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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주의 B컷]폭염 속 ‘한 끼’를 위한 기다림…열기보다 더 견디기 힘든 ‘허기’
    폭염 속 ‘한 끼’를 위한 기다림…열기보다 더 견디기 힘든 ‘허기’

    폭염으로 온열 질환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무더위 속 한 끼 해결을 위한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 급식소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배식 시작은 오전 11시30분인데 훨씬 이른 시간부터 노인들이 모여들었다. 한 손에 부채를 쥔 노인들은 공원 담벼락이 만든 그늘에서 땡볕을 피한 채 배식을 기다렸다. 부채가 없는 노인들은 종이상자와 신문지를 이용해 더운 바람으로 땀을 식히기도 했다.줄지어 선 어르신들의 모습을 열화상 카메라에 담았다. 달아오른 길바닥은 붉은색을 띠었다. 오랜 시간 배식을 기다린 노인들의 뜨거운 몸도 붉게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50분쯤 종로구의 기온은 32도까지 올랐다.급식소에는 대형 선풍기가 가동되고 있었다. 이날 무료 급식 메뉴는 쌀밥, 오이냉국, 겉절이, 어묵볶음, 무채 무침이었다. 짧은 식사시간이나마 시원하게 보낸 노인들은 다시 무더위 속으로 발걸음을 ...

    2024.08.07 19:59

  • [금주의 B컷]깊고 맛있는 천일염, 짠맛은 빛과 땀과 ‘기다림’이 만든다
    깊고 맛있는 천일염, 짠맛은 빛과 땀과 ‘기다림’이 만든다

    바다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혜택 중의 하나가 소금이다. 여러 가지 소금이 있지만 미네랄 함량이 많은 천일염은 인기가 높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모은 뒤 햇빛과 바람의 작용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햇빛이 강한 여름은 소금 채취에 알맞은 계절이다. 염전 사진을 찍기에도 제격이다.지난 주말 수도권에 남아 있는 염전 한 곳을 찾았다. 경기 화성시 매화리의 공생염전이다. 쨍쨍한 햇볕 덕분에 염전 구석구석 소금이 영글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웬걸, 도착한 염전은 고요하기만 했다. 바둑판처럼 생긴 염전의 경계에 나무 밀대와 노란 수레만 반듯하게 놓여 있었다.한참 때인데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염부 한 분을 만났다. 새까만 얼굴의 그는 장마철에는 작업하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애써 모아놓은 소금이 비를 맞으면 녹아버리기 때문이란다. 염부에게는 장마철이 무급휴가인 셈이었다. 휴가를 마다할 사람이 없겠지만 일손을 놓고 있는 그...

    2024.07.31 20:10

  • [금주의 B컷] 지켜야 할 꼬리표 ‘인의예지신’
    지켜야 할 꼬리표 ‘인의예지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못지않게 요즘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것이 이원석 검찰총장의 서류 가방이다. 이 총장의 가방에는 김 여사의 것과는 달리 ‘명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브랜드의 로고가 작게 박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어깨끈 고리에 달린 붉은색 꼬리표. 가방 브랜드의 알파벳보다 큰 한자 다섯 개가 적혀 있다.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평이한 글귀이지만, 이에 관한 추측성 기사가 보도되는 이유는 지금의 분위기가 어처구니없기 때문일까.지난 23일 출근하는 이 총장의 빨간 꼬리표를 보자 비행기에 부착된 꼬리표가 떠올랐다. 비행기 꼬리표에는 한자 대신 영문으로 ‘출발 전에 제거하시오(Remove before Flight)’라고 적혀 있다. 착륙해 있거나 점검을 받은 비행기 동체를 보호하는 덮개를 제거한 후 비행을 시작하라는 표식이다. 비행기 꼬리표와 달리 총장 가방의 꼬리표는 제거되면 안 될 것이다. 우리 사회를 감시하고 벼리는 검찰의 눈은 최고 권력자를 향해서도 초점을 맞추...

