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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
  • 전체 기사 5
  • [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뇌과학자와 함께한 홍천미술관 여행
    뇌과학자와 함께한 홍천미술관 여행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라는 책이 있다. 예술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의사의 처방전보다 더 효과적인 건강 비법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책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했다. 왜 있지 않은가? 읽지 않았는데 읽은 것 같은 생생한 체험마저 전달되는 유튜브 채널들. 내게는 ‘일생 동안 당신이 읽어야 할 백 권의 책’을 표방하는 독서채널 ‘일당백’이 그러한데 특히 ‘정박사’의 ‘떨리는 심장’까지 들여다보이는 것 같은 진심 화법이 인상적인 채널이다. 특히 너무 좋아서 받아 적었던 이런 대목이 생각난다.“예술이라는 게 단순한 취미라든가 여가 활동이 아니라…, 감상도 하고 창작도 하는 그런 모든 예술 행동들이 우리 뇌를 재배선한다는 겁니다!! 우리 뇌가 가소성이 있다는 건데, 그게 열을 가하면 조형 가능한 플라스틱처럼 우리 뇌세포도 가변적인 도로라는 거죠. 도로와 가로등이 있고, 고속도로도 있는데 우리가 작품을 감상하고 창작할 때마다...

    2026.02.26 20:14

  • [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개새끼’와 ‘비빌 언덕’ 사이
    ‘개새끼’와 ‘비빌 언덕’ 사이

    마크 브래드퍼드 전시장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탄 날, 읽고 있던 책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 세스 프라이스라는 현대미술가가 쓴 소설로 한국어 제목은 <세스 프라이스 개새끼>다. 제목부터 도발적인 이 책은 일반적인 소설이라기보다 예술가의 ‘자아’와 ‘미술계 시스템’에 대한 지적인 해부도에 가깝다.스스로 ‘개새끼’인 이유를 밝히는 일종의 ‘폭로 예술’이라고 할까? 프라이스의 신랄한 언어에 따르면 작가는 그의 취향, 역사, 심지어 고뇌마저도 미술 시장에서 거래되기 좋게 포장된 ‘상품’일 뿐이다. 그는 미술계가 자신들의 시장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얼마나 난해한 언어로 장벽을 세우는지, 네트워크 중심의 시스템 속에서 작가가 어떻게 주관을 잃고 부속품으로 전락하는지 특유의 지적인 냉소로 파헤친다.그 책을 느끼며 마크 브래드퍼드 전시장을 돌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프라이스 같은 냉소주의자의 눈에 브래드퍼드의 성공은 어떻게 비칠까? 브래드퍼드는 현재 고가 예술 상품을 만드...

    2026.02.12 20:11

  • [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파마 종이에서 베르메르의 빛을 본다
    파마 종이에서 베르메르의 빛을 본다

    그는 물감 대신 파마지를 씁니다. 미용실을 운영하던 어머니 곁에서 자라며 매일 만지던 그 얇고 투명한 종이입니다. 오랫동안 패션계에 몸담았던 친구가 그 질감에 매료된 듯 이렇게 말하더군요. “세상에, 파마지가 이렇게 우아할 수 있다고? 넌 그 깁스 풀면 여기부터 와야 해.”언제나 타이틀은 그럴듯했지요. 패션지 에디터에서 로컬 크리에이터 겸 아트스테이 대표라고 명함의 타이틀이 바뀌었지만 사실상 나는 ‘나 스스로를 갈아 넣어 하루를 짓는 노동자’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안 갈 수가 없지요. 미용실 노동자들이 매일 쓰고 버리는 그 ‘노동의 흔적(파마지)’을 주워 모아,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추상화를 만들었다는데.그래서 기차를 타고 가서 봤습니다. 가서 보니, ‘보잘것없는 것들이 만드는 장엄함’에 먼저 가슴이 벅차더군요. 이제 막 깁스를 푼 다리로 내 발밑에 깔린 마크 브레드퍼드의 초대형 설치 작품 ‘떠오르다’ 위를 조심스럽게 걷는 기분이라니. 걸으면서 짐작해 보...

    2026.01.29 20:09

  • [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기차의 꿈에서 다시 나무에게로
    기차의 꿈에서 다시 나무에게로

     “그래, 이런 게 영화지.” 눈 오는 날 넘어지면서 병원에 가서 깁스를 하고 온 날이었다. 갑자기 움직일 수 없는 다리와 함께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 영화 <기차의 꿈>을 봤다. 모처럼 영화다운 영화를 보는 즐거움에 흠뻑 취해 나만의 ‘깁스 홀리데이’를 자축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게 하는 영화였다. 게다가 영화가 끝나면 이런 메시지가 우주에서 온 희미한 교신 신호처럼 마음에 남는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혹시 이런 게 유령 같은 양자 중첩인가? 이제 막 카를로 로벨리로부터 시작되는 상호 연결적 예술여행을 시작해 보겠다고 선언했는데, 그것도 아주 멀리서 아무도 들어 주는 사람 없을 것 같은 조용한 산골 마을에서 혼자 선언했는데 그 선언에 호응하는 누군가가 혹시 내 발목에 먼저 살짝 금을 내고 그 다음 이 영화를 내게 보내준 건가? 그럴 리 없겠지만 참 신기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떠돌이 벌목꾼이다. 이 숲 저 숲 돌아다니며...

    2026.01.15 20:01

  • [김경의 별잇기 예술여행]카를로 로벨리와 셋이 추는 춤
    카를로 로벨리와 셋이 추는 춤

    누군가의 그림을 보고 있다. 어둡고 난해하다. 빅뱅 이후 아기 우주와 현재의 지구와 미래 사이 어디쯤에서 아직 이름을 갖지 못한 것들이 계통 없이 얽혀 막 요동치는 듯, 혹은 춤추는 듯 움직이는 느낌의 뭐라 말할 수 없는 그림. 전에 본 적 없고 경험한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비현실적 그림인데도, 이상하게 나랑 깊은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확신에 찬 느낌이 든다. 궁금했다. 대체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건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불행인지 다행인지 작가는 말이 없다. 심지어 “말하면 재미없지 않겠어?” 하는 것 같다. 비밀을 간직한 채 자기만 재미를 보겠다니, 그럴 순 없지. 관찰과 관심 사이에서 헤매며 단서를 찾는 탐정처럼 이것저것 뒤지기 시작했다. 미학책부터 낡은 SF 소설, 최신 과학 이론서까지. 그러다 문득, 카를로 로벨리가 내게 왔다.“대상은 대상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 그 자체로 존재한다!”카를로 로벨리의 책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g...

    2026.01.0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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