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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담패설 飮啖稗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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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담패설 飮啖稗說]통통하니 탐스럽고 길어지니 야릇하네!가지각色
    통통하니 탐스럽고 길어지니 야릇하네!가지각色

    오이, 참외, 수박만큼이나 여름철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가지다. 수분이 많은 가지로 만드는 소박이, 냉국 등은 전통적으로 여름철 입맛을 돋워주는 반찬이다. 여름이 돌아올 때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가지를 활용한 레시피가 소개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요즘이야 이탈리아나 중국식 가지요리가 많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가지 레시피를 즐기기도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웬만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가지의 추억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다. 특히 중년층 이상에게 가지는 그저 물컹하고 식감이 좋지 않은, 반찬이 없어도 굳이 손이 안 가는 반찬이었다. 오이나 당근은 생으로 먹어도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있고 호박은 찌개에 넣어도, 전을 부쳐도, 볶아 먹어도 맛있는데 말이다.가지는 요리법도 뻔했다. 그저 삶아서 죽죽 찢어 양념에 무치거나 미역과 섞어 냉국을 만드는 게 고작이었다. 다른 채소들이 온갖 방법으로 요리되어 각양각색 반찬으로 변신하는 것과는 비교됐다. 먹을 것이 풍족...

    2025.08.09 12:00

  • [음담패설 飮啖稗說]애인의 키스보다 달콤하니까 ‘젤라또 한입’
    애인의 키스보다 달콤하니까 ‘젤라또 한입’

    ‘루이뷔통, 젤라토 팝업 오픈’.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보게 된 외국 잡지 기사다. 초록색 간이매장 형태로 만들어진 루이뷔통 젤라테리아(젤라토 가게라는 뜻의 이탈리아어)가 9월 말까지 이탈리아 서북부 작은 해변 도시 포르테 데이 마르미(forte dei Marmi)라는 곳에서 영업한다는 내용이다. 트렌드를 다루는 해외 잡지 여러 곳에도 소개됐다. 루이뷔통이 일거수일투족 주목되는 최고의 명품회사이긴 하지만 작은 도시에 젤라토 팝업 하나 낸 것이 무슨 대단한 뉴스거리가 될까. 좀 더 찾아봤더니 이 도시에는 프라다가 운영하는, 외국 셀럽이나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명물 ‘카페 프린시페’가 있다. 대리석이 많이 나는 곳이라 르네상스 시대부터 예술이 피어난 이곳은 예로부터 귀족들의 휴양지이자 지금도 유럽 부호들의 피서지라고 한다. 루이뷔통 젤라토를 두고 이탈리아 요리의 장인정신과 루이뷔통의 예술적 비전이 만난다느니, 젤라토를 통해 루이뷔통이 마련한 감각...

    2025.07.12 06:00

  • [음담패설 飮啖稗說]메밀? 밀회? - 소바를 다 먹은 남녀는 2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메밀? 밀회? - 소바를 다 먹은 남녀는 2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냉면·막국수·소바…다양한 조리법만큼한국·일본 모두유래 깊은 음식강원도 막국수는껍질을 ‘마구’ 갈아서,또는 이제 ‘막’ 뽑아서막국수가 됐다는 설소바는 일본어 ‘메밀’에도시대 소바집은일종의 러브호텔주인 거주용 2층을커플에게 ‘대실’해줘서울 광화문의 한 노포(老鋪). 늘 그 앞을 지나다가도 매년 이맘때면 한결같은 계절의 변화를 체감한다. 워낙에도 인기 많은 맛집이라 언제나 북적이지만 요즘은 헤집고 지나가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아이고, 무더위가 시작됐구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시원한 메밀국수 때문이다.메밀국수는 메밀로 만든 국수다. 무슨 말장난인가 싶다. 그런데 엄밀히 따져보자. ‘메밀로 만든 국수’라고 했을 때 저마다의 머릿속엔 제각각의 메밀국수가 떠오르기 십상이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그 맛들. 슴슴한 육수와 함께 즐기는 평양냉면도 메밀국수이고 새콤달콤 비벼 먹거나 살얼음 뜬 육수에...

