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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아이 마음 읽기
  • [아이 마음 읽기]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 주자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 주자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정수에게 엄마에 대한 불만을 물어봤더니 “엄마는 언제나 마음대로 해서 불만”이라고 답했다. 정수는 초콜릿 우유를 좋아하는데 엄마가 항상 흰 우유만 먹으라고 하고 절대 안 사준다고 얘기했다. 당근주스는 진짜 싫어하는데 엄마는 꼭 아침마다 당근주스를 갈아서 먹으라고 하는 것도 짜증이 난다고 했다.정수는 또 “난 슈퍼에서 파는 과자가 맛있는데 엄마는 내가 과자를 고르면 ‘기름이 나쁘다. 너무 달다. 초콜릿은 몸에 안 좋다’며 과자 한 봉지 고를 때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반대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땐 내가 엄마 잔소리가 지겨워 엄마 말대로 안 사기도 하지만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먹거리 안전에 관심 많은 정수 엄마는 정수를 건강하게 잘 키우려 하지만 지나치다보니 정수에게 엄마는 잔소리꾼이 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민규는 엄마가 매번 학원을 골라줘 잔뜩 화가 나있다. 민규는 “겨울방학 동안 무슨 학원을 다닐지 알아보고 있었는데 엄마...

    2012.12.24 21:02

  • [아이 마음 읽기]좋아하는 역할놀이 함께 하면 한글 자연스럽게 배워
    좋아하는 역할놀이 함께 하면 한글 자연스럽게 배워

    6살짜리 종수의 엄마는 최근 유치원에서 한글을 모르는 아이가 종수와 다른 한명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더욱이 다른 아이들이 한글을 모른다고 종수를 놀리기도 하고 이로 인해 종수가 많이 위축돼 있다는 것이다. 종수 엄마는 한글은 학교 들어갈 무렵에나 가르치고 어릴 땐 공부보다는 신나게 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종수의 상황을 알고 나서 불안하고 다급해진 종수 엄마는 ‘가갸거겨…’ 다그치며 한글을 공부시키기 시작했고, 종수가 알아듣지 못하면 야단을 치면서 억지로 공부를 시켰다. 이렇게 며칠을 하니 종수는 한글 공부가 하기 싫다며 안하려 했다.종수네 같은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종수 엄마 생각대로 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교육기관을 다니므로 또래들이 하는 만큼은 따라가는 것이 좋다. 또래보다 우월하게 앞서가진 않더라도 혼자만 뒤처지면 아이들은 상처받고 위축된다. 집에서 부모...

    2012.12.03 19:04

  • [아이 마음 읽기]아내가 행복하면 ‘행복한 육아’가 저절로
    아내가 행복하면 ‘행복한 육아’가 저절로

    어느 날 여섯 살, 두 살 남매와 부모가 상담센터를 찾았다. 부모는 여섯 살 진영이가 친구와 잘 사귀지 못하고, 낯선 사람과 장소 등에 대한 긴장이 많아 걱정된다고 했다. 진영이 엄마는 상담 내내 울면서 이야기를 했다. 남편이 너무 바빠 평일에는 밤늦게 오고, 육아는 전적으로 엄마의 몫이라고 했다.진영이가 어릴 때는 잠도 잘 안자고 자주 깨고 이유식이나 밥도 잘 먹지 않아 엄마가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게다가 아빠한테는 잘 안 가고 엄마한테만 붙어 있으려 해서 더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한테 화를 많이 냈다고 한다. 진영이 엄마는 정말 아이한테 마음대로 성질을 부린 것 같다면서 울었다. 아이한테 미안하고 지금 이렇게 된 것도 전부 자신의 탓 같다면서 또 울었다.남편은 매우 성실한 사람이고 늦게 오더라도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닌 걸 알지만, 남편과 이야기할 시간도 없고 너무 외롭다고 했다. 남편이 일부러 늦는 게 아니니까 남편한테 투정을 부리지도 못했고...

