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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주의 B컷]모질었던 여름을 뒤로하고…북녘으로 달려가는 가을바람
    모질었던 여름을 뒤로하고…북녘으로 달려가는 가을바람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난다는 절기 ‘백로’였던 지난 7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찾았다. 휴일이라 그런지 방문객들의 차량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카메라와 망원렌즈를 들고 사람들과 섞여 옥상 전망대에 올랐다.이른 새벽 한 차례 비가 내려서일까. 넓게 트인 시야에 펼쳐지는 파란 하늘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북쪽으로 설치된 망원경에 얼굴을 대고 신기한 듯 두리번거렸다. 나도 한쪽 눈을 질끈 감고 카메라로 북쪽을 이곳저곳 살폈다.강 너머로 펼쳐진 들녘은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농사일을 나온 북한 주민 대여섯 명의 모습도 보였다. 초소 분위기가 달라진 건 없는지, 긴 망원렌즈를 잡고 두리번거리며 찾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덥다”라는 혼잣말이 입 밖으로 나올 무렵,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등골을 파고들었다. 어김없는 가을바람이었다. “아 시원하다.” 전망대 곳곳에서 사람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유난히도 모질었던 올해 여름도 살...

    2025.09.10 20:24

  • [금주의 B컷]거대 플랫폼에 깔린 사람들…대통령이 우리 손 잡아달라
    거대 플랫폼에 깔린 사람들…대통령이 우리 손 잡아달라

    일상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중개 수수료’를 낸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온라인 장터에서 생필품을 사고, 대행업체를 통해 숙소를 예약한다. 플랫폼을 이용하면 한눈에 최저가를 알 수 있고, 후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선택지가 넓어진 듯 보이지만 플랫폼 영향력이 커질수록 수수료와 최종 가격은 함께 뛴다. 수수료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몫이다.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프리랜서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이 모여 ‘온라인 플랫폼 법(온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달의민족, 에어비앤비, 쿠팡 등의 플랫폼 기업이 하는 끼워팔기와 과도한 수수료 부과 등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자는 목소리였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약속을 지켜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혹시 한 번 누워주실 수 있을까요? 절박함을 표현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기자회견 사회자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망설이던 참가자들이 땅바닥...

    2025.09.03 20:26

  • [금주의 B컷]잘못된 ‘한·일 위안부 합의’, “뒤집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소녀상이 보고 있다
    잘못된 ‘한·일 위안부 합의’, “뒤집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소녀상이 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지난 21일 앞을 바라보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을 앞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같은 날 일본 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틀 후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2015년 한·일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연합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은 이에 대해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 없는 계승, 책임 없는 미래지향은 결국 가해의 연속일 뿐”이라고 비판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위안부’ 문제에 매우 집착”해 한·일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언급했다.소녀상이 있다. 소녀가 있다. 소녀는 자신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펜스 밖으로 걸어나올 수 없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대신 이...

    2025.08.27 20:15

  • [금주의 B컷]물속인 듯 눅눅한 도시, 진짜 물속을 걷는 아이
    물속인 듯 눅눅한 도시, 진짜 물속을 걷는 아이

    입추가 지나고 비가 잦았다. 잠시 내렸던 기온은 시원한 희망을 품게 했다. 그랬던 기온이 다시 올랐다. 티베트 고기압 때문이라느니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라느니 둘 다 때문이라느니 하는 말은 어렵다. 그냥 습도가 높아 물속을 걷는 기분이다. 문을 열고 나가면 카메라 렌즈와 안경에 김이 서리고, 빨래는 밤새 무게를 잃지 않는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까지 조금 걸었을 뿐인데 팔에 소금기가 남는다. 쉴 새 없이 도는 에어컨 실외기, 그사이 자꾸 내리는 소나기의 증발이 공기를 눅눅하게 만든다.물속을 걷고 있다고 생각할 때 진짜 물속을 걷는 아이를 만났다. 지난 19일 서울광장 분수대였다. 수분을 품은 창고 같은 도시에서 귀한 풍경이다. 분수가 오르내리는 타이밍을 재던 아이는 분수 끝이 멈칫하는 곳에 이르자 그 안으로 뛰었다. 같은 물속인데 그 물은 더 시원해 보였다. 오는 23일은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는 절기 처서다. 모기의 입만 말고 더위도 좀 삐뚤게 꺾여 ...

