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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돈 되니 눈감고, 수사엔 비협조… 플랫폼이 ‘최후의 공범’이다
“(아이디만) 변경하면 계속 판매 활동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말을 들었던 것은 맞습니까?”(검사)“그거는 맞는 것 같습니다.”(증인)“그건 확실히 맞습니까?”(검사)“네.”(증인)지난 3월14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3호 법정. 일명 ‘웹하드 카르텔’ 사건 1심 공판이 진행 중이었다. 피고인은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증인은 양 전 회장이 운영한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에 각종 음란물을 유포해온 ‘헤비 업로더’였다. 그는 ‘위디스크 직원이 전화해 외부업체(방송통신위원회)의 압박이 있으니 아이디를 변경해 판매 활동을 이어가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2018년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25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양 전 회장 공판기록에 따르면 검사는 이 진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증인은 양씨 측 변호인의 신문 때도 ‘위디스크가 음란물 유통을 방치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계속 그런 판매를 업로드할 수 있게 해줬으니까 그게 호의적인 것 아닌지….”... -
②‘시험 낙방’‘전도유망 ’…‘디지털 성범죄자’ 형량 깎은 사법부의 ‘넓은 아량’
경향신문 사건팀은 시리즈를 통해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난 3년 간 ‘n번방 근절’을 약속한 정부 기관이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짚어볼 예정입니다. 가해자 ‘엘’에 대해 아시거나,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면 play@khan.kr로 부탁드립니다. n번방, 남겨진 공범들 “영상은 알아서 퍼질 거야. 내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영상물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하던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2020년 9월 남성은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을 통해 영상을 유포했다. 피해 여성이 이에 항의하자 남성은 되레 ‘너희 가족에게도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사법부는 내 편”이라고 큰소리쳤다. “야, (영상) 다 퍼지고 나서 공권력 오면 어떻게 할 건데? 여기 한 번 올리고, 두 번 올린다고 뭐 (징역) 1년, 2년, 3년이 늘어나니? 어차피 다... -
①“우리는 n번방과 다르다”는 공범들, 지옥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경향신문 사건팀은 시리즈를 통해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난 3년 간 ‘n번방 근절’을 약속한 정부 기관이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짚어볼 예정입니다. 가해자 ‘엘’에 대해 아시거나,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제보하실 내용이 있으면 play@khan.kr로 부탁드립니다. n번방, 남겨진 공범들‘2019년도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다, n번방 이슈 논란으로 잠적 후 다시 활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n번방처럼 그런 방은 절대 아닙니다. 현재 자료는 140TB(테라바이트)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 한 마디로 설명 더 안 하겠습니다.’지난 2일 제보를 통해 확보한 링크를 타고 텔레그램 대화방에 입장하자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공지다. n번방은 닉네임 ‘갓갓’(본명 문형욱)이 2019년 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운영한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을 뜻한다. 지난해 항소심 재판부는 문형욱에게 1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