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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워크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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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씨앗 사진이라고? 배추, 대저 토마토, 대파의 씨앗은 어떤 모습일까? [카메라 워크 K]
    이게 씨앗 사진이라고? 배추, 대저 토마토, 대파의 씨앗은 어떤 모습일까?

    지구인이 지구의 모습을 최초로 촬영한 것은 반세기 전이다. 1968년 달 궤도를 돌던 아폴로 8호의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스가 달의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지구를 사진에 담았다. 흑백의 달 표면 위로 떠오리는 파란 구슬같은 지구. 일명 지구돋이Earhrise라고 불리는 사진이다.우주비행사만큼 높이 날지는 않지만, 우리는 요즘 드론이 촬영하는 사진을 보며 지구돋이 사진처럼 놀라움에 젖어들곤 한다. 여객기에서는 짧은 이착륙의 순간에만, 그것도 날씨가 좋을 때만 볼 수 있었던 우리가 사는 장소들을 내려다 볼 수 있지만 이제는 비둘기만큼 작은 드론이 지구 구석구석을 사진에 담는다. 작은 드론에 달린 작은 카메라 렌즈는 산책로가 있는 청보리밭의 풍경은 녹색 캔버스 위에 칠한 하얀 붓질처럼 보이고, 메트로폴리스의 도로망은 전자제품의 회로기판처럼 인식되며, 바닷가의 갯골은 나뭇가지처럼 촬영한다.아주 높은 위치에서, 그러니까 올림푸스 산에서 내려다보는 신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2026.05.09 09:29

  • 전쟁을 보여주는 방법론, 제24회 동강사진상 임안나 작가 [카메라 워크 K]
    전쟁을 보여주는 방법론, 제24회 동강사진상 임안나 작가

    세상을 뒤바꿀만한 전쟁 사진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참호에서 기어 다니고 포탄이 날아오르는 해변을 향해 진격하는 상륙선에 몸을 싫고 사진을 찍던 시기는 베트남전 이후로 사라졌다. 전쟁도 마찬가지. 인간의 눈을 대신하는 위성이나 레이다에 포착된 목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미사일 버튼만 누르면 시대, 우리는 그 결과물도 최첨단 전쟁기계가 지휘부에 보고하는 영상을 통해 확인한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을 찍은 로버트 카파의 사진이 연출인가 아닌가 하는 논의는 이제 더는 필요 없는 시대인 것이다.사진은 보이는 것을 보여주는 힘도 있지만, 보여주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매체이기도 하다. 때문에 어떤 사진작가들은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연출해 사진에 담는다. 동강사진마을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구, 경성대학교 사진학과 교수)와 영월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제24회 동강사진상(DongGang Photography Awar...

    2026.04.07 14:12

  • 이토록 작지만, 이리도 아름다운... 사진, 그리고 그림 [카메라 워크 K]
    이토록 작지만, 이리도 아름다운... 사진, 그리고 그림

    “그것은 애호가를 사진 현상실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것은 더 이상 외부의 시선과 검열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이미지를 허락했다. 그것은 애호가를 편집광에서 해방시켰다. 그리하여 폴라로이드의 목표는 완전함이었고 컬러였으며 다른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고 시장을 넓히기 위해 조작 방식을 최대한 단순하게 하는 SX-70이었다.” (에르베 기베르, <유령 이미지>, 알마)빅픽처, 크게 뽑아 거는 사진이 대세인 요즘, 송영숙 작가의 작은 작품들을 건 전람회의 첫인상은 당혹스러웠다. 신용카드만큼 작은 작품의 크기도 그렇지만, 사진이라기보다는 그림처럼 보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사진 위에 유화물감으로 채색을 했다는데, 이렇게 작은 프레임 안에서 붓질이 가능할지도 의아했다. 사진에 채색을 한 건, 그이가 처음은 아니지만 도대체 이렇게 작은 사이즈의 사진을 밑그림으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흥분을 가라앉히고 바라보니 작품의 원본이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보였다...

