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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사고투]⑪“한 소녀를 교육하는 건 세상을 교육하는 것”…‘아동 결혼’ 종결자 카친다모토 추장
    ⑪“한 소녀를 교육하는 건 세상을 교육하는 것”…‘아동 결혼’ 종결자 카친다모토 추장

    테레사 카친다모토는 아프리카 말라위 중부 데드자 지역 최고 족장이었다. 2025년 8월13일(현지시간) 간부전으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그가 사망했을 때 유엔 말라위 사무소 등이 애도 성명을 냈다. “3500건 이상의 아동 결혼(조혼)을 무효화하고, 수천 명의 소녀를 학교로 돌아가게 했다”며 업적을 기렸다. 그는 ‘아동 결혼 종결자’로 불리곤 했다.주요 외신 대부분은 이 부고를 전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영화감독 이송희일이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부고와 생애를 처음 전했다. 최근 X이용자 @profit_Lx가 요약한 생애 게시물은 111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많은 이용자가 이 족장의 업적에 공감했다. 다음은 유니세프 등 여러 유엔 산하기구 기록, 알자지라, BBC, 마리 끌레르 보도 등을 참조해 정리한 일생이다. 카친다모토는 1958년 11월23일 데드자에서 태어났다. 몽고니족 추장 가문의 12남매 중 막내였다. 말라위 대학 산하의 한 ...

    2026.04.09 16:25

  • 코다, 성소수자, 수어연구가, 개신교도 보석의 빛나는 생애[생사고투]⑩
    코다, 성소수자, 수어연구가, 개신교도 보석의 빛나는 생애⑩

    한국농인LGBT+ 활동가이자 수어통역사인 보석(김보석)이 지난 17일 별세했다. 여행 간 일본에서 급성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37세.보석의 죽음을 두고 한국 여러 인권단체와 개인들이 추모 성명을 냈다. “농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 농사회에 존재하는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에 맞서 싸우며 먼 거리에 있던 이들을 동료로 이어”(서울인권영화제)온 사람이자 “이름처럼 언제나 반짝이고, 따뜻하고, 누구보다 빛나게 자신의 인생을 살던 사람”(박진화)이었다.보석은 1989년 12월 11일 인천에서 태어났다. 코다(CODA; 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였다.‘연극in’ 제204호(2021년 7월15일) ‘연극인이 만난 사람’에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자라면서 부모와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수어도 따로 배우지 않았다. 용돈 얘기, 밥 얘기 정도만 했다고 한다.20대 초반 방황하던 시기 찾은 교회의 농인부에서 활동한다. 나사렛대학교에 수어통역학과가 있다...

    2026.02.03 15:13

  • [생사고투]마치 영화 한장면처럼···\"김원봉 빨간 태극, 자신의 파란 태극 문양 반지 맞춰본 후 거액의 독립자금 지원\"
    마치 영화 한장면처럼···"김원봉 빨간 태극, 자신의 파란 태극 문양 반지 맞춰본 후 거액의 독립자금 지원"

    경남 고성 만세운동 이끈 로정 배만두 선생“고성의 만세운동은 처음 이주현·박진택·배만두·이상은·김상옥에 의해 (1919년) 3월17일 단행하기로 계획되었다. 비밀이 누설되고 배만두(사진)가 붙잡히면서 운동은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였다.” 독립기념관 한국사연구소나 국가보훈처의 공식 기록에서 배만두는 ‘열거 인물 중 한 명’일 뿐이다.경남 고성 이외 지역에선 무명에 가까운 이 독립운동가의 생애는 파란만장하다. 10대 초반 고성교회(1908년 설립)를 다녔고, 10대 중반 왕들을 경호했고, 10대 후반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생애엔 신흥무관학교, 건국준비위원회 같은 단체가 나온다. 자유시 참변, 제헌국회 선거 같은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에도 관련됐다. 순종, 김구, 김원봉, 이범석, 지청천(이청천)도 배만두 삶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로정 배만두 선생과 항일 독립운동’(하기호, 경남향토사총서 제20집, 2010) 등을 참고했다. 큰손자인 배원열을 인터뷰해 보완했다....

