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소재인 판타지 작품은 인간의 ‘후회’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작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등장인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후 네가 갖고 싶은 게 정말 돈과 명예인지 좀 더 소중한 것은 없는지 묻는 시험의 반복이다. 답이 정해져 있는 이 문제들은 주인공이 물질적 욕망을 추구할수록 또 다른 비극을 발생시켜 끝내 주인공에게 인간적인 가치를 선택하게 만드는데, 그 까닭을 짐작하자면 이 작품들이 전제하는 ‘시간’이란 한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과 그 세상이 모여 만든 질서와 원칙을 뜻하기 때문일 것이다.그리스어로 ‘카이로스’는 ‘상대적인 시간’이자 ‘기회’란 뜻으로 물리적이며 연속적인 시간을 나타내는 ‘크로노스’와 구분된다. 6년 전 방영된 드라마 <카이로스>는 제목처럼 시간을 되돌려 다시 기회를 얻고 싶은 한 남자의 이야기다. 딸을 유괴로 잃은 남자 김서진(신성록)은 절망에 빠진 채 범인을 쫓다 자신의 휴대폰이 한 달 전의 과거를 살고 있는 한애리(이세영)의 휴대폰과...
2026.05.06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