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라지고, 삶이 남았다.지붕을 설치하다가,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다가, 드라마를 만들다가, 시멘트를 바르다가, 석탄을 치우다가 퇴근하지 못한 당신은 영영 돌아오지 않는데 삶은 남았다.그 삶으로 세상이 들어왔다. 한 해 2000명이 산업재해로 퇴근하지 못하는 사회가 들어왔다. 떨어져서, 끼여서, 더워서, 추워서, 괴로워서 사라진 한 명 한 명이 꼭 사랑하는 당신 같았다. 그래서 거리에 나갔다. 법을 배우고, 국회에 가고, 사람들 앞에 섰다. 싸우는 법을 익혔다. ‘산업재해 유가족’이 됐다.경향신문은 산재 유가족 5명을 다시 만났다. 어느새 ‘산재 분야의 유명인’이 된 그들이 처음부터 ‘투사’였던 건 아니다.결혼을 앞둔 응급구조사, 사고뭉치 딸의 아빠, 평등한 교실을 꿈꾸는 교사, 진로를 고민하던 청년, 평범한 가장의 삶은 산재라는 사건을 만나고 서로 닮은 싸움으로 채워졌다. 그 경로를 기록했다.유가족은 지금도 퇴근하지 못한 한 사람을 기다린다. ‘누구도 함부로 ...
2025.08.0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