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의 일상과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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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디올, 매혹하다…성취를 입는다는 환상

    디올, 매혹하다…성취를 입는다는 환상

    해리스의 남편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 중이었다.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동안에도 삶은 계속되니까, 해리스는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하루하루 밝고 명랑하게 견디고 있었다. 어느 날 고용주 안주인의 옷장 안에서 눈에 들어온 드레스 한 벌이 해리스의 일상을 뒤흔들었다. 아름답고 풍성한 디올 드레스였다. 해리스는 한눈에 깊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디올 드레스가 해리스의 꿈이 된 것도 그날부터였다. 해리스는 꿈을 꿈으로 두는 사람도 아니었다. 행동했다.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다. 파리에서는 온갖 어려움과 수모와 오해를 겪었다. 하지만 특유의 낙천성과 긍정으로 주변을 매료시키고 감동시키며 마법 같은 순간을 엮어냈다. 마법 같은 이야기. 2022년 11월에 개봉했고 지금은 각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의 줄거리다.디올은 유난히 이런 드라마에 어울리는 브랜드다. 크리스챤 디올은 시작부터 혁명...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누가 가난을 말하는가…BMW 5시리즈와 카푸어 논란

    누가 가난을 말하는가…BMW 5시리즈와 카푸어 논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 유튜브 구독자가 159만명인 미국 작가가 올린 영상의 제목이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신경끄기의 기술>을 쓴 작가 마크 맨슨이 서울을 두루 경험하고, 서울 사람을 인터뷰하고,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고, 나름의 리서치를 통해 뽑아낸 제목이었다. 그 영상을 바탕으로 무수한 기사가 출고되었다. 24분 길이의 짧은 다큐멘터리였다. 몇가지 주제가 있었지만,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었다.“자본주의의 단점인 물질주의와 돈에 대한 집착을 강조하는 바람에 자본주의의 장점인 자기표현과 개인주의가 무시됐다. 슬프게도 한국은 유교의 가장 나쁜 부분인 수치심과 타인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극대화했다.”비슷한 시기, 직접 운영 중인 채널 ‘정우성의 더파크’ 댓글창도 폭발 중이었다. 자동차, 가전제품, 옷, 책 등의 리뷰 영상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칼럼처럼 업로드하는 채널인데, BMW 5시리즈를 리뷰하는 영상의 댓글창에서 좀 미묘한 주제의 ...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126년 전부터 전기차에 진심이었던, 심장이 짜릿해지는 그 이름 ‘포르셰’

    126년 전부터 전기차에 진심이었던, 심장이 짜릿해지는 그 이름 ‘포르셰’

    전기차는 파괴적 혁신이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같은 차는 자동차가 이래도 되나 싶은 파격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뛰어난 엔지니어이자 엔터테이너, 압도적인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최근의 전기차 시장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고, 뉴스만 보면 아무도 전기차를 사지 않을 것 같지만 큰 틀에서 보면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일 것이다. 시간과 상황의 문제일 뿐.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도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세계적인 수준의 전기차를 만든다. 중국에서도 세계시장을 겨냥한 전기차들을 쏟아내는 중이다. 군웅할거의 시대일까? 춘추전국시대라고 해야 할까? 전기차에는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이제는 한 번쯤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게 됐다. 너무 많은 시도와 혁신이 물밀듯 몰아치는 시대에는 놀라움이, 그 놀라움 자체만으로 주목받는 경우도 생겼다.관전 포인트는 비교적 명확했다. 새로움과 파격의 팬덤은 전통이 무너지는 장면들을 보고 싶어했다. 테슬라 모델 S 플레드가 나왔...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춤추는 영혼, 숨쉬는 영원…시공 너머에서 반짝이다

    춤추는 영혼, 숨쉬는 영원…시공 너머에서 반짝이다

    남자가 밤마다 호텔을 빠져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방에는 결혼을 앞둔 아내가 있었지만 미처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프랑스 파리의 어떤 골목, 20세기 초에서 지금 막 뛰쳐나온 것 같은 디자인의 자동차에 동승하는 순간 펼쳐지는 마법 같은 밤을 이미 몇 번이나 경험했기 때문이다.F 스콧 피츠제럴드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헤밍웨이와 술을 마시며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작품을 평가받을 수 있는 시간.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그리는 그 시절의 파리는 20세기 초, 그 풍만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예술적인 영감으로 충만했던 시대를 향한 판타지였다.그날 서울 성수동에서 보낸 오후도 비슷한 느낌이었을까? 반클리프 아펠이 밀라노와 상하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서울에 건축해놓은 전시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일상에 미세한 균열 혹은 왜곡이 생긴 것 같았다. (몸은) 서울이었지만 (감각적으로는) 서울이 아니었다. 2024년 2월이었지만 20세기 ...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단절은 자유다, 치유다

    단절은 자유다, 치유다

    거기선 도무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약 일주일간의 휴가 중 딱 이틀만 거기 있었다. 약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 이틀이야말로 휴가 전체를 지배한 추억이었다는 것을 감각으로 깨닫는다. 몇 번을 회상해도 100%에 가까운 휴식이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언제든 다시 누리고 싶은, 가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터질 것 같은 머릿속에 깔끔하고 예쁜 정원 하나가 생기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그 리조트에는 문명이랄게 별로 없었다. TV가 있긴 했는데 10년은 지난 것 같은 구형 TV를 문까지 달린 찬장 속에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었다. 위성방송도 더디게 나왔다. 몇 개의 채널을 돌려보다 TV를 끄고 찬장 문을 닫았다. 가까스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는 있었지만 그마저도 매우 느긋한 속도였다. 보챈다고 달라질 게 없는 환경이었으니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되기로 했다.리조트의 이름은 ‘식스 센스 야오 노이’. 식스 센스는...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벤틀리가 출시한 ‘벤테이가 EWB’

    벤틀리가 출시한 ‘벤테이가 EWB’

    좀 허무한 일일 수 있다. 평생 아끼고 모아도 집 한 채 갖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4억원 짜리 스포츠유틸리차량(SUV) 한 대를 세밀하게 엿보는 순간은. 당장 다음달 카드값을 걱정하는 와중에 시트 바느질의 촘촘함과 단정함, 기가 막힌 촉감에 대해 논하는 일은. 평생 탈 일이 없을 것 같은 초호화 전세기 의자에서 영감을 받은 SUV 뒷좌석의 승차감에 대해 상상하는 아침은…. 하지만 좋은 물건의 묘미는 취(取)하는 데에만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취하기 전에는 탐(貪)하는 시간이 필요한 법. 취하는 데에는 돈이 필요하지만 탐하는 데에는 돈이 들지 않고, 그 자체로도 어떤 즐거움과 배움에 닿아 있다는 사실은 또 어떨까.누구나 벤틀리를 살 수는 없다. 압도적으로 귀하고 호화로우니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꿈꾸는 것도 아닐 것이다. 지난 12월에 벤틀리가 출시한 벤테이가 EWB의 가격은 3억4000만원 근처에서 시작한다. 원한다면 더 큰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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