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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년기획
  • [신년기획]다·만·세 100년, 만세시민이 쏘아올리고 촛불시민이 되살린 ‘공화주의’
    다·만·세 100년, 만세시민이 쏘아올리고 촛불시민이 되살린 ‘공화주의’

    1919년 3·1운동을 코앞에 둔 2월 말. 보성사(인쇄소) 직원인 인종익은 직접 인쇄한 기미독립선언서 수백장을 지방을 돌며 배포했다. 그는 3월2일 일제 경찰에 붙잡혔다. 무수한 고문과 구타가 이어졌다. 3월5일 청주경찰서 취조실, 일경이 물었다. “그대들이 독립을 선언하면 황제 등 수뇌는 누구로 하여금 시킬 것인가.” 인종익은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의 세계를 보건대 모두 민주공화정체다. 물론 민주공화정체를 하려고 했을 것이다.”1919년 4월11일 중국 상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직후인 4월23일 경성에서 국민대회가 열렸다. 일단의 학생들이 깃발을 들고 만세를 부르다가 일경에 체포됐다. 그들의 깃발에는 ‘공화만세’라고 쓰여 있었다.그리고 1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2016년과 2017년 서울 광화문광장.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수백만 시민의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어깨를 겯고 헌법 1조 1항을 노래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019.02.18 06:00

  • [신년기획]다·만·세 100년, 대립 개념 오해 받지만 ‘민주’ 옆엔 ‘공화’가 단짝이었죠
    다·만·세 100년, 대립 개념 오해 받지만 ‘민주’ 옆엔 ‘공화’가 단짝이었죠

    공공성 붕괴되고 극단적 분열된 한국사회의 현실이 공화주의 불러내‘갑질’ 문제 등 자의적 지배가 일어나지 않게끔 법을 만드는 게 출발점‘다수결’ 민주주의, 소수자 보호하는 공화주의와 결합해야 더 나아져통일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 보편 인권 강조하는 ‘민주공화국’이어야‘공화주의’가 주목받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부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까지 주권자들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 1항의 정신을 우리 사회 전면에 불러내면서다. 정치권과 학계는 대안적 이념이나 정치체제로서 공화주의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민주공화제’를 내세운 이후 100년 만에 부활하고 있는 ‘공화(共和)’의 비전은 무엇인가.경향신문은 공화주의에 천착해온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와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의 대담을 마련했다. 두 교수는 공공성이 붕괴되고 극단적으로 분열된 한국 사회 현실이 공화주의를...

    2019.02.18 06:00

  • [신년기획]다·만·세 100년,1919. 2. 8…일제의 심장에서 독립을 외치다
    다·만·세 100년,1919. 2. 8…일제의 심장에서 독립을 외치다

    100년 전 오늘, 나라를 되찾으려는 청년들의 비분강개한 결의에 감동한 하늘에서 함박눈이 내렸다. 적국의 심장부, 도쿄(東京)의 하늘에 함박눈은 흔치 않았다고 했다. 조선 유학생 600여명이 동경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 모였다. 오후 2시 학우회 백남규 회장이 유학생대회 개회를 선언했다. 사회를 맡은 최팔용은 오늘의 모임을 조선청년독립단 대회라고 밝혔다. 백관수가 단상에 올라 문서를 펼쳤다. 11명의 조선청년독립단원이 서명한 2·8 독립선언서였다.“조선청년독립단은 우리 2천만 민족을 대표하여 정의와 자유의 승리를 얻은 세계만국 앞에 독립됨을 선언하노라!” 선언 낭독 후 김도연이 결의문을 읽었다.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였다.“앞의 모든 항목의 요구가 실패될 때 우리 민족은 일본에 대해 영원한 혈전을 선언한다. 이것으로써 발생하는 참화는 우리 민족이 그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조선 유학생들이 독립선언식을 거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본 경찰이...