    2026.03.18 14:23

  • 사라지는 것들에 맞서는 사라지는 풍경들 [카메라 워크 K]
    사라지는 것들에 맞서는 사라지는 풍경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손에 쥐면 스르르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사라진다. 하지만 사진은 사라지는 것들에 맞선다. 다시 말하자면 사진은 시간에 반기를 든다. 비록 영원하진 못하더라도 사진은 당시의 풍경을, 그러니까 지금은 사라져버린 모습을, 혹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모습까지도.러너들이 즐겨 찾는 삼청동 댕댕런 코스이자 청와대 옆 공근혜갤러리는 오는 28일까지 기후 변화와 환경 위기를 사진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전시 <사라지는 풍경들: 우리가 마주한 지구의 시간>을 연다. 강원도 삼척의 작은 섬을 지켜낸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 멕시코에서 난류를 타고 제주도까지 이동해 정착한 선인장의 여정을 회화로 풀어낸 한국 작가 진희 박, 그린란드의 빙하와 이누이트 공동체의 삶을 기록한 핀란드 사진작가 티나 이코넨의 작품들이다.공근혜갤러리는 이번 전시가 “기후 위기를 단순한 미래의 문제가 아닌, 이미 진행 중인 현재의 시간으로 인식하고자...

    2026.03.07 10:30

  • 하얀 설산 너머에서 박노해가 본 마지막 풍경들 [카메라 워크 K]
    하얀 설산 너머에서 박노해가 본 마지막 풍경들

    알프스에 오른 철학자 니체는 10년 동안 동굴에서 칩거하던 예언자 차라투스트라를 만난다. 구름보다 높은 안데스에 오른 시인 박노해는, 아니 사진작가 박노해는 아이들을 만난다. 단단하고 동글동글한 감자알 같은 아이들.“그 작고 둥근 몸과 마음은 생기 찬 탄력이다.”순백의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파키스탄 훈자 마을에서는 젊은이들을 만난다.“사과를 딸 때면 꼭 눈 맞는 청춘 남녀가 있어 수확이 끝나면 풍성한 결혼 잔치가 벌어진다.”에티오피아 라스타 산맥에서는 물 긷는 여인을 만나고, 페루의 콜카 계곡에서는 야생화 너머에 콘도르를 만난다. 하얀 설산 너머 또 설산이 펼쳐지는 곳에서 지친 박노해를 맞이한 건 지붕 없는 카페. 박노해는 작은 카페에 앉아 마음을 녹인다.“거대한 설산이 한 장의 찻물로 내려지고흐르는 구름은 가만히 찻잔을 맴돌고고요가 어리고 미소가 번지고 힘이 차오르고.“14년 동안 박노해의 사진을 보여주던 전시 공간 ‘라 카페 갤러리’에서 마지막 전시...

    2026.02.28 10:00

  • 제법 괜찮은 달력 사진 [카메라 워크 K]
    제법 괜찮은 달력 사진

    해를 넘긴 달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몇 해 전부터 걸었던 달력은 좀체 버릴 수가 없었다. 근래 내 인생이 황금기를 맞아서 그런 건 아니다. 달력에 인쇄된 사진들을 버리기가 아깝기 때문. 뮤지엄한미에서 제작하는 캘린더에는 이발소에 걸린 그림을 얕잡아 부르는 것처럼 취급됐던 촌스러운 ‘달력 사진’과는 차원이 다른 윌리엄 클라인, 아놀드 뉴먼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됐다. 2026년도 달력은 뮤지엄한미에서 ‘이탈리아 컬러사진의 선구자’라는 수식어를 붙인 사진작가 루이지 기리의 사진들이다.루이지 기리의 컬러는 뉴욕의 거리를 사진에 담은 사울 레이터의 색깔보다 화려하지 않다. 이탈리아를 아직 가보지 못한 나는 빛바랜 컬러 사진 같은 느낌의 색깔이 이탈리아의 공기가 그러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사진은 유통기한을 넘긴 필름으로 찍은 컬러사진 같은 색감이 느껴지는데(내가 아는 어떤 후배는 빛바랜 사진을 찍고 싶다며 디지털 카메라로 바뀐 후 암실에 처박아 놓았던 필...

    2026.01.03 10:10

  • 슬쩍, 힐끔힐끔, 때로는 모른척…, 색깔 있는 흑백필름 매거진에 담긴 [카메라 워크 K]
    슬쩍, 힐끔힐끔, 때로는 모른척…, 색깔 있는 흑백필름 매거진에 담긴

    흑백 사진집에도 색깔은 있다.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분홍색. 사진작가의 딸은 고인이 된 아버지의 흑백필름을 네 가지 색으로 입혔다. 2014년에 첫 사진집이 나왔다. 한영수 작가의 <서울, 모던 타임즈 Seoul, Modern Times>(2014)다. 빨간색이었다. 다음 해는 나온 <꿈결 같은 시절 Once upon a Time>(2015)은 내용과 어울리게 초록빛이다. 2년 후에 발표된 <시간 속의 강 Time Flows in River>(2017)은 푸른색, 그로부터 3년이 지나 발간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When the Spring Wind Blows>(2020)은 제목처럼 분홍색이다.다섯 번째 책은 꽤 시간이 걸렸다. 2025년이 11월11일에 발행된 사진집의 색깔은 갈색이다. 제목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And Life Goes on>. 한선정 한영수문화재단 대표가 문자를 보내왔다. “이번 주제를 왠...

