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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계절…가수 배일호의 가방 속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이 왔다. 꽃놀이에 빠질 수 없는 축제, 그리고 축제에 빠질 수 없는 초대 가수다. KBS <전국노래자랑>의 국민 MC였던 고 송해씨는 그의 히트곡에 빗대어 그를 ‘순도 99.9의 신토불이 가수’라고 불렀다. 전국 방방곡곡 행사 대목이 시작됐다. 배일호씨의 행사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신토불이’로 행사의 왕 되다가수 배일호씨는 경향신문사에 들어서면서 20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과거 경향신문 건물 내에 있던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을 방문했던 일이다. 히트곡 ‘신토불이’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 그는 산케이신문 구로다 가쓰히로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구로다 기자가 인터뷰 도중 ‘신토불이라는 표현이 본래 일본 것이라는 걸 알고 있냐’고 묻더라고요. ‘무슨 말이냐. 우리나라 허준 선생님이 쓴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말’이라며 인터뷰 중 설전을 벌였던 기억이 나네요.”‘신토불이(身土... -
한동훈에서 클린스만까지…‘인간 복사기’ 정성호의 가방
코미디언 정성호를 두고 기성세대는 ‘인간 복사기’, 젠지세대는 ‘메타몽’이라고 부른다. 메타몽은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로 다른 포켓몬이나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포켓몬이다. 연예인, 정치인, 화제의 인물, 외국인까지… 그의 인물 모사는 세대 불문 감탄을 자아낸다. 10년 넘게 수십명을 ‘삼켜왔던’ 그는 가방에 무얼 가지고 다닐까?그의 인물 모사에는 철칙이 있다…정성호와의 인터뷰는 재밌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적재적소 그 사람을 흉내 내며 답변을 하니 마치 <SNL 코리아>(이하 SNL) 속 ‘정성호 컬렉션’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이순재, 조용필, 한석규, 임재범 등 연예인부터 이승만·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한동훈 등 정치인까지… 그가 모사한 인물들을 모으면 현대사 연도별 정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한국 축구대표팀 전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을 모사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정성호의 인물 모사는 ... -
‘뼈’ 들여다보는 여자…진주현 박사의 가방 속은?
고고미술사학과 전공 수업 중 교수가 강의 자료로 들고 온 조선시대 사람의 뼈를 보고 모두가 경악하던 때, 1학년 진주현 학생은 유독 눈을 반짝였다. 교수에게 빌린 뼈 자료를 집으로 가져왔다가 부모를 기겁하게 만든 이 학생은 훗날 ‘뼈 보는 사람’이 된다. 그는 하와이 주재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소속 14개 팀을 총괄하는 매니저로 참전용사 유해를 그들의 나라로 송환하고 있다. 진주현 법의인류학자의 가방을 들여다봤다.우연이지만 ‘인연’으로 뼈를 본다그가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다 유적이 아닌 뼈에 관심을 둔 것. 인류학 공부를 위해 유학 중 미국 국방부 한국전쟁 프로젝트를 맡은 것. 그리고 한국전 참전 용사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보낸 것. 이 모든 것을 진주현 박사는 ‘인연’이라고 말한다. 진 박사가 한국으로 보낸 전사자 유해만 300구가 넘는다.“2010년 남편이 하와이대학교 교수로 임용되고 저는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이었어요. ‘나는 하와이에 따... -
죽음을 정리하는 자…유품정리사 전애원
전애원씨는 유품정리사다. 고독사로 인해 방치된 망자의 공간 혹은 사건·사고 현장의 유품을 정리한다. 유품을 정리하다 보면 그 누구도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 그는 동료 유품정리사이자 남편인 김샛별씨와 그 이야기를 모아 넷플릭스 시리즈 <무브 투 헤븐>의 원작인 수필집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남겨진 것들의 기록> 두 권을 집필했다. ‘남겨진 것들’을 정리하기 위한 도구가 담긴 전씨의 특별한 가방 안을 엿보았다.전애원씨가 유품정리사가 된 계기는 유품정리 업체 상담원으로 취업하면서다. 고객에게 설명하려면 현장을 직접 가보고 알아두는 게 중요했기에 찾아간 첫 고독사 현장. 이상하게도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유품정리사 전문 인력의 길로 들어섰다.“시신이 방치된 집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취’가 후각을 자극해요. 태어나서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도 없는 그런 냄새예요. 그런데 이... -
‘잘 늙는 법’ 배우 김보연의 가방에는…?
