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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광화문
  • [오늘, 광화문] \"대통령 할아버지께\"
    "대통령 할아버지께"

    “대통령 할아버지께…”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3일 열린 기자회견 현수막에는 아이가 쓴 손글씨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마사회의 부정비리를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경마기수의 딸이 쓴 글입니다. 글에 담겼듯 문 기수의 시신은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90여째 냉동고에 있습니다. 그간 문 기수 시민대책위는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마사회 적폐청산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입니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시와 종로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미명 하에 문 기수의 시민추모공간을 강제철거한 바 있습니다.이날 열린 기자회견은 ‘죽음을 멈추는 희망차량행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회견에 참석한 문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는 남편의 장례가 하루 빨리 치러질 수 있도록 호소했습니다. 오는 7일 희망차량행진을 주최하는 2차 촛불행진 준비위와 시민대책위는 “전국에서 달려온 1000대의 희망차량이 과천경마공원에 집...

    2020.03.03 16:03

  • [오늘, 광화문]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외벽에 걸린 글판에 봄맞이 새글이 게시됐습니다. 천양희 시인의 ‘너에게 쓴다’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아름다운 꽃이 진 곳에 새 생명이 다시 자라나는 자연의 순리를 보며 지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내일의 희망을 기대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글판 앞에 앙상한 가로수에도 곧 봄이 돋아나겠지요. 나뭇가지 위를 오가는 까치들의 부지런한 모습이 봄을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자연 속에 내재된 생명의 힘을 믿고 다가오는 새봄을 희망차게 맞이하자는 의미에서 이번 글귀를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봄이 오면 눈이 녹듯 지금의 어려움도 사라지길 바랍니다.

    2020.03.02 16:21

  • [오늘, 광화문] \'눈물\'
    '눈물'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구조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긴 채 숨진 고(故)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천막농성장이 27일 강제 철거됐다. 대책위와 유가족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서쪽 세종대로 인도 위에서 농성 중이던 천막이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 문중원 기수 농성장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4개 단체가 설치한 천막 7개 동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트럭, 지게차 등 차량 10대와 구청 용역 인력 1350명, 경찰 1000여 명과 소방인력 50여명이 투입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시 도심 집회가 금지된 가운데 그간 대화를 통한 자진철거를 위해 노력을 했지만, 장기 불법 점거에 따라 시민의 안전과 법질서 확립을 위해 불가피하게 행정대집행을 하게 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약 5000여만원의 행정대집행 비용을 각 집회 주체에 청구할 방침이다. 이날 행정대...

    2020.02.27 15:47

  • [오늘, 광화문]여기도 저기도 \'휴관\'…쓸쓸해지는 도심
    여기도 저기도 '휴관'…쓸쓸해지는 도심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소관 국립 박물관·미술관 등을 잠정 휴관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문체부의 지침에 따라 어제(25일)부터 휴관에 들어간다는 안내문이 입구에 붙어있습니다.광화문광장 지하에 있는 전시공간인 ‘세종이야기’와 ‘충무공이야기’ 역시 휴관에 들어갔습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곳은 이미 2주 전인 12일부터 휴관에 들어갔습니다. 전시관으로 연결되는 여러 출입구들은 모두 굳게 닫혔습니다. 전시관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중앙 현관을 통해 들어오도록 안내하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미술관에서 열리는 ‘칸딘스키 미디어아트 & 음악을 그리는 사람들’ 전시는 다음달 9일까지 예정되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조기 중단되었습니다.서울시는 26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심 내 집회 제한대상 장소를 대폭 확...

    2020.02.26 17:20

  • [오늘, 광화문] \'싸워야하니까!\'
    '싸워야하니까!'

    오늘 광화문광장은 마치 봄처럼 포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여느 때보다 싸늘한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곳곳에서 급증하면서 우려와 불안감에 일상의 모든 것이 얼어붙고 움츠러들었습니다.광장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시민 건강을 위해 광장과 주변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는 안내판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 감염병이 아니었다면 다양한 목소리의 기자회견이 이곳 광장에서 수시로 열렸을 테지요. 사람이 없어 더 넓어 보이는 광장에 마스크 낀 외국인 관광객들 몇이 서둘러 지나가곤 했습니다.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광장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길 건너 건물 외벽의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는 4·15총선에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선거 현수막이었습니다. “싸워야하니까!” 짧고 강렬한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그가 연설을 하는 사진이 새겨져있었습니다. 바로 그 시간, 문자뉴스가 휴대폰에 떴습니다. 심재철...

