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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일상과 호사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퇴사 전엔 ‘워킹데드’ 심취…아빠 된 지금은 ‘폭싹’ 오열
    퇴사 전엔 ‘워킹데드’ 심취…아빠 된 지금은 ‘폭싹’ 오열

    40대 중반 찾아온 갱년기 때문인지 꺽꺽 울며 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아들 키우며 몰랐던 감정들 솟구쳐 상황·기분 따라 다른 ‘콘텐츠 목록’‘요즘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싶을 때 최근 시청 콘텐츠 찬찬히 살펴보길‘선배, 저 요즘 드라마 보면서 너무 많이 울어요. 막 오열해.“”너 몇 살이지?”“44? 45?”“너 그거 갱년기야.”정말일까? 그냥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어쩌다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든 걸까. <폭싹 속았수다>가 잔인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던 건 아니었을까. 첫 회부터 편당 4~5회 정도는 꾸준히 무너지듯 울었다. 그중 1~2회는 오열이었다.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끄윽끄윽. 세상 저렇게 귀신같이 잘하는 배우들이 또 있을까. 나중엔 욕을 하면서 찾아봤다.“임상춘이 누구야 이거… 으허엉.”상상해봤다. 결혼 전이었어도 그렇게 울었을까. 아들이 태어나기 전이었다 해도 그렇게 슬펐을까. ...

    2025.04.05 12: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짜증 유발 ‘소셜미디어’, ‘자발적 고독’을 즐겨볼까
    짜증 유발 ‘소셜미디어’, ‘자발적 고독’을 즐겨볼까

    연결이 ‘축복’이던 시대 지나고전 세계 연예인 가십거리들 홍수거슬리던 사람의 글도 계속 보여‘끊어내기’ 할 줄 알아야 평화 찾아이것은 두 가지 짜증과 두 번의 단절과 두 사람의 조언에 대한 이야기다. 짜증의 원인은 결국 소셜미디어였다.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몇 개의 뉴스 계정. 나머지 하나는 사람이었다. 묘하게 거슬리는 구석이 있었는데 어찌어찌 곁을 내주던 사람. 최근 들어 부쩍 더 거슬리기 시작했는데 점점 더 ‘곁에 두면 안 될 사람’의 조건을 갖춰가고 있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만 켜면 또 눈에 들어오니 거리 두기가 필요했다. 계정과 사람으로부터 몸도 마음도 좀 멀어지고 싶었다. 피곤하고 위험해서.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그 계정의 팔로어는 수십만 명에 달했다.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이 그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었다. ‘요즘은 이런 뉴스 계정들이 인기구나.’ 처음 팔로우할 때의 마음은 그 정도였다. 그때의 규모는 지금의 20% 정...

    2025.03.22 12: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아빠 닮아서 그래요…좌충우돌 육아기 ‘푹 자고 싶어, 제발’
    아빠 닮아서 그래요…좌충우돌 육아기 ‘푹 자고 싶어, 제발’

    우리는 아들을 얻고 통잠을 잃었다. 주말 저녁의 느긋하고 다채로운 식사 대신 가까스로 잠든 아이가 깰까 소곤거리는 저녁을 얻었다. 샤워는 이병처럼 빠르게 했다. 옷에는 침과 눈물이 얼룩져 있었다. “2023년 11월 이전의 삶은 전생 같아.” 아내가 말했을 땐 아들이 태어났을 때 우리도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다정하고 강렬하게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아빠가 된 후의 일상은 완전히 새로운 판 위에서 좌충우돌이었다. 그동안 당연한 줄 알았던 일상의 조각들 하나하나가 호사가 되었다. 그중 가장 그리운 단어는 바로 잠이었다. 양질의 수면.어제, 저녁 7시 반에 잠든 아들은 밤 12시경에 퍼뜩 깨서 울기 시작했다. 먼저 잠든 아내가 깨기 전에 얼른 뛰어 들어가 아들을 안고 달래려는데 울음소리에서 평소와는 좀 다른 기세가 느껴졌다. 아들을 달랠 때 흔히 쓰던 몇 가지 자세와 기술을 약 15분 이상 골고루 썼는데도 울음이 잦아들지 않았다. “이제 교대. ...

