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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리 하는 생활]삐뚤빼뚤 손바느질로 너덜너덜 가방끈 교체…이래 봬도 튼튼해요
    삐뚤빼뚤 손바느질로 너덜너덜 가방끈 교체…이래 봬도 튼튼해요

    내 나이 여섯 살에는 구멍 난 양말을 스스로 꿰매 신을 수 있었다. 어른들은 입이 마르도록 나의 재주를 칭찬했지만, 다른 칭찬 거리가 생기자마자 바느질 실력을 뽐내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제 나는 어른이고 자립생활자이며 자칭 수리·수선가이지만, 바느질 실력은 여섯 살 무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칫하면 바늘을 부러뜨리는 힘만이 내 성장의 증거다. 더는 칭찬을 바라고 바느질하는 일은 없다. ‘참하다’ ‘맏며느리감이다’ ‘시집 잘 가겠다’ 이런 칭찬을 받기에는 바느질 땀이 삐뚤빼뚤하고, 흔히 그런 칭찬을 하는 사람들의 기준에는 내 나이가 차다 못해 넘쳐서다. 그런데 ‘시집’ 안 간 덕분으로 ‘내 집’에서 내 뜻대로 엉성한 바느질을 하고 있자면, 그 노동이 그리 지겹지만은 않은 것이다.어떤 날은 동거인과 각자 바느질감을 들고 앉아서 장편 드라마를 보며 바느질을 한다. 동거인인 이다 작가는 자수가 특기라 손수건에 귀여운 자수를 놓거나, 지워지지 않는 얼룩 위에 멋진 자수...

    2025.08.16 06:00

  • [수리하는 생활]실수하면 어때…분실한 도어록 부품 대신한 나무토막, 6년째 이상 무!
    실수하면 어때…분실한 도어록 부품 대신한 나무토막, 6년째 이상 무!

    “어, 이게 뭐예요?”인덕션 고장으로 방문했던 수리기사님이 현관문을 나서다 말고 우뚝 멈춰 섰다. 그의 손가락이 현관문 안쪽에 붙어 있는 나무토막을 가리켰다. 그동안 이 집을 방문한 누구도 나무토막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맛난 음식을 들고 종종 방문하시는 아랫집 아주머니(집주인)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6년 만에 그것을 알아보고 질문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수리 흔적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얼결에 대답하는데 웃음이 났다.“도어록 부품을 잃어버려서요… 가지고 있는 나무를 깎아서 붙였어요.”기사님은 나무토막을 만지작거리며 감탄했다. “와, 기가 막히게 해놨네. 손재주가 좋네요.” 그의 입가에도 짧은 미소가 스쳤다. 재미있는 것을 본 사람의 표정이었다. 인사를 나누고 현관문을 닫았다. 바쁘게 뛰어 내려가는 기사님의 발소리를 들으며 문을 닫았다. 띠리릭- 소리가 나고 잠금장치가 작동했다.자, 이제 나무토막이 왜 거기 있는지 고백할 차...

    2025.08.09 06:00

  • [수리하는 생활]‘여자 몸’에 흉터 생기면 어떡하냐지만…‘수리하는 몸’이 싫지 않다
    ‘여자 몸’에 흉터 생기면 어떡하냐지만…‘수리하는 몸’이 싫지 않다

    몸에 흉터가 늘어간다. 수리를 하다 보면 여기저기 찧거나 찔리거나 베이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공구를 사용할 때는 주의와 집중을 다하기에 오히려 다치는 일이 적고, 작업이 끝난 뒤 정리를 하거나 긴장을 풀고 있을 때 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쨌거나 수리수선을 하지 않는다면 위험에 덜 노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다칠까 봐서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내 성미에 맞지 않는다.어릴 적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여자 몸에 흉터가 생기면 어떡하니’ 그 말에는 내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애정이 담겨 있었지만 나는 고마움보다 갑갑함이 앞섰다. 부모님은 내가 갓 태어난 아기처럼 흠결 없는 상태에서 그대로 자라 그린 듯이 아름다운 여성이 되기를 바랐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들의 작품을 망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마음껏 뛰고 넘어지고 굴렀으며, 상처가 나도 무심하게 방치했다. 무릎과 팔꿈치는 성할 날이 없었고 수십 년이 흐...

