라에서 결혼한 동성부부의 혼인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판결을 바탕으로 올해 3월, 폴란드 최고행정법원은 독일에서 결혼한 동성부부가 폴란드 정부에 신청한 혼인증명서를 발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그러면 이제 폴란드 사람들 모두 성별에 관계없이 혼인하고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느냐 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바르샤바 시청은 여전히 동성부부의 혼인증명서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오로지 소송을 거쳐 혼인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판결을 얻어낸 부부의 혼인관계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 바르샤바 시청의 태도이다. 유럽연합 사법재판소와 폴란드 최고행정법원 ...

    2026.05.12 20:03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연대활동에 관하여
    연대활동에 관하여

    재난참사 피해자분들과 연대할 때 슬프지 않냐고 어떤 분이 물으신 적이 있다. 내가 이해한 질문의 의미는 인간으로서 마음의 슬픔과 연대활동의 균형을 어떻게 찾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좋은 질문이다. 시민으로서 연대활동도 중요하고 개인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4월을 맞이하여 연대활동의 여러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세월호 참사의 경우 기억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거나 지역 리본공방에서 노란리본 만들기 등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기억상점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운영하는 재정사업이다. 가장 기본적인 기억물품인 노란리본 금속배지 1000원, 기억팔찌도 1000원이다. 유가족 부모님들이 직접 만든 물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배송비가 아까우니까 아는 사람들을 모아서 물품을 공동구매해서 나눠 가지면 그 과정 전체가 연대활동이다.노란리본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노란리본 공방은 대체로 지역별로 있다. 만약 없다면 3명 이상 모여서 4·16연대에...

    2026.04.14 20:03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참사의 가해자들
    참사의 가해자들

    매월 두 번째 수요일 저녁에 세월호 집중피케팅이 있다. 저녁 5시30분쯤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 모여서 416연대 사무국 분들에게 피켓을 받아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한다. 광화문에 도착하면 5시40분쯤 된다. 참가자들은 광장 남단, 이순신 동상 주변에 자리를 잡고 한 시간 정도 피켓 시위를 한다. 그리고 6시40분이 되면 모두 모여 광장 북단까지 행진한다. 돌아와서 횡단보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세월호 기억관으로 돌아간다. 피켓을 반납하고, 인사하고 헤어진다.3월 둘째 주 수요일 피케팅에 참가했을 때 광화문광장 남단에서 한 여성청년이 제주항공 참사를 특검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이분은 삼각대에 휴대전화를 설치하고, 확성기를 바닥에 놓고 혼자 외치는 중이었다. 제주항공 참사는 발생한 지 1년이 넘도록 단 한 명의 책임자도 처벌받지 않았다. 문제로 지적된 콘크리트 둔덕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는 1년 넘게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올해 초에야 규정 위반 사실을...

    2026.03.17 19:58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차별금지법과 극우
    차별금지법과 극우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로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었다. 차별금지법이 한시라도 빨리 제정되기를 기원한다.최근에 차별금지법과 극우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되어 극우와 파시즘에 대해 억지로 공부를 했다. 그리고 무지개행동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공동발간한 ‘극우리포트’를 열심히 공부했다. 요약하자면 극우와 파시즘은 민족주의를 표방하며 권위주의, 즉 ‘질서 잡힌 사회’를 이상화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여기서 질서란 수직적인 질서이다. 극우도 파시스트도 어떤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며 그러므로 불평등한 사회가 자연스럽다고 믿는다. 벌써 여기서부터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진다.극우의 특징 중에 토착주의, 즉 자생적인 민족이 국가를 점유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이는 쉽게 인종차별로 이어진다. 내란 일당이 “중국인이 조작한 부정선거”라는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내란 사유로 들이댔던 것이 그 예다. 그런데 한국에서 자칭 극우라고 하는 집단의 토착주의는 상당히 이상하다. 중국인은...

    2026.02.10 19:47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성에 대해 이야기하자
    성에 대해 이야기하자

    긴급전화 1366 상담원들이 과중한 노동과 화장실도 가기 힘든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1366은 성범죄 신고와 상담을 돕는 핫라인이다. 예전에 나의 지인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었는데,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서 나한테 다급하게 연락한 적이 있다. 나는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는데 지인은 몹시 망설였다. 그래서 1366은 신고가 아니라 상담이니까, 여기에 상담해 보라고 조언했다. 지인은 1366에 상담했고, 상담원분이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했으며, 그래서 지인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와서 상황이 안전하게 해결되었다. 1366 상담원분이 사람 목숨 구해주신 것이다. 그래서 나는 1366을 깊이 신뢰한다.내가 1366을 아는 이유는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바라기센터에 방문도 했고 거기서 근무하시는 간호사 선생님한테 성폭력 신고와 수사 과정 등에 대해 설명도 들었다. 다른 모든 범죄와 마찬가지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빨리 신고...

    2026.01.13 19:46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자화자찬 금지
    자화자찬 금지

    12월3일과 그즈음 기간에 내란퇴치 1주년 기념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열렸다. 이름을 말하고 싶지 않은 재수 없는 내란수괴의 불법적인 계엄령 선포부터 파면까지 길고도 추웠던 4개월은 ‘젊은 사람들이 예쁜 응원봉을 들고 나와 K팝 음악에 맞춰 거리를 빛으로 물들이며 독재를 타도했다’는 납작한 서사로 빨리도 요약된 듯하다.세종호텔지부 해고자 동지들이 아직 거리에 있고, 고진수 지부장이 고공농성 300일을 맞이했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해고자들은 아직도 고용승계를 위해 싸우고 있고, 그 와중에 KBS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 다큐멘터리 <불탄 옥상> 2부 방영을 취소했고, A학교 성폭력사건 공익제보자 지혜복 교사는 700일째 거리에서 복직투쟁을 하는 중이고, 10월28일에는 베트남에서 온 25세의 뚜안님이 강제단속에 쫓겨 추락사했고, 49재가 지났건만 정확히 어떻게 왜 추락사에 이르렀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고, 태안화력에서는 7년 전 김용균님의 죽음에 이어 김충현님이 ...

    2025.12.16 19:58

  • [정보라의 세상 속으로]정규직은 없다
    정규직은 없다

    기아 화성공장에 현대차·기아 회장과 국무총리가 온다고 해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동지들이 아침 일찍 긴급 선전전을 했다. 마침 내가 서울에 있어서 연대하러 갔다. 출근 시간이라 차가 밀리고 누군가 접촉사고를 내서 차 두 대가 길을 막았고, 우여곡절 끝에 늦었다. 도착해보니 공장 북문은 벌써 경찰과 경비노동자들이 다 막고 청소노동자 김경숙 동지와 연대하러 온 이수기업 동지들이 경비인력과 한바탕 충돌을 겪은 뒤였다.그다음부터는 ‘버티기’였다. 현대차·기아 회장과 국무총리는 다른 입구로 들어가서 행사를 하고 있단다. (원고 쓰기 전 검색해보니 국무총리가 자동차 산업에 크게 지원을 약속한 모양이다. 참 좋겠다.) 우리는 그대로 현수막을 들고 발언을 이어가며 선전전을 했다.북문을 막은 인원은 대부분 경비노동자들이었는데, 이들도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그리고 하청업체 사장과 관리자들도 형광 조끼를 입은 경찰과 경비인력 옆에 오글오글 모여 있었다. 하청업체 관리자들이 잡담하고 웃고 떠...

    2025.11.1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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