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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명장벽의 도시①] 최악의 지하철 환승역?…교통약자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한 이유
    최악의 지하철 환승역?…교통약자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한 이유

    “한국의 교통약자는 전체 인구의 30%에 달합니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교통수단을 누구나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휠체어 장애인이 지하철을 갈아타려면 비장애인보다 얼마나 더 이동해야할까. 대부분 지나쳤을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서울 지하철 환승역을 대상으로 환승 거리를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교통약자 측면의 도시철도 환승역 환승보행 서비스수준 평가방법 연구’ 논문을 쓴 주인공은 13년차 건설사 직원 정예원씨(39).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정씨는 “교통약자들이 불편을 겪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공간의 설계 기준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정씨가 교통약자의 환승을 주제로 석사 학위 논문(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을 쓰게 된 것은 그의 업무로부터 비롯됐다. “민간투자 사업 입찰의 설계 제안서를 쓰는 일을 하면서 설계지침이나 관련법령을 유심히 보게 됐어...

    2022.10.05 11:14

  • [투명장벽의 도시①]누구나 살기 좋은 집…‘유니버설디자인’이 필요해
    누구나 살기 좋은 집…‘유니버설디자인’이 필요해

    “독립을 꿈꾸어 왔지만 막상 나와 살다보니 장애인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이곳으로 온지 2년이 되어가는데 아쉬운 점이 전혀 없습니다.”(직장인 김영관씨)서울 강북구에 있는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수유’는 장애인·노인 등 이동약자들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사회주택이다. 이동약자들 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집’을 지향한다. 지난달 19일 방문한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는 4호선 수유역 인근 주택가에 세워졌다. 벽돌로 단정하게 치장한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에 주택 16세대와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언뜻 일반 건물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유니버설디자인다운 ‘궁리’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용 현관문부터 각 세대까지 건물 안의 턱을 2㎝ 이하로 낮춘 것이다. 휠체어, 보행보조기, 유아차가 쉽게 드나들 수 있다.건물 규모에 비해 공동현관 복도가 넓다. 엘리베이터도 15인승(보통 빌라나 소형오피스텔은 8인승)으로 세대...

    2022.10.05 11:13

  • [투명장벽의 도시①] 권리를 말하고, 권리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면 ‘이것도 노동이다’
    권리를 말하고, 권리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면 ‘이것도 노동이다’

    이것도 노동일까. 장애인들이 춤추고 노래 부른다.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발표한다. 휠체어를 타고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그냥 하는 것은 아니다. 권리를 말하고, 권리에 맞춰 춤추고 노래한다.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외친다. “이것도 노동이다.”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 이후 33년이 지났지만, 장애인 고용률은 34.6%(2021년)로 전체 고용률의 절반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중증장애인 고용률은 24.1%, 비경제활동인구비율은 76.2%에 달한다. 중증장애인들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노동 능력이 없다고 여겨지는 최중증장애인들의 ‘노동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20년 새롭게 시작된 일자리 사업이다.장애인고용촉진법은 장애인의 노동권과 국가가 이를 지원해야 함을 명시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의 절박한 노력이 비극을 낳기도 한다. 2019년 12월 뇌병변장애인이...

    2022.10.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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