    2025.11.29 14:39

  • “이거이 포래여, 아주 맛있어.” 노순택의 흑산 [카메라 워크 K]
    “이거이 포래여, 아주 맛있어.” 노순택의 흑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사진가는 커다란 바가지를 끌며 파래와 미역, 물김을 따는 한 할머니와 마주쳤다.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 굽은 허리로 물김을 바가지에 담는 할머니가 사진가의 눈에는 마치 거룩한 기도를 드리는 모습처럼 보였는데,“이거이 포래여, 아주 맛있어. 근디 이 할매를 찍어가서 뭣한다요?”바가지에 담기는 해산물이 늘어날수록 할머니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사진가는 할머니의 무거운 바가지를 들었다. 할머니는 화들짝 놀라며 손에 흙 묻는다고 사진가를 말렸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진리마을에 사는 1936년생 쥐띠 이판덕 할머니다. 9남매를 키워낸 삶의 무게 때문이었을까? 해산물 바가지가 가벼워져도 할머니의 허리는 펴지지 않았다. 할머니는 사진가에게 우리 집에 가서 커피라도 한잔하고 가란다.“으응, 흑산도 사람들 야그로 책을 만든다고. 긍게 여그서 사진기를 매고 다니고 있그만.”사진가의 이름은 노순택이다. ‘분단의 향기(2005)’, ‘얄읏한 공(2006)’,...

    2025.11.08 13:05

  • 그로테스크하면서 아름다운, 세계의 숨결을 담았던 [카메라 워크 K]
    그로테스크하면서 아름다운, 세계의 숨결을 담았던

    “죽음은 모든 것을 끝내며 따라서 포괄적인 결론이다.”살아생전에 작가로서 돈을 잘 벌었던 서머싯 몸은 그의 소설 <면도날>에서 부나 명예, 그리고 행복한 결혼이 아닌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달과 6펜스>에서도 마찬가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던 폴 고갱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버리고 그림에 미쳐 타히티 섬으로 잠적한 실존적인 화가에 대한 소설적인 이야기. 문든병에 걸린 주인공은 앞이 안 보이고 육체가 썩어가며 죽음의 문턱에 다가가는 순간에도 손에 붓을 놓지 않았는데....2년 전 세상을 떠난 네덜란드 사진가 어윈 올라프도 그런 예술가였다. 그는 호흡이 점점 힘들어지는 대표적인 폐 질환인 폐기종을 앓았다. 하지만 지병은 삶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가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건강한 사람도 위축됐던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도 어윈 올라프는 도시가 셧다운 되기 전의 상황을 일기처럼 사진에 담은 역작...

    2025.11.01 12:08

  • 초현실주의와 다큐멘터리의 만남 [카메라 워크 K]
    초현실주의와 다큐멘터리의 만남

    3년 전 이맘때 부산 해운대구에서 굉장한 사진가 두 명을 만났다. 초현실주의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과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라 불리는 강운구. 건메탈의 눈빛을 가진 랄프 깁슨이 말했다. “내 오랜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멋진 날입니다.” 고은문화재단이 설립한 ‘고은 깁슨 사진미술관’ 개관식이었다. 축사를 건넨 사람은 동년배의 강운구 작가였다. 개관 행사를 마친 강 작가는 나와 함께 랄프 깁슨의 사진을 감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검은색의 표현력이 참 탁월해. 근데, 그의 사진에 현실은 있을까?”둘의 만남은 동시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50여 년 전, 강운구 작가는 이미 랄프 깁슨의 사진집을 보았기 때문. 랄프 깁슨은 강 작가가 내민 그의 사진집 <몽유병자 The Somnabulist>(러스트럼, 1970) 초판본에 싸인을 했다. 이듬해 나온 랄프 깁슨의 사진집 <블랙 3부작 The Black Triology>(고은사진미술관, 2023)에는 강운구 작...

    2025.10.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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