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1942년 영국 ‘베버리지 보고서’에 등장한 이 표현은 복지국가의 이상을 집약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녀가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모든 가족에 대한 돌봄이 여성에게 떠맡겨진 현실을 꼬집는 뜻으로도 쓰인다. 돌봄노동은 인공지능(AI)이 대체하지 못할 ‘인간 최후의 노동’으로 꼽힘에도 남성 주도의 임금노동만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노동’으로 남아 있다.경향신문은 자녀가 있는 30~40대 여성들을 만나 ‘녹아내리는 노동’ 시대에 가정 내 무급 돌봄노동이 어떻게 변화할지 물었다. 전가된 돌봄 때문에 삶과 경력으로부터의 단절을 경험한 이들은 고립감과 우울증에 시달린 경우가 많았다. 남편은 나이가 들수록 경력이 쌓이며 사회적 지위와 임금이 올라가지만 자신은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변변한 일거리조차 얻기 어려운 상황에 무력감을 호소했다. 떨어진 자존감을 높이고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
2020.02.1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