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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 ⑩“화합은 원래 ‘얼룩덜룩한 풍경’”…광장을 만들고, 지키고, 기록한 2030 여성 4인의 이야기[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⑩“화합은 원래 ‘얼룩덜룩한 풍경’”…광장을 만들고, 지키고, 기록한 2030 여성 4인의 이야기

    이지윤씨(34)는 지난해 12월3일 밤 택시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향했다. 12·3 불법 계엄을 막기 위해서였다. 플랫폼 택시 중에 가장 이용료가 비싼 ‘블랙’ 택시를 탔다. 돈보다 계엄을 막는 게 급했다. 이씨는 그곳에 도착해 자신과 비슷한 여성들을 만났다. 이씨는 “광장에서 그들을 만난 것이 광장에 계속 나올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지난 20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본사에서 이씨와 신지현씨(28), 최윤주씨(30), 엄지효씨(32)를 만났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3일부터 헌재가 대통평 파면을 결정한 지난 4월4일까지 123일 동안 함께 광장을 만들었고, 지켰고, 기록했다. 그리고 얼마 전 이 기록을 <이토록 평범한 내가 광장의 빛을 만들 때까지>(롤링 다이스)란 책으로 냈다. 책에는 이들 외에도 5명이 더 참여했다.간절하게 광장을 만들고, 지키고, 기록했다…“무력해지고 싶지 않아서”...

    2025.04.28 06:00

  • ⑨‘아랫사람’ 아닌 ‘동료 시민’으로서···탄핵 광장에 함께 선 청소년들 [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⑨‘아랫사람’ 아닌 ‘동료 시민’으로서···탄핵 광장에 함께 선 청소년들

    지난겨울부터 봄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한 광장엔 청소년이 있었다. ‘어린 사람들의 힘으로 윤석열을 끝장내자’란 깃발 아래에 수십 명의 다양한 청소년이 모였다. 성 소수자, 탈가정·탈학교, 이주 가정, 노동자 등 배경도 다양했다. 이들은 모두 학생이지 않았고 학생이어도 다 같은 학생이 아니었다. 다만 불법계엄으로 인한 불안감과 위협감을 느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기특한 아이’가 아니라 ‘동료 시민’으로서 “윤석열 파면”을 함께 외쳤다.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상근활동가인 수영(활동명·18)도 그중 한 명이었다. 수영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2017년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를 교실에서 지켜봤다. 당시 집회에 친권자(부모)와 함께 한 번만 참여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올해로 18세가 된 그는 이번 탄핵 국면에선 44차례 광장으로 향했다. 수영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많은 경험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

    2025.04.22 16:59

  • ⑧“성소수자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나다!”···깃발 들고 광장 지킨 퀴어들[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⑧“성소수자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나다!”···깃발 들고 광장 지킨 퀴어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탄핵’을 촉구했던 광장에는 수많은 깃발이 펄럭였다. 20대 후반 트랜스젠더 남성 류모씨는 지난해 12월4일부터 고향 부산의 광장에서 ‘개빡친 퀴어’라는 문구를 적은 대형 무지개 깃발을 만들어 흔들었다. 류씨는 “성소수자도 함께 분노해 광장에 나와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류씨처럼 ‘논바이너리’(Nonbinary·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정체성) 성별인 윤시우씨(29)도 대전에서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마세요. 우리의 친구일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나다! 나라고 이자식들아!’라고 적은 깃발을 들고 광장으로 나섰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퀴어로 살아가며 광장에서 정체성을 드러내고 깃발을 들었던 류씨와 윤씨를 지난 20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두 사람은 “정치권이 소수자에 대한 공격을 일삼으면서 혐오를 이용해왔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깃발을 들기 직전 류씨는 “가슴이 터...