    2025.03.08 15: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잘 나가고 편안하고 예쁜데 가격도 딱! 볼보 브라보
    잘 나가고 편안하고 예쁜데 가격도 딱! 볼보 브라보

    동급 내연기관 차보다 나은 승차감 절묘한 서스펜션, 운전 재미도 챙겨 부드러움 살린 담백한 디자인까지‘4000만원대’는 일종의 선물 아닐까자동차 고르기는 쉽지 않다. 집 다음으로 비싸고 경우의 수도 너무 많다. 주변에선 이러쿵저러쿵 말도 많다. 차 몇 대 좀 타봤다 싶은 사람들은 모조리 전문가 행세를 한다. 잘 모르는 사람은 누구 말을 따라야 할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자동차나 옷이나 본질적으로는 쇼핑의 영역. 내가 좋고, 탔을 때 기분 좋고, 나한테 어울리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에 있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믿을 건 당신의 취향과 마음뿐이라는 뜻이다. 하물며 확실한 품질에 또렷한 디자인 미학까지 갖춘 스웨덴 출신 전기차를 볼보가 4000만원대에 내놨다면?볼보자동차코리아가 최근 공개한 EX30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각각 4755만원(코어)과 5183만원(울트라)이다. 애초에 공개했던 가격보다 각각 190만원, 333만원 저렴해졌다. 말...

    2025.02.22 15: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커피 없이 살았던 날이 기억나지 않아…평소엔 음료, 지칠 땐 연료
    커피 없이 살았던 날이 기억나지 않아…평소엔 음료, 지칠 땐 연료

    육아에 커피는 절대적 지원군‘커피냅’ 통해 쪽잠 후 밤시간 버텨 헬카페부터 커피 리브레까지 서울만 해도 멋진 카페 수두룩 아들과 커피 한잔할 수 있을 때 이 모든 카페를 다시 찾으리라담배는 애당초 끊었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갑자기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무려 80%나 올렸을 때. 빨아들일 때의 몽롱함과 내쉴 때의 이완. 왼손에는 커피 한 잔,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한 대를 피워 들고 보내던 식후의 달콤함. 삼삼오오 모여 피울 때의 동질감과 낭만도 좋았지만 4500원은 너무 비쌌다. 하지만 왼손에 들었던 커피만은 아직 쥐고 있다. 정서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그때보다 훨씬 깊고 향긋하게 즐기는 중이라고 해야 할까.최근의 위로는 육아였다. 아들은 잠이 얕았다. ‘100일의 기적’과 ‘100일의 기절’ 사이, 아들은 후자였다. 100일 즈음 인간 세상에 조금이나마 적응해 낮밤을 가리고 통잠을 자는 아기들을 100일의 ...

    2025.02.08 15: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후룩후룩…운명적 입맞춤, 부산행 최고의 두 장면
    후룩후룩…운명적 입맞춤, 부산행 최고의 두 장면

    여행 중의 선택에는 당연히 성공과 실패가 있을 것 같았지만 부산은 좀 달랐다1박2일 출장에 하루를 붙여 머물며 부산역과 서면역 인근,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근처에서 걷고 사고 먹었다오늘은 그중 충격적이었던 두 그릇의 국수에 대한 이야기다첫 번째 충격은 기장 손칼국수였다. 서면시장에서 30여년을 지켜온 노포. 너무 유명한 집이라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지만 이런 가게일수록 편견과 냉소를 접어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너무 많은 정보와 말들이 범람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맛처럼 개인적인 체험이 또 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첫 젓가락부터 충격적인 맛과 향과 질감이 있었다.실은 전날 저녁도 국수였다. 주린 배를 부여잡고 오후 8시 반 즈음부터 서면역 인근을 배회하다 그럭저럭 괜찮은 국숫집에서 든든한 한 끼를 먹은 참이었다. 그랬는데 브런치로 칼국숫집을 찾는 건 아무리 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좀 부대끼는 일. ...

    2025.01.18 12: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럭셔리를 완성하는 마지막 한 땀, 서사
    럭셔리를 완성하는 마지막 한 땀, 서사

    롤스로이스 ‘비스포크’벤틀리 ‘뮬리너’포르셰 ‘존더분쉬’ 등 딱 한 대뿐인 내 차 만들기얼마보다 어떻게 쓸지가 중요‘일상과 호사’라는 제목에서 ‘호사’는 ‘럭셔리’를 대신할 수 있는 한국어 단어를 찾은 결과였다. 아무래도 럭셔리라는 말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오해가 많아서였다. ‘럭셔리’라는 단어에는 비싼 것, 명품, 젠체하는 물건이나 경험, 일반적으로는 접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뽐내듯하는 뉘앙스가 어쩔 수 없이 붙어 있었다. 누가 무척 비싼 걸 샀고, 그걸 갖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선망을 연료로 삼는 유튜브 채널도 너무 많았다. 그 역시 럭셔리의 어쩔 수 없는 단면이겠으나 굳이 칼럼을 통해 집중하고 싶은 특성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진짜 럭셔리의 다양하고 일상적인 면면에 대해 탐구하고 싶었다. 오늘은 ‘럭셔리’라는 거대한 단어의 일부에서 길어올린 진짜 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마침 새해이기도 하니까.지난 17년 남짓 에...

