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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9)]법관은 “보고했다”는데 “모른다”는 윗선은 무죄…책임은 누가
    법관은 “보고했다”는데 “모른다”는 윗선은 무죄…책임은 누가

    ‘법원장만 몰랐다.’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방법원장(60)에게 지난 18일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6부(재판장 김래니) 판결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재판부는 2016년 검찰이 서울서부지법 집행관사무소 비리를 수사하며 청구한 영장 기록의 수사 정보가 보고서 형태로 법원행정처로 전달되고, 영장청구서 사본과 관련자의 검찰 진술 내용이 유출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는 서울서부지법 기획법관이던 나상훈 판사와 법원 직원들이 한 일이고 당시 서울서부지법의 가장 윗선 책임자이던 이 전 원장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바로 항소했다. 법원장은 정말 몰랐을까. 기획법관과 법원 직원들을 움직이게 한 힘은 무엇인가. 아래에서 일을 벌인 것이라는 논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다른 사법농단 재판에서도 나온다. 피고인들은 재판 개입·거래와 관련된 법원행정처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자신들은 몰랐다고 주장...

    2020.09.23 21:22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8)]법관에게는 ‘법관 독립’을 연구할 ‘학문의 자유’가 없다?
    법관에게는 ‘법관 독립’을 연구할 ‘학문의 자유’가 없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하려던 법원행정처가 내세운 대응 이유“인권법 아닌 사법제도 연구해서”유엔 ‘사법부 독립에 관한 기본원칙’엔 이런 규정이 있다.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다른 시민과 마찬가지로 표현·신념·결사·집회의 자유를 가진다. 다만 그러한 권리를 행사하는 법관들은 항상 직무상 존엄과 사법부의 공평·독립을 유지해야 한다.”(8조) 조건이 따라붙기는 하지만 법관에게도 표현 등의 자유가 있고, 이 자유의 보장은 사법부 독립을 위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행정부·입법부 등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의 독립, 법관의 임기·적절한 보수·안전 등의 보장과 나란히 ‘법관의 자유’가 명시돼 있다.법관의 자유는 한국에서 깊이 논의된 적이 없다. 사회 현안에 대한 판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놓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언급된 정도다. 사법농단 재판에서는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된다. 법원 내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들이 상고법원·인사제도·대법관 구성 등에 목소리...

    2020.09.07 06:00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7)영장전담 판사 → 기획법관 → 법원행정처…수사정보 줄줄이 보고
    (27)영장전담 판사 → 기획법관 → 법원행정처…수사정보 줄줄이 보고

    집행관사무소 수사 정보 빼낸 혐의 받는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변호인 “중요사건의 접수와 종국 보고 예규 따랐다”…검찰은 “위법”같은 혐의 신광렬 판사는 1심 무죄…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 나올지 주목“사필귀정의 진리를 믿습니다. 어둠이 밝음을 이기지 못합니다. 이 법정에서 적법한 증거에 따라 실체관계가 밝혀지고 끝내 정의가 실현되기를 희망합니다. 저에게 책임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을 질 것이고, 정당한 업무집행이라고 한다면 훼손된 저의 자긍심과 명예는 반드시 회복돼야 합니다. 그것도 조속히 회복돼야 합니다. 저는 사법부를 믿습니다. 우리 재판부를 믿습니다.” 지난해 9월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418호 법정의 피고인석에 선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방법원장(60)이 말했다. 이 전 원장은 사법농단 사건으로 지난해 3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과 함께 기소됐다. 그동안 정식 재판만 15번 열렸고, 이달 중순이 마지막이다. 조만간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20.08.06 06:00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6)“심상철, 통진당 사건번호 미리 따달라 해”…원하는 판사에 배당 논란
    (26)“심상철, 통진당 사건번호 미리 따달라 해”…원하는 판사에 배당 논란

    2009년 신영철 전 대법관의 촛불집회 사건 배당 논란이 불거졌다. 법원에 접수된 사건을 재판부에 나눠주는 ‘사건 배당’에 관한 권한은 각 법원의 사법행정권자인 법원장이 갖고 있는데, 신 전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일 때 촛불집회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몰아줬다는 의혹이었다. 정치권력과 사법행정권자가 민감한 사건을 코드가 맞는 판사에게 맡기고 싶을 때 사건 배당을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법원은 신 전 대법관 논란을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규정하고 사건 배당 예규를 개정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배당이 원칙이었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배당 룰’에 따라 전자시스템으로 자동배당하도록 해 법원장이 사건을 마음대로 배당할 여지를 줄였다.그럼에도 사건 배당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사법농단 사건의 피고인 중에 심상철 전 서울고등법원장(63)이 있다. 심 전 원장은 2015년 통합진보당 행정소송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하기 위해 원칙에 어긋나게 사건번호를 수...

    2020.07.20 06:00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5)그들만 익숙한 ‘무기 대등 원칙’ 들이대며 재판 늦추고 힘 빼기
    (25)그들만 익숙한 ‘무기 대등 원칙’ 들이대며 재판 늦추고 힘 빼기

    사법농단 재판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피고인의 방어권’에 대한 것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2월 기소됐다. 1년4개월이 흘렀지만 1심 재판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법정 안팎에선 내후년까지 1심 재판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똑같은 1년4개월 안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고인인 국정농단 사건은 2심 선고까지 끝난 것과 대조된다.최근 이 재판에선 기일마다 피고인의 방어권과 적법절차를 놓고 한 시간 이상 공방한다. 재판의 단계마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을 들이민다. 규정은 있지만 현실에서 좀체 작동하지 않았던 조항들이 이 재판에서는 불려나온다.양 전 대법원장과 공범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측은 양 전 대법원장 재판과 비교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고 항변했다.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이 ‘좋은 재판’이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한국 법원의 형사재판은 모두 잘못돼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검찰은 반발했...

