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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항녕의 독사관견 讀史管見
  • 전체 기사 4
  • [오항녕의 독사관견 讀史管見]율곡이 트럼프를 만났을 때
    율곡이 트럼프를 만났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올린 트윗은 이 나라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를 살기 시작했다는 징표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 땅의 역사는 이제 회복된 인지상정 위에서 꼬이지 않은 심성으로, 또 낯설지 않게 율곡과 연암의 글을 읽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 여자초등학교에 대한 미국 폭격에 인간에 대한 절망으로 흔들렸는데, 그 불안과 낙담 속에서 길어 올린 작지 않을 듯한 희망이다개, 돼지 같은 황제“한고조는 본래 게으르고 무례하며, 그가 부리던 자들은 부귀공명에만 마음이 있던 자들입니다. 한 문제는 그저 편안하고 조용한 것에만 안주하면서 근근이 백성들을 먹여 살리는 데만 그친 인물이었습니다. 광무제는 그릇이 한고조에 미치지 못합니다. 국정을 삼정승에게 맡기지 않고 자기가 다 하려고 했던 인물입니다. 당 태종은 아버지를 위협하고 군사를 일으켜 형을 죽이고 황제의 자리를 빼앗았으며, 동생의 처를 빼앗았으니, 개, 돼지와 같습니다.”율곡 이이가 쓴 <동호문답...

    2026.04.27 20:04

  • [오항녕의 독사관견 讀史管見]‘왕과 사는 남자’, 민심은 어디에 있는가
    ‘왕과 사는 남자’, 민심은 어디에 있는가

    242년 만에 노산군에서 단종의 복귀는 민심이 단종의 억울함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세조 딸과 김종서 아들의 혼인설이 거짓임을 알고도 그런 얘기가 만들어진 건 사회와 나라의 룰이 부당하게 무너진 데 대한 불안과 억울함이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왕사남’에 어떤 민심을 반영하고 싶은 걸까 은닉 대본에 숨은 시민들의 정치의식은 무엇일지 궁금하다세종실록지리지의 비극영화를 보면서 두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첫째 기억. <단종실록>을 읽다가 불현듯 차를 몰고 영월로 달려간 적이 있었다. 처음 가는 길이었다. 늦은 여름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제천 가는 국도를 거쳐 주촌 산길로 빠졌다.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엔 강을 건너주는 사공이 있었고, 그의 말로는 여기가 남강이라고 했다. 남강은 유턴을 하며 흐르고 있었고 뒤는 절벽, 그리고 또 산이었다.나는 영월 화력발전소에 근무하던 친구 집에 묵었다. 친구는 이런 산골짜기까지 조사를 ...

    2026.03.30 20:23

  • [오항녕의 독사관견 讀史管見]아마? 확실히!…국무회의 생중계라는 당대사
    아마? 확실히!…국무회의 생중계라는 당대사

    16세기 조선의 정치 주체로 등장한 사림은 과거시험서 문장력만 보는 게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질문이 핵심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왕 눈치나 보며 업무분장에 매이는 속류 공무원이 아니라, 나라와 사회를 조망하는 기풍을 유지하도록 훈련한다는 의미였다 생중계되는 국무회의가 21세기 버전의 공무원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듯하다청년들의 사회안목을 깊고 넓게 만드는 당대사 교육 자료다잃어버린 당대사를 찾아서역사 연구가 되려면 다룰 사건에서 30년 이상은 지나야 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 그래야 ‘객관적’ 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이 지나서 난다는 유명한 구절도 함께 인용된다. 하지만 이런 역사학의 태도를 폴 벤느는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회학과 인류학, 두 학문은 현대문명의 역사를 분담하는데, 하나는 문명인을 맡고 하나는 미개인을 맡는다.”벤느의 말은 당대사를 포기한 19세기 이후 이른바 현대 역사학의 편협성에 대한 비판이...

    2026.03.02 20:17

  • [오항녕의 독사관견 讀史管見]1789년 파리, 2026년 서울
    1789년 파리, 2026년 서울

    프랑스 혁명 후 10년 혹은 100년을 쉽게 말하지만, 당시 프랑스 사람들 시간 감각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일일이 여삼추 같았을 것이다. 한국 시민은 내란 진압의 진전을 고대하며 휴대폰을 놓지 못했고, 살얼음판 같은 나날이 이어졌다. 당연히 현재 내란 진압은 연착륙되고 있다.길게 보면 지금은 조선이 국운을 다한 뒤 식민지를 겪고, 6·25와 민간·군사 독재를 거치며 형성된 100년이 넘는 구체제를 넘어서는 시간일 수 있다위로의 시작이 경향신문 첫 회 칼럼을 거의 다 썼던 1월21일 오후 2시 넘어, 한덕수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선고되었다. 강의 교재로 쓸 판결문을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칼럼을 지우고 다시 써야 했다. 많은 이들처럼 가슴에 꽂힌 판결문 문장을 곰곰이 되새겼다. 다음 대목이 유독 가슴에 남았다.“현재 우리 주위에는 민주적 기본 질서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있거나 이를 파괴하는 시도가 있고, 이미 유효한 구...

    2026.01.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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