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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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지우면 시위대가 다시, 열두 번 되살아난 벽화…‘저항정신’은 지울 수 없다

    정부가 지우면 시위대가 다시, 열두 번 되살아난 벽화…‘저항정신’은 지울 수 없다

    벨라루스 시민들 시위 계속 저항곡 틀었던 DJ들 그려 콘서트 열고 댄스 강습하고‘시위 무대’이자 동력 삼아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저항하는 시민들은 수도 민스크 도심 중앙에 자리한 ‘인민 우정 공원’ 주변을 ‘변화의 광장’이라고 부른다. 이 광장에 자리한 자그마한 건물 한쪽 벽을 채운 벽화 하나.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DJ 두 명의 모습을 그려놨다. 지난 8월9일 대선 이후 두 달 가까이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벽화는 시위의 상징이 됐다. 당국이 벽화를 지우면, 시위대는 이내 벽화를 되살렸다. 이런 식으로 벽화는 무려 12번이나 새로 그려졌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변화의 광장’ 벽화가 벨라루스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된 사연을 소개했다.벽화는 대선 이후 8월 어느 날 그려졌다. 하늘을 향해 팔을 높게 치켜든 DJ들을 그린 벽화는 변화를 바라는 벨라루스 민심을 대변한다.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 8월6일 야권 대선 후보...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아르헨티나인들이 우루과이로 이주하는 까닭

    아르헨티나인들이 우루과이로 이주하는 까닭

    아르헨티나 부자들이 우루과이로 몰려들고 있다. 3월 이후 우루과이로 이주한 아르헨티나인은 1만5000~2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루과이 인구(약 347만명)의 0.6%에 달하는 규모다. 이주 동기는 코로나19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중남미 많은 나라가 코로나19 확산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우루과이는 코로나19 방역에 선전한 나라로 꼽힌다. 영국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남미의 스위스로 불렸던 우루과이가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는 남미의 뉴질랜드가 됐다”고 소개했다.우루과이의 해변을 따라 터를 잡은 고급 리조트들은 유럽인들과 중남미 부자들이 즐겨찾는 휴양지였다. 우루과이는 삶의 질이 높은 편이고, 은행의 엄밀한 비밀보장 덕분에 ‘남미의 스위스’로 불렸다. 아르헨티나인 호나 멜라(33)은 우루과이 솔라나스 비치에 있는 친구 별장에 머물고 있다. 그는 “친구들도 이곳에 오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는 팬데믹으로부터 피난처를 찾고 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우루과이...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틱톡, MS 아닌 오라클에? '후원자' 팍팍 밀어준 트럼프

    틱톡, MS 아닌 오라클에? '후원자' 팍팍 밀어준 트럼프

    중국산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 인수전에서 ‘친트럼프 기업’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인수 우선협상자로 낙점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전해졌다. 틱톡 매각 시한(9월20일)을 며칠 앞두고 오라클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래리 엘리슨 회장의 ‘밀월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MS는 이날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로부터 ‘틱톡을 MS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밀려난 사실을 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오라클이 미국에서 틱톡의 ‘신뢰하는 기술 파트너’로 선정된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틱톡 자체가 워낙 인기가 많은 앱인 데다,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있던 터라 이번 인수전은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MS가 새 주인으로 가장 유력했고, MS와 월마트가 손잡고 공동인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지난달 중순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오라클이 치고나...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미국 석유회사들, 아프리카에 "쓰레기 더 받아라"

    미국 석유회사들, 아프리카에 "쓰레기 더 받아라"

    미국화학협회(ACC)의 국제무역 담당자인 에드 브르지트바는 지난 4월28일 미국 무역협상대표부에 한 통의 서한을 보냈다. “무역협상을 통해 케냐가 앞으로 아프리카 내 다른 시장에 미국산 화학제품 및 플라스틱을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여기엔 ‘케냐 등 아프리카가 더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받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미국과 케냐는 지난 2월 무역협상에 돌입했다. ‘서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미국과 무역협상을 맺는 최초의 국가’.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이번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어한다. 이를 겨냥해 미국 석유업계, 엄밀히 하자면 화학사들이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더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떠넘겨질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미국화학협회는 엑손모빌과 셰브론, 셸, 다우 등 미국 석유기업의 화학사를 회원사로 둔...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중남미 학생들 “TV·라디오가 학교죠”

    중남미 학생들 “TV·라디오가 학교죠”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중남미 국가 학생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잃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아 대면 수업은 물론 인프라 부족으로 온라인 수업 등 원격 수업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등은 TV나 라디오 교육방송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나라별로, 또 한 나라 안에서도 소득 수준에 따라 ‘교육 격차’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멕시코 정부가 24일부터 3000만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TV·라디오를 통한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고 멕시코 매체 엘 우니베르살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사실상 올 연말까지 학교 문을 열 수 없게 되면서 국가 차원에서 TV·라디오를 통해 학사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에스테반 모크테수마 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들을 계속 교육하기 위한 노력이자 도전”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는 24시간 학년·과목별로 교육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코로나19가 퍼지면서 많은 나라들이 학교 문을 닫...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밀크티 동맹’ 홍콩에 이어 태국도 민주화 촉구 반정부 시위

