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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함께 살아갈 사람 아닌 노동력으로만 보는 인식 변해야 공존
베트남·네팔·중국·몽골서 산업연수생·결혼으로 한국행 의료통역·인권·노동운동 벌여파독간호사·광부들 사례 보며 이주민 당사자 운동 전개‘아파요’ 목소리 내기 시작해학업·노동 등 이주 형태 다양화 선주민의 이주민 인식 개선 시급 제도·법적 차별부터 바뀌어야우리는 모두 삶의 어떤 순간 이주자가 될 가능성을 안고 산다.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 다른 지역으로 삶의 거처를 옮기지 않고 평생을 살아가는 한국인은 드물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이주민은 나의 다른 모습일 수 있는 까닭이다. 김현미 연세대 교수는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에서 “한국을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언어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주민들은 주변적 위치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주류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통찰력이 있기 때문이다.베트남에서 온 김나현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 센터장(48), 네팔에서 온 수베디 여거라즈 전... -
⑦ “우리도 살기 힘든데 받나” 항의 빗발…이주민들 사라진다면 괜찮을까요?
[취재 후기]‘5%의 한국’ 기획 기사에 독자들이 달아주신 댓글에 기자들이 답했습니다. “국민이랑 외국인이랑 똑같이 혜택받는 게 말이 되냐.” “다문화는 분열과 갈등을 부른다. 토종 한국인이 차별받고 있다.”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경계는 어디일까요. 3회 ‘보호받지 못하는 몸’은 건강보험 이주민 차별이라는 건강권 문제를 통해 시민의 경계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건강보험제도는 ‘기여에 따른 수급 원칙’과 ‘사회연대의 원칙’을 기반으로 합니다. 국적으로 차별할 근거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수천억원 흑자입니다. 국민 정서는 반감이 심합니다. 직장가입자들이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외부자’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반감과 맞물려 중국동포에 대한 혐오가 심화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연대의 원칙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한국사회 약자들은 안전할 수 있을까요. 보험료 고액 납입자들의 이탈은 어떤 논리로 막을 수 있... -
⑥‘샐러드볼’의 도시에서-다양성·동화 그리고 평행적 삶…‘이주노동자의 도시’ 음성
수도권 가깝고 땅값 싸 공장에 최적음성군 내 기업체 22년 새 3배 증가한국인 기피 일자리 이주민이 채워혁신도시로 빠져나간 주민들 자리내국인 1인 가구·이주민들이 대체음성군 내 원룸 4년 새 10% 넘게 ↑삑- 삑- 삑삑-. 편의점 주인 장윤식씨(63)가 익숙한 손길로 빠르게 바코드를 찍어나갔다. 카운터 너머 카드와 현금을 내민 손들이 빵과 우유, 소시지를 서둘러 집어든 뒤 편의점 밖에 세워진 전세버스에 올라탔다. ‘A자동차부품회사’ ‘○○바이오’ 등 회사 이름이 적힌 버스들이다. 1시간 가까이 정신없이 물건을 판 장씨가 고개를 들자 시곗바늘은 오전 8시를 가리켰다. “오늘 아침엔 80~90명 정도 왔네요. 120~130명씩 왔었는데 코로나로 줄어든 거예요.”충북 음성군 음성읍의 한 아파트 단지 앞 편의점의 주요 고객은 아파트에 사는 이주노동자들이다. 평일 아침 편의점과 단지 앞은 읍내에서 가장 붐빈다. 지난 3월31일 오전 ... -
⑤‘다문화’라는 낙인-교실에선 자리 잡아 가는데…‘다문화 시즌2’ 못 따라가는 한국 사회
“다문화 호칭 대신 이주배경으로”낙인찍는 현실에 학부모들 제안지난 3월3일 부산 전포동 공구골목 인근에 자리 잡은 ‘이주민과 함께’ 회의실에 학부모 네 명이 모였다. 중국동포 우영매(45), 베트남 출신 이하연(35), 캄보디아 출신 쿠온 스레이펜(35),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아비카노바 아이잔(34)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의 자녀를 둔 결혼이주여성들이다.아비카노바 아이잔 = 2011년 부산으로 유학 오면서 한국어를 배웠는데 사투리가 혼란스러웠어요. ‘밥 묵나?’하는 데 한국말 아닌 줄 알았으니까요. 아이에게 한국말 가르치기도 힘들었죠. 모국에선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하는데 한국은 입학 전부터 하다보니 걱정이 많았습니다.우영매 = 교육과정이 중국과 완전히 달라서 힘들었어요. 방과후학교라든지 모든 게 낯선 거죠. 올해 대학 들어간 큰애가 초등학교 때 수학 문제를 가져왔는데 넓이, 높이 용어가 달라서 답을 틀렸어요. 내용이 어려워지는 초등 ... -
④돌봄 돌려막기-어머니도, 아내도 아닌 ‘난, 이주여성’
