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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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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주의 B컷]입틀막 그만!
    입틀막 그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라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가 자유일지언정, 우리는 항상 자유를 쟁취해 왔다. 표현의 자유는 특히 더 그렇다. 침략과 약탈, 전쟁과 독재의 역사 속에서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아 왔다. 일제강점기에는 신문지법이, 전두환 정권 때는 보도지침이 있었다. 이후 우리 헌법은 21조에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적었다. 법률로 제한할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쟁취한 자유다.민주주의 정상회의 둘째 날인 지난 19일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가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활동가들은 “표현의 자유 없이 민주주의 없다”며 “현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2024.03.20 21:22

  • [금주의 B컷]그들이 끊은 건 돈이 아닌 삶…“그래도 우리의 노래는 멈출 수 없어요”
    그들이 끊은 건 돈이 아닌 삶…“그래도 우리의 노래는 멈출 수 없어요”

    “사람이 오면 꼬리 흔~들어요개사료 먹어요강아지랑 얘기 나눠요맘속으로 사랑한다고~~”중증 발달장애를 가진 이연옥씨(52)는 작사·작곡가이자 가수다. 이씨는 매주 한 곡씩 노래를 만든다.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다. 노들장애인야학 ‘노들노래공장’(이하 노노공) 강사인 만수씨(35·음악가 이민휘)와 지적장애를 가진 10여명의 수강생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 이들 중증 발달장애인에게 노노공 수업은 곧 ‘노동’이다.2022년 시작된 노노공은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일환이었다. 수강생들은 거리에서 장애인들의 권리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거나 노래를 만드는 문화예술노동을 하면서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을 벌었다. 그런데 서울시가 올해부터 예산을 삭감하고 사실상 사업을 폐지했다. 그동안 퇴직금과 주휴수당을 인정받으면서 주 15시간, 최저임금을 받아온 노노공 노동자들도 포함됐다.예산을 뺏겼지만 노노공 노동자들은 올해도 쉰 적이 ...

    2024.03.13 21:21

  • [금주의 B컷]아픈 몸, 지쳐가는 마음…돌볼 ‘의사’ 정녕 없나요
    아픈 몸, 지쳐가는 마음…돌볼 ‘의사’ 정녕 없나요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사들 간의 갈등이 3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주말이 지나가면…’ ‘다음달이 되면…’이라는 바람이 무색하게도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사진기자로 의료진, 환자, 응급실 등 병원을 맴돌며 새로운 장면을 담아내긴 쉽지 않고, 오늘은 또 뭘 찍을지 고민은 깊어집니다.어떤 현장은 카메라를 들기가 참 불편합니다. 일에 앞서 찍히는 당사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그렇습니다.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이렇게까지 (취재)할 일인가’ 망설여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장기입원 중인 것으로 보이는 어린 환자와 휠체어를 미는 보호자를 봤을 때도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에 선뜻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휠체어를 지나친 뒤 뒤돌아 엘리베이터에 비친 모습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데, 문득 ‘저 아이는 인생의 몇 퍼센트를 병원에서 보냈을까?’ 궁금했습니다. 병동에 북적이는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를 보며 의대 증원의 ‘실현’과 ‘저지’라는 강경한 ...

    2024.03.06 21:22

  • [금주의 B컷]이 늦깎이 고교 졸업생들 표정이 말한다
    이 늦깎이 고교 졸업생들 표정이 말한다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이 학생의 본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때가 되면 학년이 바뀌고, 졸업하고, 또다시 입학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충만한 해방감을 느끼며 방학하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며 개학했다.거의 평생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왔는데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거의 없다. 직업란에 ‘학생’ 대신 쓸 말이 없어졌을 때가 돼서야 “학교 다녀요”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나를 쉽게 설명해줬는지 깨달았을 뿐이다.지난 27일 졸업한 일성여자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순전히 공부하고 싶어서 학교에 왔다. 학교에 가는 대신 일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웠다. 졸업생 대표는 연설에서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갈 길을 몰랐을 때 학교를 오게 됐다”고 했다.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마음을 힘껏 펼쳤다. 알파벳부터 배워 길거리의 간판을 읽어내고, 노래하듯 구구단을 외웠다. 늦게 시작한 공부가 힘드냐고 누가 물으면 “힘들...

    2024.02.28 21:09

  • [금주의 B컷] 무책임에 레드카드
    무책임에 레드카드

    “아시안컵 우승이 부임 후 첫 목표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부임 기자회견에서 목표를 밝혔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이번 축구대표팀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했다. 붉은악마들은 늦은 시간까지 태극전사를 응원하며 우승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지켜봤다.그러나 부족한 전술과 계속되는 연장전 끝에 얻은 승리로 힘겹게 나아가는 대표팀을 바라보며 처음과 달리 불안함은 커져만 갔다.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유효 슈팅 0개, 2실점하며 탈락했다. 역대 최고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은 클린스만호 선수들은 종료 휘슬과 함께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축구팬들의 야유를 들으며 입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인터뷰에서 대표팀을 계속 이끌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귀국한 지 이틀 만에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으로 떠났다.그로부터 얼마 뒤 4강전을 앞두고 대표팀 내...