    2025.08.20 20:05

  • [금주의 B컷]고공 농성장 아래 얼음 퍼포먼스…동지여, 잠시라도 더위 잊으시길
    고공 농성장 아래 얼음 퍼포먼스…동지여, 잠시라도 더위 잊으시길

    인간마저 태워 죽이겠다는 듯이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이다. 역대 최고라는 기록은 매일 새로 쓰이고 있다. ‘더워서 죽겠다’는 말은 더 농담으로 읽히지 않는다. ‘진짜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겨우 몇십분, 밖에 있는 동안에도 몇번이고 한다.고진수 민주노총 세종호텔지부장이 올라가 있는 10m짜리 철제 고공농성장은 태양에 가까운 만큼 더 뜨겁다. 그는 지난 2월13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11일은 농성을 시작한 지 180일, 반년이 된 날이다. 그는 땅에서보다 더 추운 겨울을, 더 더운 여름을 저 위에서 보냈다.고공농성 반년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그와 연대하는 시민들이 고공농성장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고진수 동지가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준비한 행사였다. 시원한 빙수를 만들어 먹고, 땀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을 나누고, 서로 부채를 부쳐줬다.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대형 얼음을 온몸으로 비벼가며...

    2025.08.13 21:01

  • [금주의 B컷]전설이 된 소년을 기억하며
    전설이 된 소년을 기억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팀과 10년의 인연을 마무리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의 친선경기는 팀을 떠나는 손흥민이 국내 팬들 앞에서 인사하는 고별전이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나오자 관중의 환호가 쏟아졌다. 팀 동료 브레넌 존슨은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연출해 주장의 헌신을 기렸다.후반전 20분이 흘렀을까. 토트넘에서 선수 교체 사인이 나오자 경기는 약 2분간 중단됐다. 양 팀 선수들이 도열해 그라운드를 나서는 손흥민을 배웅했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만감이 교차한 듯 눈물을 흘리며 얼굴을 감쌌다.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팀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대형 전광판에는 눈물을 흘리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과 명장면들이 송출됐다.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공식전 454경기를 뛰었다. 득점은 팀 역대...

    2025.08.06 20:44

  • [금주의 B컷]밥상은 우리 모두의 문제…농민은 물러설 수가 없다
    밥상은 우리 모두의 문제…농민은 물러설 수가 없다

    서울 한복판에서 밀짚모자가 고개를 숙였다. 동이 틀 무렵부터 논에 있었을 사람들이다. 밭에서, 축사에서 땀 흘리던 이들이 더위가 절정인 오후 2시 도심의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다. 스스로 길러 먹고, 자신을 지켜온 사람들은 그늘조차 스스로 만들었다.이들은 시위자가 아니다. 농민이다.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도시로 올라왔다.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을 나흘 앞둔 지난 28일, 그들은 대통령실 앞에 섰다. 정부는 협상이 막바지에 있다고 밝혔다. 일부 품목의 추가 개방 가능성도 언급됐다. 농축산물이 대상이다.수치는 빠르게 움직이고, 정책은 바뀐다. 그래프는 오르내리고, 시장은 속도를 따진다. 그러나 땅은 그렇게 빨리 변하지 않는다. 작황은 하늘을 보고, 노동은 땅을 짚는다. 지나간 해를 토대로 다음 해를 준비해야 한다. 농사는 반복처럼 보이지만, 결코 같은 해는 없다. 매해 다르고, 사람도 해마다 늙어간다. 농민들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무너진 논 한 귀퉁이는 다시 ...

