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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기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고 외로워하며 살았다···결박 벗어낸 김나영의 한 생애
“걸을 줄 몰라”. 김나영이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새내기 활동가 조아라를 처음 만났을 때 한 말이다. 2014년 3월 어느 날 김나영은 한 노인요양병원 침대에 결박된 상태였다. 묶여 지내다 걷는 방법을 까먹었다. 지적·정신장애를 가졌다. 환청, 환시에도 시달렸다. 이 아픈 사람을 두고 병원은 치료와 돌봄보다는 ‘손쉬운’ 감금과 결박을 택했다. 1967년 10월 18일 태어났다. 부모가 누군지, 집이 어딘지 모른다. 어렸을 때 대전 한 보육원에 간듯하다. 유성초·유성여중을 졸업했다는 기록은 남았다. 다시 같은 도시 정신요양원으로 갔다. 언제, 왜인지는 알 수 없다. 2006년 발바닥행동의 김정하와 송효정이 인권실태 조사를 하러 정신요양원을 찾아가기 전까지 김나영에 관한 기록은 이게 다다.이때 김나영은 시설 여러 문제를 알렸다. 한 달에 한 번 전화가 허락된 날 김나영은 김정하에게서 받은 명함의 번호를 눌렀다. “정하야, 나는 아무도 없으니까 네가 날 찾아와야 해.” 기록활... -
①‘한인 최초 볼셰비키 혁명가’의 33년 짧은 삶
공장 감독관 시절 공장주의 부조리에 분개해 노동운동 참여처형 앞두고 일본군 향해 “착취의 쇠사슬을 끊으시오” 외쳐‘생사고투’는 세상에 덜 알려진 채로 또는 무명으로 묻힌 이들의 삶과 죽음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게시일 즈음 날짜에 과거나 동시대 출생하거나 사망한 이들이 생전 겪은 고투에 관한 부고입니다.1885년 2월22일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김수라)이 ‘노령 연해주 추풍 영안평’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시베리아 우수리스크의 시넬리코보다. 33년 뒤인 1918년 9월25일 하바롭스크에서 죽었다. 죽음의 형식은 ‘위인’을 이루는 요소가 되곤 한다. 김알렉산드라는 반혁명세력인 러시아 백군에게 총살당했다. 사형장 부근 아무르강(헤이룽강)에 버려졌다.혁명의 한길에서 비슷한 시기 죽음을 맞았다는 점에서 로자 룩셈부르크를 떠올린다. 둘 다 “영웅적으로” 죽고, “야수적으로” 살해당했다. 룩셈부르크는 김알렉산드라 처형 이듬해인 1919년 1월15일 독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