    2024.02.21 21:50

  • [금주의 B컷] 오늘도 끊임없이 묻는다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요”
    오늘도 끊임없이 묻는다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요”

    호소(닉네임)는 드랙(성별이나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의상과 화장, 행위 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 예술의 한 장르) 아티스트다. 어려서부터 지정 성별과 성 정체성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던 그는 젠더를 둘러싼 사회적 혐오의 한가운데 서 있어야 했다. 이후 호소는 드랙을 통해 ‘정상성·아름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무대 위에서 호소는 소수자로 살아온 삶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스스로를 여성과 남성을 오가는 상상 속 존재로 표현하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제 드랙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며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 정상성의 범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질문할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공연이 끝나고 호소가 자신의 동료를 껴안았다. 강렬한 음악에 휩싸인 요란함 속에서 이들은 소수자로 살며 겪은 서로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조용히 위로하고 있었다.

    2024.02.14 22:26

  • [금주의 B컷] 봄, 넌 벌써 와 있구나 어김없는 ‘약속’처럼
    봄, 넌 벌써 와 있구나 어김없는 ‘약속’처럼

    봄은 떠들썩하게 오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햇볕의 따사로움이 미세하게 다르고, 새벽 공기의 차가운 냄새가 어제와 같지 않다. 여름기운, 가을기운, 겨울기운은 없는데 봄기운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그래서일지 모르겠다. 언제 오나 싶을 때 봄은 이미 성큼 와 있다.입춘이었던 지난 4일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안의 연못에도 봄이 오기 시작했다. 겨울 동안 얼어 있던 연못이 햇볕을 받아 반쯤 녹았다. 연못에 떠 있는 돌멩이, 솔방울, 나뭇가지 주변으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2도까지 올라갔다.봄은 조용히 왔다가 서둘러 간다. 많은 사람이 이번 봄에는 꼭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겠다고 다짐하지만 기회가 많지 않다. 심지어 기후변화로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지금부터 조금씩 짙어질 봄기운을 하루하루 느끼면서 봄을 온전히 즐겨야 하는 이유다.봄의 시작을 알린 입춘 이후에는 봄비가 내리고 싹이 트는 우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2024.02.08 20:02

  • [금주의 B컷] 우리 졸업해도, 이 순간처럼…우정은 겨울도 뻥 차버렸다
    우리 졸업해도, 이 순간처럼…우정은 겨울도 뻥 차버렸다

    “사람 막아! 사람!”“열심히 뛰어! 열심히!”평년보다 포근한 날씨를 보인 지난 29일 서울 구로구 안양천 축구장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인근의 우신고, 경인고, 구현고, 고척고 등의 졸업을 앞둔 고3 학생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동장을 누볐다.개학날 공을 차러 나온 친구들의 얼굴에는 금세 땀방울이 맺혔다. 오후의 햇살 아래 학생들의 그림자가 운동장에 길게 새겨졌다. 심판도 없는 경기는 진지했다. 오프사이드를 지키고, 상대 선수가 넘어지면 경기가 중단됐다. 벽을 쌓은 친구가 프리킥을 엉덩이로 막아내자 모두 박장대소했다. 엎치락뒤치락 2 대 2 상황에서 결승골이 터지자 승리한 학생들이 환호하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겨서 기뻐하는 모습과 져서 아쉬워하는 모습이 ‘아시안컵’ 못지않았다.경기를 지켜본 뒤 학생들에게 다가가 졸업한 뒤에도 오늘처럼 모여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고필재군이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앞으...

    2024.01.31 19:53

  • [금주의 B컷] 간절한 마음까지 얼릴 수는 없으리
    간절한 마음까지 얼릴 수는 없으리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기 위해 1만5900배 철야행동에 나선 유가족들과 시민대책회의 활동가들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지난 23일 아침까지 절을 이어갔다. 전날 오후 1시59분에 절을 시작한 유가족과 시민들은 번갈아 가며 밤이 새도록 절을 올렸다.이날 서울의 아침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 바닥에는 얼음이 얼어붙어 있었다. 절을 하는 이들이 숨 쉴 때마다 입김이 허공에서 짙게 머물다 사라졌다. 유가족협의회는 이틀 동안 유가족과 시민들이 모두 합쳐 2만2400배를 넘긴 것으로 추산했다.한파 속에서 절을 하는 유가족들 사이로 아침 햇살이 위로처럼 내리쬐었다. 이들의 간절한 호소에 특별법은 공포될 수 있을까.

    2024.01.24 21:32

  • [금주의 B컷] 바닥 드러난 임진강…서로를 품던 지혜도 동난 걸까
    바닥 드러난 임진강…서로를 품던 지혜도 동난 걸까

    “서리 내릴 무렵 참게는 소 한 마리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꽃게를 최고로 치지만 원래 가장 맛 좋은 게는 참게였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정도였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강원도를 제외한 7도 71곳의 토산물로 기록됐는데, 임진강 참게가 특히 유명했다. 북한이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난 15일 경기 파주시의 접경지역을 찾았다. 파주 프로방스마을과 북한 황해북도 선전마을 사이를 흐르는 임진강이 바닥을 드러냈다. 참게들이 놀던 갯벌일까? 파주게는 서리가 내리기 전 바다로 돌아가 알을 낳는다. 이 무렵엔 싸움도 많이 일어났다. 통발을 놓기 좋은 자리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사라진 ‘임진강 참게 줄당기기’는 ‘싸움’을 ‘놀이’로 순화시킨 민속놀이였다.임진강은 거꾸로 흐르고 있는 것일까? 싸움마저도 서로의 품으로 안을 정도의 푸근함과 슬기로움을 가졌던 어른들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일까? 전쟁을 겪지 ...

    2024.01.1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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