    2024.07.24 19:55

  • [금주의 B컷]거센 물살에 휩쓸린 청춘 벌써 1년, 책임도 쓸려갔나
    거센 물살에 휩쓸린 청춘 벌써 1년, 책임도 쓸려갔나

    ‘이 강물에 구명조끼도 없이 들여보냈다고?’‘채 상병 사망사건’ 1주기를 앞둔 지난 15일 사고 지역 인근 보문교에 도착해 든 생각이었다. 보문교 길이는 200m로 강폭이 넓고 수심도 깊어 보였다. 이날도 장맛비가 내린 후였지만 사고 당시만큼 강물이 불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 물살이 도는 회오리 현상이 목격되었다. 강바닥과 수변은 모래펄이었다. 한 발만 잘못 내디뎌도 발이 푹푹 빠졌다. 보트 없이 맨몸으로 들어가서 수색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장소였다.채 상병은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민간인 실종자를 수색하던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이후 실종 지점에서 5.8㎞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 후 1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검법은 국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병대...

    2024.07.17 20:04

  • [금주의 B컷] “뜨겁다는 말도 못하고 이렇게…아이고 내 새끼, 이렇게는 못 보내”
    “뜨겁다는 말도 못하고 이렇게…아이고 내 새끼, 이렇게는 못 보내”

    “아버님, 여기 어딘지, 무슨 일로 와 있는지 아시겠어요?” 화성시청 공무원의 말에 혼절한 듯 엎드려 울던 남성은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발생 열흘 만인 지난 4일 화성시청 추모 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됐다. 유가족들은 위패와 영정을 끌어안은 채 분향소로 들어섰다. 한 명 한 명 영정이 제단 위에 놓일 때마다, 유가족들 사이에서 새어 나오던 울음은 점점 더 커졌다. “아이고 내 새끼….” “뜨겁다는 말도 못하고 이렇게… 못 보낸다, 살려내!” 일부 유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비명 같은 울음을 토해냈다. 고 최은미선씨의 아버지 최병학씨도 그중 하나였다. 딸을 잃은 그는 온몸으로 오열했다. 영정 안치와 헌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바닥에 엎드려 신음하고 몸부림쳤다. 주변 사람들이 부축해 간신히 몸을 일으킨 그는 딸의 영정을 붙든 손을 쉽사리 놓지 못했다.

    2024.07.11 10:02

  • [금주의 B컷]불길과, 편견과 맞서 싸웠다···퇴임 소방관의 ‘빛나는 명찰’
    불길과, 편견과 맞서 싸웠다···퇴임 소방관의 ‘빛나는 명찰’

    “40년1개월의 공직생활 동안 대통령이 9번 바뀌었습니다.”지난달 30일 여성 소방관 1기이자 전북소방청 최초 여성 지휘팀장인 정은애씨가 자신의 퇴임 축하 파티에서 담담히 말했다. 서울 이태원의 한 레즈비언바에서 열린 이날 파티에는 소방관·친구 등 40여명이 참석해 정씨를 축하했다. 트랜스젠더 아들 한결씨도 어머니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정씨는 화염을 넘나들며 생명을 구해낸 영웅이자 성소수자로 살고 있는 아들의 삶을 받쳐준 든든한 조력자로 살아왔다. 그는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문제로 분투했고 동료들의 죽음에 목소리를 내왔다. 또한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나비’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퀴어 당사자들과 ‘앨라이(성소수자와 연대하는 사람)’는 정씨를 ‘모두의 어머니’라고 불렀다.“‘성소수자 친화적’이고 ‘소방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이해하는 상담사 및 인권교육가가 되는 것이 다음 목표”라 ...

