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사람속으로
  • 심실 우크라 문화원장 “유라시아 숨은 보석에…”

    그 사람, 문화를 심는다. 식목일, 마음 모아 묘목 심듯 이 땅에 우크라이나 문화를 심고 있다. 우리나라에 설립된 재외 문화원 원장들은 자국에서 발령받은 공무원들이다. 딱 한사람, 우크라이나 문화원장만 빼고 그렇다. 한국의 민간인이 한국사람에게 우크라이나 문화를 알리고 있다. 심실 우크라이나 문화원장(51·유니원 커뮤니케이션즈 회장)은 그 사연부터 풀어놓았다. #한국에 우크라이나 문화 심기 “우크라이나에 사업차 왕래하던 한국분이 문화원 설립을 권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인의 우크라이나 문화원 설립을 흔쾌히 수락하더군요. 1999년 12월15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500여 손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개원식을 갖고 서울 청담동에 문화원을 열었습니다.” 단번에 이룬 완성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가보지 않고 어떻게 문화원을 운영하겠는가. 99년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인 8월24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그때 만난 사람이 현 우크라이나 문화부 차관...

    2005.04.08 05:37

  • 심실 우크라 문화원장 “유라시아 숨은 보석에…”

    그 사람, 문화를 심는다. 식목일, 마음 모아 묘목 심듯 이 땅에 우크라이나 문화를 심고 있다. 우리나라에 설립된 재외 문화원 원장들은 자국에서 발령받은 공무원들이다. 딱 한사람, 우크라이나 문화원장만 빼고 그렇다. 한국의 민간인이 한국사람에게 우크라이나 문화를 알리고 있다. 심실 우크라이나 문화원장(51·유니원 커뮤니케이션즈 회장)은 그 사연부터 풀어놓았다. #한국에 우크라이나 문화 심기 “우크라이나에 사업차 왕래하던 한국분이 문화원 설립을 권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인의 우크라이나 문화원 설립을 흔쾌히 수락하더군요. 1999년 12월15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500여 손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개원식을 갖고 서울 청담동에 문화원을 열었습니다.” 단번에 이룬 완성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가보지 않고 어떻게 문화원을 운영하겠는가. 99년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인 8월24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그때 만난 사람이 현 우크라이...

    2005.04.03 17:35

  • ‘빈나 2020운동’ 펼치는 강명순 목사

    ‘가난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미국의 투자분석가 로버트 기요사키가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한 말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당치도 않은 말씀! 가난은 죄가 아니라 구제대상일 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가 있다. 강명순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상임이사(53). 30년동안 일관되게 가난한 아이들을 돌봐온 빈민 활동가.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하늘이 낮게 내려앉아 무척 을씨년스러웠다. 마치 가난을 채 떨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골목처럼. 닭울음 소리는 희망을 예고한다고 했던가. 을유년 들어 우리 사회에 조그마한 희망의 등불이 하나 켜졌다. 지난 1월31일 서울 명동 우림펑키하우스에서 열린 ‘빈곤아동 결식 아동이 한 명도 없는 나라 만들기 운동(빈나 2020 운동)’ 본부 발대식이 바로 그 ‘등불’이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가난은 나라도 없애지 못한다고 했는데 불과 20년도 안돼 이 땅에 빈곤아동이 없게 하겠다니!’ 발상 자체가 좀 무모...

    2005.03.13 17:40

  • ‘빈나 2020운동’ 펼치는 강명순 목사

    ‘가난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미국의 투자분석가 로버트 기요사키가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한 말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당치도 않은 말씀! 가난은 죄가 아니라 구제대상일 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가 있다. 강명순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상임이사(53). 30년동안 일관되게 가난한 아이들을 돌봐온 빈민 활동가.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하늘이 낮게 내려앉아 무척 을씨년스러웠다. 마치 가난을 채 떨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골목처럼. 닭울음 소리는 희망을 예고한다고 했던가. 을유년 들어 우리 사회에 조그마한 희망의 등불이 하나 켜졌다. 지난 1월31일 서울 명동 우림펑키하우스에서 열린 ‘빈곤아동 결식 아동이 한 명도 없는 나라 만들기 운동(빈나 2020 운동)’ 본부 발대식이 바로 그 ‘등불’이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가난은 나라도 없애지 못한다고 했는데 불과 20년도 안돼 이 땅에 빈곤아동이 없게 하겠다니!’ 발상 자체가 ...

    2005.03.13 01:42

  • 동래야류 예능보유자 문장원

    90세 어르신을 뵈러 가는 석양길은 살을 에는 겨울바람으로 가득했다. ‘귀가 어두우실테니 있는 힘껏 소리를 내어 여쭈어야겠군.’ 숨호흡 크게 하며 큰소리로 인터뷰를 진행하리라 각오를 다진다. 그러나 웬걸. 서양의자에 꼿꼿이 허리펴고 앉은 어르신은 나지막한 소리까지 몽땅 알아들었고 음성도 강건했다. 동래한량 문장원옹(89)은 70년 이상 춤을 추어온 우리 시대의 예인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 예능보유자인 문옹이 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 공연에서 입춤을 춘다. “10여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지팡이를 짚고 다녀요. 그런데도 무대에 춤추러 나가면 멀쩡하게 사지를 움직입니다. 참 신기하지요. 특히 이번에는 장고치는 김청만, 대금 원장현씨 등 반주자들이 훌륭해 12분정도 추려다 15분으로 늘려요. 죽기 전에 그리 좋은 연주자들과 한 무대를 꾸밀 기회가 또 있겠어요?” #마지막 동래한량 민속...