    2025.08.02 15:00

  • [수리하는 생활]15도 각도로 슥슥슥…세월 갈아 길들이는 나만의 칼날
    15도 각도로 슥슥슥…세월 갈아 길들이는 나만의 칼날

    무딘 칼도 쓸모가 있다. 실수해도 다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마토나 양파를 썰 때는 예리한 칼이 필요하다. 칼이 무디면 더 많은 힘을 가하기 때문에 토마토의 과육이 뭉개지고, 도마는 과즙으로 흥건해진다. 양파의 경우는 어떤가. 무딘 칼로 양파를 써는 일은 자해에 가깝다. 양파는 조직이 손상되면 ‘이소알리신’이라는 성분이 자극성 화합물 비말을 뿜는다. 이 때문에 양파나 대파를 썰 때마다 눈물 콧물을 쏟게 된다(비염 환자라면 뒤끝이 더 길다). 다량의 양파를 썰어야 한다면 자신을 위해 칼을 갈아 날을 세워야 한다.어느 날, 우산 수리를 가르치시는 곽성규 스승님께 연락이 왔다. “칼 가는 것 좀 배워둬라.” 저번에는 선풍기를 고치라고 하시더니. 스승의 은혜가 정말로 하늘 같다. 망설이지 않고 작업장을 찾아갔다. 테이블에는 숫돌과 탁상용 그라인더, 물을 담은 용기가 놓여 있었다. 숫돌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전용 거치대에 고정한 상태였다. 제자들은 돌아가며 칼 수리법을...

    2025.07.26 09:00

  • [수리하는 생활]동강난 그릇 정성스레 이었더니…애틋한 추억의 파편들이 꽉 붙었네
    동강난 그릇 정성스레 이었더니…애틋한 추억의 파편들이 꽉 붙었네

    풍수적으로 깨진 그릇은 불길한 기운을 끌어들인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쓰레기 수집가는 깨진 그릇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산산조각이 나면 도리가 없지만, 운명적으로 아름답게 동강이 난 찻잔이나 그릇은 나만의 ‘수리 가능 목록’에 탑재되어 보관 상자에 들어간다.출토된 유물과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그릇 수리를 해왔음을 알 수 있다. 기원전 4000년경으로 추정되는 갈머리 유적(전북 진안)에서는 수리 복원을 위해 구멍이 뚫린 토기들이 발굴되었고, 평택 대추리 유적에서 출토된 대형 옹(甕)의 파편에서는 접착제로 옻칠을 사용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양필승·서정호, ‘도자기 수리복원 방법의 변천과정에 관한 고찰’ 중에서). 고려시대부터 조선 초기에는 금속재로 도자기의 입 부분을 덮어 견고하게 수리했고, 이는 세종실록에도 남아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그릇 수리 문화는 전승되지 못했기에, 오늘날 대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일본의 긴쓰기(금잇기)와 중국...

    2025.07.19 09:00

  • [수리하는 생활]버려도, 그냥 써도 환경 ‘민폐’…플라스틱 수세미로 만든 비누망, 마음이 무겁다
    버려도, 그냥 써도 환경 ‘민폐’…플라스틱 수세미로 만든 비누망, 마음이 무겁다

    최근 한 드라마에서 퇴사로 심란해하는 인물에게 주인공이 뜨개질을 추천하는 장면이 있었다. 뜨개질하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으니 명상하듯 해보라는 것이었다. 공감하며 보고 있는데, 가방에서 알록달록한 아크릴 실뭉치가 나왔다. 서사나 개연성 측면에서는 이해가 됐지만, 조금 아쉬웠다. 수세미 뜨기는 뜨개질 초보가 거쳐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크기가 작으니 빨리 완성되고, 그 자체로 쓸모가 있다. 수세미 뜨기에 재미를 붙이면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도 수세미 부자가 된다. 하지만 아크릴이나 폴리에스터 실로 짠 수세미는 설거지할 때 미세플라스틱을 다량 배출하고, 식기에도 남는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매주 평균 5g(신용카드 1장 무게)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합성수지로 만든 수세미를 사용할 경우 이런 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런 위험으로 최근에는 천연 소재인 삼베(마(麻)) 실로 수세미를 짜거나, ‘진짜 수세미’를 사용하는 사람이 ...

    2025.07.12 12:00

  • [수리하는 생활]사무용 의자에서 사망할 수 있다고?…제품 설명서가 중요한 이유
    사무용 의자에서 사망할 수 있다고?…제품 설명서가 중요한 이유

    우리집 책장에는 제품 설명서를 모으는 파일첩이 있다. 청소기, 여행 가방, 정수기, 전기포트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의 설명서부터 헤드폰과 스피커, 게임기 같은 취미용품의 설명서까지 차곡차곡 보관돼 있다. 설명서의 형태와 두께는 정보의 양에 따라 제각각이다. 어떤 것은 인쇄된 종이 한 장을 간단히 잡은 리플릿 형태이지만, 페이지가 많아서 스테이플러로 엮은 책자 형태의 설명서도 꽤 있다. 두꺼운 설명서의 경우, 사용자가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펼쳐볼 수 있도록 표지에 목차를 기입한다. 기본으로 들어가는 항목은 ‘제품의 특징’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 ‘기능 및 사용방법’ 등이다. 조립이나 설치가 필요한 제품은 상세한 그림 설명을 넣는다. 손수 조립하거나 설치하지 않더라도 그림을 자세히 보아두면 도움이 된다. 주요 부분의 고장이 아니라면, 느슨해진 나사를 조인다거나 부품 일부를 교체하는 정도로 간단히 문제가 해결되는 예도 있기 때문이다.제품 설명서는 하나의 물건을 주제로...