    2012.11.05 20:00

  • [아이 마음 읽기]보챈다고 짜증내기, 부모 경험 대물림 아닌지
    보챈다고 짜증내기, 부모 경험 대물림 아닌지

    6살 경민이는 유치원에 갈 때마다 엄마에게서 안 떨어지려고 해 한참을 달래야 한다. 경민이 엄마는 한 학기 내내 힘들어하다가 상담센터를 찾았다. 경민이 엄마는 아이도 문제이지만 실은 자꾸 화를 많이 내는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아이와 함께 상담을 받기로 했다. 아이가 놀이치료를 하는 동안 경민이 엄마와 상담을 해오고 있다. 엄마는 상담을 받는 동안 아이와 남편에게 화를 내지 않고 잘 참고 지내는 자신이 스스로 대견했는데 이번주에는 쌓였던 감정이 터졌다고 했다. 아이한테 별것 아닌 것으로 심하게 화를 냈더니 아이는 무서워 울었다. 경민이 엄마는 화를 내놓고도 순간 잘못했구나 싶어 아이를 안아주었다. 그런데 우는 아이가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짜증이 나는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경민이 엄마의 어린 시절, 친정엄마가 별것 아닌 것으로 심하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낸 적이 많았다. 억울하고 속이 상해서 울면 엄마는 울지 말라며 더 화를 냈다. 경민이를 안...

    2012.10.15 20:08

  • [아이 마음 읽기]‘동생 탓’하던 아이 알고 봤더니
    ‘동생 탓’하던 아이 알고 봤더니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 경준이는 두 살 된 동생이 있는데 외동이로 지낸 시간이 길어서인지 동생에 대한 시샘이 유독 강하다. 어느 날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데 동생이 옆에서 놀고 있었다. 마침 게임에서 지는 상황이 생기자 경준이는 동생 때문에 졌다고 화를 내면서 동생이 가지고 놀던 블록을 집어던졌다. 하루는 바나나를 먹다가 너무 껍질을 길게 까서 바나나가 뚝 부러졌다. 마침 동생이 옆을 지나갔다. 경준이는 “너 때문에 바나나가 부러졌다”며 또 동생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경준이는 동생이 태어난 뒤 엄마를 빼앗겼다는 마음이 해소되지 않다 보니 이처럼 유치한 언행을 하고 있다. 정수 엄마는 1년 넘게 상담을 받고 있는데도 10년 넘게 시어머니로부터 당한 ‘화’가 누그러들지 않는다. 시어머니가 성격이 상당히 외향적인 분이어서 신혼 초부터 심한 말을 많이 들었다. 시댁에 가면 부엌에서 쉴 새 없이 일을 해야 했고 한번 훈계를 하면 30~40분은 무릎을 꿇고 들어야 했다. 또 ...

    2012.09.24 20:59

  • [아이 마음 읽기]상담에 대한 오해
    상담에 대한 오해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정수(가명)는 집에선 차분하고 친구들과도 잘 사귀는 편이다. 반면 학교에서는 흥분을 쉽게 한다. 담임교사는 정수 엄마에게 상담을 권했다. 정수 엄마는 상담센터를 찾긴 했으나 담임교사에게서 아이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상담이 시작됐다. 정수는 말할 때는 고학년 아이처럼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심리진단을 위해 축구 게임을 해봤다. 초반에는 약간 긴장하며 차분히 공을 만지더니 시간이 지나자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부모와 상담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는 혼자 있는 게 싫어서 동생을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동생과는 어울려 놀지 않았다. 정수의 언어표현과 행동이 정반대인 경우가 반복됐다. 집안 얘기를 통해 정수를 살펴봤다. 엄마는 정수가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직장을 다녔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수는 한번도 야단맞은 적이 없다. 엄마는 그러나 동생이 태어난 후부터 정수가 힘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는 5~...

    2012.09.03 20:34

  • [아이 마음 읽기]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시간 가급적 최소화 해야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시간 가급적 최소화 해야

    네 살 된 미영이의 엄마는 직장 다니느라 시댁에서 아이를 봐주고 있다. 2돌 정도까지는 엄마가 키우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직장을 나가게 된 것이다. 직장과 시댁의 거리가 멀어서 아이를 시댁에 맡기고 주말에만 데려왔다 데려다 주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고부 간 양육방법의 차이로 갈등이 심해지고 있어 상담센터를 찾았다. 사소한 갈등의 예로 미영이 엄마는 아이한테 주는 음식을 모두 유기농으로 주고 있고 과자 등 인스턴트 음식은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아이가 달라면 과자도 아이스크림도 그냥 주고 있어서 못마땅해 하고 있다. 상담센터에 엄마와 할머니가 함께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각자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서 의견차가 좁혀지기는커녕 서로를 비난하고 있고 고부 간 갈등은 매우 심한 상태였다. 미영이네도 고부 사이가 원래도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아이를 맡기면서 사이가 급격...

