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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에서 의류까지, 독성에 에워싸인 사회
가습기 살균제, 계란, 이번엔 생리대. 생활 속에서 흔히 먹거나 쓰는 것들에 유해한 독성물질들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니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을 두렵게 만드는 생활 속 독성물질들은 품목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문제가 된 것은 ‘깨끗한 나라’에서 만드는 릴리안 생리대였다. 독성물질 논란이 불거진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해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여성 10명 중 6명은 생리주기 변화를 호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부작용 제보만 3000건이 넘었다. 생리대뿐이 아니다. 같은 날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시중에 판매중인 휴대폰 케이스 30개 중 6개 제품에서 납과 카드뮴 등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살충제 계란’ 파동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피프로닐을 비롯한 살충제 성분들이 검출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라도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식약처의 발표가 성급했으며 ... -
'알 권리'를 보장하라
‘릴리안 생리대 파동’ 전에도 여성들 사이에서 일회용 생리대가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줄 거라는 ‘의심’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화학물질이 걱정되는 소비자들은 ‘순면 커버’ ‘오가닉 코튼’을 내세운 비싼 상품을 찾거나 면생리대를 쓰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릴리안은 관련 정보도 적고 공론화되지도 못했던 생리대 안전성 문제를 물 위로 끌어올렸다. 생리대처럼 일상적으로 쓰이고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품조차도 안전 관리가 충격적으로 부실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일회용 생리대 속의 화학물질은 외국에서도 논란거리였다. 미국에선 성분 정보를 공개하자는 여성단체들의 ‘생리대 알 권리 운동’이 벌어졌고, 관련 법안까지 제출됐다.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나라는 아직 생리대 성분 공개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몇몇 북유럽 국가들은 친환경 인증제도를 만들어 생리대는 물론이고 기저귀, 수유패드, 면봉까지 관리한다.▶[화학물질 안전망이 없다](1)생리대 부작용, ... -
생리대도 외국산·유기농…안전을 돈으로 사는 시대, 탈출구 없는 저소득층
“영국산 유기농 생리대 ○○○ 추천해요.”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제품으로 불거진 생리대 파문 속에 온라인에선 ‘해외 생리대’ 직접구매(직구)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 안전성 기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유럽의 생리대가 인기다. 경기 일산에 사는 한모씨(35)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응이 수시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결국 ‘해외 직구’를 결심했다. 그는 “처음에는 세계에서 생리대의 VOC(휘발성유기화합물)를 검사하는 나라는 없다며 그동안 해온 품질검사를 그대로 한 번 더 하겠다고 하더니, 논란이 계속되니까 이번에는 릴리안에서 문제가 된 VOC만 얘기하는 걸 보고 믿음을 완전히 잃었다”고 했다.한씨 같은 요즘 소비자들에게 생리대 해외 직구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여러 가전제품을 해외 직구로 사본 경험이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믿을 수 있는 해외 생리대’에 대한 정보가 돌아다닌다. 국내 제품보다 돈이 더 많이 든다고 하지만, 어차피 국산도 ‘... -
생리대 유해물질, 주원인도 모르면서...식약처 "VOC만 전수조사" 눈가리기
‘릴리안 생리대’로 촉발된 화학물질 신드롬이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계란 등 일상을 둘러싼 화학약품 독성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으나, 시민들을 안심시켜줄 연구결과나 당국의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생리대 내 화학물질이 어떻게 여성건강에 피해를 일으키는지 밝힐 ‘역학조사’를 정부가 회피하는 데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25일 “최근 3년간 생산·수입된 생리대 전 품목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에 대해 우선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생리주기 변화, 생리양 감소, 자궁질환 등 일회용 생리대 사용자가 호소한 다양한 피해가 VOC 영향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일회용 생리대엔 VOC 뿐아니라 수십종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현재 식약처 입장은 ‘일회용 생리대가 여성건강에 얼마나 피해를 끼치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27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산부인과·내분비과 전문의 등이 모여 전문가회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