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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를 지키는 포틀랜드의 어머니들
지난 20일(현지시간) 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멀트노마 카운티 지방법원 인근 인종차별 항의 시위 현장. 수백명의 여성들이 노란색 티셔츠를 입거나 해바라기를 들고 나와 시위대와 연방요원들 사이에 ‘인간 장벽’을 쳤다. 자칭 ‘엄마들의 벽’(Wall of Moms)이다. 이들은 무차별적으로 시위대 체포에 나선 연방요원들로부터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현지 매체 포클랜드머큐리는 “시위 54일째. 경찰 폭력에 맞서기 위해 2000여명이 모였다. 여기엔 ‘엄마들의 벽’, ‘아빠들의 벽’을 세운 이들도 함께였다”고 21일 보도했다. 젊은 시위대는 부모들과 시위 현장에 나왔다. 이들은 휴대전화 손전등을 켠 채 미국의 대표적 저항곡 ‘위 셸 오버컴’(We Shall Overcome·우리 승리하리라)를 함께 불렀다. 1963년 존 바에즈가 인종차별에 맞서 ‘워싱턴 대행진’을 벌이며 불러 유명해진 이 노래는 비폭력 민권 운동의 상징으로 통한다.앞서 2주 전 미 국... -
‘프란치스코 교황처럼’…아르헨티나 빈민 돕는 사제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에 코로나19가 휘몰아친 지 4개월. 봉쇄령 속에 일자리는 사라지고, 주민들은 먹을 것조차 구하기 힘들어졌다. 그들을 도운 건 15kg짜리 상자였다. 상자 안에는 쌀과 국수, 밀가루, 우유, 통조림, 세제, 비누 등이 담겨 있었다. 이 상자의 이름은 ‘세아모스 우노’(Seamos Uno·하나가 되자)다. 빈민가 가톨릭 신부들이 기획하고 지역 기업들이 참여한 구호 프로그램이다. 봉쇄령이 내려진 것은 3월 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의 목회자인 로드리고 사라사가 신부는 위기를 직감했다. 머무는 집은 낡고 수돗물조차 쓸 수 없는데 이동까지 금지됐으니 빈민가 주민들이 더 괴로워질 게 뻔했다. 그는 동료 신부들, 지역 기업가들과 손잡고 열흘 뒤 ‘세아모스 우노’를 시작했다. 교회와 기업들이 400만명의 생필품이 담긴 구호 상자 100만개를 준비해주기로 했다. 그 중 절반은 벌써 배포됐다.남미에서는 재난 때에 정부나 풀뿌리조직, 심... -
‘원주민 비하’ NFL 레드스킨스 이름 바꾼다…스포츠계 변화 이어질까
미국프로풋볼(NFL)의 인기 구단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팀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87년 만이다. 레드스킨스의 팀명은 수년간 아메리카 원주민 비하 논란의 중심이었고, 구단은 팀명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이후 미국사회에서 인종차별 문화와 유산을 퇴거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된 와중에 나왔다.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레드스킨스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레드스킨스라는 이름과 로고를 그만 쓰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새로운 팀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1932년 창단한 구단의 최초 이름은 ‘보스턴 브레이브스’이었으나 이듬해 팀 이름을 레드스킨스로 바꿨고, 1937년 연고도 워싱턴DC로 옮겼다. 피부색이 빨갛다는 뜻의 레드스킨스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980년대부터 원주민 인권 운동가들... -
“그 섬, 팔아볼까”…트럼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홀대 배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미국 자치령인 카리브해 섬 푸에르토리코를 매각하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푸에르토리코를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부패한 곳”이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허리케인이 강타한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재난 구호기금 집행에도 미온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에르토리코를 ‘홀대’한 배경에 지역·인종 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일레인 듀크 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로 황폐화한 푸에르토리코의 복구 논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처분이나 매각 가능성을 제기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전기를 외부에 위탁할 수 있을까. 이 섬을 팔 수 있을까. 또는 자산을 처분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듀크 전 대행은 “대통령의 최초 생각은 사업가에 좀더 가까운 것이었다”면서도 매각 아이디어가 진지하게 검토되... -
"인종차별 철퇴 촉구" 대규모 파업 예고한 미 노동계
미국 노동계가 일터에서의 인종차별 철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지난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이 촉발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연장선에서, 정부와 기업이 인종 간 경제적 불평등을 없애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노동계가 전국 단위로 대규모 행동에 나서는 만큼 인종 문제가 다시 한 번 미국사회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25개 도시의 수만명의 노동자들은 오는 20일 ‘흑인 생명을 위한 파업’을 진행한다. 파업에는 패스트푸드점 및 차량 공유업체, 요양원, 공항 소속 노동자들이 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서비스노조를 비롯해 국제트럭운전자연대, 미국교사연맹, 미국 농장노동자조합, 시간제 노동자 단체인 ‘15달러를 위한 싸움’ 등이 동참한다.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M) 등 시민운동 단체들도 참여한다. ... -
‘석유 대박’ 남미 가이아나에도 ‘자원의 저주’?