1974년 영화 <애정이 꽃피는 계절>로 데뷔한 배우 김보연씨(67)가 올해로 50주년 연기 인생을 맞았다. 그는 어떤 대본 속 캐릭터든 자신의 손에 들어오면 살려내고야 마는 ‘화타’ 같은 연기자다. 한없이 온화하고 너그러운 종갓집 며느리가 되기도 하고,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표독스러운 시어머니가 되기도 했다. 때로는 아들과 다름없는 스무 살 연하남과 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평범한 생활 연기는 되레 어울리지 않는, 웰에이징의 대표주자 김보연씨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내일모레면 칠십이에요. 젊어 보이기보다 건강해 보여야 하는 나이죠.”날렵한 턱선, 풍성한 머리숱, 꼿꼿한 자세…. 도무지 제 나이로 보이지 않는 그를 만날 때마다 사람들은 묻는다. “영양제 뭐 먹어요?” “운동 뭐해요?” “화장품은 뭐 발라요?” 김보연씨는 진정한 안티에이징을 바란다면 건강 관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관리나 시술을 받고 가꾼다면 피부나 체형 같은 외형은 단기간은... -
날씨를 미리 아는 자의 가방…강아랑 기상캐스터
‘오늘은 패딩을 입어야 할까, 코트만으로 괜찮을까?’ 날씨 예보에 저절로 귀가 기울어지는 요즘, 그의 목소리에 무조건 반사처럼 귀가 쫑긋 선다. ‘날씨의 여신’ KBS 기상캐스터 강아랑이다. “이번주는 미세먼지 예보가 있으니 마스크를 꼭 지참하고 다니세요.” 날씨를 미리 아는 자, 강아랑씨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그의 날씨 예보는 군더더기가 없다. 귀에 쏙쏙 박히는 중저음으로 큰 표정 변화 없이 날씨 정보를 전하는 데 집중한다. 방송 초기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5, 6년 전 강씨는 스스로 ‘웃지 않는 기상캐스터’가 되기로 했다. 특별한 신념 때문이다.“날씨는 신뢰가 필요한 정보고 누군가에게는 생업이 달린 문제잖아요? 예를 들어 농사짓는 분들은 내일 적절한 비가 왔으면 좋겠지만, 나들이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화창한 날씨를 원하죠.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정보를 웃으면서 전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기상재난 상황이 점점 느는 요즘은 더... -
배우 박현정 “이제 제 인생 살 거예요”
■경단녀에서 다시 배우로 ‘박현정’KBS2 <혼례대첩>에서 임금의 총애를 받으며 아들을 세자로 옹립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내강외유형 인물 숙빈 박씨를 연기한 배우 박현정씨. 그는 1995년 KBS 슈퍼탤런트선발대회에서 입상 후 데뷔했다. 차태현, 송윤아, 박상아 등이 그의 동기다.데뷔 후 드라마 주연으로 발돋움하던 그는 결혼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가정생활에 충실하다가 ‘싱글’이 된 뒤 다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8년째다. 경력단절 후 재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일에 복귀한 지금이 무척 행복하다.“촬영장 가는 길이 너무 기다려지고 즐거워요. 남들은 지겹다고 하는 촬영 대기 시간도 너무 빠르게 지나갈 정도로 즐기고 있어요.”이혼 후 2~3년은 무기력한 나날을 보냈다. 친구와 지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쉽게 일어설 수 없었다. 2021년에는 솔직한 속내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에세이집 <엄마, 배우, 현정>을 출간했다.“... -
사주책이 왜 거기서 나와…배우 이원종
KBS <고려거란전쟁>에서 고려를 향한 단심을 보이며 장렬하게 전사한 장수 강조. 배우 이원종이 연기했다. 이원종은 드라마 속 자신의 최후를 보지 않고 유럽 남동부로 훌쩍 떠났다. 캐릭터 옷을 훌훌 털어내는 그만의 방법이다. 막 귀국한 그가 오래 쓴 듯 낡지만 멋스러운 노란색 파우치를 들고 나타났다. 가방 속에는 고스란히 그의 요즘 라이프가 들어 있었다.이원종은 ‘강조’를 연기하기 위해 고려 역사서를 먼저 펴들었다. 고려의 역신,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빌런’으로만 표현됐던 강조가 그의 해석이 더해져 드라마 속에서 입체적으로 부활했다.“강조는 신의주 등 우리나라 북서쪽을 담당했던 도통사예요. 그런 위치에서 정변을 일으킨다면 그건 자기가 황제가 되고 싶어서겠지요. 그러나 강조는 오로지 고려를 위한 새로운 왕을 원했던 거예요. 그래서 현종에게 ‘네 자리 차지하지 않을 테니 천천히 공부하라’고 소리치죠.”이원종은 총 32부작 드라마에서 단 8회 나오는 분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