    2005.03.07 00:56

  • 기방 즉흥춤의 달인 ‘풍류의 전설’

    90세 어르신을 뵈러 가는 석양길은 살을 에는 겨울바람으로 가득했다. ‘귀가 어두우실테니 있는 힘껏 소리를 내어 여쭈어야겠군.’ 숨호흡 크게 하며 큰소리로 인터뷰를 진행하리라 각오를 다진다. 그러나 웬걸. 서양의자에 꼿꼿이 허리펴고 앉은 어르신은 나지막한 소리까지 몽땅 알아들었고 음성도 강건했다. 동래한량 문장원옹(89)은 70년 이상 춤을 추어온 우리 시대의 예인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 예능보유자인 문옹이 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 공연에서 입춤을 춘다. “10여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지팡이를 짚고 다녀요. 그런데도 무대에 춤추러 나가면 멀쩡하게 사지를 움직입니다. 참 신기하지요. 특히 이번에는 장고치는 김청만, 대금 원장현씨 등 반주자들이 훌륭해 12분정도 추려다 15분으로 늘려요. 죽기 전에 그리 좋은 연주자들과 한 무대를 꾸밀 기회가 또 있겠어요?” #마지막 동래한...

    2005.03.06 17:30

  • 구로공단 패션신화 일군 ‘슈퍼 마리오’

    기업가의 ‘성장 행로(行路)’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선대(先代)의 회사를 물려받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는 소위 ‘엘리트코스’라는 과정을 밟게 된다. 명문 학교를 나와 부친의 회사에 입사해 경력을 쌓고 회사를 이어받는 것이다. 또 하나는 스스로 회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경우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모든 일을 몸으로 부딪히며 직접 해결해나가야 한다. ‘자수성가형 기업가’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 대표적 니트의류 ‘까르뜨니트’와 패션 아웃렛 ‘마리오 아울렛’을 창조한 (주)마리오의 홍성열 회장(52)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 패션업계에서 ‘홍성열’ 하면 20년 넘게 까르뜨니트를 명품으로 키워온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패션과 유통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묶은 인물로 알아준다. 홍성열은 국내 최초로 패션 아웃렛 ‘마리오 아울렛’과 공장형 팩토리 아웃렛 ‘마리오2’를 선보여 패션 유통 분야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

    2005.03.05 03:43

  • 구로공단 패션신화 일군 ‘슈퍼 마리오’

    기업가의 ‘성장 행로(行路)’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선대(先代)의 회사를 물려받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는 소위 ‘엘리트코스’라는 과정을 밟게 된다. 명문 학교를 나와 부친의 회사에 입사해 경력을 쌓고 회사를 이어받는 것이다. 또 하나는 스스로 회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경우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모든 일을 몸으로 부딪히며 직접 해결해나가야 한다. ‘자수성가형 기업가’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 대표적 니트의류 ‘까르뜨니트’와 패션 아웃렛 ‘마리오 아울렛’을 창조한 (주)마리오의 홍성열 회장(52)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 패션업계에서 ‘홍성열’ 하면 20년 넘게 까르뜨니트를 명품으로 키워온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패션과 유통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묶은 인물로 알아준다. 홍성열은 국내 최초로 패션 아웃렛 ‘마리오 아울렛’과 공장형 팩토리 아웃렛 ‘마리오2’를 선보여 패션 유통 분야의 새로운 신화를 창...

    2005.02.27 18:04

  • 이호재, 대학로 지키는 ‘영원한 광대’

    연극의 달인 이호재(64). 대학로에서 만난 그는 ‘하나의 풍경’이었다. 마로니에공원이나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이 늘 거기 있었듯 그 역시 십수년간 그 자리를 지켜왔다. 비록 머리는 백발이 됐고 예전의 패기 대신 노련미가 느껴지는 그였지만 뜨거운 가슴만은 여전했다. “연극배우를 직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직업이란 건 모름지기 그걸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해요. 그러니 평생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죠.” 곧 결혼을 앞둔 큰아들(33)의 초등학교 시절, 가정환경 조사자료를 쓸 때였다. 아들녀석이 아버지의 직업란은 공란으로 두고 ‘주로 하시는 일’에 ‘잠잔다’고 써서 아버지를 씁쓸하게 했다. 그렇다. 이호재는 지난 43년간 느지막하게 대학로에 나와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 뒤 새벽달 보며 집에 가는 일을 반복해왔다. 야심한 밤마다 대학로의 술집에서 무수한 소주병들을 쓰러뜨렸음은 물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극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의 이야기’(3월24...

    2005.02.25 03:05

  • 이호재, 대학로 지키는 ‘영원한 광대’

    연극의 달인 이호재(64). 대학로에서 만난 그는 ‘하나의 풍경’이었다. 마로니에공원이나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이 늘 거기 있었듯 그 역시 십수년간 그 자리를 지켜왔다. 비록 머리는 백발이 됐고 예전의 패기 대신 노련미가 느껴지는 그였지만 뜨거운 가슴만은 여전했다. “연극배우를 직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직업이란 건 모름지기 그걸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해요. 그러니 평생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죠.” 곧 결혼을 앞둔 큰아들(33)의 초등학교 시절, 가정환경 조사자료를 쓸 때였다. 아들녀석이 아버지의 직업란은 공란으로 두고 ‘주로 하시는 일’에 ‘잠잔다’고 써서 아버지를 씁쓸하게 했다. 그렇다. 이호재는 지난 43년간 느지막하게 대학로에 나와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 뒤 새벽달 보며 집에 가는 일을 반복해왔다. 야심한 밤마다 대학로의 술집에서 무수한 소주병들을 쓰러뜨렸음은 물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극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의 이야기’(3...

    2005.02.20 17:4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