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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왜
  • 늙으면 왜, ‘고음불가’가 될까
    늙으면 왜, ‘고음불가’가 될까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시작은 괜찮았다. ‘그래 두렵지만’까지도 조금 떨렸으나 그럭저럭 들을 만했다. 하지만 ‘어디에 있나요’부터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고 도대체 음정이 올라가지 않았다. 결국 ‘정말 들리시나요’에서 마이크를 내려놓고 말았다. 동기가 낄낄거리며 놀린다. “늙으면 왜 ‘고해’를 못해?”나이가 들면 목소리도 늙는다. 주름이 늘고 머리가 세는 것처럼, 쉰 소리가 나고 음성의 강도도 떨어진다. 성대 상피층의 점액이 줄고 경화가 일어나 경직되기 때문에 고음불가가 되기 쉽다. 목소리가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의사소통을 위해 절대적인 것은 물론이고, 첫인상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저음의 굵은 톤은 믿음을 주고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는 왠지 주눅 들어 보인다. 목소리가 노화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불안과 걱정이 증가하니 사회활동이 위축되기 쉽다. 음성 장애는 성대폴립, 고혈압, 당뇨, 갑상선 질환 등 다양한 질환 또는 항히스타민이나 스테로이드 등 ...

    2024.08.03 06:00

  • 늙으면 왜, ‘나잇값’에 연연해할까
    늙으면 왜, ‘나잇값’에 연연해할까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 들을까 봐 걱정이에요.” 가수 임영웅의 ‘찐팬’답게 하늘색 티셔츠까지 차려입은 할머니가 얼굴을 붉히셨다. 덕분에 인생이 즐거워졌다면서도 목소리에는 수줍음이 실렸다. 노인이 되면 왜 나잇값에 민감해질까?7월11일 세계인구의날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39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스스로 더는 젊지 않다고 느끼는 나이’와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기 시작한 나이’에 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20대 젊은이는 36세가 되면 젊지 않다고, 또 42세가 되면 늙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60~70대 노인은 65세가 되어야 젊지 않다고 느끼며 75세나 되어야 늙었다고 판단한다. 사실 늙음을 부정하는 것은 정신방어기제일 수 있다. 삶의 도움도 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요즘 사람들 말로 정신승리 아닌가.42세가 되면 늙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에게 70대의 노인은 말 그대로 ‘넘사벽’이고, 반대로 노인에게 젊은이는 잊힌 세월일...

    2024.07.27 06:00

  • 늙으면 왜, ‘깜빡깜빡’ 기억이 안 날까?
    늙으면 왜, ‘깜빡깜빡’ 기억이 안 날까?

    ‘그거 있잖아, 그거!’ 언제부터인지 물건 이름이 잘 생각나질 않는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당황한 경험도 드물지 않다. 심지어 친한 친구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자기야’라고 부르기까지 한다.뇌가 늙어서 그렇다. 건망증 하면, 올해 100만명을 넘어선 치매 인구를 떠올리지만, ‘경도인지장애’라는 질병도 주목해야 한다. 건강심사평가원에 의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1년 약 3만5000여명에서 2021년 약 30만명으로 10년 만에 8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일반인에게서 치매가 발생할 확률은 1~2% 정도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10~15%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인 강성민 로완 공동대표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는 약물치료와 함께 슈퍼브레인과 같은 인지중재프로그램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최선의 대응은 예방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양질의 식사, 적당한 수면이 중요하다. 흡연과...

    2024.07.20 06:00

  • 늙으면 왜, 할머니가 할아버지보다 수명이 길까
    늙으면 왜, 할머니가 할아버지보다 수명이 길까

    “대기실에 할머니들 천지삐까리네요. 다들 한가하구먼!” 매사 부정적이고 성인지감수성에 둔감한 할아버지가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불평을 늘어놓았다. 한가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수명이 더 길어서라고 하자, 왜 할머니가 더 오래 사느냐며 따져 물었다.올해 보험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수명은 90.7세이고 남성의 평균수명은 86.3세라고 한다. 할머니가 4년 이상 더 생존한다는 이야기다. 여성의 수명이 긴 이유는 다양하다. 의학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생물학적 운명 같은 것이다. 전두엽의 발달이 더딘 남성이 여성보다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 여성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남성보다 높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는 남성이 더 많다.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심장질환도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는 것도 중요한원인이다.균형 잡힌 식생활, 청소와 빨래가 이뤄진 청결한 환경, 친밀한 대인관계....

    2024.07.13 06:00

  • 늙으면 왜, 죽고 싶단 말 입에 달고 살까?
    늙으면 왜, 죽고 싶단 말 입에 달고 살까?

    “살 만큼 살았어요. 숨 쉬는 것도 힘들다우. 이제 가야지.”10년째 같은 말씀을 하시는 80대 어르신. 우울증은 호전되었는데도 입버릇처럼 죽고 싶다 하신다. 왜 노인들은 툭 하면 죽겠다고 할까.그저 신세 한탄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걱정은 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오래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기 때문이다. 우울증, 신체적 질병, 사회적 고립 등이 원인이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빈곤율 역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난이 목숨을 가져간다. 생존에는 돈이 필요하니, 노인 자살을 막는 해결책은 돈뿐일까. 노인자살의 원인은 빈곤뿐만 아니라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잃기 때문이니, 재정적 지원은 물론이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죽겠다는 분들이 더 오래 사신다’며 노인들의 ‘장수 기원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듣는 사람으로서는 여...

    2024.07.06 06:00

  • 늙으면 왜, 노화를 거스르려고 할까?
    늙으면 왜, 노화를 거스르려고 할까?

