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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쌀쌀할 때 살포시 보드랍게, 포근히 ‘올겨울도 부탁해’
    쌀쌀할 때 살포시 보드랍게, 포근히 ‘올겨울도 부탁해’

    산양 털로 만든 섬유, 저자극·보온성 등 강점오버사이즈 대세…넉넉한 어깨선·긴 소매로 ‘여유’ 더해관리 어렵지만 유행 안 타…지속 가능 패션 주목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옷은 캐시미어 풀오버다. 모든 의류 브랜드에서 가을, 겨울을 알리는 대표 아이템 역시 캐시미어 풀오버다. 살갗에 닿는 가장 부드럽고 편안한 니트웨어, 오늘은 우리가 잘 아는 캐시미어, 특히 캐시미어 풀오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니트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형태를 ‘풀오버’라고 한다. 단추나 여밈 없이 머리부터 툭 걸쳐 입는 방식이라 간결하고 편안하다. 풀오버라는 단어는 ‘over the head’, 즉 ‘머리 위로 입는다’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이처럼 구조가 단순할수록 소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두꺼운 울이나 알파카로 만든 풀오버는 아우터 같은 분위기를 내지만 무겁다. 반면 캐시미어는 얇든 두껍든 늘 가볍고, 보온성까지 뛰어나며 무엇보다 고급스럽...

    2025.11.08 14: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편안한 옷차림 위로 나만의 ‘격식’을 걸치다
    편안한 옷차림 위로 나만의 ‘격식’을 걸치다

    권위적인 정장 지고, 캐주얼한 ‘노타이에 셔츠’ 차림 늘어트렌드보다 어깨선·기장 등 어울리는 핏 찾는 게 중요원단·색상 다양하지만…단 하나만 고르라면 ‘네이비 울 재킷’패션 회사에 근무하면서 디자이너가 아닌 타 부서 임원이나 팀장들의 복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과 회의를 하거나 마주치는 일이 잦아지자 그들의 옷차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예전에는 넥타이를 매는 전통적인 스타일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넥타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진 듯하다. 특히 정장을 고수하는 임원들 사이에서도 노타이에 셔츠만 단정하게 입은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이런 차림이 내부에서는 ‘패션 감각이 있는 사람’으로 통하는 분위기다.팀장들은 비교적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대체로 셔츠나 니트, 편안한 바지를 입고 출근한 뒤, 회의나 외부 미팅이 있을 때만 재킷을 걸친다. 이때 준비해둔 재킷의 스타일에 따라 각자의 패션 감각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2025.10.25 15: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선선해졌으니 무심하게 툭 걸쳐보자
    선선해졌으니 무심하게 툭 걸쳐보자

    군복에서 출발해 반복적으로 유행하는 ‘패션 아이콘’스웨이드·레더·나일론·새틴 등 소재로 다양한 분위기 연출단순 아우터를 넘어 성별 경계 허무는 ‘젠더리스’ 아이템아침과 저녁 공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상의 하나만 입기에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점퍼만 한 아이템이 없다.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부상한 아이템이 바로 봄버 재킷이다. 쉽게 말해 항공 점퍼다. ‘항공 점퍼’라는 표현은 한동안 쓰였으나 현재 글로벌 패션 산업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은 ‘봄버 재킷(Bomber Jacket)’이다. 여기서 ‘봄버(Bomber)’는 폭격기와 조종사들의 군복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이해하면 된다.봄버 재킷은 매 시즌 꾸준히 트렌드의 한 축을 차지해 왔지만, 이렇게 존재감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오랜만으로 느껴진다. 예전에는 오버사이즈 봄버 재킷을 루스하게 걸치고 드레스나 미니스커트와 매치해 남성적인 무드를 살짝 누그러뜨리는 스타일링이...

    2025.09.27 15: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변신 천재’ 만드는 한 장의 마법
    ‘변신 천재’ 만드는 한 장의 마법

    두르고 걸치고 묶고 감싸고 …활용도 ‘갑 오브 갑’소재·패턴에 따라 스타일 느낌도 달라져내게 맞는 패턴과 착용법 찾는 게 가장 중요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피부에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예년 같으면 휴가도 이미 다녀왔고, 벌써 한 해의 절반이나 훌쩍 지나갔다 싶어 이래저래 아쉬움만 남았을 테지만,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던 터라 오히려 가을을 반갑게 맞이하게 되는 듯하다.실상 가을이 이미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한낮 기온은 여름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가을 재킷이나 카디건을 걸치기에는 아직 부담스럽다. 이럴 때 가장 손쉽게 찾게 되는 건 스카프다. 사실 스카프는 상당한 보온력을 갖춘 아이템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그 기능성 때문에 구매한 경우는 드물다. 스카프를 두르는 건 옷을 입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스카프의 가장 큰 매력은 활용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작은 스카프로 목에 둘러 포인트를 줄 수 있고, 커다란 스카프를 어깨에...

    2025.09.13 09: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 멋쟁이는 여름에도 ‘블랙’
    멋쟁이는 여름에도 ‘블랙’

    며칠 전 패션 디자이너들의 모임이 있었다. 마치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절반 이상은 블랙, 나머지는 화이트를 입고 왔다. 한여름 더위에도 누군가는 블랙 셔츠에 쇼트팬츠를, 또 누군가는 블랙 티셔츠에 롱스커트를 입었다. 최소 20년 이상 업계에 몸담아온 이들이라 그런지 과하게 멋을 부리지 않아도 무심한 듯 한 끗 차이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 같다.여름은 밝고 가벼운 색의 계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이들은 여름에도 블랙을 입는다. 도심을 걷다 보면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검정 옷을 입은 사람에게 눈길이 간다. 블랙을 입는다는 것은 결국 스타일링에 대한 철학의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는 이들이 선택하는 컬러는 단연 블랙이다. 블랙은 더운 계절이라고 해서 무조건 피해야 할 색이 아니라 나만의 감각을 섬세하게 표현해주는 색이다.땀을 걱정하기보다 실루엣을 생각하는 사람, 덥다는 말보다는 멋을 말하는 사람. 여름에도 블랙을 입는 사람...