    2024.07.03 20:16

  • [금주의 B컷]더위에 질려버린 광교저수지…악몽처럼 다시 돋아난 염증
    더위에 질려버린 광교저수지…악몽처럼 다시 돋아난 염증

    낮이 가장 긴 절기상 하지인 지난 2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광교저수지 인근에서는 불볕더위 때문인지 산책하는 시민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광교저수지는 수원시의 수원(水源) 중 하나다. 계속되는 더위로 저수지가 초록색으로 변해 있었다. 저수지에 설치된 3개의 부력수차(물을 순환시켜 수질을 정화하는 장치)가 부지런히 돌았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저수지를 내려다보았다. 녹조로 저수지의 색깔이 주변 숲과 구별되지 않았다. 녹조는 왜 생길까. 수질과 유속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기온 상승이 주된 발생 조건이다. 기온 상승으로 수온이 올라가면 녹조류와 플랑크톤이 활발하게 증식한다. 이로 인해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녹조가 여름에 많이 나타나는 이유다. 6월 된더위로 시작된 올여름은 유난히 더울 것으로 예상돼 ‘녹조라떼’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 같다.

    2024.06.26 19:47

  • [금주의 B컷]하늘과 물 맞닿은 백두산 천지…맑고 청명해 더욱 안타까운 ‘남북’ 관계 악화의 현실
    하늘과 물 맞닿은 백두산 천지…맑고 청명해 더욱 안타까운 ‘남북’ 관계 악화의 현실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지난 11일 중국을 통해 해발 2744m 백두산 천문봉에 올랐다. 연무가 흩어진 뒤 드러낸 천지의 풍광은 ‘천지개벽’이라 할 만큼 신비롭고 광활했다. 함께 오른 관광객들은 너나없이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넋을 잃은 채 카메라를 꺼내들었다.남북관계가 적대를 거두고 협력의 분위기를 키워가던 2018년 9월2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를 함께 찾았다. 그 이후 천지는 남북 화해의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 긴장감은 높아지고 불신의 벽은 견고해지고 있다.남북관계에 돌파구는 없을까? 잠시 머문 백두산 정상에는 세찬 바람이 끊임없이 불었다. 하지만 높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천지의 물결은 잔잔하기만 했다.

    2024.06.19 20:10

  • [금주의 B컷]전깃줄보다 질기고 76만5천볼트보다 강한 ‘우리’
    전깃줄보다 질기고 76만5천볼트보다 강한 ‘우리’

    정전된 집에 전기가 다시 들어오던 순간을 기억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눈이 어둠에 적응하며 익숙한 풍경을 보기 시작할 때쯤 불이 켜졌다. 온통 깜깜하던 세상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마법이 아닐 리 없었다.코드 하나, 스위치 하나면 되는 마법 속에서 살아 실감하지 못하지만 전기는 마법이 아니라 생산품이다. 누군가는 전기를 만들고, 옮기고, 저장하고, 판매한다. 그 과정에서 송전탑이 세워진다. 전선을 걸고 전기를 옮기기 위해서다.10년 전 경남 밀양시에 대규모 송전탑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밀양 주민들은 거세게 싸웠고,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함께했다. 지난 8일 전국 15개 지역에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밀양에 다시 모였다. 송전탑 아래를 걷는 사람들은 작았다. 100m가 넘는 송전탑을 그저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사람들은 “계속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하겠다”고 했다. “삼척과 당진, 태안과 새만금, 부산과 울산을 가로질...

    2024.06.12 20:11

  • [금주의 B컷]구름 한 점 없는데남북관계는 ‘흐림’
    구름 한 점 없는데남북관계는 ‘흐림’

    9·19 남북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안을 재가했다. 국방부는 즉각 브리핑을 열고 “9·19 군사합의에 의해 제약받아온 군사분계선(MDL), 서북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같은 날, 북한과 접해 있는 경기 파주시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의 하늘은 오물 풍선 살포와 군사합의 효력 정지 등 긴장된 남북관계가 무색하게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했다. 렌즈로 본 북한 개풍군 주민들은 농사일을 하고 있었고, 인근 북한군 초소에서는 북한 군인들이 진지 공사 작업을 하고 있었다. 논과 초소의 이질감이 낯선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저기 농사일하고 있네. 신기하다.” 오두산 전망대를 견학 온 군 장병들이 망원경으로 북한 지역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장병들은 돌아가며 망원경을 통해 한참 동안 북한 지역을 관찰했다. 그들에게 익...

    2024.06.0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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