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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기사 9
  • [NGO 현장]교실에서 시작되는 평등
    교실에서 시작되는 평등

    1977년 초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고용·주거 차별을 금지하는 조례가 통과됐다. 이후 ‘Save Our Children(우리 아이들을 구하자)’ 반동성애 캠페인이 광범위하게 진행됐고, 급기야 주민투표로 관련 조례가 폐지됐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성소수자 차별을 정당화하는 길을 열었고, 보수 기독교 조직화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성소수자 찬반 논쟁을 더욱더 뜨겁게 만들었다.이 사건의 영향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78년 공화당 브릭스 의원의 주도로 주민발의안 제6호(Proposition 6)가 추진됐다. 캘리포니아 교육법을 개정하는 법안 핵심 내용을 보면, 공립학교 교사가 동성애자로 판단되거나 동성애를 옹호·장려·권장하는 행위를 하면 해고가 가능하게 했다. 사적 활동이나 정치 활동도 조사 대상이다. 학교 이사회가 광범위한 조사·징계·해고의 권한을 부여받도록 했다. 당시 교사 노동조합과 성소수자 인권운동 등은 법안이 사생활을 ...

    2026.03.08 20:02

  • [NGO 현장]민주주의의 보루, 상호견제
    민주주의의 보루, 상호견제

    민주주의는 통치자의 선의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권력에 대한 중첩적인 견제 장치를 둔다. 행정부·입법부·사법부 간 상호견제를 비롯해 정당 간 견제, 정당 내 견제(파벌), 시민들의 자유로운 선거 참여와 저항, 사회운동이나 언론의 감시·비판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촘촘하게 포개진 이 장치들의 원활한 작동은 민주주의의 척도이자 본질이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는 반대 의견을 형성하고 전파할 수 있는 핵심적인 권리일 수밖에 없다. 권력교체가 공정하고 자유롭게 이뤄지기 위한 선거제도도 그렇다. 그래서 이러한 권리나 제도는 기본권으로 헌법에 보장되며 특정 정당에 의해 독단적으로 변형되어선 안 된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가 반민주적이었던 이유도 물리적 강압 수단을 통해 국가의 견제 기능을 일거에 정지시키려 했기 때문이다.견제는 다수의 횡포를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 흔한 오해와 달리 민주주의는 다수주의에만 기반하지 않는다. 우리는 소수에 대한 다수의 억압을 막거나 법의 지배...

    2026.03.01 20:01

  • [NGO 현장]가난한 사람은 유물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은 유물이 아니다

    송파 세 모녀가 세상을 떠난 지 열두 해가 다가온다.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유서와 마지막 월세를 남기고 떠난 죽음은 한국 복지의 얼굴이 되었다.송파 세 모녀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는 발굴 중심의 복지 기조가 강화되었다. 그들의 이름을 딴 ‘송파 세 모녀법’도 제·개정되었다. 위기가구 발굴과 정보 연계를 제도화하고,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발굴은 늘었지만 보장은 늘지 않았다.더 많은 정보, 더 정교한 시스템, 이제는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하겠다고 한다. 작년 8월, 나라재정절약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신청주의는 잔인한 제도”라고 언급했다. 이후 사회복지 자동지급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현장에서는 ‘복지 사각지대 죽음의 핵심은 신청 여부가 아닌 선정 기준과 보장 수준 같은 제도 자체의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더해 AI 산업을 활용한 사회보장제도 ...

    2026.02.22 20:05

  • [NGO 현장]거주 위한 주택 정책이 필요하다
    거주 위한 주택 정책이 필요하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익숙해진 시대다. 주택의 과잉 금융화와 상품화가 가속화되면서, 소득 증가보다 부동산 자산의 증가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랐던 경험은 한 세대를 관통하는 기억으로 남았다. 하이닉스에 다니며 천문학적인 성과급을 받은 친구조차 부모로부터 부동산을 물려받지 못한 계층이라면, 서울 집값이 부담스럽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기이한 나라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 속에 양도세 중과 유예 논쟁을 필두로 부동산이 온 사회의 이슈로 재점화기도 했다.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강남의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비롯되는 ‘불안’의 감정은 대다수 사람들의 생애주기 내내 사라지지 않는다. 고액의 월세로 인해 통장에 돈은 쌓이지 않고, 전세로 옮겨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늘 마음을 졸인다. 집을 사려 하면 지금 가격이 정점은 아닐지 걱정하게 되고, 어렵게 집주인이 되어도 금리와 집값을 둘러싼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만성...

