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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 김용균 특조위를 마치며…
  • [특별 기고 - 김용균 특조위를 마치며…](6)이태성 한국발전산업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본부 사무국장
    (6)이태성 한국발전산업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본부 사무국장

    나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21년간 일했다. 발전소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고 김용균 특조위’ 조사결과를 보니 발전소 현장이 낯설었다.생전 처음 듣는 1급 발암물질 ‘결정형 유리규산’이 고용노동부 기준보다 8~15배나 높게 나왔다니 아찔해진다. 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석탄 저탄장을 옥내에 만들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는 당연하다. 그런데 옥내 저탄장에서 일하는 우리는 일산화탄소에 중독되고 벤젠이라는 발암물질에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200ppm을 넘으면 사람이 쓰러질 수 있는 농도인데 삼척화력발전소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500ppm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발전소 노동자들은 이런 사실을 단 한 번도 발전사로부터 들은 바가 없다. 보호구는 달랑 마스크 하나뿐이었다.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기계가 고장나지 않도록 기름도 치고 청소도 한다. 하지만 노동자가 죽든 다치든 병들어가든 신경쓰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5사가 연...

    2019.09.24 21:56

  • [특별 기고 - 김용균 특조위를 마치며…](5)전수경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
    (5)전수경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

    한밤에 도착한 발전소는 깜깜했다. 조사단 일행을 태우고 발전소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승용차는 가로등 없는 시골길을 가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전기 만드는 공장이 발전소잖아요. 왜 이렇게 어둡게 해놓은 거죠?” 너무도 의아해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력손실률을 계산해서 전기를 많이 쓰면 감점이에요.” 잘못 들은 것이 아닐까. 다시 물었다. 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 발전소에서는 모든 것이 점수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알게 됐다. 발전소를 돌아가게 하는 것은 석탄이 아니라 경영평가라는 것을. 발전5사 ‘안전정책’ 문서에는 안전을 위한 비전이 잔뜩 들어있다. ‘석탄발전소 설계안전성 검토’ ‘위험요인 근원적 제거’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안전경영시스템 추진’…. 하지만 발전5사 경영진의 관심은 이 문서의 뒷부분에 있는 ‘경영평가 제도 개선 건의’에 쏠려 있다. ‘안전정책’ 문서는 산재의 주요 원인을 ‘노동자의 불안전한 행동’이라 규정한 후 사고 감소를 위해 ‘작...

    2019.09.23 21:50

  • [특별 기고 - 김용균 특조위를 마치며…](4)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4)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하기 일년 전, 태안발전소에서는 또 다른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사고 당일 이른 점심을 먹은 노동자는 서둘러 작업을 시작했다. 하루 작업량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노동자는 미분기라는 설비 안에서 정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바깥에 있는 또 다른 노동자가 그와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작업을 할 때는 기계 작동을 멈추는 역할을 했다. 작업공간 높이는 140㎝ 남짓, 몸을 구부려야만 하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안쪽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허리를 곧게 폈다. 바깥의 밸브 조작자는 밸브를 작동했다. 미분기 안의 회전체가 노동자의 머리와 함께 회전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발전소 측은 설비 안쪽과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 사이의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점심시간에 원청에 보고 없이 ‘임의로’ 작업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바깥쪽 밸브를 조작한 노동자가 사고 당일 처음 발전소에 투입된 일용직 노동자였다는 점은 발전회사 측이 작성한...

    2019.09.19 21:26

  • [특별 기고 - 김용균 특조위를 마치며…](3)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3)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고 김용균 사고의 근본 원인은 이른바 노동환경의 부정의(不正義), 불평등의 문제였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위험의 외주화, 열악한 작업환경, 무시된 노동자들의 개선 요구….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노동 안전보건의 모든 불평등 문제가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하청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환경 문제는 끔찍할 정도로 심각했다. 힘없는 노동자들은 환기장치도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1급 발암물질에 고농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석탄화력발전소의 모든 공정은 발전 연료인 석탄과 보일러에서 타고 남은 석탄 찌꺼기(석탄재)와 관계돼 있다. 석탄을 처음 하역하는 단계부터 이송, 저장, 분쇄, 연소 과정은 물론이고 석탄재를 처리하는 마지막 회처리 공정까지 모든 작업장의 공기에는 석탄 분진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유감스럽게도 석탄은 다양한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석탄을 수입할 때 첨부되는 입탄성적서를 보면 석탄재에는 평균 60% 내외의 결정형 유리규산이 함유되어 있...

    2019.09.17 22:37

  • [특별 기고 - 김용균 특조위를 마치며…](2)김현주 이대목동병원 교수
    (2)김현주 이대목동병원 교수

    5월 어느 오후, 나는 당진 발전소에 있었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안전실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실제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땀에 범벅이 된 방진복을 벗고 탄가루 묻은 얼굴을 닦고 났을 때,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었다. 특조위가 진행 중인 노동안전실태 설문조사를 방해하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둘러 설문지 입력 업체를 방문했다. 어느 발전소는 설문지를 봉인한 대봉투가 뜯겨진 채로 보냈다. 모범답안을 미리 표시해놓고 응답한 설문지들도 발견되었다. 대리 응답의 흔적도 있었다. 설문 오염이 의심되는 사업장의 설문응답률은 95% 이상으로 기이하게 높았다. 특조위는 긴 토론 끝에 이 설문지들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익명성을 보장하고 설문지 유출을 막기 위해 전국 동시다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13명의 특조위원이 작업장을 순회하면서 설문조사를 독려했다. 그렇게 해서 1만31명의 소중한 응답...

    2019.09.15 21:45

  • [특별 기고 - 김용균 특조위를 마치며…](1)남우근 공인노무사
    (1)남우근 공인노무사

    석탄화력발전소 특조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진 첫 의문은 왜 고 김용균씨의 월급이 책정된 노무비의 절반밖에 안되는가이다. 김용균씨의 몫으로 책정된 노무비 446만원 중 실제로 지급된 것은 212만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공공기관의 사업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설마하면서도 중간착복이 의심됐다. 조사과정에서 도급계약서와 실적정산서 등을 확보했지만 정작 임금자료는 얻을 수 없었다. 협력사들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건강보험료 납부실적을 토대로 인건비 지급을 역산해봤다. 놀랍게도 협력사들이 경상정비공사를 통해 발전사로부터 지급받은 직접노무비 중 노동자에게 지급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48~61% 수준이었다. 물론 건강보험료를 산정할 때는 비과세소득이 제외되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절반의 임금’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한 자료였다.계획예방정비의 경우는 더 놀라웠다. 발전소는 발전설비에 대한 일상적인 정비와 달리 2~3년 주기로 계획예방정...

    2019.09.10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