    2025.07.30 20:28

  • [금주의 B컷]다시는 볼 수 없는 얼굴
    다시는 볼 수 없는 얼굴

    1년이 흐른 뒤에야 당신의 얼굴을 보게 됐습니다. 광대의 모습인 자화상은 모든 광대가 그러하듯이 씁쓸한 슬픔이 배여 있네요. 아닙니다, 솔직히 제가 느낀 슬픔은 나의 회한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여름 당신이 제안한 일을 거절한 것이 몹시도 후회됩니다. 당신을 아는 모든 이들이 놀랐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였죠. 전화를 받은 지 일주일이 흐른 뒤 당신의 부고를 들었거든요.며칠 전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2025 동강국제사진제에서 당신의 사진전 <人 THE VIEW - 손홍주>가 열린다는 소식이었죠. 당신의 자화상이 걸려 있을 것이라 나는 확신했습니다. 예상은 맞았지만 곤혹스러웠습니다. 당신의 민낯을 볼 수는 없었기에. 벽에 걸린 당신의 사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극장의 관객석, 매표소 그리고 당신의 동료들을 찍은 인물 사진들. 씨네21 창간 멤버로 영화인들의 모습을 꾸준히 사진에 담아왔더군요. 아 참, 당신의 동생 역시 손현주라는 이름의 걸출한 배...

    2025.07.23 20:08

  • [금주의 B컷] 폭염에 벌겋게 녹아내린 속…‘피수박’ 빼고 골라야 할 텐데
    폭염에 벌겋게 녹아내린 속…‘피수박’ 빼고 골라야 할 텐데

    “과일 가격이야 맛없어서 싼 것부터 맛있어서 비싼 것까지 다양하지만, 폭염이 계속되니 수박 안이 다 녹아버리는 피수박이 늘었어요.”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11일 서울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의 한 상인이 푸념했다. 폭염으로 수박의 속살이 피처럼 변한 것을 ‘피수박’이라 부른단다.짧은 장마와 기록적인 폭염으로 여름 제철 과채류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전국 평균 수박 가격은 전날 2만9816원으로 3만원을 눈앞에 뒀다. 이는 1년 전(2만1336원)보다는 약 8500원(39.8%) 올랐고, 평년보다는 41.8% 비싼 가격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수박 출하량은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기온 상승으로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박의 당도가 떨어지고 기준치 이상의 물량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가격은 비싸고 맛은 없는 수박을 먹을 공산이 커졌다.

    2025.07.16 20:17

  • [금주의 B컷]계엄 지나 탄핵, 대선 지나 특검…도둑맞은 내 반년을 돌려다오
    계엄 지나 탄핵, 대선 지나 특검…도둑맞은 내 반년을 돌려다오

    한 해의 반이 지났다. 연초에 세운 계획을 돌아보고 그동안 뭐 하고 살았나 반추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동안 뭐 하고 살았냐고? 물론 하루하루 들여다보면 기쁜 일 슬픈 일 고루 있었겠지만 사실 6개월이 그냥 사라진 것 같다. 살짝 과장을 보태자면, 분명 겨울이었는데 눈을 감았다가 뜨니 오늘이 됐다. 계엄, 탄핵, 대선까지 하루하루 취재거리가 넘쳐났고 세 계절을 지나 보냈다. 대부분 길에서, 더 많은 시간은 취재차에서.야심 차게 목표한 것들을 하반기로 미뤄놨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세 특검 모두 수사를 개시해 요즘은 특검 수사 일정에 따라 하루를 보낸다. 조사, 출석, 영장 청구, 압수수색… 어쩌면 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오기로 약속한 누군가를 기다리고, 오지 않을 거라고 했어도 혹시 모르니 기다린다.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은 최장 170일, 순직 해병 특검은 최장 140일 수사가 이어진다는데… 연말에 다시 올해를 돌아볼 때도 여전히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일까? ...

    2025.07.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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