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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주의 B컷]“노동자 밥줄보다 예산 숫자가 중요하냐”…비정규직 절규 담긴 ‘청와대 1호 신문고’
    “노동자 밥줄보다 예산 숫자가 중요하냐”…비정규직 절규 담긴 ‘청와대 1호 신문고’

    “이재명 대통령님,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새해를 맞이한 흥성거림이 채 가시기 전인 지난 2일 하얀색 민복(과거 평민들이 입던 전통 의상)을 입은 한 남성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대고각에 섰다. 그의 가슴에는 ‘단식 17일차’라는 몸자보가 붙어 있었다.삶을 위해 곡기를 끊은 그였지만, 살기 위해 절실하게 두 차례 대고각 신문고의 북을 두드렸다. 북소리가 들리자마자 경찰은 그를 제지해 현장에서 끌어냈다. 서재유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 노동자들의 적정임금 보장과 공공기관 총인건비 지침 폐지를 촉구하며 지난달 17일부터 서울역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는 이날 대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지시와 달리 기획재정부 총인건비 지침은 노동자들의 밥줄을 끊고 있다”며 “정부 지침이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냐, 노동자의 배고픔보다 예산 숫자가 더...

    2026.01.07 20:07

  • [금주의 B컷]우리가 지켜낸 웃음꽃…올해에도 지지 않기를
    우리가 지켜낸 웃음꽃…올해에도 지지 않기를

    영하의 날씨였지만 썰매장에는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썰매장에는 많은 시민과 어린이들이 모여 공휴일을 즐겼다.아빠가 끌어주는 썰매를 탄 아이는 얼마 가지도 못해 넘어졌다. 미끄러지고, 젖고, 추워서 울음이 터질 법도 했지만 아이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내 다시 일어나 썰매에 올라탔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보다, 일상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는 안도감이 묻어났다.다사다난했던 2025년이 저물었다. 12·3 불법계엄의 여파는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섰고, 또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상을 지켜냈다. 2026년 새해에는 사진 속 아이의 웃음처럼, 불안보다 희망이 앞서는 일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5.12.31 20:30

  • [금주의 B컷]온난화에 열받은 겨울… 비닐옷 봄이 먼저 왔네
    온난화에 열받은 겨울… 비닐옷 봄이 먼저 왔네

    기후위기 탓일까. 비교적 온화한 날씨, ‘춥지 않은 겨울’이다. 라니냐 발생으로 평년보다 추운 겨울을 예고한 기상청의 발표와는 달리 피부로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크다. 두꺼운 외투를 손에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는 동안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스팔트 위에서 일하는 사진기자 처지에 덜 추운 날씨 덕에 비교적 덜 힘들지만, 한편 겨울답지 않은 겨울 날씨가 걱정되기도 한다. 전신을 파고든 한기가 발끝, 손끝에 모여들어 계절을 실감케 했던 기억들이 멀게 느껴진다. ‘내년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고 벌써 이럴까?’ 하는 이른 걱정이 들 정도다.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봄ON한강’ 페스티벌. 봄을 콘셉트로 해 꾸며진 대형 에어돔 안은 온풍기가 내뿜는 열기로 그득했다. 에어베드에 누워 좌우를 살피는 시민들의 시야에 조화로 만든 꽃들이 둥글게 이어졌다. 급히 만든 봄이라 접착제와 플라스틱 냄새가 났다. 꽃향기는 어찌할 수 없었나 보다.아무렴 어떠랴...

    2025.12.24 21:10

  • [금주의 B컷]소란으로 가득 찬 ‘인권의날’
    소란으로 가득 찬 ‘인권의날’

    인권을 말하는 자리는 대개 소란스럽다. 침묵이 문제일 때도 있지만, 말이 넘쳐 본질을 가릴 때도 있다. 지난 10일, 제77회 인권의날 기념식이 열린 그날, 나는 이 소란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운동본부 회원들이 안창호 인권위원장의 행사장 입장을 막아섰다. 계엄 사태 앞에서 인권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안 위원장은 취임 이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해 일관되게 보수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인권의 가치를 훼손해왔다고 여겨지는 인물이 인권상을 수여하는 장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노가 낯설지 않다.그러나 질문은 남는다. 상을 거부할 권리는 누구의 것인가. 그것은 수상자의 선택이다. 다른 사람들이 시상식을 막을 권리는 없다. 항의와 표현은 민주주의의 권리지만, 봉쇄와 저지는 또 다른 인권침해다. 인권을 말하는 방식이 인권을 훼손하는 순간, 명분은 흔들린다.곧이어 맞불 집회가 이어졌다. 안 위원장 지지자들이...

    2025.12.17 21:45

  • [금주의 B컷]통로·계단·바닥에서… ‘진짜 끝’을 꿈꿔봅니다
    통로·계단·바닥에서… ‘진짜 끝’을 꿈꿔봅니다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수험생들은 곧잘 이런 가사에 위로를 받는다. 얼른 수능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영영 그날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번씩 바뀔 때가 있었다. 물론 마음과 상관없이 시간은 흘러갔다.누구는 수능 전에도 끝나지만, 누구는 수능이 끝나야만 이제야 시작이다. 최저등급, 논술, 면접, 정시, 실기시험… 어쩌면 다시 수능을 기준으로 디데이(D-day)를 셀지도 모른다. 수험생의 시간은 ‘수능’이 아니라 결국 ‘합격’ 두 글자로만 끝난다.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시 합격 예측 설명회가 열렸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자리가 부족하면 통로에도, 계단에도, 바닥에도 앉았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정시 지원을 앞둔 약 3주간의 시간이 길면서도 짧게, 결국엔 지나가 버린다는 것이 다시 믿기지 않을 즈음이다.얼마 안 남았다는 말을 일 년 동안 반복하고 있을 수험생들이 얼른 ‘진짜 끝...