    2012.07.16 19:59

  • [아이 마음 읽기]자녀 체험학습 ‘어떤 경험’ 아닌 ‘어떻게 경험’이 중요
    자녀 체험학습 ‘어떤 경험’ 아닌 ‘어떻게 경험’이 중요

    얼마 전 한 고적지를 둘러보러 갔다가 자녀들을 데리고 온 지인을 만났다. 역사적인 곳이기에 초등학생 자녀 3명을 위해 일부러 계획한 체험학습인 듯하였다. 그런데 아이들은 몹시 지치고 지루한 표정으로 땅만 바라보면서 부모의 뒤를 따르고 있었고, 부모 역시 많이 지친 모습이어서 마치 하기 싫은 숙제를 억지로 하는 듯한 가족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종종 자녀들의 연령에 따라 도움이 될 만한 견학장소나 체험 학습의 종류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부모, 자녀를 데리고 다녀온 체험학습지 목록을 자랑스럽게 나열하는 부모, 요즘 인기 있다고 회자되는 체험 학습을 찾아다니는 부모를 만날 때도 늘 이와같이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 자녀에게 오히려 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가 실제적인 경험을 많이 해 보는 것이 자녀의 능력을 개발하거나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적 경험은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아니라...

    2012.07.02 21:17

  • [아이 마음 읽기]떠받들림이 부른 지나친 승리욕, 절제된 사랑으로 완화 가능
    떠받들림이 부른 지나친 승리욕, 절제된 사랑으로 완화 가능

    7살 영민이는 유치원 가는 셔틀버스를 탈 때도 자기가 꼭 먼저 타야 한다. 누군가 먼저 나와 있어 일등으로 못타면 짜증을 낸다. 게임을 할 때는 꼭 이겨야하기에 게임하다가 질 것 같으면 규칙을 자기마음대로 바꾸거나 안한다고 화를 내면서 울어버리기도 한다.적절한 승리욕은 의욕을 높이고 재미를 만들지만 과도한 승리욕은 일상을 방해할 뿐이다. 승리욕은 아이한테만 해당되는 단어는 아니다. 30대 중반인 민수 아빠는 골프를 치고 오면 항상 기분 상해온 적이 많다. 특히 내기골프를 치고 온 날은 더 기분이 상한다. 운동신경이 둔해 골프를 잘 못 치는데 워낙 승리욕이 강한 사람이라 지는 것을 못견디다보니 본인이 운동신경이 둔하고 배운 지도 오래되지 않아 못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내기에 번번이 지는 결과만 보고 좌절하는 것이다. 내기를 안 한 날은 오히려 골프를 잘 치는데 내기 상황이 되면 평소보다 더 결과가 안 좋다. 잘 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는 긴장감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2012.06.25 20:23

  • [아이 마음 읽기]맹모 되기 전, 집안 교육환경 살펴보세요
    맹모 되기 전, 집안 교육환경 살펴보세요

    우리나라 엄마들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교육적으로 좋은 환경을 찾아다닌다. 아이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좋은 학군이나 좋은 학원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이사하기도 하고 영어교육을 위해서 해외까지 진출하곤 한다. 아이의 학습에 있어서 교육적 환경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이런 우리나라 엄마들은 가히 지혜롭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공부를 위해 동네를 바꾸거나 심지어 나라를 바꾸는 일을 쉽게 행하는 우리나라 엄마들은 예전의 맹모보다 더 적극적이고 스케일도 크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열이 세계적이라 칭송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스케일이 크다고 반드시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없기에 학구열이 높은 지역의 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 영어만 사용하는 문화권에서 아이를 생활하게 하는 것 등을 결정하기 전에 한번 꼼꼼히 따져보았으면 한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에 휩싸이거나 모두가 영어를 사용하는 곳이라면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반면에 공부에 ...

    2012.06.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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