    2020.02.24 16:05

  • [오늘, 광화문]광화문광장 집회금지
    광화문광장 집회금지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당분간 금지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21일 긴급 브리핑을 열어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 운집이 많을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제49조 제1항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심 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위반 시에는 300만원 이항의 벌금이 부과된다. 주말인 22일 광화문광장 주변 세종대로, 자하문로 등에서 집회 및 행진을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10여개 단체는 집회 개최 여부를 논의 중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원인 장두익 목사는 “박원순 서울시장 말대로 하면 커피숍에도 못 모이게 하고 예배나 기차 운행도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내가 알기로 현재까지) 내일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편 민주...

    2020.02.21 16:36

  • [오늘, 광화문]왕도 장군도 피하지 못하는 코로나 방역
    왕도 장군도 피하지 못하는 코로나 방역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수가 하룻밤 사이에 30여명으로 증가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에서만 39명이라고 밝혔습니다.확진환자가 연일 무더기로 발생한 대구와 경북 지역 시민들의 우려와 공포는 커졌습니다. 서울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종로구는 방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 광화문 광장에서도 종로구 보건소 감염관리팀과 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들이 대대적인 방역작업과 물청소를 실시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니 만큼 방역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광장을 지키고 있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도 후손들의 방역작업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2020.02.20 16:17

  • [오늘, 광화문] 겨울과 봄의 경계…마치 오후 3시 같은
    겨울과 봄의 경계…마치 오후 3시 같은

    점심을 먹은 뒤 막 졸음이 가셨을 시간, 그럼에도 아직 저녁은 오지 않은 시간, 오후 3시.오늘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절기상 ‘우수(雨水)’입니다. 많은 것들이 얼었다 녹는 춥지도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은 날이었습니다.겨울과 봄의 경계가 오후 3시 같다는 느낌. 오늘, 광화문광장에선 많은 것들이 녹고 있었습니다.

    2020.02.19 17:47

  • [오늘, 광화문] 친절의 과잉 \'포토스팟\'
    친절의 과잉 '포토스팟'

    광화문 광장을 걷다 무심히 지나쳤던 ‘포토스팟’이 새삼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진찍기 좋은 지점이라는 말인데 인물이 설 위치인지, 카메라를 든 이가 디딜 지점인지 심술같은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서서 사진을 찍거나, 찍힌다면 정확히 머리 위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뿔처럼 뾰족하게 솟게 되어있습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사진찍기에 그리 좋은 지점은 아닌 둣했습니다. 이런 ‘스팟’이 또 있을까 싶어 광장 바닥을 조금 더 뒤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한 미국대사관 맞은 편 광장 바닥에 ‘서울 밤풍경’이라는 한글과 영어가 병기된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서울의 밤풍경을 볼만한 곳이라 말입니다. 깜깜한 밤에 광장 바닥이 가리키는 화살표 방향을 바라보고 서면, ‘서울 밤풍경’ 보다 ‘광화문 야경’을 잘 볼 수 있을 겁니다. 광화문 야경이 서울 밤풍경은 아닐 테지요. 왜 이런 걸 굳이 광장 바닥에 새겼을까 의아했습니다. 관광객들을 위해 이 같은 친절한(?) 정보를 그려 넣는다는 건...

    2020.02.18 10:42

  • [오늘, 광화문]풍취에 운치까지 더해진 광화문
    풍취에 운치까지 더해진 광화문

    광화문에 오늘 모처럼 많이 사람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경복궁도 광화문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설경을 구경하기 위해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고궁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눈발과 함께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지만 광화문 앞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습니다. 이틀 연속 내린 눈으로 광화문 광장이 모처럼 눈밭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풍경입니다. 외국 관광객들이 눈밭에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 옆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은 경복궁과 청와대, 북악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명소입니다.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입니다. 눈 까지 내린 오늘, 광화문은 풍취에 운치까지 더해진 모습입니다.

    2020.02.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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