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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우리 같은 엄마들 많아요, 잘 안 보이는데 굉장히 많아요
여자들이 있다.외면받은 소녀들이 있다. 남들이 규정한 경로 밖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엄마들이 있다. 사회는 ‘정상 가족’ ‘모성’ 따위의 이데올로기를 들이대며 이들의 존재를 주변화했다. 다른 쪽에서는 어린 임신을 대상화했다. 어쩌다 무대 위로 불러세우면 ‘불쌍한 피해자’ 또는 ‘철없는 문제아’의 역할만 부여했다. 구체적인 삶은 자주 납작해졌다.경향신문은 이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전해보기로 했다. 청소년 한부모 2명과 머리를 맞대며 지나온 날들을 되짚었다. 이들의 삶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었다. 청소년 한부모를 향한 우리 사회의 편견, 홀대, 폭력이 생의 경로 위를 숱하게 교차했다. 교육시스템, 주거, 복지 같은 제도는 이들을 아쉽게 빗겨가거나 때로 묵살했다.그 속에서도 이들은 ‘나’였고, ‘어린 엄마’였다.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상황 속에서 아이를 가졌는지 들었다. 매 순간 닥쳐왔던 위기와 기회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물었다. 받아본 적... -
②잭나이프 들던 성아가 엉엉 운다, 갓난쟁이 밥 안 먹어 무섭다고
여자들이 있다.외면받은 소녀들이 있다. 남들이 규정한 경로 밖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엄마들이 있다. 사회는 ‘정상 가족’ ‘모성’ 따위의 이데올로기를 들이대며 이들의 존재를 주변화했다. 다른 쪽에서는 어린 임신을 대상화했다. 어쩌다 무대 위로 불러세우면 ‘불쌍한 피해자’ 또는 ‘철없는 문제아’의 역할만 부여했다. 구체적인 삶은 자주 납작해졌다.경향신문은 이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전해보기로 했다. 청소년 한부모 2명과 머리를 맞대며 지나온 날들을 되짚었다. 이들의 삶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었다. 청소년 한부모를 향한 우리 사회의 편견, 홀대, 폭력이 생의 경로 위를 숱하게 교차했다. 교육시스템, 주거, 복지 같은 제도는 이들을 아쉽게 빗겨가거나 때로 묵살했다.그 속에서도 이들은 ‘나’였고, ‘어린 엄마’였다.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상황 속에서 아이를 가졌는지 들었다. 매 순간 닥쳐왔던 위기와 기회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물었다. 받아본 적... -
①트리에 빛이 열렸다, 새까맣던 열여덟 서연에게 온 아이처럼
여자들이 있다.외면받은 소녀들이 있다. 남들이 규정한 경로 밖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엄마들이 있다. 사회는 ‘정상 가족’ ‘모성’ 따위의 이데올로기를 들이대며 이들의 존재를 주변화했다. 다른 쪽에서는 어린 임신을 대상화했다. 어쩌다 무대 위로 불러세우면 ‘불쌍한 피해자’ 또는 ‘철없는 문제아’의 역할만 부여했다. 구체적인 삶은 자주 납작해졌다.경향신문은 이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전해보기로 했다. 청소년 한부모 2명과 머리를 맞대며 지나온 날들을 되짚었다. 이들의 삶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었다. 청소년 한부모를 향한 우리 사회의 편견, 홀대, 폭력이 생의 경로 위를 숱하게 교차했다. 교육시스템, 주거, 복지 같은 제도는 이들을 아쉽게 빗겨가거나 때로 묵살했다.그 속에서도 이들은 ‘나’였고, ‘어린 엄마’였다.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상황 속에서 아이를 가졌는지 들었다. 매 순간 닥쳐왔던 위기와 기회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물었다. 받아본 적... -
“청소년 임신은 일탈 아닌 ‘사회의 일’···정부 역할 더 강해야”
