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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주의 B컷]우리는 죽어가는데 기후위기 사기라고?
    우리는 죽어가는데 기후위기 사기라고?

    지구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기후위기로 몰락한 세계를 다룬 SF 소설은 이제 허구라기보다 예고편처럼 느껴진다. 얼음에 뒤덮이거나 모래로 메마른 땅에서 인류는 결국 지구를 떠난다. 그리고 사람이 사라진 지구는 스스로 회복해 다시 초록빛 별이 된다.현실 속 기후위기는 당장은 소설처럼 극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일까. 각종 기후협정은 무력하고, 거대한 산업의 속도는 멈출 줄 모른다. 여름은 점점 더 길고 뜨거워지고, 냉방기는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가뭄은 물 부족을 부르고, 차량은 물을 싣고 도로를 달린다. 막을 수 없는 굴레가 된 기후위기는 외면하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전 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그러나 외면 대신 저항을 택한 사람들이 있다.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열린 ‘927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은 도심 한복판에 3분 동안 드러누...

    2025.10.01 22:08

  • [금주의 B컷]진실은 도주할 수 없다
    진실은 도주할 수 없다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들어섰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책임을 피하려 해외로 도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은 언제나 더 큰 소음을 만들어왔다.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의 한 하천. 채 해병은 수해 실종자를 찾기 위해 급류 속으로 들어갔다. 구명조끼도, 로프도 없었다. 지휘부는 안전보다 속도를 요구했다. 그 속도에 밀린 스무 살 청년은 흙탕물 속으로 사라졌다.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휘관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하고, 규정대로 사건을 경찰에 넘기려 했다. 그러나 군은 신속히 움직였다. 보고서를 회수했고,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을 포함한 6명을 혐의에서 제외했다. 박 대령의 기록은 사라졌고, 그는 항명죄로 고소당했다. 권력의 바람에 진실은 흔들렸다.그 무렵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말이 돌았다. 높은 언성에 진실은 멈칫했다. 권력은 책임 대신 자기보호를 ...

    2025.09.24 20:53

  • [금주의 B컷]새들이 이겼다…우리가 해냈다
    새들이 이겼다…우리가 해냈다

    “사실 0.0000퍼센트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평생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해왔지만, 단 한 번도 이겨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소송 1심 선고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정현 신부가 감격에 겨워 말했다.2022년 9월28일 1308명의 ‘국민소송인단’이 습지 및 철새 서식지 파괴 우려와 조류 충돌 위험, 생물다양성 보존에 관한 국제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한 후 3년 만에 받아낸 결과였다.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출발해 지난 한 달 동안 250㎞를 걸어 서울행정법원에 도착한 시민들은 “새들이 이겼다”며 환호했다.2001년부터 새만금 간척사업에 반대하며 새만금 일대의 생태 보호를 위한 투쟁을 이어온 문정현·문규현 신부도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백발의 두 형제 신부는 부둥켜안고 울며 기쁨을 나눴다. 동생 문규현 신부가 마이크를 들었다. “우리가 있기에, 생...

    2025.09.17 20:27

  • [금주의 B컷]모질었던 여름을 뒤로하고…북녘으로 달려가는 가을바람
    모질었던 여름을 뒤로하고…북녘으로 달려가는 가을바람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난다는 절기 ‘백로’였던 지난 7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찾았다. 휴일이라 그런지 방문객들의 차량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카메라와 망원렌즈를 들고 사람들과 섞여 옥상 전망대에 올랐다.이른 새벽 한 차례 비가 내려서일까. 넓게 트인 시야에 펼쳐지는 파란 하늘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북쪽으로 설치된 망원경에 얼굴을 대고 신기한 듯 두리번거렸다. 나도 한쪽 눈을 질끈 감고 카메라로 북쪽을 이곳저곳 살폈다.강 너머로 펼쳐진 들녘은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농사일을 나온 북한 주민 대여섯 명의 모습도 보였다. 초소 분위기가 달라진 건 없는지, 긴 망원렌즈를 잡고 두리번거리며 찾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덥다”라는 혼잣말이 입 밖으로 나올 무렵,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등골을 파고들었다. 어김없는 가을바람이었다. “아 시원하다.” 전망대 곳곳에서 사람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유난히도 모질었던 올해 여름도 살...

    2025.09.10 20:24

  • [금주의 B컷]거대 플랫폼에 깔린 사람들…대통령이 우리 손 잡아달라
    거대 플랫폼에 깔린 사람들…대통령이 우리 손 잡아달라

    일상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중개 수수료’를 낸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온라인 장터에서 생필품을 사고, 대행업체를 통해 숙소를 예약한다. 플랫폼을 이용하면 한눈에 최저가를 알 수 있고, 후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선택지가 넓어진 듯 보이지만 플랫폼 영향력이 커질수록 수수료와 최종 가격은 함께 뛴다. 수수료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몫이다.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프리랜서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이 모여 ‘온라인 플랫폼 법(온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달의민족, 에어비앤비, 쿠팡 등의 플랫폼 기업이 하는 끼워팔기와 과도한 수수료 부과 등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자는 목소리였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약속을 지켜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혹시 한 번 누워주실 수 있을까요? 절박함을 표현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기자회견 사회자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망설이던 참가자들이 땅바닥...