    2019.02.08 06:00

  • [신년기획]다·만·세 100년,“70년대보다 일본 역사인식 후퇴…근대사 알면 징용 문제 등 달라질 것”
    다·만·세 100년,“70년대보다 일본 역사인식 후퇴…근대사 알면 징용 문제 등 달라질 것”

    식민지 종주국 수도에서 독립선언세계사 유례없을 정도로 대단한 일당시 유학생 도운 일 지식인에게서한·일 공생의 작은 희망 느껴져 독립선언 산실, 100주년 맞아 확장 자료실 방문객 중 일본인은 20%“식민지 종주국 수도에서 피식민지 학생들이 독립선언을 했다는 것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일입니다. 선언문 자체도 전투적이고 논리적이면서 국제감각도 있었어요. 2·8 독립선언이 3·1운동의 도화선이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재일본한국YMCA 회관. 100년 전 조선인 유학생 600여명이 조선 독립을 외친 2·8 독립선언의 산실인 이곳에는 일본 내에서 2·8 독립선언의 역사와 의미를 알리는 유일한 공간이 있다. 8일 재개관하는 ‘2·8 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이 그것이다.다즈케 가즈히사(田附和久·52) 실장은 2008년 자료실이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이곳을 지켜왔다. 그는 지난 6일 경...

    2019.02.08 06:00

  • [신년기획]다·만·세 100년, ‘좌우통합’의 길…공화국 100년 ‘미완의 꿈’
    다·만·세 100년, ‘좌우통합’의 길…공화국 100년 ‘미완의 꿈’

    독립운동의 처음과 끝은 통합이었다.‘3·1혁명’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으로 본격화한 독립운동은 느리지만 꾸준히 통합을 향해 나아갔다. 때로는 이념과 주도권 다툼으로 분열도 했지만, 독립운동 과정 자체가 좌우통합을 향한 긴 노력의 여정이었다. 좌우가 손잡지 않는다면 독립은 요원하다는 목소리들 때문이다. 임시정부 대통령과 총리를 지낸 박은식은 1925년 임종을 앞두고 “독립운동을 목표로 세운 이상 환경을 묻지 말고 다 함께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노력 끝에 1940년대 초 좌파 성향 민족혁명당 인사들이 합류하면서 임시정부는 부분적이나마 좌우연립 형태로 광복을 맞이했다. 임시정부의 시작은 좌우통합이었다. 상해임시정부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대한국민의회는 1919년 수립 직후부터 통합을 시도했다. 같은 해 11월 이승만이 임시정부 대통령을, 좌익 진영을 대표한 이동휘가 국무총리를 맡으며 사실상 최초의 좌우합작이 성사됐다. 그러나...

    2019.01.29 06:00

  • [신년기획]다·만·세 100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시작, 1919년에 응답하라
    다·만·세 100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시작, 1919년에 응답하라

    임시정부, 임시헌장 1조에서 ‘민주공화제’ 선언…공공성을 중시하는 자유와 평등의 나라 강조현행 헌법까지 여전히 살아있는 문장들, 현실에선 큰 힘 못 써…정의와 인도의 가치 되살려야100년 전 1919년은 우리의 증·조부모들이 3·1운동을 일으키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한 해이다. 1919년 그들은 3·1운동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으며, 임시정부 수립을 통해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했던 것일까.3·1운동의 지향점은 당시에 나온 3대 독립선언문, 즉 2·8독립선언문, 3·1독립선언문, 대한독립선언문에 잘 나타나 있다. 일본 도쿄 유학생들이 발표한 2·8독립선언문은 민족자결의 논리에 따라 민족의 독립을 요구한다는 것, 독립 이후에는 정의와 자유에 기초한 민주주의 국가를 세우겠다는 것, 그리고 세계 평화와 인류 문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을 천명했다.국내에서 33인이 발표한 3·1독립선언문은 인류의 평등과 민족의 자존에 기초해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

    2019.01.29 06:00

  • [신년기획]다·만·세 100년, 아버지와 장남은 남측, 차남은 북측 국립묘지에 잠든 ‘독립운동 가족’
    다·만·세 100년, 아버지와 장남은 남측, 차남은 북측 국립묘지에 잠든 ‘독립운동 가족’

    “민족을 위해 헌신한 애국자, 생명의 은인” “국부가 죽어도 마음대로 울지 못하는 세상이었으니…”.한 독립운동가에 대한 북한 김일성 주석의 평가다. 그가 ‘국부’ ‘생명의 은인’으로 고마워한 이는 지금 남측 국립현충원에 묻혀 있다. 어떤 사연일까.식민, 해방, 분단, 전쟁이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은 독립운동가 가족사에도 투영됐다. 여기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 독립운동가가 있다. 현재 자신과 장남은 국립현충원에, 차남은 북측 애국열사릉에 묻혀 있다. 남북 모두에서 존경받는 독립운동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정원 의장(현 국회의장)을 지낸 손정도 목사(1882~1931)다.손 목사는 당시 ‘조선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평양의 감리교 목사를 통해 기독교를 접했다. 기독교계 숭실학교에 들어간 그는 2년 선배인 김형직, 즉 김일성의 아버지를 알게 됐다. 목회자가 된 그는 독립운동을 했다. 비밀결사인 신민회에 가담했고,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桂太郞) 암살 음모...