    2025.01.04 12: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최소 5억’ 값어치 하냐고? 무례하긴, 롤스로이스야
    ‘최소 5억’ 값어치 하냐고? 무례하긴, 롤스로이스야

    가장 인기있는 모델, 디자인 바꾸고 섬세하게 개선…미국 출시가 35만5000달러부터더 빠르고 큰 차는 많지만 ‘마법의 양탄자’ 탄 것 같은 승차감은 대체 불가…“감각이 다르다”자동차란 도대체 뭘까? 뭔데 이렇게까지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걸까? 놀라움과 선망, 이해와 쾌감, 가끔은 약간의 허무함까지. 11월 중순, 프랑스 니스에서 약 3시간 떨어진 와이너리 근처를 달리면서 생각했다. 와이너리의 이름은 샤토 라 코스트였다. 들어서자마자 저 멀리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무심코 들어선 입구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었고, 와이너리 곳곳에 눈이 번쩍 뜨이는 예술 작품과 건축이 즐비한 곳. 설명하자면 또 한 편의 칼럼이 필요한 공간에서 우리는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 2를 타고 막 길을 나선 참이었다.롤스로이스는 1904년에 찰스 롤스와 헨리 로이스가 만든 자동차 회사다.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호사스럽고 비싼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2024.12.21 09: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이케아 가구로 꾸민 새 사무실 인테리어… ‘슴슴한 디자인·실용적 쓸모’ 나무랄 데 없네, 나만의 10평
    이케아 가구로 꾸민 새 사무실 인테리어… ‘슴슴한 디자인·실용적 쓸모’ 나무랄 데 없네, 나만의 10평

    불황 등 고려…‘지출 최소화’에 집중AI 추천받아 가상 배치해보고 구매넉넉한 수납으로 ‘채우는 맛’ 쏠쏠북유럽스타일 깔끔한 공간 연출 으뜸직접 조립 ‘손품’ 팔지만 만족감 높아여름이 끝나가는 무렵, 2년 정도 머물렀던 공유오피스를 나가며 새 사무실을 찾아야 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보증금을 내고 계약을 마쳤는데 인테리어 공사도 해야 했다. 흉한 것들을 걷어내고 깔끔하게 흰색으로 마무리하자 가구의 시간이었다. 이후 약 2개월간 다양한 이케아와 만났다. 몇 가지 기준과 당혹, 마침내 행복과 만났던 이케아 쇼핑 이야기.경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콘텐츠 시장도 얼어붙는 중이니 큰돈을 지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업계의 소문이 이미 흉흉했다. 그러니 첫째도 둘째도 합리적일 것. 그렇다고 품질이 엉망이어선 곤란했다. 예쁘고 튼튼하고 믿을 만한 회사의 것이어야 했다. 버릴 때 아까워서도 안 됐다. 아쉬움 없이 버릴 수도 있어야 했다. 사업도 미래도 취향...

    2024.12.07 12: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 완벽히 평범해서 오히려 특별해진 ‘흰색 운동화 이야기’
    완벽히 평범해서 오히려 특별해진 ‘흰색 운동화 이야기’

    이것은 완벽하게 평범하고 지나치게 조용해서 오히려 조금 특별해진 흰색 운동화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나 오래 찾아 헤맸는지 모른다. 면바지와 청바지를 가리지 않고 가끔은 정장 바지 비슷한 느낌으로 입고 싶은 날에도 고민 없이 신을 수 있는 흰색 운동화를. 의도와 다르게 오래 걷게 되는 날에도 발이 편해서 걱정할 일이 없고, 누가 봐도 묘하게 정중해서 ‘저런 운동화라면 면접 자리에서도 문제없겠다’ 싶은 느낌이 드는 그런 운동화를 말이다.여러모로 완벽에 가까운 이 흰색 운동화의 정식 발매 이름은 ‘남성 코트 스니커’다. 무인양품과 리복이 같이 만들었고 무인양품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다. 사진만 보면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질 좋은 흰색 가죽 신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담백하고 본질에 충실한데 헤리티지와 이야기까지 갖추고 있는 스니커는 본 적이 없었다. 무조건 사야 했다. 혹시라도 품절되기 전에.면바지·청바지·...

    2024.1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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