    2025.09.03 20:26

  • [금주의 B컷]잘못된 ‘한·일 위안부 합의’, “뒤집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소녀상이 보고 있다
    잘못된 ‘한·일 위안부 합의’, “뒤집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소녀상이 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지난 21일 앞을 바라보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을 앞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같은 날 일본 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틀 후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2015년 한·일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연합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은 이에 대해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 없는 계승, 책임 없는 미래지향은 결국 가해의 연속일 뿐”이라고 비판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위안부’ 문제에 매우 집착”해 한·일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언급했다.소녀상이 있다. 소녀가 있다. 소녀는 자신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펜스 밖으로 걸어나올 수 없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대신 이...

    2025.08.27 20:15

  • [금주의 B컷]물속인 듯 눅눅한 도시, 진짜 물속을 걷는 아이
    물속인 듯 눅눅한 도시, 진짜 물속을 걷는 아이

    입추가 지나고 비가 잦았다. 잠시 내렸던 기온은 시원한 희망을 품게 했다. 그랬던 기온이 다시 올랐다. 티베트 고기압 때문이라느니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라느니 둘 다 때문이라느니 하는 말은 어렵다. 그냥 습도가 높아 물속을 걷는 기분이다. 문을 열고 나가면 카메라 렌즈와 안경에 김이 서리고, 빨래는 밤새 무게를 잃지 않는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까지 조금 걸었을 뿐인데 팔에 소금기가 남는다. 쉴 새 없이 도는 에어컨 실외기, 그사이 자꾸 내리는 소나기의 증발이 공기를 눅눅하게 만든다.물속을 걷고 있다고 생각할 때 진짜 물속을 걷는 아이를 만났다. 지난 19일 서울광장 분수대였다. 수분을 품은 창고 같은 도시에서 귀한 풍경이다. 분수가 오르내리는 타이밍을 재던 아이는 분수 끝이 멈칫하는 곳에 이르자 그 안으로 뛰었다. 같은 물속인데 그 물은 더 시원해 보였다. 오는 23일은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는 절기 처서다. 모기의 입만 말고 더위도 좀 삐뚤게 꺾여 ...

    2025.08.20 20:05

  • [금주의 B컷]고공 농성장 아래 얼음 퍼포먼스…동지여, 잠시라도 더위 잊으시길
    고공 농성장 아래 얼음 퍼포먼스…동지여, 잠시라도 더위 잊으시길

    인간마저 태워 죽이겠다는 듯이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이다. 역대 최고라는 기록은 매일 새로 쓰이고 있다. ‘더워서 죽겠다’는 말은 더 농담으로 읽히지 않는다. ‘진짜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겨우 몇십분, 밖에 있는 동안에도 몇번이고 한다.고진수 민주노총 세종호텔지부장이 올라가 있는 10m짜리 철제 고공농성장은 태양에 가까운 만큼 더 뜨겁다. 그는 지난 2월13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11일은 농성을 시작한 지 180일, 반년이 된 날이다. 그는 땅에서보다 더 추운 겨울을, 더 더운 여름을 저 위에서 보냈다.고공농성 반년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그와 연대하는 시민들이 고공농성장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고진수 동지가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준비한 행사였다. 시원한 빙수를 만들어 먹고, 땀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을 나누고, 서로 부채를 부쳐줬다.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대형 얼음을 온몸으로 비벼가며...

    2025.08.13 21:01

  • [금주의 B컷]전설이 된 소년을 기억하며
    전설이 된 소년을 기억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팀과 10년의 인연을 마무리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의 친선경기는 팀을 떠나는 손흥민이 국내 팬들 앞에서 인사하는 고별전이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나오자 관중의 환호가 쏟아졌다. 팀 동료 브레넌 존슨은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연출해 주장의 헌신을 기렸다.후반전 20분이 흘렀을까. 토트넘에서 선수 교체 사인이 나오자 경기는 약 2분간 중단됐다. 양 팀 선수들이 도열해 그라운드를 나서는 손흥민을 배웅했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만감이 교차한 듯 눈물을 흘리며 얼굴을 감쌌다.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팀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대형 전광판에는 눈물을 흘리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과 명장면들이 송출됐다.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공식전 454경기를 뛰었다. 득점은 팀 역대...

    2025.08.06 20:44

  • [금주의 B컷]밥상은 우리 모두의 문제…농민은 물러설 수가 없다
    밥상은 우리 모두의 문제…농민은 물러설 수가 없다

    서울 한복판에서 밀짚모자가 고개를 숙였다. 동이 틀 무렵부터 논에 있었을 사람들이다. 밭에서, 축사에서 땀 흘리던 이들이 더위가 절정인 오후 2시 도심의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다. 스스로 길러 먹고, 자신을 지켜온 사람들은 그늘조차 스스로 만들었다.이들은 시위자가 아니다. 농민이다.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도시로 올라왔다.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을 나흘 앞둔 지난 28일, 그들은 대통령실 앞에 섰다. 정부는 협상이 막바지에 있다고 밝혔다. 일부 품목의 추가 개방 가능성도 언급됐다. 농축산물이 대상이다.수치는 빠르게 움직이고, 정책은 바뀐다. 그래프는 오르내리고, 시장은 속도를 따진다. 그러나 땅은 그렇게 빨리 변하지 않는다. 작황은 하늘을 보고, 노동은 땅을 짚는다. 지나간 해를 토대로 다음 해를 준비해야 한다. 농사는 반복처럼 보이지만, 결코 같은 해는 없다. 매해 다르고, 사람도 해마다 늙어간다. 농민들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무너진 논 한 귀퉁이는 다시 ...

    2025.07.3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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