    2025.12.10 21:10

  • [금주의 B컷]시간이 가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
    시간이 가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

    두 무릎, 두 손, 이마를 땅에 던진다. 이주활동가와 이주노동자들, 숨진 이주노동자의 유가족이 찬기가 올라오는 땅에 엎드렸다. 출발 전 사회자는 오체투지 하는 법을 설명하며 “몇번 하다 보면 알게 된다”고 했다. 세 발짝 걷고 한 번 엎드리는 일, 참가자들은 금방 익숙하게 오체투지 자세를 익히게 됐다. 평생 해본 적 없는 일이었는데도.지난 11월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 출장소에서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지난 10월 정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뚜안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다.맨 앞에는 뚜안의 아버지가 있었다. 오체투지 전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발언이 예정돼 있었으나 사회자가 “어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신다고 합니다”라며 아버지의 마음을 대신 설명했다. 기자회견 내내 뚜안의 영정을 들고 있던 아버지는 영정을 넘겨주고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도 있...

    2025.12.03 22:17

  • [금주의 B컷]“이주노동자 반인권적 단속 중단”…정부는 이 목소리가 들리나요
    “이주노동자 반인권적 단속 중단”…정부는 이 목소리가 들리나요

    지난 9월 우리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미 이민 당국의 한국인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를 지켜봤다. 많은 국민이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겪은 인권 유린에 분노했다.그리고 10월, 대구 성서공단 내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여성 노동자가 우리 정부의 합동 단속을 피하다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그는 6년 전 입국해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체류 자격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불법체류자가 아닌 그는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사고를 당하기 전 그이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무서워.”법무부는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처를 한 후 단속을 마쳤다”고 밝혔다.23일 서울 마로니에공원에는 그를 추모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와 노동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추모 집회를 열고 정부의 강제 단속 중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

    2025.11.26 21:43

  • [금주의 B컷]“내년에 캠퍼스서 다시 만나요!” 선배들의 응원, 수험생의 바람
    “내년에 캠퍼스서 다시 만나요!” 선배들의 응원, 수험생의 바람

    2026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은 숨 돌릴 새도 없이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에 돌입했다. 입시 2라운드다. 지난 16일 수시모집 면접고사가 열린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찾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수험생들은 고사장 주변에 일찌감치 모여 입실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옷깃에 고개를 묻고 잔뜩 긴장한 모습들. 면접 인사말을 중얼거리며 연습하는 목소리도 들렸다.입실이 시작되자 학교 마스코트 인형과 재학생들이 나타났다. “면접은 기세다!” “내년에 학교에서 만나요!” 웃으며 반기는 선배들의 응원에 수험생들의 표정이 이내 밝아졌다. 신분증 검사를 마친 학생들은 재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고사장으로 향했다. 입실이 끝나고, 함께 온 부모들은 고사장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았다.

    2025.11.19 21:36

  • [금주의 B컷]서로의 목소리는 거름이 되어 국가폭력 상처에 새순이 돋다
    서로의 목소리는 거름이 되어 국가폭력 상처에 새순이 돋다

    평생 숨겨야 할 일이라 여겼던 성폭력 피해를 세상 밖으로 꺼내놓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피해자들은 44년이 지나서야 서로를 만나 ‘열매’라는 모임을 꾸렸다. 닫아두었던 입이 열리고, 참았던 눈물이 흘렀다. 아픔을 나눈 이들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받고 법의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지난해 12월12일 ‘12·12 군사반란’에 맞춰 성폭력 피해자 14명과 가족 3명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 사건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소송 제기 1년을 앞둔 지난 7일 피해자들은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45년 만이었다. 연대하는 시민들은 법원 앞에 모인 피해자들에게 평화와 회복을 상징하는 열매와 초록 잎사귀를 건네며 응원했다. 흰색 천에 붉은 꽃이 수놓인 스카프를 두른 피해자들은 서로 손을 잡고 법정으로 향했다. 두 번째 변론기일은 내년 1월16일에 열린다.

    2025.11.13 10:15

  • [금주의 B컷]간절함이 포화상태였던, 그날
    간절함이 포화상태였던, 그날

    “수능이 끝이 아니야”라고들 하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한 군데는 붙겠지”, 이런 말도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았다. 수능이 끝인 것 같았고, 몽땅 떨어질 것 같았고,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그 이후의 날들은 상상하기 어려웠다.학구열이 넘치는 동네도 아니었고 승부욕이 넘치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고3, 대입, 수능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는 남달랐다. 완벽한 20대의 시작, 반짝이는 젊음, 뭐든 할 수 있는 청춘으로 한발 내딛기 위해서는 대학 합격증이 필요했다. 그리고 당연히, 기왕이면 더 좋은 대학이어야 했고.붙여주면 학교 정문까지 앞구르기를 해서 가겠다느니 하는 말을 친구들과 매일 주고받았다. 많은지 적은지도 몰랐지만 경쟁률의 숫자에 살 떨려 하고, 추석 때 독서실 창 너머로 보름달을 보며 기도하던 밤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며 원서를 접수처에 제출하던 날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세상 그 많은 신들을 불렀던 첫 기억일지도 모르겠다....

    2025.11.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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