    2026.01.22 06:00

  • [생사고투]⑨순종 경호에서 김원봉 군자금 전달까지···3·1절 세상 떠난 독립운동가 배만두
    ⑨순종 경호에서 김원봉 군자금 전달까지···3·1절 세상 떠난 독립운동가 배만두

    “고성의 만세운동은 처음 이주현·박진택·배만두·이상은·김상옥에 의해 (1919년) 3월 17일 단행하기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비밀이 누설되고 배만두가 붙잡히면서 운동은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였다.” 독립기념관 한국사연구소의 ‘배만두’에 관한 공식 기록은 이게 다다. 국가보훈처에서도 배만두는 ‘열거 인물 중 한 명’으로만 나온다.경남 고성 이외 지역에선 무명에 가까운 이 독립운동가의 생애는 파란만장하다. 10대 초반 고성교회(1908년 설립)를 다녔고, 10대 중반 고종, 순종을 경호했고, 10대 후반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그의 생애엔 신흥무관학교, 건국준비위원회, 한국독립당 같은 단체가 나온다. 3·1만세운동에서 자유시참변, 제헌의회 선거 같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에도 관련됐다. 김구, 김원봉, 이범석, 지청천(이청천)도 배만두의 삶에 직접 등장하는 인물들이다.여러 기록을 모아 정리한 ‘로정 배만두 선생과 항일 독립운동’(하기호, 경남향토사총서 제20집, 2010) 등을...

    2026.01.21 15:47

  • “삶의 방식을 교체하는 게 혁명”···흙으로 돌아간 농민 사상가 천규석[생사고투]⑧
    “삶의 방식을 교체하는 게 혁명”···흙으로 돌아간 농민 사상가 천규석⑧

    지난 7월 25일 별세한 ‘농본 민주자치 공동체주의 농민’ 천규석은 2022년 9월 어느날 유언을 남겼다. 이 유언을 2025년 4월 출간한 마지막 책 <사람들은 다 어디 갔노 청산만 나를 부르네>(도서출판 전망)에 실었다. 유언 제목은 ‘이렇게 만들고 지킨 농장, 나와 함께 묻어다오’다.“내가 남긴 이 농장을 옛 무덤의 부장품처럼 내 죽거들랑 내 무덤 속에 함께 묻어다오. 아니다. 이 농장 전체를 아버지가 묻힌 거대 무덤으로 치부해다오. 그래서 자손 대대로 어떤 괴짜 선대 할아버지가 남긴 이 농장 무덤을 대를 이어 보존하고, 그 뜻을 두고두고 기억하고 길이길이 기념하게 해다오.”농장 만들기도, 지키기도 쉽지 않아 나온 유언이다. 천규석은 “단지 땅 위에서 내가 하고 싶을 때 일해서 먹고사는 농민”을 추구했으나 개발과 파괴라는 현실의 벽에 종종 부딪히곤 했다.이 농장을 나와 함께 묻어다오…땅은 내 생명2021년 연말에는 어떤 부동산이 고향 경남 창녕군 영...

    2025.10.09 16:15

  • 가해자로 몰린 딸은 26년을 잠들지 못했다···‘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자 이지혜와 어머니 김영순[생사고투]⑦
    가해자로 몰린 딸은 26년을 잠들지 못했다···‘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자 이지혜와 어머니 김영순⑦

    “차라리 그때 딸을 찾지 못했다면 그 사고를 당하지 않고 어디에서 잘 살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괴로워요.” 이지혜의 어머니 김영순이 울먹이며 말했다. 딸이 초등학교 가기 전 지하상가에 데리고 갔다가 손을 놓쳐 잠시 잃어버린 일을 떠올렸다. “오죽하면 이런 생각을 다 할까 하면서 또 괴롭습니다.”딸은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자다. 1999년 10월30일 오후 6시50분 인천 중구 인현동 한 상가 건물 지하에서 난 불이 2층 호프집으로 번졌다. 15분 동안 55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79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사망자 기준으로 1971년 대연각호텔 화재(165명), 1974년 대왕코너 전소(88명)에 이어 세번째로 큰 화재 사고다. 희생자들은 인천 시내 고등학생들이다. 딸도 현장 사망자 중 한 명이었다.장애인과 약자 도우려던 착한 딸김영순은 이쁘고 착한 딸에 대한 기억으로 하루하루 버틴다. 딸은 1982년 6월29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첫째는 아들이라 둘째...

    2025.08.18 17:48

  •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아디다스 신발 노동자의 삶과 투쟁[생사고투]⑥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아디다스 신발 노동자의 삶과 투쟁⑥

    “자랑스러운 우리 노동자의 날, 내가 사회에 발붙인 지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권미경이 1991년 5월 1일 노동절에 쓴 일기 한 문장이다. 권미경이 태어난 건 1969년 6월 24일이다. 전북 장수에서 나 1971년 부산으로 이주했다. 1982년 2월 아미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다음 달 들어간 곳은 중학교가 아니라 보세 공장이다. 열세 살 때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다.열세 살 소녀 노동자배우려고 했다. 공장 일을 하며 동주여자중학교 야간부를 다녔다. 1985년 졸업했다.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못했다. 공장을 계속 다녔다. 1985년 3월~1987년 10월 대일산업, 같은 해 10월~1988년 12월 청산, 1989년 1월~1990년 3월 세원에서 미싱사로 일했다. 그해 6월 대봉 재봉과로 들어갔다. 독일 아디다스 제품을 OEM방식으로 생산·수출하던 회사다.이듬해 노동은 유달리 고됐다. 1991년 11월 14일자 일기에 쓴 구...

