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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
  •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④]노동운동이 잃어버린 가치…‘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
    노동운동이 잃어버린 가치…‘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

    한국인 10명 중 8명 이상은 “한국사회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 국민인식 조사’). 하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을 포함한 기성 노조 활동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가 노조 활동에 부정적이었다.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3%에 그쳤다. 노조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기성 노조에 대한 사회적 지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이 간극의 원인은 기성 노조가 ‘모든 노동자의 우산’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노조 활동에 비판적인 응답자 중 46%가 그 이유로 ‘노조에 소속된 자신들의 이익만 챙겨서’를 꼽았다. 노동연구원 2017년 조사에서도 유사한 인식이 확인된다. 노조가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1.8%에 그쳤다. 다만 노조 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면적이다. 누가, ...

    2023.03.23 11:35

  •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③]미국 청년 노조열풍 이끈 래퍼 출신 노조위원장…그가 아마존에 맞선 이유
    미국 청년 노조열풍 이끈 래퍼 출신 노조위원장…그가 아마존에 맞선 이유

    미국 노동운동이 꿈틀대고 있다.지난해 8월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71%가 노조에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이는 196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노동자 1000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파업’ 수도 증가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대규모 파업은 23건(12만600명)이었다. 최근 20년간 연평균 대규모 파업 수(16건)보다 44% 증가한 수치다.미국의 노조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스타벅스 노조다. 2021년 말 뉴욕주 버팔로시의 한 매장에서 첫 노조가 만들어진 이후 현재까지 278개 매장에서 노조가 들어섰다. 최근 20년간 1년 조금 넘는 사이 이렇게 많은 노조를 조직한 것은 스타벅스 노조가 처음이다.30년 가까이 ‘노조 무풍지대’였던 아마존에서 사상 처음으로 노조가 들어선 것도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8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하는 뉴욕시 스태튼 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 ‘JFK8’에서 지난해 4월 노조...

    2023.03.13 11:47

  •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②]“우리도 노조 좋은 건 알아요”···노조 ‘못 하는’ 86%의 사연
    “우리도 노조 좋은 건 알아요”···노조 ‘못 하는’ 86%의 사연

    “노조, 왜 해?”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전체 노동자의 14.2%(2021년 노조 조직률)에 그친다. 노조 울타리 밖에 있는 85.8%의 노동자에게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이들은 노조를 ‘안 하는’ 걸까, ‘못 하는’ 걸까. 경향신문이 만난 ‘미조직 노동자’(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두 번째 질문에 호응했다. 노조가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잘릴까봐” “찍힐까봐” 못 한다고 했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고용형태가 불안할수록 그랬다. 한국 직장인 10명 중 6명이 다니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0.2%에 불과하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할 권리’는 한국에선 여전히 법전 속 문구에 그친다.두렵지만 노조는 여전히 ‘희망’이다. 노조를 만들다 되레 직업을 잃은 누군가는 여전히 노조의 ‘효능’을 믿는다고 했다. 전 직원이 28명인 공장에서 힘겹게 노조를 만든 누군가는 “작은 곳일수록 울타리가 튼튼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 노조 가...

    2023.03.02 14:46

  •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②]“노조왔숑!” 카카오노조는 오늘도 뛴다, ‘격차 해소’ 위해
    “노조왔숑!” 카카오노조는 오늘도 뛴다, ‘격차 해소’ 위해

    서승욱 ‘크루유니언(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지회장의 별명은 ‘한국에서 가장 교섭을 많이 하는 노조위원장’이다. 크루유니언에는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카카오뱅크, 택시 호출·대리운전·렌터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카카오모빌리티, 모니터링·고객지원(CS)을 담당하는 케이앤웍스 등 크고 작은 14개 계열사 직원들도 가입해 있기 때문이다.서 지회장은 그 가운데 9곳의 교섭에 참여한다. 하루에 많으면 3번, 연간 100회 이상 교섭하느라 매일 동분서주다. 2008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기획자 직군으로 입사한 서 지회장은 2018년 10월 노조 출범 때부터 지회장을 맡고 있다. 적극적인 활동 덕에 노조는 지난 1월 기준 조합원 1900여명을 기록할 만큼 꾸준히 성장 중이다.대기업인 본사 직원들의 이익만 신경쓸 수도 있었을 텐데, 왜 다른 계열사의 일까지 도울까? 서 지회장은 “전체가 함께 좋아져야 한다”고 했다. 누구는 임금도 높고 안정적이지만 누군가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2023.03.02 14:45

  •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①]“오히려 좋아”…청년세대, 노조에 ‘호감 UP’
    “오히려 좋아”…청년세대, 노조에 ‘호감 UP’

    “길드원들을 소환 중입니다. NOW LOADING…”온라인 게임에서 흔히 볼 법한 문구가 무려 ‘노동조합 깃발’에 떡하니 적혀 있다. 경기 성남 판교의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 1층에 있는 ‘SG 길드(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스마일게이트지회)’ 노조 사무실에 걸린 깃발이다. 노조 창립멤버이자 수석부지회장인 신명재씨(38)의 책상에는 아이언맨과 게임 ‘스타크래프트’ 유닛 피규어들이 놓여 있다. 사무실 곳곳에 삼삼오오 놓인 2~3㎝ 크기의 고양이 피규어는 행사 때 조합원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기념품이다. “귀여운 건 무조건 옳습니다.” 신씨가 말했다.스마일게이트노조는 네이버와 넥슨 등을 중심으로 IT업계에 ‘노조 바람’이 불던 2018년 9월 설립됐다. 그전까지 판교에 노조가 생길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청년세대가 대부분인 IT 개발자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노조를 싫어할 것이라는 오해 때문이었다. 그러나 판교에서 노조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노...

    2023.02.27 06:01

  •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①]빨아 쓰던 마스크, 감시하는 CCTV…‘노조’ 해서 바꿨습니다
    빨아 쓰던 마스크, 감시하는 CCTV…‘노조’ 해서 바꿨습니다

    “내 가족의 미래를 보장해줄, 좋은 일자리를 원하나요. 내 뒤를 든든하게 받쳐줄 누군가를 원하나요. 저라면 노동조합에 가입하겠습니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노동절 연설에서 미국인들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노조는 노동자의 노동조건·복지를 끌어올리고,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기댈 수 있는 ‘일터의 반려’다. 헌법이 노조를 통해 구현되는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비올 때 노동자들이 함께 쓸 수 있는 우산’인 노조가 한국사회에서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노조를 개혁대상으로 지목한 뒤 연일 ‘노조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시민들은 기성 노조의 부정적인 측면에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그럼에도 노동인권 보호를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경향신문은 4회에 걸쳐 한국사회에서 노조의 의미와 그 필요성을 짚어본다. 기본으로 돌아가 노조가 노동자들에게...

    2023.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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