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우리는 ‘여혐사회’ 속에 산다
  • ③ 변화, 무엇을 해야 하나

    “범죄의 이유가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여성 차별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변화란 있을 수 없다.” “여혐(여성혐오) 사회가 여기에 있는데 왜 보지를 못하지….” “칼끝이 향한 곳이 분명한데 어떻게 눈먼 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지난 23일까지 강남역 10번 출구 외벽에 붙어있던 1000개 이상의 포스트잇은 한결같이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여성혐오를 인정하고 이제는 변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강남역 인근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 문제가 한국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어떻게 여성혐오와 이로 인한 범죄를 근절할 수 있을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일단 겉으로 드러나는 혐오와 차별만이라도 규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성별·병역·나이·출신 국가·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정치·경제·사회적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선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2007년쯤부터 논의되기 시작했으나 보수 개신교계가 ‘동성애 반대’ ‘종북 척결’...

    2016.05.25 22:22

  • [우리는 ‘여혐사회’ 속에 산다]② 맞서 싸우는 여성들
    ② 맞서 싸우는 여성들

    무고한 여성이 희생당한 강남역 살인사건의 후폭풍이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에 대한 반대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슬픔과 추모에서 분노와 행동으로 이어지는 2030 여성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별과 폭력의 경험을 공유하며 꾸준히 저항의 목소리를 내온 최근의 흐름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주제어) 달기 운동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드센 여자’라는 사회적 낙인에 맞서 권리 찾기에 나선 젊은 여성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여성주의자 선언은 여성단체 회원 가입과 이론 학습 등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여성연합은 지난 3월 ‘세계 여성의날’을 기념해 이 운동을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지난해 여름부터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메갈리안’은 여성 혐오에...

    2016.05.24 22:37

  • [우리는 ‘여혐사회’ 속에 산다]① 우리가 겪는 여성혐오
    ① 우리가 겪는 여성혐오

    “어느 날 밤 여행가는 친구를 배웅하러 잠시 집 앞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멀쩡한 정장 차림을 한 남성이 나를 불러세워 ‘저기요’라고 말을 걸었다. 그 남성은 대뜸 ‘5만원 줄 테니까 가슴 한 번만 만지게 해달라’고 했다. 순간적으로 얼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그가 나를 붙잡으려고 손을 올렸다. 무서워서 도망쳤다. 쫓아올까봐 집으로도 못 갔다.”지난 20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밖 추모 현장에서 열린 ‘여성혐오 증언대회’에서 20대 여성이 한 말이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살해된 피해자뿐만 아니라 이런 일은 여성 대부분이 겪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여성혐오와 여성폭력 문제”라고 말했다.강남역 인근 화장실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살인’으로 불리며 추모 열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혐오’란 무엇인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혐오(misogyny)’란 ‘여성 멸시’를 뜻한다. 단순히 여성 개인이 ‘싫다’는 감...

    2016.05.23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