    2025.06.14 09:00

  • [음담패설 飮啖稗說]부인 이건 나랑 먹거나 아니면 반드시 혼자서 드시오
    부인 이건 나랑 먹거나 아니면 반드시 혼자서 드시오

    아삭 섬세한 맛…왕실 상류층이 즐긴 ‘식품의 왕’생김새 덕에 정력제 믿음…카마수트라 에도 레시피설날엔 떡국, 복날엔 삼계탕. 한국 사람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때가 되면 ‘집단적으로’ 먹는 음식들이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는 칠면조가 그렇고, 일본 사람들이 섣달그믐날 먹는 도시코시 소바가 이런 사례로 꼽힌다. 독일 사람들에겐 아스파라거스가 그런 음식이다. 해마다 5월이면 독일 사람들은 아스파라거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4월 중순부터 시작돼 두 달간 수확되는 아스파라거스를 먹는 것은 독일인들이 봄을 맞이하는 전통적 의례다. 이들이 주로 먹는 아스파라거스는 한국에서 흔히 보는 녹색이 아닌, 흰색 아스파라거스다. 독일 언론은 매년 이맘때면 아스파라거스에 관한 각종 뉴스를 쏟아낸다. 독일 맥도널드엔 ‘스파겔’(독일어로 아스파라거스) 버거까지 있다.한국에 있는 독일인들은 함께 모여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며 나름의 축제를 즐긴다. ...

    2025.05.17 12:00

  • [음담패설 飮啖稗說]긴밤 지새우고 알알이 맺힌 넘치는 생명력
    긴밤 지새우고 알알이 맺힌 넘치는 생명력

    올해 ‘국민 드라마’에 등극한 <폭싹 속았수다>에서 개인적으로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 있다. 눈물 콧물 짜내며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던 이 드라마에 유독 튀는 활력을 불어넣던 바로 그 장면. 밉상·진상을 떨던, 하지만 그렇게 밉지만은 않은 두 빌런 ‘학씨 부상길’과 ‘미숙이년’의 능청스러운 수작질 신 말이다. 해산물을 가지고 치던 부상길의 ‘개드립’을 보자중국 한의서 ‘본초강목’서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 칭해한 번에 수십만 개 알 낳아 ‘다산’ 상징하기도‘장수’ 의미하면서 껍질은 ‘지조’ 뜻하는 재미있는 식재료“미숙이 꽁치가 오빠 가슴에 꽁하고 백히네.” “뭐, 전복? 진짜 나를 전복시켜.” 스멀스멀 웃음이 스며 나온다. “새우나 까 잡솨”하는 미숙의 새촘한 이야기에 화들짝 놀란 부상길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말한다. “너는 진짜 나를 너무 새(우)…, 아니 너무 일으켜.” 질박한 감성 충만한 서사 속에 이런 기상천외한 ‘섹드립’이라...

    2025.04.19 09:00

  • [음담패설 飮啖稗說]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의 묘약, 초콜릿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의 묘약, 초콜릿

    ‘사랑의 묘약’은 존재할까? 현재는 ‘없다’. 누군가 그걸 만들어낸다면 아마도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부자가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사랑의 묘약은 ‘있다’. 오랫동안 사랑의 묘약으로 여겨져 왔던 것. 애정과 낭만이 듬뿍 담긴 사랑의 상징. 달콤함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매혹적인 물성.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초콜릿이다.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처럼 괜히 마음 들뜨게 하는 날들에 초콜릿은 언제나 연인들과 함께했다. 초콜릿 회사들의 마케팅 전략 혹은 상술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그 달콤한 낭만에 빠져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초콜릿 브랜드 허쉬의 대표적인 상품 ‘키세스’(kisses) 이름이 키스하는 소리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솔깃하고 흥미로운가(허쉬에서는 키세스 작명과 관련해 여러 설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그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있다).초콜릿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호불호 없이 주고받으며 즐길 수 있는 기호품이자 소박한 쾌락이기도 하다. 하지만 굳이...

    2025.03.22 15:00

  • [음담패설 飮啖稗說]고사리, 먹어도 문제없쥬?
    고사리, 먹어도 문제없쥬?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잘 익은 삼겹살과 통통한 고사리. 삼겹살 위에 고사리를 얹어 한입 가득 먹던 방송인 백종원은 아쉬워한다. “그렇게 제주를 많이 다녔으면서 왜 이 조합을 몰랐을까.” 삼겹살과 고사리를 무한흡입하는 그에게 맞은편에 앉은 상대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옛날에 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정력이 감퇴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순간 깜짝 놀란 백종원이 “얘기를 했어야지. 셋째 낳아야 하는데”라고 투덜대자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는 웃음바다가 된다. 2012년 방송됐던 <스타부부쇼 자기야>에 출연했던 개그맨 최양락은 “고사리가 정력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들어서 일생 고사리는 쳐다도 안 봤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고사리를 피한다거나 애꿎은 고사리를 타박하는 식의 농담 섞인 이야기들은 종종 개그나 유머의 소재로 활용되었다. 세간에 자리 잡은, 정력과 고사리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도를 닦는 스님들이 고사리를 즐겨 먹는 것이 그 때...