    “살림이 제대로 안 돼요. 일의 양은 예전의 절반도 안 되는데…. 엉망입니다. 늙어서 그래요.” 나이가 들면서 행동이 둔해져서인데, 일흔이 된 할머니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으신 모양이다.그런 노인들과 예비 노인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노화(에이징)에 접미사 붙이기 놀이가 한창이다. 한동안은 ‘안티에이징’이 유행이었다. 덕분에 비타민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의학계에서는 유사 이래 가장 비싼 소변을 보는 시절이라는 말이 나온다. ‘웰에이징’은 보다 어감이 좋다. 잘 늙어보자는 것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아니니까. 그나마 ‘슬로에이징’은 좀 더 현실적이다. 좀 천천히 늙어보자는 취지다. 최근에는 ‘슈퍼에이징’까지 등장했다.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고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해서 젊은 시절 못지않은 삶을 살아보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젊었을 때 삼각팬티 입고 빨간 망토 두르고 다녔어야 했다.노화는 극복만큼이나 수용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드...

    2024.06.29 06:00

  • 늙으면 왜, 한밤중에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될까?
    늙으면 왜, 한밤중에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될까?

    오늘 밤도 뒤척인다. 새벽 3시. 아직도 한밤중이건만 화장실에 가고 싶다. 자칫 넘어질세라, 조심조심 일어나 소변을 본다. 뒤척이다 간신히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나 지났을까? 끙. 또 신호가 온다.성인은 깨어있을 때 3~4시간마다 한 번씩, 하루 4~6회 소변을 보지만, 수면 중에는 소변을 보지 않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방광 용적과 기능이 떨어지고, 밤중에 송과체에서 나오는 항이뇨호르몬(ADH)의 분비가 저하되는 등의 변화로 야간빈뇨가 흔해진다.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는 것도 귀찮지만, 문제는 수면의 질이 엉망이 되는 것이다.야간빈뇨는 전립선비대증, 과민성방광, 방광염 등과 같은 비뇨기과 질환이나 당뇨, 고혈압과 같은 내과적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또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나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도 큰 이유 중 하나다. 다른 질병으로 복용하는 약물도 영향을 줄 수 있다.원인 질환이 없다면, 생활습관 개선...

    2024.06.22 06:00

  • 늙으면 왜, 한여름에도 춥다고 할까?
    늙으면 왜, 한여름에도 춥다고 할까?

    여든이 다 된 은사님을 모시고 떠난 여행길. 차 안이 춥다 시기에, 에어컨 온도를 높이려니, ‘나 좋으라고 모두 더위에 고생할 필요 없네’라 하신다. 그러고는 외투를 꺼내 입으시며, 껄껄 웃으셨다. “늙어서 그래.” 나이가 들면 왜 체온조절이 어려울까?인간은 항온동물이다. 주변 온도의 변화에도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살아갈 수 있다. 송내과의원 송훤택 원장은 “더워지면 피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땀샘을 통해 땀을 배출하고, 추워지면 대사 활성화를 통해 체내 열 생산을 높여 지방층이 열 손실을 막아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 밖에도 노화에 따른 심혈관계, 호흡계, 호르몬의 변화도 체온조절의 어려움을 겪게 하는 원인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덥거나 춥다고 느끼는 날씨가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열사병이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람 대부분이 노인인 이유다.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겪어보지...

    2024.06.15 06:00

  • 늙으면 왜, ‘끙’ 소리를 입에 달고 살까?
    늙으면 왜, ‘끙’ 소리를 입에 달고 살까?

    ‘끙!’화창한 봄날, 친구들과 산행 전 스트레칭. 여기저기서 신음이 난무한다. 몸풀기일 뿐인데 ‘억’ 소리도 나온다. 웃음이 터졌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근골격계 질병도 없는데, 늙으면 왜 시도 때도 없이 끙 소리가 절로 날까?통증은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별다른 의학적 이상 없이도 통증이 생기곤 한다.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닌, 소위 ‘정상 통증’이라 불리는 노화 현상이다.고려정형외과의원 안승연 원장은 “노인의 경우 외상이나 골다공증, 관절염 등이 흔한 통증의 원인이지만, 노화로 인한 근육감소증으로도 통증이 유발된다”고 말한다. 근육의 유연성과 힘이 줄어들면, 젊었을 때는 문제가 없던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통증이 올 수 있다. 재채기를 하거나 용변 뒤처리 할 때조차 심한 통증이 생기니, 서글퍼지지 않을 수 없다. 기질적 질병 없이도 우울증으로 인한 두통이나 복통 같은 통증도 흔하다. 화병의 경우에는 흉통이 특징적이다...

    2024.06.08 06:00

  • 늙으면 왜, 주름이 신경 쓰일까?
    늙으면 왜, 주름이 신경 쓰일까?

    버스에 오르려는데, 중년 여성이 상냥하게 건넨 말. “먼저 타세요.” 따뜻한 배려에 기분이 좋았으나, 어쩐지 당황스럽다. 자리를 잡자마자 휴대전화 셀카 모드로 얼굴을 보니, 자글자글한 눈가 주름에 눈길이 간다. 늙어 보였다.노화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얼굴 주름이다. 이길주 피부과의원 원장에 의하면 주름은 30대 전후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나이가 들어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피부재생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콜라겐, 엘라스틴이 부족해져 피부 진피층이 얇아지면서 더욱 주름이 심해지게 된다. 또한 오랜 세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온 피부가 밑으로 처지면서 주름이 더 깊어지는 것이다. 특히 눈가의 주름은 표정, 특히 웃음이 많을수록 더 깊어진다.그런데 자글자글한 눈가주름은 행복의 징표다. 프랑스 신경학자 기욤 뒤센의 이름을 딴 ‘뒤센 미소’가 있다. 눈가의 주름이 잡힐 정도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웃음이다. 마지못해 입으로만 웃는 웃...

    2024.06.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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