    2025.07.05 06:00

  • [수리하는 생활]사포로 슥슥 문질러 들기름 코팅…나무 식기의 빛나는 부활
    사포로 슥슥 문질러 들기름 코팅…나무 식기의 빛나는 부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제아무리 무던해 보이려 애써도 ‘유난하다’는 평가를 듣는 지점이 한두 개쯤 생긴다. 나에게도 그런 면이 있다. 금속 그릇에 금속 수저를 쓰는 식당에 가면 싫은 티를 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먹는다.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양 팔뚝에 소름이 돋고 머리 가죽이 쭈뼛 서지만, 어디까지나 내 사정이다. 그런 연유로, 집에서 식사할 때는 나무 수저를 쓴다. 나머지 밥주걱, 뒤집개, 볶음용 주걱 같은 주방 도구도 대부분 원목 소재다. 스테인리스 소재로 된 것은 국자나 칼, 채칼 정도이다. 스테인리스에 비하면 관리가 귀찮지만 불만은 없다. 금속 맛도, 소리도 없는 편안한 식사에 그저 고마울 뿐이다.나무 식기는 사용 후 즉시 씻는다. 천연 수세미를 사용하면 나무를 긁지 않고 부드럽게 세척할 수 있다. 소독은 식초 섞은 물에 몇분 담갔다 헹구는 것으로 족하다. 끓인 물을 부어 소독하는 것은 나뭇결이 뒤틀려 수명을 단축할 수 있어 지양한다. 씻은 식...

    2025.06.28 15:00

  • [수리하는 생활]물 샐 틈 없게 덕지덕지 풀칠…이토록 못생기고 귀여운 샤워기 헤드
    물 샐 틈 없게 덕지덕지 풀칠…이토록 못생기고 귀여운 샤워기 헤드

    내가 여름을 체감하는 것은 참외나 수박을 먹을 때보다 집에 들어와 씻는 것을 더 이상 미루지 않을 때다. 다른 계절에는 공동주택에서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마지노선(밤 11시)에 이르러 꾸역꾸역 씻을 준비를 하는데,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도 씻는다. 평소 무관심하던 샤워기 헤드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보통 이 즈음이다.우리 집 샤워기 헤드는 손잡이 부분에서 물이 샌다. 수도에서 물이 샐 경우, 나사 부분에 테프론 테이프를 감거나 결합 부위의 고무 패킹을 갈아주면 대체로 해결이 된다. 그런데 우리 집 샤워기 헤드는 같은 방식으로 고칠 수 없다. 호스 연결 부위가 아니라 본체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언젠가 샤워기 필터를 갈면서 너무 세게 잠근 결과다. 필터 샤워기는 다른 샤워기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고, 필터 교체 때문에 자주 여닫으면서 플라스틱 소재의 나사가 빠르게 마모된다.물은 어떻게든 길을 찾아낸다. 테프론 테이프를 감고, 글루건으로 풀을 녹여 연결 부위에 덕지덕지 ...

    2025.06.21 15:00

  • [수리하는 생활]쓰고 다시 쓰는 목재…늘어난 못 구멍만큼 확장하는 ‘이다음’의 가능성
    쓰고 다시 쓰는 목재…늘어난 못 구멍만큼 확장하는 ‘이다음’의 가능성

    프리랜서에게 집은 곧 사무실이자 창고이자 휴게실이어서, 각각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함께 사는 친구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기에 그에게는 책상뿐 아니라 각종 미술 재료와 종이, 스케치북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하다. 한편, 나는 수리에 쓰는 공구와 자재를 쌓아두고 있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반드시 창고가 필요하다. 그런데 집이 좁고 방이 두 개뿐이라면 어떡할까? 고민 끝에 침대를 공중으로 올리고 아래에 수납공간이 있는 벙커 침대를 만들었다. 덕분에 안방에는 56칸짜리 창고가 생겼고, 다른 방 침대 밑에는 사계절 옷을 보관하는 옷장이 놓였다. 그중 한 칸은 회전하는 옷장으로 만들어서 자주 입는 옷을 한눈에 보고 고를 수 있다.이전 집에도 벙커가 있었지만, 사정상 2년 만에 해체하고 이사해야 했다. 이는 노동의 낭비일 뿐 아니라 자원의 낭비이기도 해서 목재를 새로 구매하지 않고 기존 벙커의 목재를 재사용했다. 이전 집과 구조가 달라졌기에 목재를 재배치...

    2025.06.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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