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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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성폭력’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알릴 수 있길 바란다” [플랫]

    “‘5·18 성폭력’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알릴 수 있길 바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의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의 모임인 ‘열매’는 30일 국회 증언대회를 시작으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에 나선다.이들을 대리하는 하주희 법무법인 율립 대표변호사는 “5·18 관련 피해는 이미 상당 부분 진상규명과 보상이 이뤄졌는데, 성폭력 사건에서는 여전히 피해자들이 말도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에야 알게 됐다”며 “신군부의 반헌법적인 쿠데타 과정에서 시민을 진압하며 벌어진 성폭력을 국가 차원에서 책임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가 손배 소송을 앞두고 법적 쟁점을 정리하고 있는 하 변호사를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났다.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해 말 16건의 성폭력 피해에 대해 ‘진상규명’ 결정을 내렸다. 하 변호사는 “국가폭력 중에서도 성폭력은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개인이 벌인 문제라는 식으로 축소되기 쉬운데, 조사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과거사에서 국가 성폭력을 인정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 ‘익명’으로 남은 ‘5·18 성폭력 조사 보고서’…‘본명’으로 나타난 ‘증언자’들 [플랫]

    ‘익명’으로 남은 ‘5·18 성폭력 조사 보고서’…‘본명’으로 나타난 ‘증언자’들

    ‘1번’ 피해자는 1980년 5월 19일에서 20일 저녁 무렵, 광주 전남여고 후문에서 총을 찬 계엄군들에게 구타당한 뒤 당시 그가 몰던 브리샤 자동차 뒷좌석에서 2명에게 강간당했다. 시부모가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마련해준 차에서 피해를 당한 뒤 한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아직도 계엄군이 입고 있던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그때 맡았던 술냄새, 땀냄새와 비슷한 냄새를 맡으면 구토한다.‘77번’ 피해자는 5월 20일 오후 양림동에서 학동 집으로 가는 길에 군인들에게 붙잡혀 벽에 밀쳐진 뒤 가슴과 엉덩이를 추행당했다. 이후 대검으로 어깨 부근을 찔려 쓰러졌는데, 지금도 남은 이 흉터는 비만 오면 쑤신다. 가슴에 몽우리가 생기고 아픈 생리 때마다 피해 당시가 떠올라 힘들다.‘35번’ 피해자는 5월 22일 연인의 죽음을 목격한 뒤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구 전남도청에 갔다가 27일 새벽 연행됐다. 수사관들은 그의 옷과 속옷을 벗긴 채로 조사하며 뺨을 때렸다. 자리...
  • ‘5·18 성폭력’ 피해자, 44년 만에 손잡고 세상으로 [플랫]

    ‘5·18 성폭력’ 피해자, 44년 만에 손잡고 세상으로

    1980년 5월, 어쩌면 스칠 듯 가까이 있었지만 서로의 존재는 꿈에도 모르고 살았던 이들이 손을 잡고 한 자리에 섰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5·18 성폭력 피해자 증언대회 ‘용기와 응답’은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조사 보고서의 번호 뒤에 익명으로 남아 있던 피해자들이 역사의 증언자로 다시 서는 자리였다.이날 5·18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피해 증언자 모임 ‘열매’ 회원 최경숙(1번), 최미자(7번), 김복희(35번), 김선옥(2번)씨가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 공개하고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에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5·18 성폭력 피해’ 44년 만에 모인 10명…“잊을 수도, 말할 수도 없던” 상처를 기록하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29명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광주여성가족재단이 연대 기관으로 함께 한 이...
  • ‘5·18 성폭력’ 피해자, 44년 만에 손잡고 세상으로…“국회는 응답하라”

    ‘5·18 성폭력’ 피해자, 44년 만에 손잡고 세상으로…“국회는 응답하라”

    1980년 5월, 어쩌면 스칠 듯 가까이 있었지만 서로의 존재는 꿈에도 모르고 살았던 이들이 손을 잡고 한 자리에 섰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5·18 성폭력 피해자 증언대회 ‘용기와 응답’은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조사 보고서의 번호 뒤에 익명으로 남아 있던 피해자들이 역사의 증언자로 다시 서는 자리였다.이날 5·18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피해 증언자 모임 ‘열매’ 회원 최경숙(1번), 최미자(7번), 김복희(35번), 김선옥(2번)씨가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 공개하고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에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5·18 성폭력 피해’ 44년 만에 모인 10명…“잊을 수도, 말할 수도 없던” 상처를 기록하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29명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광주여성가족재단이 연대 기관으로 함께 한 이...
  • 5·18 성폭력 증언자들의 ‘용기’에 ‘응답’해주세요…“우리도 함께 끝까지”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⑤]

    5·18 성폭력 증언자들의 ‘용기’에 ‘응답’해주세요…“우리도 함께 끝까지”

    “용기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존자 여러분, 생존해 주어서 감사합니다.”지난 2일 공개된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 시리즈에 독자님들이 남겨주신 댓글입니다. 5·18 당시 성폭력 피해자들이 44년 만에 서로를 만난 이야기로 시작한 이 기획 시리즈는 용기있게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이남순·정현순의 인터뷰, 이들이 44년 만에 증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과거사 성폭력을 조사한 새로운 방식과 앞으로의 과제가 담겼고 많은 분들이 응답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플랫팀은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 시리즈를 통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43년 만의 ‘진상규명 결정’으로 피해자들의 피해가 ‘사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16명의 피해자들이 함께 용기를 냈기에 가능했습니다.40여년 전, 지금보다 더 가부장적이었던 시대에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말하지 못했던 목소리는 2020년 5·18 민주화...
  • [인터랙티브]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 5·18 성폭력 피해 아카이브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 5·18 성폭력 피해 아카이브

