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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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주의 B컷]5만원 줘도 배추 10포기…한숨 나오는 김장철

    5만원 줘도 배추 10포기…한숨 나오는 김장철

    스스로 끼니를 챙기기 시작하면 곧 알게 된다. 요리는 ‘뚝딱’ 되지 않는다. 아주 그럴싸한 일품요리가 아니라 그냥 밥 한 끼 차려 먹는 것뿐인데도 너무 큰 수고가 든다. 재료는 재료대로, 양념은 양념대로 얼마나 많은 것이 필요한지 매번 놀란다. 국간장과 양조간장이 다르고, 대파와 쪽파와 실파가 다르다. 엇비슷한 무언가로 쉽게 대체하겠다는 마음으로는 어느 것도 제대로 완성할 수 없다.배추가 김치가 되는 데 필요한 것도 한둘이 아니다. 쪽파, 당근, 무, 액젓, 고춧가루, 젓갈, 양파, 생강, 마늘…. 배추만 가지고 김치를 담글 수 없고, 그 하나하나의 재료를 다 준비해야 한다니 엄두가 안 난다. 그냥 재료가 아니라 ‘돈을 주고 사야 하는’ 무언가다.정부는 김장철이 되면 배추값 등 김장 물가 안정에 나선다. 하지만 물가정보가 발표한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33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13% 뛰어 역대 최고다. 포장김치도 지난여름부터 가격이...
  • [금주의 B컷]“너 페미야? 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 있어야"

    “너 페미야? 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 있어야"

    동덕여대 본관 앞이 400여벌의 알록달록한 점퍼들로 뒤덮였다. 지난달 열린 대학 발전계획 수립에 관한 회의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가져다 놓은 것이다.여자는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던 시절은 아득히 먼 과거로 사라졌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2005년에 남성을 앞지른 이후로 단 한 번도 역전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여자들만 다니는 대학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1978년 한성여대(한성대)를 시작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성심여대(가톨릭대), 상명여대(상명대), 부산여대(신라대) 등이 남녀공학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남녀공학 전환을 시도한 덕성여대, 성신여대는 재학생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동덕여대 남녀공학 철회 요구 서명에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재학생의 30%가량인 2334명이 참여했다. 왜 학생들은 학교의 공학 전환을 원하지 않을까. 답은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학생들...
  • 그림 투표용지 만들어 주세요 [금주의 B컷]

    그림 투표용지 만들어 주세요

    “그림 투표지 만들어주세요”헌법 제24조는 선거 참정권에 관한 조항이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온전한 참정권 행사는 그림의 떡이다. 지난 4월에 치러진 22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51.7cm에 달했던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장애인들에게는 투표 진입장벽이었다.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비롯한 5곳의 발달장애인 단체 소속 회원들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그림 투표용지를 통한 발달장애인들의 참정권 보장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발달장애인들은 투표지에 후보자를 인식할 그림 정보가 없어 투표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체장애인에겐 탁자 높이를 조절해주고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나 돋보기를 제공하듯이 발달장애인에게도 그림 투표지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이들은 지난 2022년 1월 국가를 상대로 ‘그림 투표용지를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
  • [금주의 B컷]“그림 투표용지 만들어주세요”…발달장애인, 참정권 향한 열망

    “그림 투표용지 만들어주세요”…발달장애인, 참정권 향한 열망

    “그림 투표용지 만들어주세요.”헌법 제24조는 선거 참정권에 관한 조항이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온전한 참정권 행사는 그림의 떡이다. 지난 4월 치러진 22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51.7㎝에 달했던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장애인들에게는 투표 진입장벽이었다.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비롯한 5곳의 발달장애인 단체 소속 회원들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그림 투표용지를 통한 발달장애인들의 참정권 보장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발달장애인들은 투표지에 후보자를 인식할 그림 정보가 없어 투표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체장애인에겐 탁자 높이를 조절해주고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나 돋보기를 제공하듯이 발달장애인에게도 그림 투표용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이들은 2022년 1월 국가를 상대로 ‘그림 투표용지를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차별구제 청구 소송...
  • 슈퍼문을 찾아서 [금주의 B컷]

    슈퍼문을 찾아서

    가장 큰 보름달인 ‘슈퍼문’이 떴다. 지난 17일 밤이었다. 사건·사고 현장을 주로 취재하는 기자이다 보니 천체사진을 찍는 일은 대개 어렵고 부담스럽다. 천체사진 동호인들이 작성한 달 찍은 후기 등을 살펴봤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지도 위에 월출 방향을 알려주는 사이트에서 달이 뜨는 방향을 확인하며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북동 방향에서 뜨는 달과 함께 선유교를 지나는 시민들을 함께 렌즈에 담을 수 있을까? 서울 영등포구 양화 한강공원으로 향했다.월출 시각은 오후 5시 38분이다. 2시간 전에 도착해 스마트폰 앱으로 월출 방향과 선유교의 위치를 보며 다리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시각은 오후 8시 26분이었지만 마감 시간, 달의 높이, 일몰 후 남은 빛 등을 고려해 월출 초반에 찍어야 한다고 머릿속으로 수십 번 되뇌었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눈이 머물던 스마트워치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 휴식을 권고하는 메시지가 뜰 때쯤 달이 뜨는 시간에 이르렀다. 하지...
  • [금주의 B컷]휘영청 둥근 달, 기다린 보람 있네