    2025.04.21 17:08

  • ⑦“비상계엄과 이태원 참사 닮아 있어···끝난 것 아냐” 광장 지킨 유족들[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⑦“비상계엄과 이태원 참사 닮아 있어···끝난 것 아냐” 광장 지킨 유족들

    이태원 참사 이전 “내가 광장에 나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던 임현주씨(59)에게 이제 광장은 익숙한 공간이 됐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김의진씨의 어머니인 임씨는 참사 이후 수없이 광장을 찾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집회 한 쪽에 매주 차려진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스에서 그는 보라색 리본과 초코파이를 나눠줬고, 시민들과 한목소리로 탄핵을 외쳤다.임씨를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임씨는 “이태원 참사와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파면 이후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광장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임씨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라는 단어를 듣고 놀라 얼어붙었다. 그러나 곧 “계엄은 또 다른 이태원 참사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임씨는 “다행히 시민의 힘으로 계엄이 끝났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이태원 참사와는 ...

    2025.04.21 06:00

  • ⑥“매일 ‘비상계엄’ 같은 삶 사는 사람이 아직 있다”···‘술집 여자’ 시민의 호소[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⑥“매일 ‘비상계엄’ 같은 삶 사는 사람이 아직 있다”···‘술집 여자’ 시민의 호소

    김유진씨(가명)는 지난해 12월11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 집회 무대에 올라 ‘나는 술집 여자’라며 말문을 뗐다. 그는 “우리는 윤석열을 탄핵할 것이지만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긴 뒤에도 소외된 시민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며 “관심만이 약자를 살려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하철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가, 여성을 향한 데이트 폭력이, 성소수자들을 위한 차별금지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여전히 완벽하지 못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일찌감치 탄핵 너머를 그린 김씨의 발언은 SNS 영상 등으로 퍼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약 4개월이 흐른 지난 4일, 한국 사회는 ‘고비’ 하나를 넘었다. 국가 최고 권력인 대통령을 법에 따라 다시 파면해냈다. 한국 사회는 이제 김씨의 바람대로 소외된 시민들에게 빛을 비추고 있을까. 김씨를 지난 15일 부산 연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씨는 “나는 ‘관심’ 덕분에 살아남았다”며 “하루하루가 계엄과...

    2025.04.18 06:00

  • ⑤“세월호도 계엄도, 진실이 묻혀선 안 돼”…다시, 광장 지킨 유족 [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⑤“세월호도 계엄도, 진실이 묻혀선 안 돼”…다시, 광장 지킨 유족

    12·3 비상계엄사태 이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기까지 4개월간 매주 토요일 서울에서는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다. 그리고 집회가 진행되는 광장 한쪽에 펼쳐진 노란 천막에는 항상 1500개의 주먹밥이 보온통에 담겨 시민들을 기다렸다. 세월호 유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광장에 나온 시민들을 위해 직접 만든 것이다. “맛있어요” “감사해요” 주먹밥을 받아든 시민들은 환히 웃으며 감사를 표했다. 매주 집회가 이어지면서 주먹밥의 속 재료도 점점 늘어갔다. 시민들이 지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든든한 한 끼에 담겼다.15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김종기씨를 만났다. 김씨는 세월호참사 희생자 고 김수진양의 아버지다. 김씨는 “주먹밥 나눔은 항상 오후 4시16분에 카운트다운을 하며 시작했다”며 “416이라는 숫자는 슬프고 아픈 숫자이기도 하지만 생명과 안전을 의미하는 희망의 숫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12월7일부터 4월...

    2025.04.16 06:00

  • ④ 파면 이후에도 투쟁은 계속된다…탄핵 집회 준비한 ‘카뱅 심규협 선생’ [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④ 파면 이후에도 투쟁은 계속된다…탄핵 집회 준비한 ‘카뱅 심규협 선생’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광장에 나와 본 이들은 이제 이 이름을 기억한다. ‘카카오뱅크’로 시작하는 후원 계좌 안내에 나오는 ‘심규협’이다.‘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의 살림을 맡은 심규협 사무국장(36)은 이렇게 의도치 않게 이름을 알렸다. 또 후원 창구로 소개되면서 탄핵 광장을 상징하는 주인공 중 한 명이 됐다.이름이 ‘협’으로 끝나니 ‘심판·규탄·협회’의 줄임말인 줄 알았다는 시민도 있었다. “정의로운 ‘대협‘(大俠) 느낌”이 난다며 별호(別號)처럼 ‘카뱅 심규협 선생’이라고도 부르는 이도 있다. 비상행동에 후원하는 일은 ‘심규협님께 잔잔한 파도를 남기다’거나 ‘심규협했다’고 표현되기도 했다. 축제 같은 탄핵 촉구 집회 분위기 덕에 ‘난세의 파티 플래너’라는 별명도 생겼다.비상계엄 이후 서울에서 열린 60여 차례의 집회에 그가 있었다...