    2019.01.29 06:00

  • [다시 쓰는 인구론]‘그들’이라 불렀던 이주민, 이젠 ‘우리’다
    ‘그들’이라 불렀던 이주민, 이젠 ‘우리’다

    구인난 시달리는 중소제조업외국인 노동자 없으면 마비돼농축어업도 이주민 손 빌려야아이들 없어 생기 잃었던 농촌결혼이민자들 덕에 지탱되기도외국인주민 11년 새 3.5배 증가69개 시·군·구에선 5% 이상 차지고학력자 비중 74.5% 달하는데대부분 질낮은 단순일자리 종사지난달 8일 밤, 일본 참의원(상원)에서는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과 법무성설치법의 일부 개정 법률안’(이하 출입국관리법)을 통과시키려는 여당 측과 이를 막는 야당이 대립했기 때문이다. 여당의 강행으로 통과된 개정 법률은 오는 4월1일 시행될 예정이다.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체류자격(특정기능 1, 2호)을 신설하고, 단순노동직에도 사실상 영주권의 문을 활짝 열었으며, 총 224억엔의 예산을 배정해 교육·생활·금융 등 다각적인 외국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 법의 지향은 한마디로 ‘적극적인 외국인 끌어안기’다. ...

    2019.01.28 06:00

  • [다시 쓰는 인구론]파독 노동자 잊었나…‘인간다운 삶’ 기본권 보장 않는 한국
    파독 노동자 잊었나…‘인간다운 삶’ 기본권 보장 않는 한국

    최장 9년8개월까지 체류하는데가족동반은 허용 안돼 ‘생이별’가건물·비닐하우스에 기거하며산업재해 건수는 내국인의 6배사업장 이동 횟수 제한에 걸려회사 옮기는 것도 마음대로 못해한국이 감당 가능한 규모 파악해적정 규모로 유입 제한도 필요이민 정책 초점 노동자에 맞추고이민처 설립해 긴밀하게 조정해야1970년대 독일로 건너가 일한 한국인 간호사 중에는 ‘한쪽 소매가 잘린’ 간호복을 간직한 이들이 있다. 이 간호복은 그들이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싸운 흔적이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던 독일은 당시 한국에서 다수의 파견 노동자를 데려왔지만, 석유파동으로 경제가 흔들리자 이들에게 더 이상 체류허가를 내주려 하지 않았다. 피폐한 조국을 벗어나 희망을 찾으려 한 파독 노동자들에게 이런 독일 정부의 입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간호사들을 비롯해 독일 각지의 한인들은 시위를 벌였다. “우리는 당신들이 필요로 해서 당신들을 도와줬다...

    2019.01.28 06:00

  • [다시 쓰는 인구론]“좋은 성과 내는 곳은 동료 간 대화와 협동 많은 직장”
    “좋은 성과 내는 곳은 동료 간 대화와 협동 많은 직장”

    ■ 모두 일할 수 있도록 ‘사람’을 키우고 있나고령화 인한 위기론 쏟아지지만우선 현재 인구로 생산성 높이기일·교육·일터 총체적 변화가 답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7년 생명표’는 그해 태어난 아이들이 평균 2099년(82.7세)까지 살 것으로 전망한다. 2007년생에 비해 2017년생은 3.5년 더 오래 살 정도로 평균수명이 늘고 있다. ‘100세시대’가 조만간 도래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지만 한 사람의 인생으로 100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두렵다. 평균 49세에 퇴직하는 일반적인 시스템에서 ‘100년의 시간’은 공포다. 퇴직하고 저임금 단순 일자리를 전전해야 한다면 생명의 연장을 축복으로 느낄 수 없다.고령화로 인해 사회가 무기력해질 것이라는 불안도 크다. 2017년 7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급속한 고령화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2000~2015년 연평균 3.9%에서 2036년에 0% 안팎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

    2019.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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