석유라는 보물을 가지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시시비비 다툼이 일어난 남미 국가. 언뜻 베네수엘라를 떠올릴 수 있지만, 이는 베네수엘라의 이웃 가이아나의 이야기다. 가이아나에서 3월 대선 이후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가이아나는 지난 3월2일 대선을 치렀다. 결과는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야당 국민진보당(PPP) 이르판 알리 전 의원의 승리였다. 하지만 연임에 도전한 집권 연합정당의 데이비드 그레인저 대통령은 최대 11만5000표가 무효표라고 주장, 선거 결과를 승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민자나 사망한 이들이 유권자로 잘못 등록됐다는 것이다. 당선자인 알리 전 의원은 그레인저 대통령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면서 정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개월 넘도록 대선 결과를 둘러싼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고, 최근엔 그레인저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며 미국의 압박이 시작됐다. 일각에선 ‘자원의 저주’가 시... -
플로이드 사건 후 기부금으로 석방된 흑인 여성 키저의 경우
미국 흑인 여성 크리스털 키저(19)는 22일(현지시간) 오후 2시쯤 위스콘신주 케노샤에 있는 감옥에서 보석금 40만달러(약 4억8300만원)를 내고 석방됐다. 그의 범죄 혐의는 살인. 약 2년 만에 감옥에서 풀려난 키저는 지지자들이 보내온 편지들로 가득찬 봉투 2개를 들고 있었다. 그의 보석금을 내준 곳은 부당한 이유로 감옥에 간 수감자들을 지원해주는 ‘시카고커뮤니티본드펀드’(CCBF)였다. 40만달러란 돈은 최근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후 불평등한 형사사법 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움직임 속에 기부가 이어지면서 조성됐다. 키저는 어떻게 감옥에 갔고, 사람들은 왜 키저의 석방을 기다렸을까.23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6월5일 키저는 1년 넘게 자신과 만나면서 성적 학대를 일삼아온 34세 백인 남성 랜달 볼라에게 총을 쐈다. 키저는 16살 때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를 통해 볼라를... -
유럽 투자사들 "아마존 보호 안 하면 브라질에서 돈 뺀다"
유럽 거대 투자 회사들이 브라질의 아마존 삼림 벌채 가속화 흐름을 막기 위해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삼림 벌채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전된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브라질 육류 및 곡류 생산 및 정부 채권 등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아마존 삼림 보호에 미온적이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핀란드에 본사를 둔 북유럽권 금융그룹 노르디아와 영국 자산운용사인 리걸앤제너럴투자운용(LGIM),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 노르웨이 은행 DNB, 자산운용사 스토어브랜드, 연기금 운용사 KLP, 스웨덴 연기금 AP7 등 유럽 투자 회사 7곳이 브라질 정부에 아마존 삼림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투자사들은 브라질 정부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브라질 기업 투자는 물론 정부 채권 거래까지도 철회하겠다고 했다.네덜란드 로베코의 브라질 투자 담당자인... -
“노벨평화상 받을 만하죠”… 쿠벤저스의 달라진 위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지구촌을 돌며 의료활동을 펼치는 쿠바 의료진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인류애를 실천하는 “가장 근본적인 임무를 수행한다”는 평가부터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며 청원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보건 책임자인 올리바 로페스는 멕시코시티에서 의료활동을 벌이고 있는 쿠바 의료진 585명과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멕시코로 파견된 쿠바 의료진의 계약기간은 오는 7월 말까지였다. 코로나19 발발 후 쿠바의 파견 의료진 규모 중 최대로, 멕시코시티는 1억3500만페소(약 73억원)를 지불하기로 했다.멕시코에선 쿠바 의료진 투입을 두고 논쟁이 일었다. 앞서 미국 등에서 쿠바 파견 의료진이 “강제 노동”을 당하고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 문제를 도외시한다는 이유에서다. 로페스는 “쿠바 의료진 제도에 대한 지적을 알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 쿠바 의료... -
페루 대성당에 5000장의 슬픈 얼굴 사진
14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대성당에 5000여 신도석이 가득 찼다. 자리를 채운 이들 중 살아 숨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코로나19로 숨진 이들의 사진이 신도석을 채운 것이다.이날 카를로스 카스티요 대주교의 집전으로 대성당에서 성체축일 미사가 열렸다. 현지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미사를 앞두고 성당 측은 유족들로부터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사진을 건네받았다. 5000장이 넘는 사진은 신도석을 가득 채우고, 성당 벽과 기둥에도 붙여졌다.이날 미사는 국영 TV와 인터넷 등에서 생중계됐다. 카스티요 대주교는 숨진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더 힘든 시간이 온다”고 경고했다. 오랜 봉쇄 속에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빈곤과 기아에 내몰린 상황을 가리킨 것이다. 대주교는 “앞으로의 죽음이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굶주림 때문이라면 끔찍할 것”이라고 말했다.■빠르게 대응했지만…페루 정부는 아시아에 이어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중남미 국가 중 가...