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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채의 인/문학 현장
  • 전체 기사 6
  • [서영채의 인 / 문학 현장]민주주의와 종교, 미친 코끼리
    민주주의와 종교, 미친 코끼리

    민주주의 정치와 보편 종교가 상극인 것은, 비우려는 의지와 채우려는 열망이 상충하는 까닭이다. 담론의 문법 또한 상극이다 비타협적 신앙의 문법이 정치 영역으로 넘어오면 대화 불통의 독선이 된다. 전체주의는 모든 존재들을 이념과 신앙의 도구로 만든다 한국 기독교가 선을 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민주정치 영역에 난입한 신앙의 문법은, 시장을 난장판 만드는 미친 코끼리에 다름 아니다1.최고 권력의 자리를 비워놓고자 하는 의지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특성이다. 프랑스 정치학자 클로드 르포르의 말이다. 왜 그러한가. 특정 인물이나 정당이 권력을 영속적으로 차지하면 독재와 전체주의가 출현한다. 전제군주제에서는 국가 권력이 개인의 소유물이 되고, 진리의 영원성이 국가 권력의 지배자가 되면 신정정치가 된다. 이들은 모두 민주주의의 반대항들이다. 권력을 영속화하려는 힘을 제어함으로써 성립하는 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세력 간 알력과 적대를 동반한다. 그 불안...

    2026.06.08 19:46

  • [서영채의 인 / 문학 현장]구체적 보편자, 대통령 이재명의 인권
    구체적 보편자, 대통령 이재명의 인권

    현실 정치의 문법은 연극과 유사하다 무대의 정치인들은 상대를 보고 행동하지만 그 행동이 정작 겨누는 건 객석의 군중들 관심이다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다 양비론과 양시론이 그래서 쉽게 먹힌다 이런 방식의 혐오야말로 정치가 넘어서야 할 가장 큰 허들일 것이다 인권의 구체적 보편자로서 존엄성이 지켜지는지는 이제 공동체 전체의 존엄이 걸린 문제다 그것은 현실 정치 너머의 문제가 됐다1.구체적 보편성이라는 헤겔의 개념이 있다. 일견 이상해 보이는 말이다. 보편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추상명사라서 구체성과의 접합이 모순적인 까닭이다. 보편적 인권이나 보편적 사랑이라는 말은 자연스럽지만, 보편적 복숭아나 보편적 호랑이는 그렇지 않다. 현실에서 복숭아나 호랑이는 구체적인 모습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보편성의 개념이 지니는 현실적 문제성은, 보편적 인권이나 사랑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들의 영역에서 생겨난다. 어떤 보편성도 자기 안...

    2026.05.11 19:54

  • [서영채의 인 / 문학 현장]괴물의 탄생
    괴물의 탄생

    트럼프와 네타냐후에서 보듯, 힘을 가진 괴물은 세계 행복에 치명적이다 사람 목숨을 까닭 없이 빼앗겠다고 덤비면 어떤 도덕률도 이념도 감당할 수 없다 나라의 안팎에서 다양하게 출현하는 괴물의 모습을 목격하는 나날들이다1.현재 우리 삶의 기본 원리는 공리주의이다. 공리주의라는 말 뜻은 공리라는 발음 때문에 종종 오해되곤 한다. 흡사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공리(功利)라는 말은 쓸모(utility)의 옛날식 번역어로서, 그것을 추구하는 힘으로서의 공리주의란 쓸모주의, 소용주의, 유용성주의라고 해야 말의 본래 뜻과 부합한다.공리주의 시대 부모는 어린 자식들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쓸모란 공동체나 사회를 전제해야 성립하는 개념이다. 자기 자신에게가 아니라 남들에게 유용해야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 그래야 직업을 얻고 사업을 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된다면 훌륭한 일이다. 우리 시대 부모...

    2026.04.13 19:53

  • [서영채의 인 / 문학 현장]전쟁, 롱숏 희극, 고통의 개별성
    전쟁, 롱숏 희극, 고통의 개별성

    전쟁을 바라보는 국제정치적 리얼리즘도 AI 군사 무기화가 초래할 어두운 미래에 대한 전망도 전쟁을 롱숏 희극에 배치될 에피소드 하나로 만든다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 윤리의 기준은 175명 아이들의 죽음 위에 힘을 과시하는 자의 낄낄거리는 표정 위에 부각된 고통의 개별성 위에 있어야 한다이들은 모두 근대성의 낙관주의가 덮어쓸 수 없는 윤리의 얼룩들이다1.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이 전화에 휩싸였다. 21세기도 4분의 1이 지나는 마당에 아직도 이런 야만적인, 노골적으로 명분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전쟁의 원인은 언제나 복합적이지만, 네타냐후와 트럼프의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가 이란 공습의 트리거라는 사실이 우리를 분노케 한다.미사일과 폭탄을 날린 자는 태평스레 골프를 치고 희희낙락 농담을 늘어놓는데, 죄 없이 희생당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어...

    2026.03.16 19:51

  • [서영채의 인/문학 현장]‘오이디푸스 왕’, 민주주의와 함께 살다
    ‘오이디푸스 왕’, 민주주의와 함께 살다

    오이디푸스라면, 2026년 2월 대한민국 시민들의 마음속에서 울려나오는 또 다른 목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노심초사하면서, 때로는 생업을 미뤄둘 만큼 절망하고 분노하면서 보낸 지난 1년여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이제 안다. 합법적 절차를 위한 집단적 인내와 응시의 시간이, 또 답답했던 순간들의 집적과 꿈틀거림이 우리 민주주의의 단단한 초석이 돼 있음을 이제 느낀다 1.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자기 아버지를 죽이고 자기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아이가 결국 비극적 결말에 도달한다는 이야기이다.끔찍한 운명의 주인공 오이디푸스는 뛰어난 지혜와 용기를 갖춘 영웅이었다. 사람들을 해치는 괴물 스핑크스를 물리쳐서 그 공로로 테바이의 왕이 된 걸출한 존재였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테네의 장군 소포클레스는 대체 왜, 다른 나라 왕실의 오래전 이야기를 자기 나라의 ...

    2026.02.09 20:24

  • [서영채의 인/문학 현장]서로 빚진 존재들의 공동체, 한강과 계엄령
    서로 빚진 존재들의 공동체, 한강과 계엄령

    2024년 12월은, 시민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빚진 존재가 되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 어떻게 빛나는 공동체가 되는지를, 그것이 공동체 형성의 본원적 모습임을 문학과 현실에서 동시에 확인하게 됐던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1.김연수 소설가가 신작 창작 과정을 밝히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작품이 나오게 된 힘든 과정을 알 수 있었다. 지난달 서울대 비교문학 세미나에서였다. 2024년 12월3일의 계엄 사태 이후로, 제대로 된 소설 작업에 집중하기 힘들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틈만 나면 휴대폰으로 새로운 소식을 확인하면서 가슴 졸이고 분노했던 것은, 그만이 아니라 아마도 최근 1년간 우리나라 시민들 대다수에 해당하는 것이었겠다.계엄 난동 7일 후인 2024년 12월10일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두 달 전 10월10일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바야흐로 힘을 받고 있던 ‘K문화’의 화룡점정과도 같아서, 문학계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커다란...

    2026.01.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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