    2025.02.22 09:00

  • [음담패설 飮啖稗說]새빨간 너, 하얀 속살, 매력이 죄…색과 이중적 맛에 유혹의 과일로 낙인
    새빨간 너, 하얀 속살, 매력이 죄…색과 이중적 맛에 유혹의 과일로 낙인

    얼마 전 설을 앞두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설 명절 구매 희망 선물세트’ 설문조사를 했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은 과일혼합세트와 사과세트였다. 지난해 추석에도 사과세트가 꼽혔다. 그러고 보면 사과는 주고받는 데 큰 부담 없는, 보편적이고 무난한 명절 선물로 여겨진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사과’라거나 ‘하루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데다 다른 과일에 비해 보관성이 좋다는 점도 사과의 미덕이다.그런데 사과는 이 미덕만큼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 같다. 너무 흔하고 평범해서인지 모르겠다. 최근 들어 별 모양 사과 같은 신품종이 나오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과를 보고 호기심과 설렘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품종까지 따져가며 구매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는 복숭아나 딸기와 달리, 사과 품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주력 품종인 부사를 제외하면 감홍, 아오리, 양광 정도가 이름이 알려진 사과 ...

    2025.01.18 15:00

  • [음담패설 飮啖稗說]뭣에 쓰는 물건인고? 생김새는 망측 씹는 맛은 발칙
    뭣에 쓰는 물건인고? 생김새는 망측 씹는 맛은 발칙

    호화로운 유람선 파티.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톱배우 천송이(전지현)에겐 스테이크도 푸아그라도 캐비아도 눈에 차지 않는다. 허기진 그가 찾는 것은 개불 한 접시에 소주다. 스테이크를 썰던 동료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자 천송이는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물가에 왔는데 그 정도는 먹어줘야 하는 거 아냐?” 2013년 방영됐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치맥’ 등 ‘K먹방’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이 됐다. 그중 개불도 빼놓을 수 없다. 생김새에 이름까지 범상치 않은 이 해산물은 방송 직후 노량진 수산시장을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이게 만든 주역이 됐다.개불은 횟집에서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주로 사이드 메뉴로 먹는 해산물이다. 따로 한 접시 시켜 소주 안주로 삼기도 딱이다. 쫑쫑 썰려 접시 위에 오른 진한 핑크빛 개불의 매력은 쫄깃한 식감에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달큼함이 배어 나오는 그 맛도 일품이다.개불은 손질되기 전후의 모습이 판이하다. 큼...

    2024.12.21 06:00

  • [음담패설 飮啖稗說] 수퇘지의 페로몬과 같다는 ‘땅의 고환’···인간도 홀렸다
    수퇘지의 페로몬과 같다는 ‘땅의 고환’···인간도 홀렸다

    땅의 고환(testicles of the earth). 이건 도대체 무엇을 지칭하는 걸까. 힌트를 제시한다. 식재료의 하나다.식재료는 종종 은유의 대상이 된다. 굴을 ‘바다의 우유’로, 강황을 ‘밭에서 나는 황금’으로 칭하는 것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다. 성적인 의미를 담아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홍합을 ‘동해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홍합을 먹으면 성적인 매력이 더해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탐스러운 붉은색, 풍성한 과즙을 가진 토마토를 오랫동안 ‘사랑의 사과(a love apple)’라고 불렀다.은근한, 혹은 미루어 짐작할 만한 단어를 적당히 사용할 법하건만 대놓고 ‘고환’이라니. 이다지도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의 대상이 되는 식재료가 또 있을까. ‘땅의 고환’이 지칭하는 대상은 트러플(송로버섯)이다. 캐비아·푸아그라와 함께 서양 요리 ‘3대 진미’값비싸고 진귀한 식재료로 꼽히는 트러플은 캐비아, 푸아그...

    2024.1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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