매년 1000명 이상의 여성 청소년이 아이를 낳는다. 가정폭력과 학대·방임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청소년들은 국가의 보호 밖에서 엄마가 됐다. 임신부터 출산·양육, 그 이후의 삶까지도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청소년 한부모 복지 현장 전문가들은 국가의 복지시스템이 훨씬 더 촘촘하고 강력해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경향신문은 송년기획 <나, 어린 엄마> 속 두 엄마를 가까이서 도와 온 강영실 애란원 원장과 이정민 사회복지사, 지원사업 ‘더 맘(The Mom)’ 담당자 신소연 희망친구기아대책 국내사업기획팀 과장을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기아대책 본부에서 만났다.전문가들은 청소년 위기임신은 ‘무책임한 일탈’이 아니라 ‘사회적 사건’이라고 했다. 이 복지사는 “원가정에서 가정폭력이나 여러 위협을 당해 심리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남자들이 만나자고 하면 마음을 주기 쉽다”고 했다. 강 원장은 “생애주기마다 중요한 관리를 받지 못해 무망감이 높고 내적통... -
우리 같은 엄마들 많아요, 잘 안 보이는데 굉장히 많아요
입시설명회에서 만난 교수와의 인연으로 성아는 조금 늦은 캠퍼스 생활을 시작했다. 장거리 통학과 두 아들의 육아를 동시에 해내느라 녹초가 됐다. 홀로 딸을 키우는 서연도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스물한 살 엄마에게 일과 육아의 병행은 버거웠다. 아이를 봐줄 다른 가족이 없는 둘에게 ‘돌봄’이란 남들보다 훨씬 무거운 문제다.두 어린 엄마는 곳곳에서 편견에 부딪혔다. 가시 돋친 말들. 악의 없는 질문조차 때로는 상처가 됐다. 반대로 색안경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삶을 그 자체로 인정받을 때 어린 엄마들은 가장 기뻤다.수십 번 넘어졌고 자주 울었다. 앞으로의 삶도 마냥 꽃길만은 아닐 테다. 그래도 두 엄마는 다시 일어나 걸었다. 자기 앞의 삶을 꾸준히 걷던 3월의 어느 날, 성아와 서연이 마주쳤다.■목차① 트리에 빛이 열렸네② 잭나이프 들던 애가 엉엉 운다③ 우리 같은 엄마들아이돌봄 선생님이 아침 6시... -
잭나이프 들던 애가 엉엉 운다, 갓난쟁이 밥 안 먹어 무섭다면서
육아휴직을 낸 스물한살 서연이 딸 은지와 시간을 보내던 올해 봄, 스물넷 성아는 대학에 막 입학해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경기 산골의 교정에 벚꽃이 폈다. 성아는 벚꽃길에 시선을 오래 두지 못했다. 열아홉에 낳은 민준이와 한 살배기 서준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성아는 빠르게 걸었다.성아는 어릴 때부터 학대로 그늘진 집을 나와 떠돌았다. 교육과 복지가 외면한 바깥에서 잭나이프를 주머니에 넣고 서성거렸다. 받아 본 적 없는 애정을 갈망했고 어느 날 아이가 생겼다. 시설에서 막 아이를 출산한 2017년 어느 여름날, 원장 수녀님이 성아를 불렀다.■목차① 트리에 빛이 열렸네② 잭나이프 들던 애가 엉엉 운다③ 우리 같은 엄마들“상담실로 잠깐 올래?” 원장 수녀님의 말에 성아는 요 며칠 뭔가 잘못한 게 있는지부터 되짚어봤다.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엥? 저 뭐 잘못했어요?” 수녀님은 웃었다. “아니, 그냥 와봐.”성아는 점심을 다 먹고 마당을 건너 상담실이 있는 ... -
트리에 빛이 열렸네, 새까맣던 열여덟에 내게 온 너처럼
여자들이 있다.외면받은 소녀들이 있다. 남들이 규정한 경로 밖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엄마들이 있다. 사회는 ‘정상 가족’ ‘모성’ 따위의 이데올로기를 들이대며 이들의 존재를 주변화했다. 다른 쪽에서는 어린 임신을 대상화했다. 어쩌다 무대 위로 불러세우면 ‘불쌍한 피해자’ 또는 ‘철없는 문제아’의 역할만 부여했다. 구체적인 삶은 자주 납작해졌다.경향신문은 이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전해보기로 했다. 청소년 한부모 2명과 머리를 맞대며 지나온 날들을 되짚었다. 이들의 삶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었다. 청소년 한부모를 향한 우리 사회의 편견, 홀대, 폭력이 생의 경로 위를 숱하게 교차했다. 교육시스템, 주거, 복지 같은 제도는 이들을 아쉽게 빗겨가거나 때로 묵살했다.그 속에서도 이들은 ‘나’였고, ‘어린 엄마’였다.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상황 속에서 아이를 가졌는지 들었다. 매 순간 닥쳐왔던 위기와 기회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물었다. 받아본 적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