    휘영청 둥근 달, 기다린 보람 있네

    가장 큰 보름달인 ‘슈퍼문’이 떴다. 지난 17일 밤이었다. 사건·사고 현장을 주로 취재하는 기자이다 보니 천체 사진을 찍는 일은 대개 어렵고 부담스럽다. 천체 사진 동호인들이 쓴 달 찍은 후기 등을 살펴봤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지도 위에 월출 방향을 알려주는 사이트에서 달이 뜨는 방향을 확인하며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북동 방향에서 뜨는 달과 함께 선유교를 지나는 시민들을 함께 렌즈에 담을 수 있을까? 서울 영등포구 양화 한강공원으로 향했다.월출 시각은 오후 5시38분이다. 2시간 전에 도착해 스마트폰 앱으로 월출 방향과 선유교의 위치를 보며 다리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시각은 오후 8시26분이었지만 마감 시간, 달의 높이, 일몰 후 남은 빛 등을 고려해 월출 초반에 찍어야 한다고 머릿속으로 수십번 되뇌었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눈이 머물던 스마트워치에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 휴식을 권고하는 메시지가 뜰 때쯤 달이 뜨는 시간에 이르렀다. 하지...
  • [금주의 B컷]접경지역 땅을 일구는 농부의 마음…남북 함께 평화를 일굴 수 없을까

    접경지역 땅을 일구는 농부의 마음…남북 함께 평화를 일굴 수 없을까

    “오늘 남과 북이 사이좋게 걸어가는 평화의 신발을 신고 나왔습니다.”하얀 신발 위에 그려진 태극기와 인공기. 지난 15일 오전 경기 파주시청 앞에서 열린 평화위기파주비상행동의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농부의 신발이었다. 농부의 모자에 적힌 글귀도 새삼스럽다. “땅을 소유하지 않은 농부.” 그래 농부는 땅을 일구는 사람이지, 지주는 아니잖아?북한 땅과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뒤숭숭하다. “오는 길에 군인들이 총을 들고나와 작전을 시작하는 것을 봤습니다.” 접경지역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한숨을 쉬었다. “대만 손님이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감 때문에 군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DMZ 평화관광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터였다.기자회견을 마친 지 한 시간가량 지났을까? 뉴스 속보가 타전됐다. “북한,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이 소식을 들은 땅을 소유하지 않은 농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접경지역의 대지는 일개 농...
  • [금주의 B컷]추억을 떠올리던 풍선적대와 도발로 두둥실

    추억을 떠올리던 풍선적대와 도발로 두둥실

    두둥실 떠가는 풍선을 보면 노래 한 곡이 웅얼거려집니다.“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노란 풍선이 하늘을 날면 내 마음에도 아름다운 기억들이 생각나~”어릴 적 한때의 저를 위로해주던 ‘다섯손가락’의 노래 ‘풍선’입니다. 풍선이 날면 노래가 자동 재생되고, 옛 추억의 영상이 머릿속에서 두서없이 흐르곤 합니다.지난 4일 회사 동료가 출근길에 풍선을 목격했다며 제보를 해왔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서둘러 나가보았습니다. 신문사 사옥 상공에 점점이 풍선들이 떠 있었습니다. 노래를 흥얼거릴 새도 없이 셔터를 누르기 바빴습니다. 유난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풍선들이 바람을 타고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앞뒤 없이 이 장면만 보면 평화롭기 그지없지요.요즘 서울 하늘에 뜬 풍선은 주요 뉴스가 되었습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스물여섯 차례(지난 8일 기준)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렸습니다. 한때의 꿈과 추억을 소환하던 풍선이...
  • [금주의 B컷]“끝까지 잊지 않겠다”는 대대장…국가는 어떤 메시지 내놓을까

    “끝까지 잊지 않겠다”는 대대장…국가는 어떤 메시지 내놓을까

    지난해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 상병과 동기인 해병 1292기의 전역 날인 9월26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이 무색하게 햇빛은 여름처럼 따가웠다. 고개를 숙이고 길을 따라 올라가자 장병 4 묘역이 나왔다. 채 상병의 묘비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묘비에는 채 상병의 대대장이었던 이용민 중령이 가져온 각 잡힌 전역모가 올려져 있었다. 모자에는 “불곰 전우 ○○아! 대대장이 늘 함께할게”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묘비 옆에 선 이 중령은 취재진에게 “부대 성패에 책임을 지는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해병대 전우를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채 상병 묘소에는 입대 동기, 예비역 연대 회원,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전역일을 하루 앞둔 25일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누리집에 ‘그립고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올렸다. 어머니는 “입대하던 날 포항 시내...
  • [금주의 B컷]살려고 했던 사람을 죽인 건…

    살려고 했던 사람을 죽인 건…

    “삶의 희망이 무너졌네. 장애가 있어도 가족을 위해 살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범죄를 저질렀다 하니 너무 허무하네.”홀로 두 아들과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안마소를 운영하던 시각장애인은 휴대전화 메모장에 짤막한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계산 등의 업무 처리에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유로 안마소가 있던 지자체로부터 “5년간 활동지원 급여 2억원가량을 환수조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뒤였다.지난 23일 서울역에 마련된 시각장애인 안마사 장성일씨의 추모분향소를 찾았다. 가을볕이 따가웠지만, 그를 추모하는 시각장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장씨처럼 1인 안마사업장을 운영하는 이는 “시각장애인은 카드를 결제하는 것도, 컴퓨터를 사용하기도 쉽지 않은데 (정부는) 규정만 들이대며 활동지원을 하면 안 된다고 한다”며 “우리는 평생 연금이나 받으면서 수급자로 살라고 하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2019년에도 경기 김포에서 50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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