    ‘밀크티 동맹’ 홍콩에 이어 태국도 민주화 촉구 반정부 시위

    최근 한 달 새 태국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새로운 세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등학생·대학생이 주축인 이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 집회를 계획한다. 시위 현장에선 만화 주제가를 개사해 부르고, 영화 속 마법사 복장을 하고 나타나기도 한다. 조직된 시위가 아니라는 점,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층이 창발적인 시위 문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연상시킨다. 실제 홍콩 민주화 시위대와 태국 반정부 시위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대한다. 두 지역에서 밀크티가 인기 음료라는 공통점에서 착안, 태국과 홍콩 시위대는 서로를 ‘밀크티 동맹’이라고 부른다. ‘밀크티 동맹’은 각자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10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방콕 탐마삿대 캠퍼스에 약 3000명이 모여 반정부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18일 방콕 민주화기념비 인근에서 2000여명이 모여 시...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레바논인들은 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반겼을까

    레바논인들은 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반겼을까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 폭발참사에 분노한 시민들이 6일(현지시간) 거리로 나와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틀 전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장례식이 치러지면서 도시는 슬픔에 잠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피해 현장을 찾았다. 베이루트 시민들은 무능하고 부패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과 거부감에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을 반겼다.도시는 슬픔 속에…“현 정권은 물러가라”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 곳곳에서 폭발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장례식이 열렸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폭발참사 사망자가 15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 촛불을 켜놓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폭발사고 초기 현장에 출동했다 목숨을 잃은 구급대원 사하르 파레스(24)의 장례식은 국영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파레스는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그의 헌신과 죽음이 알려지면서 파레스는 소셜미디어에서 ‘책임지는 지도자가 아무도 없는 레바논의 영웅’이 ...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정치로 뛰어든 아프리카 뮤지션들

    정치로 뛰어든 아프리카 뮤지션들

    아프리카 우간다의 유명 가수 ‘보비 와인’(38)을 가리켜 사람들은 ‘게토 프레지던트’(빈민가의 대통령)라고 부른다. 본명은 로버트 캬굴라니 센타무. 2017년 4월 총선에서 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보비 와인은 내년 2월 예정인 대선에서 ‘34년 장기집권’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에 맞설 가장 강력한 야당 후보로 꼽힌다. 권력자에 맞서는 보비 와인의 정치적 무기는 음악이다. 다음달 새 앨범을 발표하는 그는 “정부 실정과 부패,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지적하는 노래들이라 우간다 권력자들을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우간다의 보비 와인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의 젊은 음악가들이 권위주의 정부나 권력자들에 대항해 정치적 도전을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필라토’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잠비아 힙합 스타인 품바 차마(36)는 무능한 현직 의원을 풍자하는 노래를 발표하고, 야당 지도자의 집회에 참석해 공연하며...
  •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트럼프 “틱톡 금지할 수도” 후폭풍

    트럼프 “틱톡 금지할 수도” 후폭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을 쓰지 못하게 명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틱톡은 이미 미국 젊은층 수천만명에게 일상이 된 터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억업한다” “생계 수단이 끊긴다” 등 반발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정치적 반대 목소리를 내는 젊은층을 제약하려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미국 매체가 보도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보안상 문제로 다른 나라들의 틱톡 제재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며 ‘내일’(1일)이라도 비상경제권법이나 행정명령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지난해 말부터 틱톡을 견제해왔다.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이고, 중국 국내법상 이용자의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
  • 미 석유회사들의 경찰 후원 ‘냄새가 난다’

    미국 석유회사들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와 텍사스주 휴스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등 대도시 경찰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도시들은 환경오염과 인종차별 문제를 두고 시민들의 항의 목소리가 큰 곳들이다. 어떤 곳은 환경오염이 곧 인종적 불균형을 드러내기도 한다. 환경·인권단체들은 석유회사와 경찰의 ‘결탁’은 이러한 항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공동의 목적에 근거한 것이라고 지적한다.비정부기구(NGO)들과 각국 정부 출연기관들의 공공 감시 프로젝트인 ‘리틀시스’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석유·가스회사인 셰브론은 뉴올리언스 경찰재단의 후원 기업이고, 휴스턴 경찰재단 이사회 멤버이다. 또 다른 석유회사 셸은 뉴올리언스 경찰재단의 ‘파트너 기업’이며 휴스턴 기마 경찰의 후원사다. 정유 업체 마라톤 페트롤리엄 소속의 보안 조정관은 디트로이트 경찰재단 이사로 있다. 경찰재단은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 후원금은 대개 경찰의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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