한국의 ‘대안 엄마’가 된 이주여성들…고된 노동, 값싸게 전가스무 살에 한국에 시집온 마야씨엄마도 육아 도우러 몽골서 왔지만양육 지원 않는 시댁 태도에 이혼그사이 몽골 동생들 가사노동 배가이주여성 옭아매는 ‘돌봄 사슬’집·일터 경계 무너지며 당연시돼비전문취업 비자, 남성이 91.6%반면 결혼이민자는 81.7%가 여성지난 1월28일 오후 3시, 인천공항 국제선 카운터. 몽골행 항공권이 든 초록색 여권과 캐리어 가방 손잡이를 쥔 몽골계 한국인 마야씨(35·가명)의 얼굴은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위탁수하물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방에서 꺼내든 것은 손때가 탄 몽골어 교재와 영어 교재. 울란바토르 국제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는 참이다. 수하물로 부칠 수 없는 케이크 상자는 조심스레 품에 안았다. 임신 6개월째인 조카가 부탁한 한국의 생크림 케이크다.마야씨는 울란바토르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뒤 스무 살에 한국 남성과 결혼해 경... -
③보호받지 못하는 몸-혐오정치가 내세운 ‘이주민 무임승차론’
중국동포, 코로나 속 비자 만료건보공단, 규정 없다는 이유로“부담금 내라” 체납 고지서이주민 5만여명 비슷한 처지수백번은 접었다 펼친 듯 고지서가 닳아 인쇄된 글씨들이 흐릿했다. 건강보험공단 ‘기타징수금고지서’ 귀퉁이에 적힌 ‘부당이득금(연체금 부과 대상) 34352570원’. 코로나19로 한국에 발이 묶인 동안 치료받은 대학병원 진료비와 약값이다. 지난 3월7일 서울 독산동에서 만난 중국동포 원옥화씨(59)는 “평생 만져보지도 못한” 돈을 내라는 날벼락 같은 통지가 믿기지 않는 듯 “억울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젖은 눈을 비비는 주름진 손에서 고단함이 묻어났다. 원씨는 2014년 방문취업(H-2)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뒤 공장과 식당일을 번갈아 가며 생활해왔다. 2017년 난소암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2020년 2월 암이 재발했다. 만기된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중국에 다녀와야 할 참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출국유예 조치를 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 -
②낯선 땅, 낯선 죽음-"3D가 아니라 4D죠···죽도록 일했으니까요"
최근 5년(2017~2021년)간 한국에서 숨진 태국 국적 이주민 535명의 사인 중 ‘미상’이 213명(39.8%)으로, 질병사(36.2%)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2020~2021년)간 한국에서 취업비자를 받은 베트남인 사망자 중 3분의 1(14명·33.3%)은 ‘돌연사’로 집계됐다. 올해 1월 한 달간 숨진 필리핀 국적 이주노동자 5명 중 3명의 사인은 갑작스러운 심정지였다.경향신문이 태국·베트남·몽골 등 3개국의 한국 주재 대사관, 한국 법무부 등을 통해 입수한 국내 체류 외국인 사망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사인 미상자들은 대부분 취업을 위해 체류 중이었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2017년부터 5년간 선원 비자(E-10)로 들어왔다가 사망한 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이주노동자 98명 중 62명(63.3%)이 ‘사인 미상’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의 2017~2020년 외국인 변사 통계에서도 전체 변사자 2259명 중 588명(26%)이 ... -
①서바이벌 ‘비자게임’-당신은 이들의 이웃이 될 준비가 돼 있습니까
프롤로그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 215만명2024년엔 전체 인구의 5% 이상이주민 정책 재점검 필요한 때당신의 이웃은 누구인가. 철수와 영희뿐인가. 당신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찰스’와 ‘응우옌’이 새로 이웃이 됐음을 알고 있는가.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귀화자 포함) 수는 215만명(2020년 기준), 전체의 4.1%다. 경기 안산(13.1%)·시흥(12.4%)과 충북 음성(14.6%) 등에선 10%를 넘어섰다. 40만명의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하면 대구 인구(약 240만명)를 웃돈다. 코로나19 사태로 체류 외국인 수는 다소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2024년이면 외국인 주민 수가 5%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이주민들은 한국의 뿌리산업과 돌봄노동을 떠받쳐 왔다. 다양한 배경의 이주민들이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고 이미 이들 없이 한국 사회는 작동하기 어렵게 됐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유입이 줄면서 이들의 존재감은 더 커졌다.그러나 한국 사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