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는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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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아내리는 노동]남녀 차별에 굴절된 육아와 가사…‘모두의 돌봄권’ 인식 필요

    남녀 차별에 굴절된 육아와 가사…‘모두의 돌봄권’ 인식 필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1942년 영국 ‘베버리지 보고서’에 등장한 이 표현은 복지국가의 이상을 집약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녀가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모든 가족에 대한 돌봄이 여성에게 떠맡겨진 현실을 꼬집는 뜻으로도 쓰인다. 돌봄노동은 인공지능(AI)이 대체하지 못할 ‘인간 최후의 노동’으로 꼽힘에도 남성 주도의 임금노동만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노동’으로 남아 있다.경향신문은 자녀가 있는 30~40대 여성들을 만나 ‘녹아내리는 노동’ 시대에 가정 내 무급 돌봄노동이 어떻게 변화할지 물었다. 전가된 돌봄 때문에 삶과 경력으로부터의 단절을 경험한 이들은 고립감과 우울증에 시달린 경우가 많았다. 남편은 나이가 들수록 경력이 쌓이며 사회적 지위와 임금이 올라가지만 자신은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변변한 일거리조차 얻기 어려운 상황에 무력감을 호소했다. 떨어진 자존감을 높이고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
  • [녹아내리는 노동]자율차·드론 배달 연구에 내 세금이…나는 동의했는가

    자율차·드론 배달 연구에 내 세금이…나는 동의했는가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IT 기업가 앤드루 양은 한때 ‘기술혁신’의 총아였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전후해 다양한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2011년 차세대 기업인들 지원을 위한 비영리단체 ‘미국을 위한 벤처’를 만들었다. 이듬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 내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변화의 대변자(Champions of Change)’에 선정되기도 했다. 누구보다 기술 변화를 잘 아는 그는 지금 대선 무대에서 기술 변화의 ‘파괴적 속성’을 정치의 주요 의제로 쟁점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그에 따르면 미국은 2000년 이후 실직한 제조업 노동자 500만명 중 400만명 이상이 자동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선진국들 중 기술의 부작용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 이들이 재교육을 통해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낙관적 전망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2019년 조사를 보면 미국인 76%가 자동화로 인해 불평등 정도가 커질 것이...
  • [녹아내리는 노동]정부, 기술에 ‘산업혁명’ 붙여 소비…‘노동과 삶’ 접목엔 소홀

    정부, 기술에 ‘산업혁명’ 붙여 소비…‘노동과 삶’ 접목엔 소홀

    국정과제로서의 4차 산업혁명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바프는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저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이 100만부 팔렸는데 30만부가 한국에서 팔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슈바프의 2016년 다보스포럼 연설로 처음 의제화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한국에서 유달리 높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4차 산업혁명, 국정과제가 되기까지‘창조경제’ 박근혜 정부 때 주목문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계승미 ‘인공지능 이니셔티브’ 등각국, 정책에 기술 구체적 적시정부 차원의 4차 산업혁명 언급은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됐다. 청와대는 2017년 1월 탄핵으로 직무정지 상태이던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관저에서 슈바프의 <제4차 산업혁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이어 검찰 수사를 받으며 <제...
  • [녹아내리는 노동][기고]기술에는 인권·보건 등 그 사회의 정치적 선택 포함돼…‘기술결정론’ 낙관을 넘어서야