    2020.06.16 06:00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4)]사법행정에 동원된 양형연구 법관 “지시하면 따라야 한다고 생각”
    사법행정에 동원된 양형연구 법관 “지시하면 따라야 한다고 생각”

    “압박은 제가 혼자 느끼는 것이고, 위에서 압박을 준 적은 없습니다.” 통합진보당 행정소송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접촉하면서 상급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았느냐는 검사 질문에 증인석에 앉은 이규진 전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답했다. 지난 3월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재판에서다. 이 전 상임위원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위로는 대법원장과 행정처장에게 보고하고, 아래로는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휘했다. 지난 6일까지 6번의 기일, 50여시간에 걸쳐 신문이 이뤄졌다.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은 희미해지고, 주변 상황에 따라 진술의 뉘앙스는 조금씩 달라진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통진당 행정소송을 보고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하지 않았느냐는 검사 질문에 이 전 상임위원은 말했다. “검찰 조사를 받은 때로부터 벌써 1년6개월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대법원장님에게 보고한 기억이 없습니다. 다만 검찰 조사 때...

    2020.05.29 06:00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3)]“재판장이 배석판사에 보고하랴?”…합의 수시로 깨는 ‘합의부 재판’
    “재판장이 배석판사에 보고하랴?”…합의 수시로 깨는 ‘합의부 재판’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여러 공소사실 중 특이한 게 있다. 방창현 판사의 공소사실이다. 방 판사는 2015년 전주지방법원 행정2부 재판장으로 있을 때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이 낸 지위확인 소송을 심리했다. 검찰은 방 판사가 법원행정처 연락을 받고 배석판사와 ‘합의’ 없이 판결문을 법원행정처 입맛에 맞게 고쳤다면서 직권남용죄를 적용했다. 재판부 바깥 사법행정조직인 법원행정처의 재판개입이 주된 쟁점인 사법농단 사건에서 재판부 안에서 발생한 재판권 침해가 문제 된 사례는 이것이 유일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진행되는 방 판사 재판에서 공개된 증거들, 증인신문 내용에서는 원칙과 어긋난 합의부 재판의 현실이 드러난다. 원칙에 따르자면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는 판사들의 합의로 판결해야 하고, 판결 선고는 판결 원본을 갖고 해야 한다. 법 어디에도 경력, 근무 연차에 따라 판사의 발언권을 차등해 부여한다거나 판결 선고 후 판결...

    2020.04.14 06:00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2)]판사 비위 첩보 받은 행정처, 언론 보도 막으려 재판까지 미루며 작업
    판사 비위 첩보 받은 행정처, 언론 보도 막으려 재판까지 미루며 작업

    ‘현직 판사가 뇌물사건 피의자와 밥과 술을 먹고 골프를 쳤다.’ 2015년 9월7일 대검찰청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낸 2쪽짜리 문서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지역 건설업자가 체포영장 발부 당일 식당과 유흥주점에서 부산고등법원의 문모 판사(현 변호사)를 만났고, 그 전에도 두 사람이 1년에 4번꼴로 골프 라운딩을 하는 등 접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건설업자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자였다. 법관윤리강령 3조 1항은 “법관은 공평무사하고 청렴해야 하며,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법관윤리가 잘 지켜지는지 감시해야 할 법원행정처는 어떻게 대응했을까.법원행정처는 문 전 판사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거나 징계 절차에 착수하지 않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재판에서 공개된 당시 문건들을 보면 법원행정처는 사실관계 확인을 통한 책임 추궁보다는, 비위 의혹이 언론에 보도돼 사법부 신뢰...

    2020.03.23 06:00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1)]“직권남용, 법원 제 식구에겐 형식적으로 좁게 해석…법 탄력성 무시”
    “직권남용, 법원 제 식구에겐 형식적으로 좁게 해석…법 탄력성 무시”

    “위헌적인 재판개입이 있었지만 형법상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는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임성근 판사에게 지난달 14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런 판단을 내렸다. 임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있으면서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려면 일단 직권이 있어야 하는데, 형사수석부장에게는 ‘재판업무에 대한 직무감독권’이라는 직권이 없다고 했다.재판개입은 정말 처벌할 수 없을까. 지난 2일 김성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났다. 형법학계에서 직권남용죄를 고민하는 몇 안되는 학자 중 한 명이다. 대화는 ‘법이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원초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했다. 법원의 법 해석과 적용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한국 사회에서 직권남용죄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대법원 입장은 어떠한지, 그리하여 사법농단 1심 무죄 판결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까지 살펴봤다.판결 영향은 임...

    2020.03.15 21:49

  • [\"존경하는 재판장님\" 사법농단, 법정의 기록(20)]“수사정보 보고는 사법행정”…재판 개입 처벌 못한다는 법원
    “수사정보 보고는 사법행정”…재판 개입 처벌 못한다는 법원

    정부 부처든, 대기업이든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면 수사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뻗어나갈지 궁금해한다. 검찰 수사의 향배에 따라 그 조직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수도, 큰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이 무슨 수사를 하는지 밖에선 알 방법이 없다. 참고인이나 피의자의 검찰 진술 같은 세밀한 수사 정보들은 물론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으로 있으면서 영장 담당 판사들로부터 수사 정보를 넘겨받아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신광렬 판사 사건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이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법원’이기 때문이다. 헌법은 법관이 발부하는 영장에 의해서만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검찰은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판사에게 수사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를 제출한다. 이 절차에 따라 법원은 어느 조직도 취득하지 못하는 수사 정보를 자연스럽게 취득한다.‘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 정보판사가 법원행...

    2020.02.25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