    2025.08.29 15: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당당히 맞서 취향 펼치다
    당당히 맞서 취향 펼치다

    양산이 돌아왔다.그늘 한 점 없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양산을 쓰고 있는 당당한 젊은 남자를 보았다. 그에 반해 나는 선글라스만으로는 제대로 눈을 뜰 수가 없었고, 살갗이 타들어가는 듯해 어디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할지 난감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멀찍이 물러나 가까스로 그늘을 찾아 햇볕을 피하면서, 그 청년의 지혜와 당당함에 비해 양산을 준비하지 못한 내가 어설퍼 보였다. 이제 여름날 정오의 외출에는 선글라스 하나로는 부족할 것 같다.양산. 나에게는 이름부터 구시대의 산물 같고, 패션과는 동떨어진 단어였다. 흰색 자수가 가장자리에 곱게 장식된 접이식 작은 양산은 어린 시절 엄마 핸드백에서 볼 수 있던 물건이었다. 그래서인지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양산을 쓰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햇볕을 무조건 피하려는 당당하지 못한 태도처럼 느껴졌다. 유럽 여행 중, 마스크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양산까지 쓴 사람들을 본 적 있다. 그들을 보며 “저럴 거면 여행은 왜 왔지...

    2025.08.16 15: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시원하게 신고, 멋스럽게 걷자…스타일의 한 끗 결정짓는 발끝
    시원하게 신고, 멋스럽게 걷자…스타일의 한 끗 결정짓는 발끝

    고대 이집트에서 내려온 조리 슬라이드는 발 쓱 넣어 편하게 ‘가장 중성적인’ 피셔맨 샌들 통굽 플랫폼 샌들은 Y2K 느낌 나만의 ‘여름 룩’ 완성해보자앞으로 얼마나 더워질지 가늠할 수 없는 여름의 한복판이다. 언젠가 매체에서 들었던 “이번 여름이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며, 올해도 물론이거니와 해마다 반복될 여름을 어떻게 견딜지 걱정이 앞선다.무엇을 신어도 덥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 계절에는 ‘시원한 신발을 고른다’는 말이 단순히 샌들을 선택한다는 뜻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한여름 옷차림에서 발끝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아무래도 최소한의 아이템으로 꾸미게 되는 계절이다 보니, 신발은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마무리이자 결정적인 포인트가 된다.‘여름엔 샌들, 겨울엔 부츠’라는 공식은 패션계에서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여름에 부츠나 워커를 신고, 겨울에 두툼한 양말에 샌들을 신는 방식은 ...

    2025.08.02 15: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직선은 쿨하니까! 여름의 클래식을 입다
    직선은 쿨하니까! 여름의 클래식을 입다

    눅눅한 여름, 경쾌한 개방감에 자연스러운 멋까지줄무늬보다 더 클래식한 패턴이 또 있을까? 일곱 살 때 엄마에게 받은 첫 책 선물은 스페인어로 된 피카소(사진)의 사진 작품집이었다. 스스로 매우 조숙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뜻도 모르면서 한 장 한 장을 외우듯 들여다보았던 기억이 난다. 내용을 이해했다기보다는 낯선 외국 할아버지가 무언가를 그리고 만드는 모습 그 자체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작열하는 스페인의 여름, 피카소는 윗옷을 벗고 있거나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만 입은 채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때는 그가 얼마나 위대한 예술가인지, 스페인의 여름이 얼마나 더운지 가늠하지 못했다. 프랑스 선원복에서 유래‘브르타뉴 스트라이프’샤넬·피카소·바르도 등유명인이 즐겨 입어 인기무심하게 매치하기 쉽고중장년층에도 잘 어울려여름철 아이템으로 제격피카소는 천재적인 예술 세계뿐 아니라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

    2025.07.19 12:00

  • [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여름, 필요한 건 단 하나 White Shirt…우유 같은 색, 여유로운 핏
    여름, 필요한 건 단 하나 White Shirt…우유 같은 색, 여유로운 핏

    아주 밝은 베이지가 한 방울 섞인 오프 화이트소매통과 품, 길이가 충분히 넉넉한옷 잘 입는 사람들은 똑같은 셔츠를 입어도 어딘가 모르게 다르다. 그들의 스타일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단한 브랜드나 과감한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말로 딱 집어 설명하기 어려운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 그 미묘한 차이가 남과는 다른 특별한 인상을 주는 것이다. 오늘은 옷 잘 입는 사람의 ‘한 끗 차이’, 여름 셔츠를 고르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나는 화이트 셔츠를 ‘까다로운 기본’이라 부르고 싶다. 무난한 듯 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옷이다. 셔츠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의 태도와 감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사진가 피터 린드버그가 말리부 해변에서 촬영한, 헐렁한 화이트 셔츠를 입은 모델들의 사진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햇살, 바람, 바다 그리고 셔츠. 그 장면은 모델보다도 셔츠 자체의 분위기를 먼저 기억하게 만...

    2025.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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