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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의 사회의학 클리닉
  • 전체 기사 5
  • [김명희의 사회의학 클리닉]의료정책에서 숙의 민주주의로
    의료정책에서 숙의 민주주의로

    2005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3편에서 은하공화국 원로원 의원 파드메는 쌍둥이를 출산하다 목숨을 잃는다. 영화를 보면서, 초광속 우주여행을 하는 세계에서 아이를 낳다 죽는다는 스토리가 말이 되냐며 빈정댔던 기억이 난다. 한국 산부인과에 데려왔으면 살았을 텐데, 그러면 제국 저항군의 구심점도 달라졌을 텐데 하면서 말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분만 예정일을 한참이나 남겨둔 쌍둥이 엄마 파드메가 밤늦게 한반도 외곽 우주공간에서 진통이 시작됐다면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분만 뺑뺑이’와 비극적 결말을 전하는 뉴스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의료계가 노력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왜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을까? 정부는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을 통해 10년 넘게 시설·장비와 인건비를 지원해왔다. 또한 24시간 분만과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를 맡는 권역모자의료센터 20개를 지정하여 설치비와 운영비를 지...

    2026.05.10 20:02

  • [김명희의 사회의학 클리닉]수입된 신념, 방치된 여성건강
    수입된 신념, 방치된 여성건강

    2019년 4월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놓았다. 벌써 7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7년이 흘러갈 줄은 몰랐다. 이제 임신중지 자체는 딱히 불법이 아니지만, 합법적 서비스를 받을 방법은 마땅치 않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필수의료를 외치지만, 정작 세계보건기구(WHO)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임신중지 약물은 여전히 한국에서 구할 수 없고, 임신중지에 대한 진료표준이나 건강보험 수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절박한 여성들은 여전히 의학적,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음성적인 임신중지 서비스에 몸을 맡겨야 하는 것도, 시기를 놓쳐 태아 살해나 유기로 처벌을 받는 것도 여성들이다. 코모도왕도마뱀처럼 여성이 단성생식으로 임신에 이르렀다면 모를까,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임신중지를 합법화하고 정식 의료서비스로 제공하면 임신중지가 늘어날 것이라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미안하지만 임신중지는 금지한다고 줄어드는 게 아니라, ‘위험한’ 임신중지만 늘어날 뿐이다. 세...

    2026.04.12 20:03

  • [김명희의 사회의학 클리닉]공중보건에 가장 큰 위협, 전쟁
    공중보건에 가장 큰 위협, 전쟁

    어렸을 때는 전쟁이 세상의 종말과 같은 뜻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처럼 된장찌개에 봄나물 무침을 먹으면서 다른 나라의 전쟁‘들’을 생중계로 ‘시청’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제프리 로즈는 1992년 출판한 역작 <예방의학의 전략>에서 전쟁을 “공중보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현대의 전쟁은 어느 질병보다 많이 그리고 빨리 사람들을 죽이고 불구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덧붙였다. 전쟁의 바로 뒤에는 “자원과 서비스의 파괴와 해체, 그리고 피란민과 집 잃은 이들의 문제에 의한 이차적 공중보건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전쟁 준비, 무기 생산과 거래에 들어가는 비용은 주요 예방의학 프로그램을 모두 실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훨씬 초과한다”고.로즈가 원한 것은 결코 아니었겠지만, 이 주장은 풍부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었다. 2025년 12월의 유엔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의 사망자는 최소 7만명, 부상자...

    2026.03.15 20:01

  • [김명희의 사회의학 클리닉] 도둑맞은 취약지
    도둑맞은 취약지

    드디어!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을 담은 시행령까지 입법예고됐다. 느낌표를 덧붙인 것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했기 때문이다. ‘전공의 처단’이 담긴 계엄포고령으로 시작된 불법 내란의 종식과 더불어 의·정 갈등은 일단락되었지만, 기-승-전 의사인력 문제로 귀결되는 지역의료 상황은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사제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대안 중 하나일 뿐이며, 해결해야 할 다음 과제를 남긴다.이렇게 선발한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좋은 지역의사로 길러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들이 졸업 후 지역에 오래도록 머무르며 자신의 삶과 지역사회의 안녕을 함께 꾸려갈 수 있을까? 지금쯤이면 이런 ‘고상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럴 리가 있나. TV 뉴스에서 지역의사제 소식에 등장한 인터뷰 주인공은 입시 컨설턴트였다. 모든 문제를 입시와 부동산으로 귀결시키는 ...

    2026.02.08 19:58

  • [김명희의 사회의학 클리닉]‘병원 너머’를 상상하기
    ‘병원 너머’를 상상하기

    ‘의료대란’은 공식적으로 종결되었지만 흉흉한 소식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른바 필수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상황이 악화일로에 있으며 의료체계가 붕괴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비관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방향에서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기존 의료체계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만큼은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대체로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혹은 응급의료 문제, 그렇기에 병원, 그것도 고난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합병원, 의료인력도 고도의 스페셜리스트, 즉 특정 영역에 전문화된 분과 전문의들이 정책적 관심 대상이다. 하지만 크고 화려한 건물도 일단은 탄탄한 기초공사로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병원체계는 1차 의료의 뒷받침 없이 작동할 수 없다는 점이 자주 간과된다.‘의료대란’ 끝났지만 현장은 혼란 한국의 관심은 병원 정책에 집중 전 세계서 ‘포괄적 1차 의료’ 작동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생각해야사실 한국은 병원과 의원의 ...

    2026.01.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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