    [기고]기술에는 인권·보건 등 그 사회의 정치적 선택 포함돼…‘기술결정론’ 낙관을 넘어서야

    몇 해 전 디지털 융합기술의 발전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는 주장이 화두로 떠오를 때 기술의 역사와 기술-사회의 상호관계를 탐구해온 대다수 연구자들 반응은 매우 회의적이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행어의 수명이 1~2년을 넘기지 못하리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꽤나 공감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은 정부 정책, 기업 전략, 정치권의 활동뿐 아니라 금융·의료·교육·노동·복지 등 전 영역의 변화를 규정하는 핵심 키워드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기술의 역사와 사회적 관계를 전공하는 연구자들이 4차 산업혁명 담론에 회의적인 이유는 그것이 전형적인 ‘기술결정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술결정론은 서로 연결된 두 가지 믿음으로 구성된다. 첫째, 기술은 자율적인 내적 논리에 따라 발전한다. 둘째, 이처럼 중립적으로 발전된 기술은 일단 도입되면 사회를 특정한 (대개 긍정적인) 방향으로 필연적으로 ...
  • [녹아내리는 노동]‘21세기 자본’ 데이터…생산은 우리 모두가, 이윤은 기업이

    ‘21세기 자본’ 데이터…생산은 우리 모두가, 이윤은 기업이

    2016년 미국 대선을 취재할 당시 기자는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민주당 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관련 글과 동영상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관련 콘텐츠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샌더스와 관련된, 잘 알려지지 않은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집 주변에서 열리는 유세 일정과 지지자 모임 정보도 속속 올라왔다. ‘미국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줄은 알았지만 샌더스 열풍이 이렇게도 컸던가’라고 의미 부여를 하며 현장을 찾아다녔다. 구글 맵에 유세 장소를 찍자 소요시간과 교통편을 친절하게 알려줬다.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 경우 구글은 숙박업소 추천도 해줬다. 샌더스 관련 취재를 더 많이 하게 됐고, 기사도 많이 썼다. 개인 비서나 조수가 없는 ‘1인 워싱턴지국장’으로서 페이스북과 구글이 고맙게 여겨지기도 했다.■ 데이터는 ‘21세기 자본 또는 석유’IT 기업들, 이용자의 클릭·검색·‘좋아요’ 누르는 행위 데이터로 축적…새 서비스 개발·타깃 ...
  • [녹아내리는 노동]데이터가 법적으로 ‘물건’이라면, 활용 기업에 대가 물을 수도

    데이터가 법적으로 ‘물건’이라면, 활용 기업에 대가 물을 수도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는 ‘물건’일 수 있을까. 데이터가 ‘21세기 자본’으로 부상하면서 법적 성격에 대한 문제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과 함께 정보 주체의 데이터 소유권을 입법을 통해 보장하려는 시도도 있다.“데이터 3법, 개인정보 도둑법”기업들의 이윤 창출 수단으로동의 없이 ‘가명정보’ 활용 가능지난 9일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묶은 이른바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데이터 3법’을 ‘민생법안’으로 이름 붙인 정부는 곧바로 환영 입장을 내놨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자원인 데이터 개방·유통 확대를 추진”하고 “가명처리, 데이터 결합 등으로 생산된 다양한 데이터의 구매·가공과 인공지능(AI) 활용을 지원해 금융·의료·스마트시티·자율자동차 등 분야에서 혁신적 서비스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와 업계는 시종일관 ‘개인정보 보호 규제를 풀지 않으면 핵심자원인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해 국제...
  • [녹아내리는 노동]임시·단기직 노동자에게 기술변화는 “기회” 아닌 “불안”…6배 높았다 영상

    임시·단기직 노동자에게 기술변화는 “기회” 아닌 “불안”…6배 높았다

    ㆍ일터에 신기술 도입 관련 노동자 1554명 인식조사ㆍ정규직은 “불안” 28.6%, “기회” 31.5%…지위 따른 ‘불평등한 체감’ㆍ음식·운송 노동자 절반가량이 일자리 불안…IT 분야는 “기회” 많아기술 변화로 어떤 일은 사라지고 어떤 일은 생겨난다. 자동화가 진행돼도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노동 현장에 기술이 도입되는 과정은 ‘사람’ 노동자의 삶보다는 이윤 동기에 더 많이 좌우된다. 자동화·무인화가 인간을 고된 노동에서 해방하려는 목적 때문에 추진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노동자가 기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경향신문은 지난달 13~23일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신기술 도입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기술 변화는 모두에게 동등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리 대비할 시간·경제적 여유가 있는 누군가에게는 기회일 수 있지만 하루하루 ...
  • [녹아내리는 노동]포털·SNS 뒤…잠들지 못하는 ‘유령 노동자’