    2026.02.08 20:10

  • [NGO 현장]추모는 변화를 만드는 씨앗이다
    추모는 변화를 만드는 씨앗이다

    띵동 센터에는 ‘먼저 떠난 이들에게 전해지는 우체통’이 비치되어 있다. 바쁜 하루를 보내다가 상담이나 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의 사진과 자료를 보며 숨을 고르기도 하고, 추모의 마음을 언제든 전할 수 있게 편지를 쓰며 안부를 나누기도 한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찾아오는 공간에 누군가를 추모할 수 있는 우체통을 비치한다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 우체통은 성소수자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띵동 설립의 계기가 되었던 것도 ‘추모’였다. 2003년 청소년 성소수자 ‘육우당’의 죽음이 추모로만 남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설립됐다. 띵동 전화번호 뒷자리 ‘1224’는 센터 오픈 당시 세상을 먼저 떠난 이의 기일을 상징하는 숫자다. 띵동 활동은 곧 차별과 혐오로 세상을 먼저 떠난 사람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어려움을 ...

    2026.02.01 20:01

  • [NGO 현장]국민의 뜻
    국민의 뜻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예상했듯 다수 국민이 추가 건설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은 공론화를 통한 추진 결정을 공언했음에도 ‘신규 원전 불가피론’을 지속적으로 설파해왔다. 더욱이 핵발전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전제한 문항 설계는 편향성 논란을 자초했다. 정부가 여론 뒤에 숨어 정치적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이 거센 이유다.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은 집권 이후 ‘국민 의견수렴’이라는 대국민 정기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시민의 의견을 물어 정부 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는 민주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문은 특정 답변을 유도하도록 설계된다. 심지어는 존재하지도 않는 ‘소로스 계획’(Soros Plan)이라는 난민 정책의 찬반을 물으면서 반EU 캠페인(Let’s stop Brussels)이나 난민혐오 프로파간다를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정부의 방향이 세워지면 ‘국민의 뜻’을 여론에서...

    2026.01.25 20:06

  • [NGO 현장]죽은 이의 원망, 산 자들의 소망
    죽은 이의 원망, 산 자들의 소망

    서울역 맞은편, 빌딩에 가린 동자동 쪽방촌에는 약 1000명의 주민이 산다. 언덕배기 지형 탓에 “여기서 구르면 서울역에 닿는다”는 농담이 돌 만큼, 이곳의 삶은 노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합판 한 장으로 나뉜 방 너머 이웃의 기침소리가 넘어오고, 열댓 명이 화장실 하나를 함께 쓰느라 복도에는 줄이 늘어선다. 좋든 싫든 서로 얽힌 채 하루를 산다. 그럼에도 이곳은 소중한 집이다.2021년 2월5일, 정부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발표했다. 핵심은 쪽방 주민 재정착이었다. 개발이란 이름 아래 언제나 밀려났던 이들에게, 이웃과 공동체를 지킬 수 있단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골목마다 빨간 깃발이 꽂히고 “내 무덤 위에 공공임대 지어라”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공공주택사업을 반대하는 건물주들의 압박이었다. 쪽방 건물주의 80% 이상은 동자동 밖에 살며, 강남에 거주하는 부유층도 적지 않다. 정작 이곳에 살지도 않는 이...

    2026.01.18 20:08

  • [NGO 현장]스무 돌 민자기숙사가 갈 길
    스무 돌 민자기숙사가 갈 길

    2006년,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기숙사’인 건국대학교 ‘쿨하우스’의 입주가 시작되었다. 이후 2010년 전후로 사업이 집중 추진되며 2014년까지 총 17개 민자기숙사가 개관했다. 민자기숙사는 사회간접자본 부문에 민간투자를 유치하던 정부 기조 속에서 추진된 사업으로, 대학 부지를 활용해 민간자본이 시행, 건설, 투자금 회수까지 담당하는 구조였다. 문제는 일정 기간 안에 민간의 모든 투자금 및 이윤을 안전하게 회수하도록 구조를 설계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기숙사비는 기존 직영기숙사의 두 배 이상, 심지어 민간 토지에 지어진 원룸 임대료를 웃도는 상황에 이르렀다.이러한 비용 구조는 공공주택 임대료 체계처럼 ‘적정 기숙사비’ 수준을 제한하지 않고, 오직 ‘수익자 부담 원칙’만을 앞세운 결과였다. 달리 말하면, 공익적 목적을 지닌 대학이 학생들의 주거권보다 민간 기업의 수익 구조를 우선한 셈이다. 이 흐름은 급속한 기업화가 이뤄지던 대학의 성격 변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

    2026.01.11 20:05

  • [NGO 현장]왜 성소수자엔 사과하지 않는가
    왜 성소수자엔 사과하지 않는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되었다. 내란을 옹호하고 성소수자 혐오를 일삼아온 전력과 ‘파격’ ‘실용’이라는 말로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나오는 온갖 갑질 의혹은 해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란 옹호 이력에 대해서는 당파성에 매몰되어 사안의 본질을 놓쳤다며 사과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계엄 옹호,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지역에서 수도 없이 보았던 터라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이혜훈 내정자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거침없이 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차별금지법을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는 악법이라고 주장한 것은 물론, 동성애가 죄임을 알리고 확산하지 않게 하려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도 했다. 사퇴해야 하는 수많은 이유 속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 이력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듯 보이지만, 사과의 대상에서 성소수자가 배제되어서는 안 되며, 차별금지법 제정이나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지금...

    2026.01.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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