    “용기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존자 여러분, 생존해 주어서 감사합니다.”지난 2일 공개된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 시리즈에 독자님들이 남겨주신 댓글입니다. 5·18 당시 성폭력 피해자들이 44년 만에 서로를 만난 이야기로 시작한 이 기획 시리즈는 용기있게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이남순·정현순의 인터뷰, 이들이 44년 만에 증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과거사 성폭력을 조사한 새로운 방식과 앞으로의 과제가 담겼고 많은 분들이 응답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플랫팀은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 시리즈를 통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43년 만의 ‘진상규명 결정’으로 피해자들의 피해가 ‘사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16명의 피해자들이 함께 용기를 냈기에 가능했습니다.40여년 전, 지금보다 더 가부장적이었던 시대에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말하지 못했던 목소리는 2020년 ...
  • 40여년 눌러왔던 성폭력 고통, 후대까지 대물림…“국가치유센터가 적극 나서야”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⑤]

    40여년 눌러왔던 성폭력 고통, 후대까지 대물림…“국가치유센터가 적극 나서야”

    5·18민주화운동 당시 벌어진 성폭력은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치유되지 않은 고통의 기억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자녀 세대로 대물림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조사위 분석 결과를 보면 아이를 낳은 피해자들은 자녀를 학대·방치하거나, 자녀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문제를 겪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분석한 이다감 상담전문가는 “대부분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자녀에게 털어놓지 못했고 자녀는 영문도 모른 채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자녀들이 성인이 된 후 엄마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안타까움과 원망스러움이라는 양가감정을 겪는 이유”라고 했다.이 상담가는 이들의 후유증, 사회적 관계 단절 등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애도 기회와 피해자 개인의 처지에 맞춘 치유 방법을 제공...
  • 당했던 언니를, 애끓던 엄마를, 지켜본 동생을…그날의 악몽은 집어삼켰다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⑤]

    당했던 언니를, 애끓던 엄마를, 지켜본 동생을…그날의 악몽은 집어삼켰다

    수화기 너머의 언니는 제초제를 한 컵 따라놓았다고 했다. “죽겠다”고 했다. 알코올 중독에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했던 언니였지만, 7년 전 그날 처음 꺼내놓은 얘기는 이민순씨(63·가명)의 몸과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이 떨리게 만들었다. 언니 진순씨(66·가명)는 그날 처음으로 5·18 당시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동생에게 털어놓았다.진순씨는 22세였던 1980년 5월 이후 정신을 놓았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지만 3남4녀의 둘째딸로 평범하게 자라 온 진순씨였다. 가족들은 진순씨가 시가(시댁) 식구들의 반대로 목포에 두 아이들을 두고 쫓겨 나와서 그렇다고 짐작했다. ‘공수부대원들이 전라도 사람들을 죽인다’는 소문이 횡행했던 날들이 지나고 나주 친정으로 온 진순씨는 넋이 나가 있었다. 밤낮으로 우는 언니를 보고 민순씨는 언니가 실성했나 생각했다.이듬해부터 언니는 광주에서 혼자 살았고 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가족들도 고통에 빠졌다. 엄마는 둘째딸을 돌려놓으려고 갖은 애...
  • ‘신체 장해 정도’ 기준으로 보상한다는 정부…44년의 기다림 물거품되나[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④]

    ‘신체 장해 정도’ 기준으로 보상한다는 정부…44년의 기다림 물거품되나

    광주광역시가 6월부터 5·18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절차를 시작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5·18민주화운동 보상 심의 대상에 처음 포함됐다. 그러나 보상 판정이 ‘신체 장해 정도’로 구분되는 데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기준도 따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정작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는 피해자가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성단체와 광주광역시의회는 성폭력 ‘피해자 중심적 접근’을 토대로 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한 상담·치료를 연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광주시는 “5·18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8차 보상 절차를 6월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검토되는 것은 3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6월 개정된 5·18 보상법은 성폭력 피해자를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규정했다. 이번 8차 보상 심사 대상자 중 성폭력 피해자는 26명으로 이들은 지난해 7~12월 광주시에 보상을 신청했...
  • “증거 없어 피해자 못 믿겠다” 조사보고서에 담긴 위험한 소수의견[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④]

    “증거 없어 피해자 못 믿겠다” 조사보고서에 담긴 위험한 소수의견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의 조사 기한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해 9월, 피해자 A씨는 1980년 당시 광주에서 계엄군 등에게 연행된 후 강간당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털어놨다. 상무대로 끌려간 뒤 폭압적인 조사를 받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나오려는 순간 한 병사가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자신을 강간했다는 것이다.40년이 훌쩍 지난 일에 대한 진술을 증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화장실에 둘이 있을 때 벌어진 데다가, 너무 오래 전이라 다른 증거가 없었다. 이에 조사위는 A씨의 진술 중에서 번복되거나 바뀌지 않는 ‘핵심 진술’과 신체 깊숙이 각인된 소리, 냄새 등 ‘감각 기억’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활용했다. 이 분석을 통해 A씨 피해가 ‘강간’과 ‘성고문’, ‘성적 모욕 및 학대’에 해당한다고 봤고, 지난해 12월 진상규명 결정을 내렸다.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조사위 내 ‘소수의견’이다. 조사위원 총 9명 중 국민의힘 추천 위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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