    2025.07.03 17:37

  • [생사고투]⑤“10만원 더 남기려다 사람 잡는 세상”···한순간 사그라진 아들의 생애 앞에서
    ⑤“10만원 더 남기려다 사람 잡는 세상”···한순간 사그라진 아들의 생애 앞에서

    이재훈은 지갑에 5만원권 지폐 두 장을 지니고 다닌다. 아들 이선호의 생애 첫 월급 일부다. 아들은 2017년 수능을 치른 뒤 친구들과 일본으로 졸업 여행 갈 돈을 마련하려 동네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강인하게 키우려 했다. 친구들과 놀고먹는 ‘비용’은 아들 스스로 감당하게 했다. 아들은 그렇게 번 돈으로 부모에게 10만원씩을 선물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생애 첫 노동의 대가를 지갑에 넣고는 한 번도 빼지 않았다. 이재훈과 세 차례 유선으로 인터뷰했다. 그 내용으로 정리한 아들의 생애와 아버지의 회한이다.수학 선생님을 꿈꾸던 착한 아이아들은 1998년 4월 1일 부산 동구 수정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늘 ‘올바름’을 강조했다. “불쌍한 친구들 보면 짜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 줘라. (넉넉하지 않아도) 그런 돈은 아빠가 얼마든지 줄 수가 있다”고 가르쳤다. 아들은 착하고 바르게 자랐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길에서 5000원짜리 지폐 하나를...

    2025.05.21 15:43

  • 안창호에 구애한 여자가 아니라 제국·자본에 맞선 독립운동가[생사고투] ④ 최영숙
    안창호에 구애한 여자가 아니라 제국·자본에 맞선 독립운동가 ④ 최영숙

    ‘인도 청년과 가약 맺은 채 세상 떠난 최양의 비련, 서전(瑞典, 스웨덴의 한자식 표기) 대학에서 인도 청년 가약 맺고 애아(愛兒)까지 나온 뒤에, 서전 경제학사 최영숙양 일대기’. 잡지 ‘삼천리’의 1932년 5월 1일자 기사 제목이다.최영숙 사망(4월 23일) 8일 뒤 나온 이 기사 제목은 1920~30년대 ‘신여성’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 재현 방식과 대중의 편견을 드러낸다. 당시 ‘한국 최초의 여성 경제학사이자 스웨덴 유학생’의 ‘사생활’에만 주목한 선정 보도를 두고 “야박한 세상 사람 혀끝과 붓끝에 오르내리게 되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신여성’) 같은 비판과 반론을 담은 기사도 나왔다. 90여 년이 지난 지금 득세하는 건 허구도 마다하지 않으며 이야깃거리로 취급하는 삼천리 부류의 보도다. 당시 삼천리는 “동무와 손을 잡고 스키하러 다니던 일”이라는 최영숙의 글 중 ‘동무’를 ‘그’로 바꾸며 ‘생활기’를 ‘연애담’으로...

    2025.05.02 06:00

  • [생사고투]③목숨 건 ‘뿌리 찾기’···벽 앞에 울다
    ③목숨 건 ‘뿌리 찾기’···벽 앞에 울다

    마티유 성탄 푸코는 국제입양(해외입양) 기관이나 브로커가 ‘입양 성공 사례’로 내세울 만한 사람이었다.1986년 12월23일 전북 이리시(현 익산시)에서 태어났다. 생후 4개월 때인 1987년 4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양아버지는 특수교육 교사, 양어머니는 프랑스어·영어 교사였다. 양부모는 “교육과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프랑스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줬다. 마티유 성탄 푸코는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마티유 성탄 푸코는 프랑스 전통 석공이자 목수였다. 장인 교육기관인 콩파뇽 뒤 드부아에서 배웠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복원 프로젝트,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작업에도 참여했다. ‘성공 국제입양인’만 조명하는 한국에선 ‘화마로 무너진 노트르담 복원에 한국계 장인도 참여’ 같은 제목의 기사로도 날 법한 삶이었다. 로리안 시몽 사이에 2019년생 딸과 2023년생 아들을 뒀다. 프랑스 동부 프랑슈콩테에서 산...

    2025.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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