    2025.04.15 06:00

  • ③“누군가 처절히 싸우지 않도록, 다정한 세상 됐으면”···광장 기록한 웹툰 작가[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③“누군가 처절히 싸우지 않도록, 다정한 세상 됐으면”···광장 기록한 웹툰 작가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전국농민총연맹(전농)의 ‘2차 상경 집회’가 열린 지난달 25일 민모씨(31)의 손에는 작은 스케치북과 펜이 들려 있었다. 민씨의 눈은 빠르게 남태령에 모인 사람들을 좇았다. ‘파면은 천명이다’ ‘윤석열을 파면하라’ 등 깃발을 든 사람들, 바삐 현장을 누비며 시민들을 챙기는 자원봉사자들, 응원봉을 들고 은박 담요를 두른 시민들의 모습을 작은 스케치북에 빼곡히 그려나갔다.3년 차 웹툰 작가인 민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 집회에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회, 동덕여대 집회 등 ‘응원봉 시민’들이 연대에 나설 때마다 민씨도 따라나섰다.그가 든 작은 스케치북은 본래 여행을 다닐 때마다 즐거운 순간을 담던 것이었다. 지난 5개월간 민씨의 스케치북에는 여행지의 풍경 대신 광장의 시민들이 그려졌다.민씨는 13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광장을 그리기 시작한 건 동료 시민에 대한 부채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025.04.13 11:43

  • ②광장이 말했다 “고립·은둔 청년도 괜찮아”···“‘나중에’가 없는 세상 바라”[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②광장이 말했다 “고립·은둔 청년도 괜찮아”···“‘나중에’가 없는 세상 바라”

    지난해 12월16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무대에 오른 ‘빌린용기(용기)’(가명·29)의 손은 떨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립·은둔 청년입니다.” 자신을 소개하며 건넨 인사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용기는 “소외된 이들은 뉴스거리가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하는 동료 시민”이라며 “왜 그들이 넘어진 채로 있는지 돌아봐 달라”고 외쳤다. 발언을 마치고 내려오자 한 시민이 “얘기해줘서 고맙다”며 손을 잡았다. 용기는 그때 생각했다. ‘나도 말해도 되는 사람이구나. 내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 나도.’2016년부터 주로 집에만 머물며 스스로 고립됐던 용기는 이번 탄핵 때 집 밖으로 나왔다. 그는 지난 4개월간 90여곳이 넘는 광장을 찾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트랙터 시위, 세종호텔 복직 요구 농성장,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등 ‘차별을 받고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의 수만큼 지켜야 할 광장은 끝도 없이 넓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

    2025.04.11 06:00

  • ①“광장 만들어낸 이들의 구호가 더 크게 울려 퍼지는 사회로”···‘비상행동’ 무대 만든 음악평론가 [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
    ①“광장 만들어낸 이들의 구호가 더 크게 울려 퍼지는 사회로”···‘비상행동’ 무대 만든 음악평론가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 사회, 어디로 가야 할까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은 시민의 승리라 할 수 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을 즉시 해제시켰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끌어냈으며 마침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선고를 받아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은둔 청년, 성소수자 등이 함께 광장을 만들었고 웹툰 작가 등은 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 후에도 광장을 완전히 떠나지 못한다. ‘탄핵 너머’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이들의 열망이 여전히 광장에 남아있다. 대통령 파면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 됐다. 경향신문은 광장을 만들고, 지키고, 기록한 시민들을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다시 만났다. 이들에게 탄핵 이후 바라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물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설치한 대형 스크린 앞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2025.04.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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