    포털·SNS 뒤…잠들지 못하는 ‘유령 노동자’

    ㆍAI가 놓친 콘텐츠 선별…24시간 교대·유해물에 반복 노출 ‘스트레스’ㆍ포털기업 데이터센터·관제실…최저임금 수준 받으며 야근 또 야근ㆍ기술 더 발전해도 운영·관리 인력 필요…‘디지털 막노동’ 계속될 것포털, 인터넷 쇼핑몰, 각종 플랫폼까지…. 온라인 세계는 24시간 ‘개점’ 상태다. 누군가는 이곳들이 잘 돌아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스마트폰을 터치하며 화면 뒤 ‘노동자들’을 떠올리긴 쉽지 않지만.인공지능(AI)과 인터넷 기술 뒤에 감춰진 노동을 연구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의 메리 그레이와 시다스 수리는 AI를 발달시키고 보완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고스트워커’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존 고용관계를 깨고 퍼지는 이들의 일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게 급선무라고 이들은 말한다. 경향신문은 이와 관련해 포털기업에서 일하는 국내 저임금 노동자들에 주목했다. 전 세계에 흩어진 구글·페이스북 노동자와 비교하면 고용관계는 비교적 명확하지...
  • [녹아내리는 노동]사람 대신 로봇…일자리 없어지진 않겠지만 ‘노동 양극화’ 우려 영상

    사람 대신 로봇…일자리 없어지진 않겠지만 ‘노동 양극화’ 우려

    ㆍ누구를 위한 자동화인가ㆍ퇴사자 생겨도 충원 안 하는 마트…기계 도입에도 업무 강도는 더 세져ㆍ지점 통폐합하는 금융업…하청 직원 줄이고 기존 정규직으로 채워ㆍ“일부 고숙련 노동자·기계보다 비용 낮은 저임금 노동자만 남게 될 것”“일하는 것은 여기가 훨씬 편하죠. 기계가 다 가져다주니까요.” 지난 9일 경기 의왕시 롯데슈퍼 오토프레시(온라인 전용 배송센터)에서 만난 한수연씨(36)는 기계가 주문 상품을 빠짐없이 담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는 자동화 물류시스템이 도입된 오토프레시 의왕센터에서 8개월 전부터 일하고 있다.머리 위로는 ‘장보는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19대의 로봇들은 15단으로 쌓인 7150개의 바구니 위를 상하좌우 초속 3.3m로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최대 30개까지 골라 담는다. 예전 같으면 사람이 매장을 오가며 직접 했을 일이다. 주문 하나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은 최대 5분. 사람이 할 때...
  • [녹아내리는 노동]AI·빅데이터로 전 과정 자동화…“인력 80명 줄이고도 생산량 2배 이상 증가” 영상

    AI·빅데이터로 전 과정 자동화…“인력 80명 줄이고도 생산량 2배 이상 증가”

    ㆍ현대차 의왕연구소가 베일에 싸인 이유…LS산전 스마트공장서 찾다현대자동차의 생산기술 혁신방안을 연구하는 경기 의왕연구소에는 스마트공장 시범라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것은 물론 스마트공장에 관심 있는 기술경영·노동 전문가들도 가보지 못한 이들이 많다. 지난해 의왕연구소를 방문한 노동조합 지도부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의왕연구소 참관한 노조지도부“사람 한 명 없이도 검사기능 수행일자리 더 줄어든다는 위기감”당시 참관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는 지난 9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현대차의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숙련을 요하는 검사기능까지 모두 자동화할 준비가 돼 있었다”며 “노조 활동가들에게 자동화·모듈화 신기술이 적용될 경우 자동차 공장 일자리가 더 줄어들 개연성이 높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 검사 기능을 시험하는 소형 라인은 사람이 하면 10명 정도 들어가 일할 공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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